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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부처님오신날'에 담긴 띄어쓰기 정신

    올해 ‘부처님오신날’(5월 8일, 음력 4월 8일)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연등회가 3년 만에 재개되는 등 여느 해보다 알차게 치러졌다. 사바세계를 밝히는 형형색색의 등불 중에서도 유난히 연꽃 모양의 등이 눈에 자주 띈다. 그러다 보니 ‘연등’을 연꽃 모양의 등불 정도로 알고 있는 이도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연등의 ‘연’은 ‘연꽃 련(蓮)’이 아니라 ‘불사를, 불붙일 연(燃)’ 자다. 연등회(燃燈會)는 부처의 탄생일을 맞아 등불(깨달음을 상징)을 밝히는 의식이다. 국가무형문화재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종교를 넘어 문화적으로도 중요한 민족 행사로 자리 잡았다. 친근한 순우리말로 ‘석가탄신일’ 대체이날은 불교 의식에서 비롯됐지만 오랜 역사와 함께 우리 문화와 삶에 녹아들어 명절이 됐다. 흔히 ‘초파일’이라고 부르는 게 부처님오신날을 명절로서 부르는 이름이다. ‘초팔일(初八日)’에서 음이 변한 말이다. 이외에도 부처님오신날은 우리말과의 접점이 많다. 우선 아름다운 우리 고유어의 확산 효과를 꼽을 수 있다.지금은 부처님오신날이 공식 명칭이지만, 오랫동안 이날은 석가탄신일 또는 줄여서 석탄일로 불려왔다. 그것이 법정용어였다. “석가탄신일에서 ‘석가’는 샤카라는 고대 인도의 특정 민족 이름을 한자음으로 표기한 것이라 부처님을 가리키는 단어로 적절치 않습니다. 또 ‘석탄일’이란 약칭을 쓰면 자칫 광물인 석탄과 혼동하는 이들도 있지요. 부처님오신날은 순우리말로, 한글화 흐름에도 부합하고 친근감이 있어 좋습니다.” 이런 이유로 불교계는 1960년대부터 명칭을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日就月將(일취월장)

    ▶한자풀이 日: 날 일   就: 나아갈 취   月: 달 월   將: 장수 장일취월장날마다 달마다 성장하고 발전하다학업이 갈수록 빠르게 진보함을 이름-《시경(詩經)》《시경(詩經)》은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시집이다. 공자가 은나라부터 춘추시대까지 전해오던 3000여 편의 민요나 고시(古詩)에서 311편을 골라 묶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중 여섯 편은 제목만 전한다. 풍(風)·아(雅)·송(頌)의 3부로 돼 있는데 풍은 황하유역 15개국의 민요고, 아는 주나라 조정에서 부른 노래다. 송은 종묘(宗廟) 제사 때 부른 것으로 춤과 함께 행해졌다. 우리나라 고대 문학에 끼친 영향도 크다.주나라 성왕(成王)에게 신하들이 경계(警戒)의 말을 올리자 성왕은 “나날이 나아가고 다달이 발전하니 배움이 광명에 이르게 되리라(日就月將 學有緝熙于光明)”고 했는데, 이는 《시경》 구절을 인용한 것이다. 자신도 학문에 정진할 것이니 신하들 또한 배움과 행실에 힘써달라는 당부다. 일취월장(日就月將)은 말 그대로 ‘날마다 달마다 성장한다’는 뜻으로, 학문이 갈수록 빠르게 발전함을 이른다. 역사학자들은 2대 성왕과 3대 강왕이 다스리던 주나라 시대를 태평성대로 평가한다.배움과 학문에 관한 고사성어는 많다.수불석권(手不釋卷)은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다’는 뜻으로, 쉬지 않고 학문을 갈고닦음을 이른다. 삼국시대 초나라 건국자 손권의 부하 여몽이 전쟁에서 공을 세워 장군이 됐지만 학식이 부족했다. 손권은 그에게 배움에 힘쓰라고 당부했지만 여몽이 책을 읽을 겨를이 없다고 핑계를 대자 이런 얘기를 들려줬다. “후한의 광무제(光武帝)는 변방일

