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

    다른 영역의 문제 대입해 대상의 문제점 찾아보자

    비판하기를 세분화해 다뤄보는 시간, 오늘은 세 번째로 ‘유추를 적용해 문제를 추론’하는 유형입니다. 기본적으로 비판은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사유이며, 수험생들은 기준 제시문을 정확히 읽고 대상 제시문의 옳고 그름을 가린 뒤 이유를 논리적으로 쓰면 됩니다. 즉 비판의 ‘답’(예를 들면 부당하다, 한계가 있다, 타당하다 등)과 그 ‘근거’를 여러 측면에서 논술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논술은 경쟁시험이기 때문에 얕은 수준의 뻔한 답안은 변별력을 갖기 어렵습니다. 논리적 사고력과 문해력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이것을 비판적 사고의 아홉 가지 유형으로 공부할 수도 있습니다. 적절성, 중요성, 논리성, 분명성, 정확성, 명료성, 폭넓음, 충분함 그리고 깊이입니다. 그러나 이런 방식으로 접근해 제한된 시간 동안 여러분의 논리적 사고를 빠르게 배양하기는 어렵습니다. 다양한 실전 문제를 유형별로 반복하면서 답안 쓰기를 연습하는 것이 더 유용합니다.마지막으로 유추 적용 유형을 둔 이유는, 이것이 가장 어렵기 때문입니다. 유추를 적용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영역의 문제를 이 문제에 대입해 검토하고 논리적으로 사유해보는 것입니다. 쉽게 예를 들어봅시다.식물에서의 작용을 바탕으로 유추를 적용할 때, 학생에게도 ‘다른 양분’을 공급한다고 표현해서는 안 되겠죠? 식물이 기본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다른 기타 양분도 있어야 정상적으로 성장한다는 데서 유추해, 학생들도 정상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국수영 위주의 교과공부뿐만이 아니라 다른 배움(운동이나 예술, 협업, 봉사 등)이 있어야 함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즉 ‘균형적 성장&rsqu

  • 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

    기준 제시문 바탕으로 한 비판문제를 푸는 방법

    지난 시간 비판 문제(2023년 5월 8일자 16면 참조)의 답안을 풀어봅시다.[ 문제 ] 제시문 <나>를 바탕으로 <가>의 주장에 어떤 한계가 있는지 비판적으로 논술하시오.우선 <나> 제시문을 이해해야겠죠? <나> 제시문이 시이므로, 상징적 제시문을 기준에 두고 비판문을 논리적으로 전개해야 합니다. <나>는 김광규 시인의 ‘젊은 손수 운전자에게’라는 시입니다. 이 시는 형식적으로 자유시인 동시에, 내용상으로는 풍자시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풍자시인 이유는 시에서 나타나는 젊은 운전자가 물질문명에 사로잡힌 현대인을 대표하는 인물로 해석되기 때문입니다.자동차를 갖게 된 너에 대한 대견함을 일반화해보면, 산업사회에서 자기 노력으로 물질적 대가를 획득하게 되는 현대인의 모습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치 아들에게 이야기하는 듯한 어조 속에 담긴 감정은 대견함보다 안타까움에 가깝습니다. 차를 몰고 달려가지만, 즉 더 앞으로 달려가기 위해 경쟁하지만, 주변을 바라보지는 못합니다. 인간의 존재 목적은 무엇일까요? 경쟁은 당연히 목적이 아닙니다. 물질적 획득도 결국 사람다운 삶을 살기 위한 수단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사회 속에서 존재하고, 도덕적 가치를 고양할 수 있는 존엄한 존재입니다. 그런데 이런 근본적 목적을 망각한 채 빨리 달리는 것만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 있다는 듯이 경쟁에 몰두합니다. 이처럼 목적을 잃어버린 상황을 맹목이라고 하죠? 즉, 이 젊은이는 현대인들이 그렇듯 맹목적 경쟁을 하며 타자와 사회, 근본적 가치에 대해 성찰할 여유를 상실하게 되는 것입니다.이를 바탕으로 생각해봅시다. <가> 제시문에서 필자가 이 사

