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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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
기술발전의 양면성…활용 방식이 중요
기술이 발전하면서 인간의 삶은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긍정적으로도, 부정적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데요, 그 관점을 각각 찬성과 반대로 나누어 살펴보겠습니다.먼저 찬성 입장에서는 기술을 인류 삶을 더 나아지게 하는 도구로 봅니다. 기술은 인간의 육체적 한계를 보완해주고,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극복하게 해주며, 결과적으로 인간의 삶을 더욱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만들어줍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병원 시스템은 환자의 질병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해주며, 로봇 기술은 노인이나 장애인의 이동을 돕기도 합니다. 또 원격근무가 가능한 시대가 되면서 육아를 병행하는 직장인들이 더 유연한 일과 삶의 균형을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기술은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동반자로 작용한다는 관점이 찬성 측의 핵심입니다.반면에 반대 입장에서는 기술이 오히려 인간을 더 피로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과거보다 더 많은 일을 더 빨리 처리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만큼 더 높은 성과를 요구받고 경쟁은 심화되었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스마트폰이나 메신저 앱 덕분에 언제 어디서든 소통할 수 있지만, 그 결과 ‘연결되지 않을 자유’를 상실하며 일과 휴식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또한 AI의 발전은 일자리를 대체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으며, 이는 노동자에게 불안과 불평등을 가중시키기도 합니다. 즉 기술은 단순히 도구가 아니라, 잘못 다룰 경우 인간을 소외시키고 통제하는 구조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이처럼 기술은 양면적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어떤 방향으로 작용하느냐는 인간의 선택과 가치관에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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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 늘지만 시장 실패 가능성…공공개입으로 보완
오늘날의 경제활동은 대부분 ‘시장’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시장경제’란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과 분배, 소비가 시장에서 자유로운 가격과 경쟁을 통해 이루어지는 경제체제를 말합니다. 이 체제의 핵심은 바로 가격 메커니즘입니다. 가격은 상품의 가치뿐 아니라 인간의 선호와 선택을 반영하는 지표이기 때문에, 시장의 가격은 사회 구성원 전체의 선호 구조와 자원배분의 결과를 나타내는 ‘정보의 언어’라 할 수 있습니다.이런 의미에서 자유로운 시장에서 이루어지는 거래는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촉진하며, 거래 당사자에게 최소한 손해는 끼치지 않는 ‘파레토 효율성’을 이룬다고 주장됩니다. 실제로 소비자는 자신이 지불할 수 있는 만큼의 가격에 가치를 두고 재화를 구매하며, 생산자는 그 가격에 생산비 이상으로 이익이 난다고 판단될 때 재화를 공급합니다. 이처럼 자율적 선택과 교환이 반복되면서 시장은 사람들의 수요와 공급을 조정하며, 효율성을 증대시키는 체제로 작동하게 됩니다.그러나 현실의 시장은 경제 교과서에 나오는 완전경쟁시장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진입장벽, 불완전한 정보, 외부효과, 공공재와 공유자원의 문제, 정보비대칭성과 같은 시장 실패 요인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독점 기업은 가격 결정력을 독점하며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대기오염처럼 사회 전체에 피해를 주는 외부불경제는 시장 내부에서 해결되지 않습니다. 또한 공유자원은 과잉 사용으로 쉽게 고갈되며, 정보비대칭은 역선택이나 도덕적 해이를 야기합니다.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정부는 가격규제, 공정거래 촉진, 정보공개 등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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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의 꽃? 형식적 절차?…선거를 다시 묻다
오늘날 민주주의의 핵심이라 불리는 ‘선거’는 단지 대표자를 뽑는 절차일까요? 선거가 실질적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제도인지, 아니면 그저 형식적 절차에 불과한지는 오랫동안 논쟁의 대상이 되어왔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선거제도에 대한 신뢰와 실제 기능 사이의 간극을 비판적으로 성찰해보고자 합니다.먼저 제도 전반에 대한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관점에서는 선거가 민주주의 사회의 핵심 제도임을 역설합니다. 법과 질서가 무너질 때 발생하는 불신의 결과는 마피아나 카르텔과 같은 사적 네트워크의 팽창이라는 형태로 나타나며, 이것은 사회의 예측 가능성과 안전을 위협합니다. 이런 점에서 신뢰받는 선거제도는 단지 정치적 대표자를 고르는 도구가 아니라, 공적제도에 대한 시민의 신뢰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기제이며, 정치적 통합과 사회 안정의 근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릴 만큼 선거는 시민의 정치적 권리를 실현하고 제도에 대한 신뢰를 심화하는 장치로 작용한다는 것입니다.