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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길잡이 기타
데이터로 역사 알려주는 '나폴레옹 진군 맵'
지난 생글생글 916호, 919호의 ‘재미있는 수학’에서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창의적인 그래프의 사례를 알아보았습니다. 이번에는 마지막으로 프랑스의 황제 나폴레옹의 진군 맵 이야기를 소개합니다.1812년 여름, 유럽을 제패한 나폴레옹의 제국은 막강했지만, 러시아의 독자적 행보는 그의 자존심을 자극했습니다. 나폴레옹은 영국을 압박하기 위해 1806년 유럽 대륙과 영국의 통상을 금지하는 대륙봉쇄령을 내렸는데, 러시아 황제 알렉산드르 1세가 영국과의 무역을 재개하자 나폴레옹은 이를 대륙봉쇄령에 대한 명백한 배신으로 간주했습니다. 결국 응징이라는 명분 아래 나폴레옹은 군대를 이끌고 러시아로 향하는, 역사상 가장 대규모의 원정을 시작했습니다.당시 나폴레옹이 이끌던 총병력은 60만 명으로, 유럽 동북부와 중부에 있던 프로이센으로부터 2만 명, 오스트리아로부터 6만 명을 지원받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러시아의 지형과 기후, 그리고 러시아인의 끈질긴 전략을 과소평가했습니다. 러시아군은 정면 대결 대신 후퇴를 택했고, 퇴각하는 길마다 마을과 농지를 불태웠습니다. 이른바 ‘초토화 전략’이었습니다. 프랑스 연합군의 말들은 사료가 없어 떼죽음을 당했습니다. 이에 말이 이끌던 보급 마차들은 본대(本隊)를 따라잡지 못하게 되어 병사들은 부대를 이탈해 식량을 찾아 헤맸습니다. 보급로는 끊겼고, 프랑스 연합군은 스스로 굶주림과 추위 속에 고립되고 말았습니다.1812년 9월 14일, 마침내 프랑스 연합군은 모스크바에 입성했습니다. 그러나 승리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도시 전체가 불길에 휩싸였던 것입니다. 러시아인들은 점령당하느니 스스로 도시를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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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원의 수리 논술 강의노트
적분의 테크닉을 기르다: 치환적분 g′(x)dx의 의미
고교 과정에서는 극한의 기본 성질 등과 같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필요 이상의 엄밀한 증명을 요구하는 경우 이를 증명 없이 받아들일 때가 많다. 오늘 다룰 주제인 치환적분법도 엄밀한 증명을 생략하고 결과적인 결론을 기술적으로 풀이에 적용하게 되는 대표적 유형 가운데 하나다. 치환적분법은 합성함수 미분법의 역연산으로 정의되며, 하나의 함수를 각각 다른 변수로 적분해 두 적분 결과를 비교하여 ‘형식적’으로 얻은 방법이다. 이 경우에 엄밀한 증명은 생략하더라도 왜 이렇게 사용해도 되는지에 대한 기본적 이해는 필요하다. 이렇게 기본에 충실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를 실전에 적용할 때 보다 확실하고 정확한 풀이를 해낼 수 있다. 아래 본문을 통해 치환적분법의 기초를 확실하게 익혀보도록 하자.▶치환적분법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문제해결 전략◀1. 적분의 기본 원리를 잊지 말 것.: F′(x)=f(x) ⇔ F(x)=∫f(x) dx (적분상수 생략): d★/d▲ = ■ ⇔ ★=∫d▲2. dt/dx 는 결과적으로 dt÷dx와 같다(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dt/dx=g′(x) ⇔ g′(x)dx=dt3. x=g(t) ⇒ F(x)=∫f(x) dx = ∫f(g(t)g′(t)dt: 원리도 이해하고 기술적으로도 익숙해져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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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이야기
출혈 경쟁을 하다 'bleed cash'
Netflix and South Korean rivals are bleeding cash as fight for the domestic OTT market heats up. Average revenue per user (ARPU), a key indicator of how much a streaming platform earns per subscriber, has been falling across the industry.The decline was driven by a rapid shift away from full-price subscriptions toward cheaper, ad-supported and bundled plans.ARPU recovered briefly after Netflix raised prices in May, but it resumed its slide as more subscribers shifted to lower-margin plans and bundled offerings.Netflix’s estimated monthly credit card spending per user in South Korea fell to 14,454 won ($9.93) in October, marking its second straight monthly decline.“The aggressive expansion by Coupang Play and TVing leaves Netflix little room to raise prices in the near term,” said an analyst at Hankyung Aicel.A maturing market drives OTT players into a cash-burning fight.국내 OTT 시장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넷플릭스와 한국 경쟁사들이 출혈 경쟁을 하고 있다. 