  • 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

    문학작품 의미 다각도로 생각해 비판점 도출해야

     유형2 - 함의를 바탕으로 한 한계 도출지난 시간에 논술 유형을 ‘논리에 기초한 논리 공격’과 ‘함의를 바탕으로 한 한계 도출’, ‘유추를 적용한 문제 추론’으로 나눴는데, 이번에는 두 번째 ‘함의를 바탕으로 한 한계 도출’을 소개합니다. 물론 비판의 논제 유형이 위의 세 개로만 구분되는 것은 아닙니다. 유추 적용과 함의 도출이 모두 포함되는 경우도 있고(기준제시문이 문학작품인데 서로 다른 영역에 대해 논의하는 경우) 논리에 기반해 한계를 지적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기서 배우고자 하는 것은 비판 유형의 핵심적인 전개 방법이며, 이를 기초로 여러 비판 유형의 문제를 더 깊이 있게 푸는 역량을 키워야 합니다.함의를 바탕으로 한 한계 도출 유형은 기준제시문이 문학작품일 때 많이 사용되는 사고방식입니다. 문학작품이 의미하는 바를 얼마나 깊이 읽어낼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예를 들어 <토끼와 거북이> 우화를 바탕으로 ‘협력이 중요하다’는 주장의 한계를 지적한다면 무엇을 생각할 수 있을까요? 비판해야 할 대상을 염두에 두면, 이 우화는 여러 시사점을 줍니다.시사점 : (1)(토끼와 거북이처럼) 사회 구성원 간 속도나 일하는 방식이 다를 수 있다. (2)(토끼와 거북이가 서로 각자의 방식을 수용할 수 없듯) 동등한 협력을 강요하는 것은 오히려 각 구성원에게 부당함으로 다가올 수 있다. (3)(거북이처럼) 경쟁이 동기 부여가 된다. 문학작품의 상징적 의미(혹은 비유나 사례)를 대상제시문과의 관계 속에서 다양한 각도로 생각해보고 이것을 글감으로 잡아야 깊이 있는 비판적 사유를 전개할 수 있습니다.아래 실전형 문제를 풀어보

  • 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

    기준제시문의 논의에서 벗어나지 말자

    지난 시간 문제(생글생글 4월 10일자 16면)는 (다)를 바탕으로 (가)와 (나)의 인간본성론의 문제를 지적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우선 (다) 지문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이며 논리가 무엇인지 정리해야 합니다. 경우에 따라 (다)의 한계를 지적하는 학생이 있는데, 문제의 요구사항에 따라 기준 제시문의 범주 내에서 대상 지문을 비판해야 합니다. 또한 (가)와 (나)처럼 일반적인 주장과 근거를 가진 제시문을 비판할 때는 근거의 어떤 부분에 문제가 있는지 논리적으로 지적하는 답안을 구상해 보세요.(다)에서 말하는 바가 무엇인가요? (다)의 실험은 인간의 도덕성이 사회적 지위나 역할에 따라 가변적일 수 있음을 알려줍니다. 짐바르도의 실험에서 무작위로 모집했다는 것은 보편적인 인간을 실험 대상으로 삼았다는 뜻이므로, 교도관들이 했던 악한 행위는 평범한 이라면 누구나 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할 때 (가)와 (나)의 인간본성론은 모두 문제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가)의 성선설은 인간 본성을 오해하고 있었네요. 짐바르도의 실험에서 볼 수 있듯 인간은 타자를 측은하게 여기고 동정하기보다 자기 지위와 역할에 의해 언제든 타자를 짓밟을 수 있는 존재입니다. (여러분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다)의 결론이 그렇게 나왔다면 그 결론을 전제하면서 비판해야 합니다.) 답안을 쓰면 아래와 같겠죠?[답안]<다>의 두 실험은 인간의 도덕성이 사회적 지위나 역할에 따라 가변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짐바르도의 실험에서 무작위로 모집했다는 것은 보편적 인간을 실험 대상으로 삼았다는 뜻이므로, 교도관들이 했던 악한 행위는 평범한 이라면 누구나 하게 될 것이다.이를 바