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이러한 선거제도가 과연 실제로 민주주의를 구현하고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 시각도 존재합니다. 선거라는 형식은 유지되지만 그 실질이 정치 엘리트에 의해 독점되거나 특정 계층의 접근만이 가능해지는 순간, 민주주의는 껍데기만 남게 됩니다. ‘국민의 지배’라는 이름 아래 정치적 결정권이 소수에 집중되고, 유권자는 제한된 후보 중 수동적으로 선택하는 들러리로 전락하는 것이죠. 이는 선거가 본래 취지와 달리, 권력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형식 논리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정당 공천, 선거자금, 후보자 난립 등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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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대한 실존적 고민이 삶의 본질 결정"
“펠레우스의 아들 아킬레우스여, 아카이아인(人)들 중에서 가장 강력한 자여, 나는 예언자 테이레시아스에게 물어보러 왔소이다. 어떻게 하면 내가 바위 많은 이타케에 닿을 수 있겠는지, 그가 혹시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 해서 말이오. 나는 아직도 아카이아 땅에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하고 내 자신의 나라를 밟아보지도 못한 채 끊임없이 고통만 당하고 있소. 그러나 아킬레우스여, 그대로 말하면 어느 누구도 일찍이 그대처럼 행복하지 못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오. 그대가 아직 살아 있을 적에 우리들 아르고스인들이 그대를 신처럼 공경했고, 지금은 그대가 여기 죽은 자들 사이에서 강력한 통치자이기 때문이오. 그러니 아킬레우스여, 그대는 죽었다고 해서 슬퍼하지 마시오.”이렇게 내가 말하자 그(아킬레우스)는 지체 없이 이런 말로 대답했소.“죽음에 대하여 나를 위로하려 들지 마시오, 영광스러운 오뒷세우스여. 나는 죽은 자들 모두를 통치하느니 차라리 시골에서 머슴이 되어 농토도 없고 가산(家産)도 많지 않은 다른 사람 밑에서 품팔이를 하고 싶소. 자, 그대는 내 의젓한 아들 소식이나 전해주시오. 그 애는 제일인자(第一人者)가 되기 위하여 전쟁터로 나갔소? 아니면 그러지 않았소? 그리고 나무랄 데 없는 내 아버지 펠레우스에 관해서도 들은 것이 있다면 말씀해주시오. 그분께서는 아직도 뮈르미도네스족(族) 사이에서 명예를 누리고 계시오? 아니면 노령(老齡)이 그분의 손발을 묶었다고 해서 헬라스와 프티아에서 사람들이 그분을 업신여기고 있소? 나는 더 이상 햇빛 아래서 그분을 보호하지 못하며, 넓은 트로이아에서 가장 용맹한 적들을 죽이고 아르고스인들을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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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는 현실 속에서 어떻게 작용할까
이번 호에서는 사회문화 영역에서 다루는 ‘대중문화’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이를 이해하려면 먼저 ‘대중’이라는 개념부터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대중(大衆)은 첫째, 수많은 사람의 무리를 뜻하며, 둘째로는 대량생산·대량소비를 특징으로 하는 현대사회의 다수를 말합니다. 흔히 엘리트와 대비되며, 수동적이고 감정적이며 비합리적인 특성을 가진다고 평가되기도 합니다.따라서 대중이 향유하는 문화, 대중을 중심으로 생산·소비되는 문화, 대중이 주체가 되는 문화를 ‘대중문화’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과거에는 ‘매스 컬처(mass culture)’라는 용어가 널리 쓰였으나, 최근에는 대중매체가 다수의 취향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파퓰러 컬처(popular culture, pop culture)’라는 표현이 더 일반화되었습니다. 대중문화는 가요, 영화, 드라마 등 사회 전반에 퍼진 문화적 흐름이며, 과거의 귀족 중심 고급문화와 달리 대중의 기호와 요구를 반영하며 매체의 발달과 함께 성장해왔습니다. 텔레비전, 라디오, 신문과 같은 전통매체는 물론, 디지털 기술 기반의 뉴미디어는 대중문화의 확산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대중문화는 사회적 유대감 형성, 문화 다양성 증진, 창의성 확대, 사회문제에 대한 인식 제고 등 긍정적 기능을 수행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방탄소년단은 자아 존중과 정신 건강을 노래하며 한국 문화를 세계에 알렸고, 마블의 <블랙 팬서>, <샹치>는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조했습니다. <오징어 게임>은 자본주의 사회를 비판적으로 조명하면서도 세계적 인기를 얻었고, 틱톡과 같은 플랫폼은 누구나 콘텐츠를 생산·공유할 수 있는 문화 생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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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촉진하는 경쟁, 과도하면 갈등·불평등 유발