  • 영어 이야기

    home turf 는 텃밭 또는 안마당을 의미해요…축구에서 home ground와 같은 의미로 통해

    The price of hot-rolled coil, a basic steel material, has risen more than 20% so far this year in the wake of the Russian attack on Ukraine.Korean steelmakers produced a combined 2.38 million tons of color steel in 2021, up from 2.04 million tons in 2020, according to industry data.Dongkuk Steel Mill Co., which is losing its home turf to its rivals, is turning its sights overseas for expansion.Last November, Dongkuk announced plans to increase its overseas facilities to as many as eight factories and sales offices in seven countries by 2030 from the current three plants - one each in Mexico, India and Thailand.The company said at the time that it aims to grow its color-coated steel business to 2 trillion won in revenue with an annual production capacity of 1 million tons by 2030 from the current 1.4 trillion won sales at 850,000 tons a year.Dongkuk’s color steel products accounted for 62% of its entire steel exports last year, up from 55% in 2020.철강 제품의 기초 재료가 되는 열연코일 가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영향으로 올 들어 20% 이상 올랐다.철강업계에 따르면 2020년 204만t의 컬러강판을 생산했던 한국 철강사들은 2021년에는 생산량을 238만t까지 늘렸다.국내 컬러강판 시장에서 1위를 지켜왔던 동국제강은 경쟁사에 수위 자리를 내주면서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지난해 11월 동국제강은 멕시코, 인도, 태국 등 3개국에 있는 해외 공장을 2030년까지 7개국 8개 공장으로 늘리고, 영업 사무소도 7개국에 설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당시 동국제강은 현재 연간 85만t 생산, 1조4000억원 매출 규모인 컬러강판 사업을 2030년까지 연간 100만t 생산, 2조원 매출 규모로 키운다는 구상을 밝혔다.지난해 동국제강의 수출 물량 가운데 컬러강판 비중은 62%를 차지했다. 2020년 55%에 비해 7%포인트 오른 것이다. 해설국

  • 최준원의 수리 논술 강의노트

    미적분 수리논술의 기본재료…무리수 'e'의 극한 정의

    만일 ‘파이(π)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아마도 3.14, 원주율, 180°… 등의 답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들은 모두 정답이 아니다. 왜냐하면 질문은 파이의 값이나 파이의 다른 명칭을 묻는 것이 아니라 파이는 무엇인지, 즉 내용을 묻고 있기 때문이다. 질문에 대한 정답은 ‘원의 둘레÷지름’이다.이처럼 새롭게 정의한 용어의 본질적인 개념을 정확히 아는 것이 수학에서는 가장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미적분 과정에서 기본재료로서 항상 다뤄지는 무리수 ‘e’의 극한 개념을 확실히 알고 문제에 잘 활용하는 것이 미적분 수리논술의 첫걸음이다. 포인트출제자 의도와 다른 방향의 답안이라도 논리적 근거가 어느 정도 타당하면 논술에서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 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생각도 생각 나름이지'…조건에 조건을 붙이고 있네

    멈춰 있는 흰 공에 빨간 공이 부딪쳐 흰 공이 움직였다고 하자. 흄은 빨간 공이 흰 공에 부딪친 사건과 흰 공이 움직인 사건 사이에 인과 관계가 성립하기 위한 세 가지 요건을 제시했다. 원인이 결과보다 시간적으로 앞서 있어야 하고, 원인과 결과가 시공간적으로 이어서 나타나야 하며, 원인과 결과 사이에 ‘항상적 결합’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항상적 결합이란 비슷한 상황에서 같은 방식으로 공이 움직여 부딪친다면, 같은 식으로 공들의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리드는 위 사례와 같이 흄이 말하는 세 가지 조건이 성립하는 경우에도 인과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그는 오직 자유 의지를 가진 행위자만이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행위자 인과 이론에서 리드는 원인을 ‘양면적 능력’을 지녔으며 그 변화에 대한 책임이 있는 존재로 규정하였다. 양면적 능력은 변화를 산출하거나 산출하지 않을 수 있는 능동적인 능력이다. 그리고 행위자는 결과를 산출할 능력을 소유하여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고, 그 변화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는 주체다. 리드는 진정한 원인은 행위자라고 주장한다. 이에 따르면 빨간 공이 흰 공에 부딪쳤을 때 흰 공은 움직일 수만 있을 뿐 움직이지 않을 수는 없기 때문에 빨간 공은 행위자일 수 없다.경험론자인 리드의 관점에서 보면 관찰의 범위 내에서 행위자는 오직 인간뿐이다. 만일 어떤 사람이 흰 공을 움직이게 하기 위해 빨간 공을 굴렸고 흰 공이 움직였다면 그 사람은 행위자이고 흰 공이 움직인 것은 결과에 해당한다.-2022학년도 3월 교육청 전국연합학력평가- 리드는 … 흄이 말하는 세 가지 조건이 성립하는 경

  • 영어 이야기

    gear up · step on it · open up throttle 등…영어에는 자동차 부품을 활용한 표현이 많아요

    Golfzon County Co. is gearing up for an initial public offering, which will offer MBK Partners a chance to exit from its investment in South Korea’s largest golf course operator with decent returns.Golfzon County on Friday submitted its application for a preliminary review of its IPO plan to the Korea Exchange with a view to going public by the end of the year.NH Investment & Securities Co. and Samsung Securities Co. are jointly managing the IPO.The enterprise value of the golf course management company is said to be close to 3 trillion won ($2.4 billion), a threefold increase from its establishment in 2018 when it was valued at around 1 trillion won. It was spun off from Kosdaq-listed Golfzon Newdin Holdings Co. at the time.“The company’s recent sales and other profitability indicators all beat market expectations. We expect it to be capitalized at around 2.5 trillion won upon listing as we also take into account the routine discount rate during the IPO price evaluation process,” said an investment banking industry official.골프존카운티가 기업공개(IPO)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상장이 성사되면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는 한국 최대 규모의 골프장 운영업체에 투자해 막대한 수익을 챙기고 자금을 회수할 것으로 예상된다.골프존카운티는 지난 금요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서를 제출했다. 심사가 무난하게 진행되면 올해 말 이전에 상장이 이뤄질 전망이다.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공동으로 대표 주관 업무를 맡는다.골프존카운티의 기업가치는 약 3조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2018년 회사가 출범하던 당시 기업가치(약 1조원)의 세 배로 성장했다.당시 골프존카운티는 지주회사인 코스닥 상장사 골프존뉴딘홀딩스로부터 분사했다.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매출은 물론 다른 수익성 지표들이 모두 시장 예상치를 뛰어

