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張三李四 (장삼이사)
▶한자풀이
張 : 베풀 장
三 : 석 삼
李 : 성씨 이
四 : 넉 사


장씨의 셋째 아들과 이씨의 넷째 아들
이름과 신분이 분명치 않은 평범한 사람
- 《항언록(恒言錄)》

장삼이사(張三李四)는 장씨의 셋째 아들과 이씨의 넷째 아들이란 뜻으로 이름이나 신분이 분명하지 못한, 평범한 사람을 이른다.

청나라 시대의 속어를 모은 《항언록(恒言錄)》에는 ‘장삼이사(張三李四)라는 말은 갑(甲) 아무개, 을(乙) 아무개라고 부르는 것과 같다. 이는 송나라 때부터 전해오는 속어(俗語)다’라는 구절이 있다. 송나라 고승 도언이 쓴 불교 서적 《전등록(傳燈錄)》은 장삼이사를 ‘사람에게 성리(性理)가 있음은 아나, 그 모양이나 이름을 지어 말할 수 없음을 비유한다’고 풀이하고 있다.

갑남을녀(甲男乙女)도 갑이라는 남자와 을이라는 여자라는 뜻으로, 신분이나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평범한 사람을 이른다. 필부필부(匹夫匹婦) 역시 이름 없는 남편과 아내를 이르지만 평범한 사람들을 가리킬 때 흔히 쓴다. 초동급부(樵童汲婦) 또한 땔나무를 하는 아이와 물을 긷는 여자라는 뜻으로, 보통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범부(凡夫)는 평범한 사내를 지칭하지만 번뇌에 얽매여 생사를 초월하지 못하는 사람을 일컫기도 한다.

절구질하는 사람이란 뜻의 과구중인(科臼中人), 흔하게 나오는 물고기와 조개라는 뜻의 상린범개(常鱗凡介) 역시 평범한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뜻은 조금 다르지만 사공견관(司空見慣)은 흔히 보는 물건이라 신기하지 않음을, 가담항설(街談巷說)은 길거리에 떠도는 그저 그런 이야기를 의미한다.

누구나 세상에 이름 석 자 새기길 원한다. 대리석에 새겨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이름을 꿈꾼다. 명성은 인간의 원초적 욕구다. 하지만 타인이 매달아 놓은 그 ‘이름’에 닿으려고 평생을 까치발로 사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신이 발에 맞아야 먼 길을 편히 걷는다. 한땀 한땀 세상에 내 이름을 새기자. 다만 허명(虛名)은 좇지 말자. 이름이 없어도 나로 사는 삶이 아름답다. 이름이 세상에서 잊혀도 하루하루가 행복하면 충분히 족한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