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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日暮途遠(일모도원)

    ▶ 한자풀이日 : 날 일暮 : 저물 모途 : 길 도遠 : 멀 원날은 저물고 갈 길은 멀다는 뜻으로할 일은 많지만 시간이 없음을 비유-<사기(史記)>오자서(伍子胥)는 춘추시대 초(楚)나라 사람이다. 그의 아버지 오사와 형 오상은 소부 비무기의 참언(讒言: 거짓으로 남을 헐뜯어 윗사람에게 고해바침)으로 평왕에게 죽임을 당했다. 이에 오자서는 오(吳)나라로 도망가 후일 복수를 기약했다.마침내 오나라의 행인(行人: 외교장관에 해당하는 관직)이 된 오자서는 오왕 합려를 설득해 초나라를 공격했다. 오자서가 직접 군사를 이끌고 초나라를 공격해 수도를 함락시켰지만, 원수인 평왕은 이미 죽고 없었다. 그 후계자 소왕(昭王)의 행방 또한 묘연해 잡을 수가 없었다. 분노를 삭일 수 없었던 오자서는 평왕의 무덤을 파헤치고 그 시신을 꺼내 300번이나 채찍질을 가한 후에야 그만두었다.산중으로 피한 친구 신포서가 “일찍이 평왕의 신하로서 왕을 섬겼던 그대가 지금 그 시신을 욕되게 하였으니, 이보다 더 천리(天理)에 어긋난 일이 또 있겠는가”하며 오자서를 꾸짖었다. 이 말을 들은 오자서는 다음과 같이 대꾸했다. “해는 지고 갈 길은 멀어, 도리에 어긋난 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吾日暮途遠 故倒行而逆施之).” <사기> 오자서열전에 나오는 얘기다.일모도원(日暮途遠)은 ‘해는 저물고 갈 길은 멀다’는 뜻으로, 할 일은 많은데 날이 저물어(늙고 쇠락해) 목적을 이루지 못함을 비유한다. 시신을 꺼내 목을 베거나 채찍질을 가하는 일을 부관참시(剖棺斬屍)라고 한다. 흔히 죽은 뒤 죄가 드러난 사람의 시신을 꺼내 시체를 베거나 목을 자르는 행위를 말한다.“오늘 배우지 않으면서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쌈지무선망'은 왜 다듬기에 실패했나

    지난호에선 외래어 남용의 기준을 ‘좋은 우리말 표현이 있는데도 굳이 외래어를 쓴 경우’로 설정했다. 해방 이후 우리말 다듬기의 상당 부분은 이 ‘우리말 대체어’를 찾기 위한 노력이었다. 이 작업은 우리말 살리기에 큰 기여를 했다. 다만 지나치게 명분과 당위에 매몰돼다 보니 때로 현실과 동떨어진 ‘낯선 말’을 내놓아 비판도 많이 받았다. 어설픈 순화어…의미전달 안 되고 표현도 어색일제 강점기 혹독한 우리말 말살정책을 이겨낸 우리 민족이 광복 뒤 우리말 되살리기 운동을 펼친 것은 필연적이었다. 구체적으론 한자와 일본어 잔재의 추방이 급선무로 떠올랐다. 당시 한자파와 한글파 간 갈등은 험악했다. “한글파에서는 비행기를 ‘날틀’로, 이화여자전문학교를 ‘배꽃계집애오로지배움터’로 하자고 한다더라”는 흑색선전이 나온 것도 이때였다. 그릇된 순화어의 예로 흔히 거론되는 ‘날틀’과 ‘배꽃계집…’이 잘못 알려진 데는 사연이 있었다.우리말 살리기 운동을 이끌던 한글학자 최현배 선생은 <우리말 존중의 근본 뜻>(1953년)에서 “우리는 ‘날틀’ 같은 것을 주장한 일도 없거니와 그것은 너무도 졸렬한 새말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일부러 되잖은 번역을 함으로써, 한자말을 우리말로 옮기려는 운동을 우스운 장난처럼 만들어 이를 조롱하고 방해하려는 태도”라고 분개했다. 한글파의 주장은 學校나 飛行機 식으로 한자를 쓰지 말고 한글로 학교, 비행기라고 쓰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한자파는 이를 이용해 한자말을 억지 토박이말화하려 한다고 왜곡해 선전했다.물론 빌미가 있었