  • 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함수는 요술 항아리! 어떤 함수식으로 된 항아리지?

    ‘우리글’이라는 검색어를 … 18글자의 대상 문자열에서 검색한다고 가정해 보자. 가장 간단히 떠올릴 수 있는 방법은 ‘우리글’이 3글자이므로 대상 문자열을 3글자씩 잘라 1글자씩 비교하는 것이다. … 하나의 비교 대상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3글자를 각각 비교해야 하므로 총 16×3번 비교를 하게 될 것이다.검색어와 비교 대상을 … 3글자씩 한 번에 비교할 수 있다면 그만큼 비교 횟수가 줄어들게 되어 검색 시간이 줄어들 것이다. 이를 위해 각각의 문자열에 특정 값을 생성하는 함수를 설정할 수 있다. 이런 함수를 해시 함수라고 하고, 어떤 문자열에 대해 해시 함수가 생성한 값을 해시값이라고 한다. 만일 해시 함수가 입력 가능한 문자열에 대해 모두 다른 해시값을 생성한다면 검색어의 해시값과 비교 대상의 해시값을 비교하여 두 문자열이 일치함을 단번에 판단할 수 있다. … 각 비교 대상에서 문자열 비교는 1번의 해시값 비교로 줄어들기 때문에 전체 비교 횟수는 감소하게 된다. 물론 해시값을 생성하는 해시 함수의 연산이 추가되지만 추가되는 연산 시간이 각 글자 단위의 비교에 필요한 연산 시간보다 짧다면 전체적인 검색 시간은 단축될 수 있다.11. [A]를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한 것은?① 검색어의 길이가 짧아진다면 비교 대상의 개수가 줄어들어 해시값 비교 횟수가 증가할 수 있겠군.② 대상 문자열에 반복되는 글자가 많다면 해시값이 작아져서 해시 함수의 연산 시간이 단축될 수 있겠군.③ 검색어보다 긴 대상 문자열의 개수가 늘어난다면 비교 대상이 늘어나 해시값 비교 횟수가 증가할 수 있겠군.④ 대상 문자열이 1개일 경우 검색어의 길이가 짧아진다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登高自卑(등고자비)

    ▶한자풀이 登: 오를 등 高: 높을 고 自: 스스로 자 卑: 낮을 비높이 오르려면 낮은 데서 출발한다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는 의미     - 《중용(中庸)》중국 사서(四書) 중 하나인 《중용(中庸)》은 공자 손자인 자사의 저작으로 알려져 있다. 동양 철학의 주요 개념을 담고 있지만 서양 사상에도 미친 영향이 적지 않다. 중(中)은 지나치거나 모자람이 없이 도리에 맞는 것을 의미하며, 용(庸)은 평상적이고 불변적인 것을 뜻한다. 그러니 중용은 지나치거나 모자람이 없는 상태가 항상 유지되는 것을 이른다.《중용(中庸)》 제15장에는 이런 글귀가 있다. “군자의 도는 비유컨대 먼 곳을 감에는 반드시 가까운 곳에서 출발함과 같고, 높은 곳에 오름에는 반드시 낮은 곳에서 출발함과 같다(行遠自邇 登高自卑).” 등고자비(登高自卑)는 ‘높은 곳에 오르려면 반드시 낮은 곳에서 출발한다’는 뜻으로, 모든 일은 순서에 맞는 기본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 속담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와 뜻이 통한다.《맹자(孟子)》에도 비슷한 내용이 있다. “바닷물을 관찰하는 데는 방법이 있다. 반드시 움직이는 물결을 살펴야 한다. 마치 해와 달을 관찰할 때 그 밝은 빛을 봐야 하는 것과 같다. 해와 달은 밝은 빛을 받아들일 수 있는 작은 틈만 있어도 반드시 비춰준다. 흐르는 물은 낮은 웅덩이를 먼저 채우지 않고서는 앞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군자도 이와 같다. 도(道)에 뜻을 둘 때 아래서부터 수양을 쌓지 않고서는 높은 성인의 경지에 도달할 수 없다.”불경에는 어떤 사람이 남의 3층 정자를 보고 샘이 나서 목수를 불러 정자를 짓게 했는데, 1층과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