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
2023학년도 인문논술 특집
(3) 지원대학 결정과 분산설계
논술로 대학을 지원할 때 고려해야 할 마지막 시험 요소는 대학별 논술 특징입니다. 상위 13개 주요 대학 논술 특징을 간단히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많은 학생 및 학부모님과 상담하면서 수시에 지원할 때 무엇을 우선 고려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곤 합니다. 그리고 당장의 대학 합격이 큰 과제처럼 보이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4~5년 뒤 사회로 진출할 때 어떤 모습으로 나아갈지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미래를 탐색해보라는 조언을 합니다. 공부하고 싶은 분야의 학과가 해당 학교에 없다면 입학 후 결국 시류에 휩쓸리고 고등학교 생활을 재현하는 정도에 그치다가 사회 진출의 높은 벽에 가로막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논술전형에 지원할 때 원하는 학과를 우선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희망하는 학과의 경쟁률이 높거나 수리논술 등의 출제로 자신에게 불리하다면, 우회해서 지원한 뒤 복수전공이나 전과 등의 방법을 택해 원하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현명합니다.2023학년도 인문논술 특집
(3) 지원대학 결정과 분산설계
A학생의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경영경제 계열로 들어가고 싶다고 해서 이유를 물어봤더니, 이 학생은 상기된 얼굴로 공인회계사나 세무사 시험 등을 봐서 부모님과 같은 직업을 갖고 싶다는 말을 합니다. 저는 학생 개인별로 성적 분석을 철저히 하는 편이어서 과거 성적 기록과 A학생의 변화 사항을 신중히 고려할 수 있었어요. 최저 자격을 맞출 수 있는 성적이 잘 안 나오는 편이지만, 공부에 대한 의지를 늦게나마 갖고 성적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는 편이라 대학에 가면 충분히 원하는 전문직 시험을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각 대학의 고시반이나 공인회계사 시험 합격률을 대조하며 미래를 설계해봤지요.
공인회계사 시험의 경우 2021년을 기준으로 고려대, 연세대, 중앙대, 성균관대, 서울대가 톱5였습니다. 서울대가 91명을 배출했지만 경희대 출신도 76명이나 합격했고, 10위 안에 들지 않은 숭실대도 30명 가까이 배출했습니다. 가톨릭대도 고시반을 운영하고 있고, 공인회계사를 20년에 9명이나 배출했으니 원하는 분야에 대한 공부와 미래는 대학의 서열화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닐 거에요.
그래서 A학생의 6개 카드를 적절히 분산 설계했습니다. 최저 자격을 충족할 수 있는 최고 목표 대학에서 2개 학교를 설정하고, 수능에서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를 고려해 최저가 없거나 낮은 학교도 2개 이상 배치했습니다. A학생의 미래 설계를 위해 검토한 학교와 학과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자기 미래를 더 정확하고 멀리 파악하는 혜안 없이 당장 눈앞의 합격에만 급급한 태도가 과연 나를 위한 것인지 돌아보고, 조금 더 장기적인 시각에서 지원 전략을 구상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위에는 경영·경제 계열에 대해서만 이야기했으나, 유망한 미래를 계획해볼 수 있는 진로는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럼에도 최근 상담을 해보면 많은 학생이 자기 꿈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는 듯합니다. 미래에 대해 진취적이고 구체적인 꿈을 갖는 것만으로도 자아실현에 한 발짝 다가서는 것이므로, 논술 지원을 할 때 진로를 먼저 고려해야 합니다. 이후 진로와 관련된 학과가 개설된 학교들을 목표 삼아 최저 자격 안정성을 기준으로 카드를 적절히 분산해 지원하기 바랍니다. 포인트 자기 미래를 더 정확하고 멀리 파악하는 혜안 없이 당장 눈앞의 합격에만 급급한 태도가 과연 나를 위한 것인지 돌아보고, 조금 더 장기적인 시각에서 지원 전략을 구상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