사용자 1인당 평균 매출(ARPU)은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이 가입자 한 명당 얼마를 벌어들이는지 보여주는 핵심 지표인데, 업계 전반에서 이 지표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이 같은 흐름은 정가 구독에서 저렴한 광고 기반 요금제나 결합 상품으로의 빠른 전환이 영향을 미친 결과다.넷플릭스가 5월 가격을 인상한 직후 ARPU는 잠시 반등했지만, 더 많은 가입자가 할인형 요금제와 결합 상품으로 이동하면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한국 내 넷플릭스의 사용자 월평균 신용카드 결제액은 10월 1만4454원으로 떨어지며 두 달 연속 감소했다.한경에이셀의 한 애널리스트는 “쿠팡플레이와 티빙의 공격적인 확장으로 인해 넷플릭스는 단기간에 가격을 올릴 여지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성숙 단계에 접어든 시장은 OTT 사업자들을 현금 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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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주차시키다, 입금시키다"의 남용과 오용
“◇◇◇ 원내대표는 13일 대장동 항소 포기를 둘러싼 검찰 내부 반발과 관련해 ‘정치 검사들의 특권을 보장하는 제도부터 폐지시키거나 과감히 뜯어고치겠다’고 밝혔다.” “산업 현장 혼란이 커질 것이란 경영계 우려에도 정부 여당은 개의치 않고 노란봉투법을 입법화시켜 내년 3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올해 사회적 이슈가 돼 주목받은 두 사건을 각각 설명한 언론보도 가운데 한 대목이다. 두 문장엔 일상에서 흔히 쓰는 말 중 잘못 쓰는, 하지만 거의 인식하지 못하는 우리말 표현 오류가 공통적으로 하나 있다.‘시키다’는 남에게 ~하게 하는 것‘폐지시키거나’와 ‘입법화시켜’가 그것이다. 바른 어법은 ‘폐지하거나’ ‘입법화해’라고 해야 한다. 사동접미사 ‘-시키다’ 남용에 따른 오류다. 사동(使動)이란 어떤 주체가 제3의 대상에게 동작이나 행동을 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예문에서는 주체(주어)가 직접 행동하는 것이다. 그러니 사동형을 쓸 게 아니라 타동사 ‘~를 폐지하다’ ‘~를 입법화하다’ 형식을 취해야 한다.우리말에서 사동의 의미를 지닌 표현에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이, 히, 리, 기’ 같은 사동접미사를 붙여 사동사를 만든다. 가령 ‘먹다, 넓다, 늘다, 옮다’에서 ‘먹이다, 넓히다, 늘리다, 옮기다’를 만드는 것이다. 둘째는 어간에 ‘-게 하다’를 붙이는 방법이다. ‘먹게 하다, 넓게 하다’ 같은 꼴이 그것이다. 셋째 ‘-시키다’를 붙여 만들 수 있다. 사동 용법의 오류는 이 ‘-시키다’를 습관적으로 아무 곳에나 붙이는 데서 발행한다. 예컨대 &ls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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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畵虎類狗 (화호유구)
▶한자풀이畵: 그림 화 虎: 범 호 類: 비슷할 유 狗: 개 구범을 잘 못 그리면 개처럼 되고 만다큰 욕심을 내다 실패하면 망신만 당한다 -<후한서>후한 광무제 때 용맹을 날리던 복파장군 마원(馬援)이 싸움터에서 그의 조카 마엄과 마돈에게 편지를 썼다. 두 조카는 남을 비평하기를 좋아하고 협객으로 자처하는 등 철이 없어 이를 타이르려고 한 것이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나는 너희들이 남의 잘못을 들었을 때는 부모의 이름을 들었을 때처럼 귀로 들을지라도 입으로 말하지 않기를 바란다. 남의 장단점을 즐겨 비평하거나 나라의 정사를 함부로 비판하는 것은 내가 가장 싫어하는 바다… 용백고(龍伯高)는 착실하고 신중하여 필요 없는 말을 입 밖에 내지 않으며 겸손하고 청렴공정하여 위엄이 있는 사람이다. 나는 너희들이 이 사람을 본받기를 바란다… 두계량(杜季良)은 호협하여 남의 걱정을 내 걱정으로 하고 남의 즐거움을 내 즐거움으로 하니 그의 부친 초상에는 몇 고을 사람이 다 모였다. 나는 이 사람을 사랑하고 존경한다. 그러나 너희들이 이 사람을 배우는 것을 원치 않는다. 용백고를 배우면 비록 그와 같이 되지 못하더라도 근실하고 정직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이른바 기러기를 새기다가 제대로 못 되면 그대로 집오리처럼은 된다는 것이다(刻鵠不成尙類鶩). 그러나 만일 두계량을 배우다가 그처럼 되지 못하면 천하의 각박한 인간이 되고 만다. 이른바 범을 그리다가 이루지 못하면 도리어 개처럼 되고 만다(畵虎不成反類狗).”<후한서> 마위전에 전해오는 이야기다. 원문 화호불성반류구(畵虎不成反類狗)는 범을 잘 못 그리면 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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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서울과 수도권 지역'이 어색한 까닭
“10·15대책은 조정대상지역 확대는 물론 토지거래허가구역 추가 지정, 대출 규제 강화 등 강력한 규제로 시장을 압박했다. 이로 인해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의 투기 수요를 억제하는 기조가 한층 강화됐다.” 지난달 15일 발표된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한 달여를 지나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자산 양극화만 키운 정부 실패라는 야권의 거센 공격 속에 언론에서도 다양한 진단이 쏟아졌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서울과 수도권 지역’이란 표현이다. 무심코 이런 말을 자주 하지만 이는 단어를 정확히 쓰지 않은, 잘못된 표현이다. 서울·인천·경기를 묶은 게 ‘수도권’‘수도권(首都圈)’이란 말을 흔히 쓴다. 