  • 학습 길잡이 기타

    arm이 들어가면 armor처럼 무기 관련 표현이 많아요

    In the late summer of that year, we were living in a house in a village that looked across the river and the plain to the mountains. When troops went by the house and down the road, the dust they raised powdered the leaves of the trees. The plain was covered with crops. There were may orchards of fruit trees, and beyond the plain the mountains were brown and bare. Battles took place in the mountains, and at night we could see the flashes from the artillery. Sometimes in the dark we heard the troops marching under the window. There was much traffic at night. There were many mules on the roads with boxes of ammunition on each side of their pack saddles. There were also gray motor trucks that carried men, and other trucks with loads covered with canvas. There were big guns too that passed during the day, drawn by tractors.-어니스트 헤밍웨이 <무기여 잘 있거라>그해 늦은 여름, 우리는 강과 산 쪽으로 난 벌판을 가로질러 보이는 어느 마을에 있는 집에서 살고 있었다. 부대가 그 집을 지나쳐 길 아래쪽으로 내려갈 때, 그들이 일으킨 먼지가 나무의 잎을 뽀얗게 뒤덮었다. 벌판은 농작물로 뒤덮여 있었다. 그곳에는 많은 과수원이 있었고, 벌판 너머 산은 헐벗어 갈색을 띠었다. 산에서는 전투가 벌어졌고, 밤에는 대포에서 나오는 섬광을 볼 수 있었다. 때때로 어두울 때 우리는 부대가 창문 아래쪽에서 행군하는 소리를 들었다. 밤에는 교통량이 많았다. 양 옆구리 쪽에 올려 놓은 짐 싣는 안장마다 탄약 상자를 채운 많은 노새가 도로 위에 있었다. 또한 사람을 실어 나르는 회색의 군용 트럭과 캔버스 천을 씌워 놓은 짐을 실은 다른 트럭도 있었다. 낮에 트럭에 견인돼 지나가는 커다란 대포도 있었다. Words & Phrases헤밍웨이의 명작 소설 《무기의 잘 있거라》의 원제는 《A Farewell to Arms》입니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仁者無敵(인자무적)

    ▶ 한자풀이仁 : 어질 인者 : 놈 자無 : 없을 무敵 : 원수 적어질게 대하는 자에게는 적이 없음최강 무기는 인(仁)이라는 뜻도 포함-<맹자(孟子)>양나라 혜왕이 맹자에게 물었다. “예전에는 천하를 호령하던 진(晉)나라가 지금에 이르러서는 주위 나라들에 땅을 빼앗기는 수모를 겪고 있습니다. 과인은 이를 수치로 여겨 그들을 물리치고자 합니다. 방법이 없겠습니까?”맹자가 답했다. “만일 대왕께서 어진 정치를 베푼다면 이 땅의 모든 사내는 몽둥이밖에 든 것이 없다 할지라도 갑옷을 입고 칼을 든 적군을 물리칠 것입니다. 옛말에 ‘어진 사람에게는 대적할 자가 없다(仁者無敵)’고 한 것은 바로 이런 경우를 일컫습니다.” <맹자> 양혜왕편에 나오는 얘기다. 인자무적(仁者無敵)은 말 그대로 ‘어진 자에게는 적이 없다’는 뜻으로 최고의 무기는 인(仁)이라는 의미도 내포한다.양혜왕편에는 함의가 비슷한 대화가 나온다. 맹자가 양혜왕을 찾아오자 왕이 반기며 “대인께서 그 먼길을 오셨으니 저희 나라에 어떤 이익을 주실는지요”하고 묻자 맹자가 왕을 나무라듯이 답한다. “왕께서는 인을 먼저 물으셔야지 어찌 이(利)를 말씀하십니까.” ‘하필이면 왜 이익이 되는 것만 말하느냐는 하필왈리(何必曰利)가 나오는 대목이다.어짊(仁)은 공자 맹자로 대표되는 유가 사상의 핵심이다. 유가에서 인은 인간됨의 시작이자 끝이다. 공자는 “지혜로운 사람은 미혹되지 않고(知者不惑), 어진 사람은 근심하지 않고(仁者不憂), 용감한 사람은 두려워하지 않는다(勇者不懼)”고 했다. 어진 사람은 널리 사람을 사랑하므로 적이 없다는 얘기다. 날카로운 송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Kiss & Ride' 대신 '배웅정차장'을