교과서 통합사회와 생활과 윤리에는 경쟁사회와 협력이라는 사회적 관계 양상이 나옵니다. 여러분도 늘 학업 혹은 운동에서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으니, 경쟁이라는 단어는 친숙할 것입니다. 과연 경쟁이란 무엇일까요? 인간 사회에서 경쟁은 한 개인이나 집단이 다른 개인이나 집단과 유사한 자원, 목표, 지위 등을 얻기 위해 서로 다투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인간이 가진 본능적 욕구나 심리적 욕구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사회적 진보와 발전을 이루기도 합니다. 이처럼 경쟁은 때로는 긍정적 영향을 끼쳐 창의성과 혁신을 촉진하고 효율적인 성과를 달성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쟁이 과도하거나 불공정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면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지요. 개인적 갈등, 사회적 불안정 및 불평등 등의 문제 또한 좌시할 수 없겠죠?이번 호에서는 경쟁적 관계에 대한 제시문을 두고, 인문 논술의 비판적 사고에 대해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래 문제를 바탕으로 교육에서 경쟁이 지닌 부정적 측면을 깊이 생각해봅시다. <가> 지문은 한 입사관이 쓴 책에서 발췌한 내용을 윤문 요약한 것입니다.[문제] 제시문 <나>를 활용해 <가>를 평가하시오. (1000자 내외)<가> 올해도 부산 지역 우수 학생들의 면접을 돕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학생들의 생활기록부를 보면 3년간의 치열한 노력과 성과가 빼곡하다. 면접에서 장래 희망을 묻자 “CEO가 되고 싶다”고 답한 학생에게 경영의 목표를 물으니 “노동자의 평등한 권리 회복”이라고 답한다. ‘정의’와 ‘공정’을 말하지만, 정작 자신이 경쟁에서 이겨 이 자리에 왔다는 사실은 불편해한다.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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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윤리·질서에 초점…서양, 이성·계약 중시
인간 본성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도덕’과 사회제도의 성립 방향이 결정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본성에 관한 이론의 이해는 사회구조와 운영 원리를 이해하는 기반이 됩니다. 이에 대해 동서양에서는 다양한 이론이 나타납니다. 동양철학은 서양철학에 비해 윤리와 사회질서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동양에서 사회적 조화를 이룰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가 상대적으로 더 두드러집니다. 예를 들어 맹자는 인간의 선한 본성을 강조했습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인간은 네 가지 선한 마음인 사단(측은지심, 수오지심, 사양지심, 시비지심)을 갖고 있으며 양지와 양능을 지니고 있으므로 잃어버린 본심을 되찾고 선한 본성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사회를 바람직하게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반면 순자는 인간의 타고난 성정이 악하며 선함은 인위적 노력의 결과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예치와 법치 사상이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노자와 장자는 인간 본성에 선악이 없으며 흐르는 물과 같이 외적 환경에 따라 흘러갈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는 인간의 무지함이 아니라 인위적인 사회질서의 부자연스러움을 지적하는 논리입니다.한편 서양에서는 존재론과 인식론이 주되게 다루어지며 근대에 들어서도 본성보다 사회계약과 자유, 이성에 관한 논의가 주를 이룹니다. 하지만 본성에 대한 논의가 적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홉스는 인간의 이기성을 강조했습니다. 본성에 관한 고대철학에서의 사상으로부터 여러 철학적 계보를 거치며 데카르트, 흄, 칸트 같은 철학자들이 인간을 분석하는 철학을 발전시켜왔습니다.인간 본성에 관한 고민은 철학사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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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지키는 국가, 권력남용해 개인 자유 침탈도
논술에서 종종 출제되는 문제 중 국가 중심의 질서에 관한 쟁점도 빼놓을 수가 없겠군요. 국가는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고 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지만, 때때로 권력을 남용해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국가 중심의 질서가 꼭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입장과, 오히려 국가의 권력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반대하는 입장이 대립하게 됩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실제 사례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국가가 강력한 법과 제도를 통해 사회질서를 유지한 대표적 사례로 싱가포르를 들 수 있습니다. 싱가포르는 엄격한 법률과 강력한 정부 통제를 통해 안정적인 사회를 구축한 나라입니다. 예를 들어, 공공장소에서 쓰레기를 버리거나 껌을 씹는 것도 벌금 대상이 될 정도로 법을 엄격하게 운용합니다. 또한 마약 범죄에 대해서는 매우 강한 처벌을 적용하는 등 강력한 법 집행을 통해 범죄율을 낮추고 시민들의 안전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싱가포르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으며, 경제적으로도 큰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이처럼 국가 중심의 질서는 공동체의 안전과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반면 국가가 지나치게 권력을 행사하며 개인의 자유를 억압한 사례도 있습니다. 대표적 예로 독일 나치 정권을 들 수 있습니다. 1930년대 독일에서는 히틀러가 국가권력을 강화하며 독재체제를 구축했습니다. 당시 독일 정부는 국가의 질서를 유지하고 국민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강력한 통제를 시행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정치적 반대 세력을 탄압하고, 유대인과 소수집단을 탄압하는 등 심각한 인권침해가 발생했습니다. 국가가 강한 권력을 가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