  • 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

    옥석을 가리는 비판적 사유…논리적 공격을

    지난 시간(생글 3월 27일자, 16면)에 설명했던 핵심 3유형 기억하나요? 설명형, 비판형, 요약형입니다. 오늘부터는 3회에 걸쳐 비판형에 대해 다루려고 합니다. 논술고사에서 가장 많이 출제되는 유형일 뿐만 아니라, 답안 간 편차가 심한 유형이기도 합니다.비판은 옳고 그름을 가리거나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일입니다. 따라서 비판의 결과 ‘옳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도 있습니다. 대다수는 비판에서 문제점을 지적하므로 그른 것을 찾으면 거의 틀리지 않겠지만, 늘 주의하고 있어야 합니다. 비판적 사유는 제시문의 관계에 따라 다시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거의 모든 대학에서 비판 유형 문제를 출제하기 때문에 비판의 물음은 형태가 다양할 것입니다. 이를 크게 분류하면 제시문의 성격과 서로의 관계에 따라 사고하는 방식, 글감을 모으는 방식이 다소 다릅니다. 그래서 세 유형을 각각의 사례와 함께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살펴보고자 합니다.우선 이번에는 ‘논리에 기초한 논리 공격’을 다루겠습니다. 가장 일반적인 경우입니다. 여러분은 상대방의 주장을 지적할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예를 들어 한 친구가 피자가 좋은 음식이라고 주장했다고 합시다.-갑 : 피자는 좋은 음식이야.-을 : 그건 틀린 생각이야. 피자는 좋은 음식이 아니거든.위와 같이 대화하면 서로 논리적으로 설득되거나 타협할 가능성은 줄어들고 상대를 비방하거나 힐난하는 감정적인 상황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우리는 이성과 이성에 기초한 논리를 가진 사유의 존재입니다. 따라서 논리를 생각해볼 수 있지요.-갑 : 피자는 좋은 음식이야.-을 : 왜?-갑 : 피자는 건강에도 좋고, 맛도 있거든.-을 : 음…

  • 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

    분량 대비 난이도와 자기 특성을 견주어 볼 것

    생글생글 독자 여러분, 어느새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습니다. 모두 새 학기 잘 적응하고 있겠지요? 저는 논술전형에 관한 문의가 많아져 몸도 마음도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고3뿐만 아니라 고1, 2학생들도 벌써부터 문의를 해오곤 합니다. 그만큼 입시에서의 불안이 커졌다는 얘기겠죠? 수능에서 공통으로 시험을 치르고 학생부종합의 문턱은 점점 높아지고 있어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논술 전형에서 합격하는 제 제자들도 아마 비슷한 마음으로 시작했을 거예요. 그리고 좋은 결과를 내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목표를 잡고 최선을 다해 꿈을 실현하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오늘은 2024학년도 대입 인문논술 전형 분석 네 번째 순서로, 시간과 분량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학교마다 분량과 요하는 속도가 모두 다릅니다. 따라서 여러분이 어떤 학교 문제를 풀든 비슷한 정도로 연습하면 되겠거니 하면서 자신의 속도를 파악하지 않고 지원하면 고배를 마시기 십상입니다. 그렇다면 학교별 논술시험 시간과 분량에 대해 이해하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분량 대비 난이도와 자기 특성을 견줘보세요.일반적으로 대학들은 인문논술 글쓰기에서 평균적으로 100분의 시간 동안 1800자 안팎의 답안 분량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학교마다 각양각색이기에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논제의 난이도에 따라 시간 부족 문제를 겪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래에서 서울 상위 12개 대학의 분량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보겠습니다. 논술요강 등에서 공지하는 분량이 있지만, 실제 분량은 다른 경우가 많으니 각 대학 설명을 덧붙입니다. 계열 구분은 2023년 2월 27일자를 참조하길 바랍니다.자,