    “얼마 전 개통한 원주역, 수인선 오목천역 등에 ‘Kiss & Ride’의 약자인 ‘K&R’이 발견됐습니다. 새로 생기는 역에 뜻 모를 ‘Kiss & Ride’를 설치해 시민들이 이용하지 못하는 현상이 계속 발생한다면 행정적인 차원에서도 낭비일 것입니다.” 우리말 운동 시민단체인 한글문화연대가 지난 1월 철도 관련 정부 산하기관에 공문을 보냈다. 도무지 뜻 모를 ‘Kiss & Ride’라는 표시물을 없애달라는 취지에서다. 뜻 모를 외국어 그대로 사용…소통에 지장 줘이 단체는 몇 년 전에도 한글날을 앞두고 서울시민을 상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낯선 외래어를 조사한 적이 있었다. 당시 굿닥(비상약 보관함), BRT(급행버스체계), Kiss & Ride(마중주차) 등이 ‘시급히 바꿔 써야 할 안전용어’ 1~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수년간의 노력에도 개선되는 기미가 잘 보이지 않자 다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이다.철도역의 표지판이나 길바닥에 쓰인 ‘Kiss & Ride’(K&R)는 요상한 말이다. 보통은 외래어(외국어)가 들어오더라도 이렇게 원어가 통째로 들어오는 경우는 드물다. 이 말은 기차역에서 누군가를 마중(또는 배웅)할 때 잠깐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 뜻한다. ‘키스’는 아마도 우리와는 다른, 서양의 문화 때문에 들어갔는지 모를 일이다. 한글문화연대는 ‘배웅정차장’이나 ‘환승정차구역’ 정도를 대체어로 제시했다.흔히 외래어 남용(남발)이라고 싸잡아 말하지만, 들여다보면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어렵고 낯선 말을 사용하는 경우다. ‘Kiss & Ride’ 또는 ‘K&R’ 같은 게 그렇다. 이런 말은 소통을 방

  • 학습 길잡이 기타

    유대인을 Jew라고 하면 결례…a Jewish person이 적절

    Sunday, 14 June, 1942On Friday, June 12th, I woke up at six o’clock and no wonder; it was my birthday. But of course I was not allowed to get up at that hour, so I had to control my curiosity until a quarter to seven. Then I could bear it no longer, and went to the dining room, where I received a warm welcome from Moortje (the cat). Soon after seven I went to Mommy and Daddy and then to the sitting room to undo my presents. The first to greet me was you, possibly the nicest of all. Then on the table there were a bunch of roses, a plant, and some peonies, and more arrived during the day.-안네 프랑크 <안네의 일기>1942년 6월 14일(일)6월 12일 금요일에 난 6시에 잠에서 깼어. 그렇게 일찍 잠에서 깬 것은 당연한 일이야. 그날은 내 생일이었으니까. 하지만 난 그렇게 일찍 일어나서는 안 되기 때문에 호기심을 누르고 참아야 했어. 7시15분 전까지 그러고 있다가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식당으로 갔더니 무르체(고양이)가 날 반갑게 맞아주었어. 7시가 되자마자 나는 엄마 아빠께 갔다가 선물을 풀어보기 위해 거실로 갔어. 처음으로 날 반긴 것이 바로 너였는데, 너는 아마 제일 멋진 선물일 거야. 그리고 테이블 위에 장미 한 다발, 묘목 한 그루, 작약 몇 송이가 있었고, 그 날 중에 조금 더 배달되었어. Words & Phrases꿈 많은 문학소녀가 남긴 생생한 감동을 그린 책 《안네의 일기》는 제목 그대로 독일 출신 유대인 소녀 ‘안네 프랑크(1929∼1945)’의 일기를 엮은 책입니다. 사춘기 소녀의 마음 성장 과정, 어른들 세계에 대한 통렬한 비판, 곤경에 처해서도 꺾이지 않고 꿋꿋하게 견지해 나간 용기를 꾸밈없이 쓴 글로, 어린 소녀에게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격조 높은 문장으로 써 내려간 이 글을 통해 정말 큰 감동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蝸角之爭(와각지쟁)

