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시험은 단순히 답안을 작성하는 기술만으로는 접근할 수 없는, 복잡한 시간의 전장입니다. 수험생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대학들의 고사는 서로 겹쳐 학생의 선택을 시험합니다. 그렇기에 대학별 세부 일정을 미리 정밀하게 인지하는 것은 단순한 정보 확인이 아니라, 전략적 생존을 위한 필수 과정입니다. 특히 논술고사는 대부분 수능 직후 주말에 집중되어 있어 두세 개 대학의 시간이 겹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누군가는 유리한 시간대를 선택해 시험장을 여유 있게 이동할 수 있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아예 지원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경우를 맞기도 합니다. 결국 논술 준비의 첫걸음은 일정이라는 바둑판 위에서 수험생 자신만의 전략을 세우는 데 있습니다.
수능일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일정은 크게 네 갈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수능 이전, 수능 직후 주말, 수능 다음 주 주말, 그리고 그 이후입니다. 이 네 구분 선은 수험생에게 단순한 ‘날짜’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각각의 시기는 준비 방식, 학습의 강도, 그리고 전략적 지원의 방향을 완전히 달리 요구합니다.
1. 수능 이전 고사 - 시간과의 싸움수능 이전 시험의 대표 격은 연세대입니다. 올해는 전년도보다 2주 앞당겨 9월 27일(토)에 시험을 치르는데, 이는 곧 준비의 여유가 줄어들었음을 의미합니다. 연세대 논술은 영어 지문과 수리논술을 아우르며, 단순한 문장력이나 사고력으로는 돌파하기 힘든 높은 논리적·창의적 수준을 요구합니다. 따라서 여름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연세대 논술’을 목표로 한 훈련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어야 하며, 9월 모의평가의 결과와 수능 최저 충족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성신여대와 가톨릭대는 그 바로 다음 날인 9월 28일(일)에 시험을 치릅니다. 성신여대는 시사성과 속도를 요하는 비정형 문제가 주류이므로, 단순히 글을 잘 쓰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빠르게 본질을 포착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반면 가톨릭대는 비교적 전통적인 논술 유형으로, 기본기가 충실한 학생에게 안정적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이어 10월에는 단국대(18일)와 홍익대(19일)의 시험이 이어집니다. 단국대는 요약, 비교, 자료 해석 등 다차원적 사고를 묻는 복합형 문제를 출제하며, 홍익대는 개념 이해와 구체적 적용을 통해 사고의 깊이를 검증합니다. 특히 홍익대는 합격선을 높게 설정하고 정확성을 중시하는 만큼 최저 충족만 믿고 대비를 소홀히 했다가는 결과가 무참히 무너질 수 있습니다.2. 수능 직후 주말 고사 - 체력과 전략의 시험대수능이 끝난 직후 주말, 이 시기의 시험은 수험생들에게 가장 치열한 시간을 만들어냅니다. 고된 수능을 막 마친 피로가 채 가시기도 전에 곧바로 논술 시험장으로 향해야 하기에 강한 체력과 정신력이 필요한 시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려대·성균관대·서강대·경희대·건국대·동국대·숙명여대·숭실대·서울여대·한국항공대 등 내로라하는 대학들이 이 시기에 몰려 있습니다. 공통된 특징은 ‘준비할 시간이 없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10월 말까지 이미 각 대학의 기출 유형과 문제 패턴에 대한 학습이 끝나 있어야 하며, 이후는 실전 모의연습으로 정밀도를 높이는 시기일 뿐입니다.
고려대는 부활한 논술전형에 대규모 정원을 배치하며 수험생들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문제는 정형화되어 있지만 정답률이 낮아, 단단한 논리 훈련과 수능 최저 충족이 동시에 필요합니다. 성균관대는 방대한 분량을 요구하며, 분류·적용·비판·논증 등 단계별 사고를 모두 검증하는 까다로운 출제를 이어갑니다. 서강대는 독창적인 패턴을 가지고 있어, 결과와 과정을 분리해 평가하는 의도를 파악하는 훈련이 중요합니다. 경희대는 인문과 사회를 나누어 치르는데, 요약과 환문 능력을 동시에 검증하는 치밀한 시험으로, 일정이 성균관대·건국대, 고려대·서강대·동국대와 겹치므로 이동과 전략을 반드시 신중히 세워야 합니다. 게다가 성균관대와 경희대 모두 고사장이 서울과 수원으로 나뉘어 배치되다 보니 ‘가능할 것’이라는 낙관적 예측이 실제 현장에서는 불가능으로 뒤집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숭실대는 인문과 경영경제 유형을 분리해 출제하는데, 경영경제 유형은 수학적 감각이 뛰어난 학생에게 오히려 유리한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수능 직후의 주말은 단순한 시험 일정이 아니라, ‘선택과 집중’을 통한 전략적 판단력이 합격을 좌우하는 무대입니다. 3. 수능 이후 고사 - 여유와 집중의 기회수능 이후로 미뤄진 대학들은 상대적으로 준비 여유를 제공합니다. 한양대·중앙대·이화여대·한국외대·세종대·광운대·덕성여대·동덕여대·부산대·경기대·연세대(미래) 등이 이 시기에 시험을 치르며,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은 그제야 논술에만 집중할 시간을 확보하게 됩니다. 부족했던 연습량을 단기간 집중으로 보완할 수 있는 시기이며, 전략적으로는 가장 ‘안정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또한 일정이 겹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컨대 같은 주말에 두세 개 대학이 몰려 있기도 하므로 시험 간격과 이동 동선을 세심하게 점검하지 않으면 소중한 기회가 날아가기도 합니다. 이후 치르는 가천대, 국민대, 인하대, 아주대 역시 수능 후 일정에 속해 상대적으로 늦게 준비할 수 있지만, 마지막이라고 해서 방심한다면 오히려 집중력과 긴장감이 풀려 실수가 잦아질 수 있습니다. 오히려 이 시기는 짧지만 강도 높은 몰입이 합격을 좌우합니다.
임재관
대치 한걸음 입시논술 원장결국 논술고사는 단순한 시험이 아니라 ‘시간을 다루는 능력’을 시험하는 장입니다. 준비의 타이밍, 지원 대학의 선택, 시험장의 이동 동선까지 모두가 전략입니다. 수험생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바둑돌처럼 아껴 쓰며, 어디에 집중하고 무엇을 포기할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단단한 준비와 치밀한 전략은 단순한 합격을 넘어, 스스로의 한계를 넘어서는 성장의 발판이 됩니다.
QR코드에 자세한 시간표를 담았습니다. 일정 짜실때 도움을 얻으시기 바랍니다. 상세 일정은 변경되었을 수 있으므로 각 대학의 수시모집 요강과 입학처 공지 사항을 반드시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