  • 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

    인문논술도 대학마다 다르다

    2024학년도 대입 인문논술 분석, 겨울방학 특집 세 번째 시간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대학별 논술고사의 특징을 알아보려고 합니다. 논술은 계열별로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우선 그 계열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용어를 알고 있어야 이해하기가 쉽습니다.인문계 대학엔 다양한 학과가 있으며, 학과의 계열별로 문제를 달리 내기도 합니다. 그래서 학교의 계열구분에 대해 알아둬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두 계열로 나눌 때는 인문계열과 사회계열로 나눕니다. 이러한 계열 구분은 통상 다음과 같습니다.이에 대해 대학들의 표현이 동일하지는 않습니다. 보편적으로는 인문계열과 사회계열로 나누어 명기하지만 독자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학교가 있지요. 예를 들어 이화여대는 인문계열을 인문1, 사회계열을 인문2로 표시합니다. 그러나 위와 같은 계열 구분을 하지 않고 경영경제계열 대학과 인문일반계열로 나눠 표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의 계열은 일반적으로 아래처럼 구분됩니다.이 같은 구분은 경영경제계열만을 위한 수리논술 문제가 추가돼 있거나, 경영계열 학과의 문제를 인문계열과 구분하는 학교에서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서강대는 경영경제계열 학과에서 경제적 주제를 주로 출제합니다. 또 다른 예를 들면 한양대는 경영경제계열에 비교적 고난도의 수리논술 문제를 포함시키고 있습니다.주요 대학들의 계열 구분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기본적인 용어 이해를 바탕으로 논술고사의 성격을 이해해 봅시다. 이를 설명하는 이유는 제시문의 성격과 논제 유형에 따라 수험생의 시각에서 논술고사의 유형이 상당히 다르게 다가오기 마련이며, 또 본인이 더 잘할 수 있는 유형이 있기 때문입

  • 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

    최저자격을 이해하고 목표를 세우자

    2024학년도 대입 인문논술에 대해 분석해보는 겨울방학 특집, 두 번째 호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학교별 수능 최저학력기준과 영향력 등에 대해 정리하겠습니다. 논술고사는 일반적으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합니다. 예를 들어 아래 표를 보면, 학생부교과전형이나 종합전형에 비해 높은 논술고사의 평균 경쟁률이 눈에 띕니다.이는 내신에서 원하는 등급을 받지 못했거나 수능에서 어려움이 있을 경우 막판에 논술로 몰리는 경향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서울 대치동 학원에서 강의하다 보면 평균적으로 6월 모의평가나 9월 모의평가가 끝나고 논술을 시작하는 사례를 많이 봅니다. 그만큼 논술고사에는 준비가 부족한 허수가 많습니다. 또 최저자격 이탈률이 높아 경우에 따라서는 학생부종합전형 경쟁률보다 실질적으로 낮아지는 일도 비일비재합니다.예를 들어 최저자격이 없는 한양대에서 180 대 1의 경쟁률로 최종 마감했다면, 실질 경쟁률도 180 대 1 전후로 예상하는 것이 합리적이겠지요. 그러나 3개 합 6의 최저자격을 요구하는 중앙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등에서는 높게는 40%에서 낮게는 10% 안팎만이 최저자격을 충족해 애초의 지원 경쟁률과 비교할 수 없이 낮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수능 최저자격이 있거나 높은 대학 중에 등급을 충족할 수 있는 학교에 지원한다면 그만큼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올해는 최저자격 충족에 희소식이 있습니다. 작년보다 완화된 대학이 여럿 생겼기 때문입니다. 또 대학이 늘어나고(동덕여대, 삼육대, 한신대 논술전형 신설) 학령인구가 줄어들어 경쟁률도 상대적으로 완화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아래에서 인문계열을 중심으로 수능 최저자격이 완화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