    ▶ 한자풀이蝸 : 달팽이 와角 : 뿔 각之 : 갈(어조사) 지爭 : 다툴 쟁달팽이 뿔 위에서 싸운다는 뜻으로아무 소용없는 사소한 다툼을 비유 - <장자(莊子)>전국시대 위나라 혜왕(惠王)은 제나라 위왕(威王)과 동맹을 맺었으나 위왕이 그 맹약을 깨뜨렸다. 몹시 노한 혜왕은 자객을 보내 위왕을 죽이려고 대신들을 모아 놓고 방안을 의논했는데, 공손연이 다른 생각을 내놓았다. “한 나라의 군주로서 자객을 보내 원수를 갚는다는 것은 체면이 서지 않는 일입니다. 군대를 보내 공격하는 것이 떳떳한 방법입니다.”계자가 대뜸 반대하고 나섰다. “그것은 전쟁을 일으키자는 말인데, 그렇게 되면 많은 병사가 죽거나 다치고 백성들은 몹시 불안할 뿐 아니라 비용 충당에 허덕이게 될 것이 아닙니까. 그러니 전쟁은 가능한 한 피해야 합니다.” 결론 없이 논쟁만 지속되자 혜시가 말했다. “대진인(戴晉人)은 학식이 높고 사물의 이치에 통달했으니, 그를 불러 물으면 대답을 들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조정에 불려온 대진인은 전후 사정을 듣고 왕과 문답을 이어갔다.“전하께선 달팽이란 미물을 아시겠지요?” “알다마다요.” “그 달팽이의 왼쪽 뿔에 촉씨(觸氏)라는 나라가 있고 오른쪽 뿔에 만씨(蠻氏)라는 나라가 있는데, 양쪽이 영토 분쟁을 일으켜 격하게 싸우는 바람에 전사자가 수만 명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이 얘기를 믿으시겠습니까?” “그런 터무니없는 얘기가 어디 있소?” “그럼 이리 여쭙지요. 전하께서는 이 우주의 사방 위아래에 끝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요.” “그렇다면 나라 따위는 티끌만 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 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수능 국어지문, 전문지식 없어도 안심하세요

    모델링은 3차원 가상 공간에서 물체의 모양과 크기, 공간적인 위치, 표면 특성 등과 관련된 고유의 값을 설정하거나 수정하는 단계이다. 모양과 크기를 설정할 때 주로 3개의 정점으로 형성되는 삼각형을 활용한다. 작은 삼각형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그물과 같은 형태로 물체 표면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이 방법으로 복잡한 굴곡이 있는 표면도 정밀하게 표현할 수 있다. 이때 삼각형의 꼭짓점들은 물체의 모양과 크기를 결정하는 정점이 되는데, 이 정점들의 개수는 물체가 변형되어도 변하지 않으며, 정점들의 상대적 위치는 물체 고유의 모양이 변하지 않는 한 달라지지 않는다. 물체가 커지거나 작아지는 경우에는 정점 사이의 간격이 넓어지거나 좁아지고, 물체가 회전하거나 이동하는 경우에는 정점들이 간격을 유지하면서 회전축을 중심으로 회전하거나 동일 방향으로 동일 거리만큼 이동한다. 물체 표면을 구성하는 각 삼각형 면에는 고유의 색과 질감 등을 나타내는 표면 특성이 하나씩 지정된다.공간에서의 입체에 대한 정보인 이 데이터를 활용하여, 물체를 어디에서 바라보는가를 나타내는 관찰 시점을 기준으로 2차원의 화면을 생성하는 것이 렌더링이다. 전체 화면을 잘게 나눈 점이 화소인데, 정해진 개수의 화소로 화면을 표시하고 각 화소별로 밝기나 색상 등을 나타내는 화솟값이 부여된다.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 시험 모양과 크기, 공간적인 위치, 표면 특성 등 … 모양과 크기 … 회전하거나 이동 … 표면 특성문과생이 자연과학 계통의 글을, 이과생이 인문·사회 계통의 글을 읽기가 쉽지 않다. 문·이과생이 예술 계통의 글을 읽기 또한 쉽지 않으며, 그 반대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