하지만 정확히 개념을 이해하고 쓰는 것 같지는 않다. <표준국어대사전>(국립국어원 간)에서는 ‘수도권’을 “수도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대도시권”으로 풀이한다. <고려대 한국어대사전>은 좀 더 구체적이다. “수도와 인접한 권역. 일반적으로 한 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중심지가 되며, 우리나라의 경우 서울특별시와 인천광역시 및 경기도 일원이 이에 해당한다”라고 설명했다. 수도권정비계획법에서 정의하는 수도권은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 전역의 지역을 가리킨다. 이를 두고 요즘도 수도권에 서울이 포함되느니, 포함되지 않느니(경기·인천만 가리킴) 하며 헷갈려 하는 이가 있다.언론에 ‘수도권’이란 단어가 처음 등장하는 것은 1960년대 들어서인데, 이는 우리나라의 산업화와 관련이 깊다. 산업화 추진으로 서울이 급격히 팽창하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나라의 모든 정치·경제&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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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이야기
규제를 없애다 'cut red tape'
The government has already removed preliminary reviews for major R&D projects, part of efforts to cut red tape and speed development.“We are putting money into R&D projects immediately. Research that once received a few hundred million won is now getting billions,” Minister of Economy and Finance Minister Koo Yun-cheol said.“Believe in the Korean economy - it will not let you down,” he said in a keynote address at Korea Investment Week 2025, an annual forum hosted by The Korea Economic Daily and Korea Investment & Securities Co.The event drew more than 900 participants, including corporate chiefs, investors, analysts and policymakers.On Monday, the Kospi climbed to a fresh record of 3,407.31, marking a fourth straight session of gains after Koo, who also serves as deputy prime minister.정부가 주요 연구개발(R&D) 사업에 대한 사전심사 제도를 이미 폐지했다. 이는 불필요한 규제를 줄이고 연구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는 R&D 프로젝트에 즉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과거 수억 원 단위의 지원을 받던 연구가 이제는 수천억 원 규모로 확대되고 있다”라고 밝혔다.구 부총리는 한국경제신문과 한국투자증권이 공동 주최한 연례 포럼인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 2025’ 기조연설에서 “한국 경제를 믿어달라. 결코 여러분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이번 행사에는 기업 대표, 투자자, 애널리스트, 정책 입안자 등 900명 이상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한편 월요일 코스피는 3407.31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구윤철 부총리의 발언 이후 이어진 낙관적인 투자 심리를 반영한 결과로, 지수는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해설 과학기술은 놀라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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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길잡이 기타
수많은 입체도형의 부피 계산하는 강력한 무기
자, 10원짜리 동전 10개를 반듯하게 쌓아 올린 동전 탑이 있습니다. 누군가가 실수로 이 탑의 중간을 툭 쳐서 옆으로 비스듬히 밀어버렸다고 상상해봅시다. 모양은 삐뚤어졌지만, 이 기울어진 동전 탑의 부피는 처음에 반듯했을 때와 비교해 어떻게 변했을까요?1. 증가한다. 2. 감소한다. 3. 그대로다.일렬로 쌓은 동전탑이 차지하는 부피가 왠지 더 작아 보입니다. 하지만 정답은 3번입니다. 동전을 옆으로 밀었을 뿐, 동전의 개수가 늘어나거나 크기가 변한 것은 아니니까요. 모양은 변했어도 그 안을 채우고 있는 내용물의 양(부피)은 여전히 ‘10원짜리 10개’ 그대로기 때문입니다.지금 질문한 것이 큰 수학의 개념을 다지기 위한 원리라고 한다면 믿어지나요?이 당연해 보이는 현상에 수학자들은 조금 멋진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바로 ‘카발리에리의 원리(Cavalieri’s Principle)’입니다. 이름은 어렵게 들릴지 모르지만, 내용은 우리가 방금 동전으로 확인한 사실과 똑같습니다.“두 입체도형이 높이가 같고, 바닥과 평행한 모든 지점에서의 단면적(잘린 면의 넓이)이 서로 같다면, 두 도형의 부피는 같다.”수학자들은 이 당연한 현상을 놓치지 않고 하나의 강력한 도구로 다듬어냈습니다. 바로 정적분입니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이 적분 기호의 생김새만 봐도 그 원리를 알 수 있습니다.우리가 쓰는 적분 기호 인테그랄은 합한다는 뜻을 가진 영어 단어 Sum의 첫 글자 S를 길게 늘어뜨린 모양입니다. 즉 싹 다 긁어모아서 합친다는 뜻을 담고 있죠.카발리에리의 원리를 이 기호로 표현하면 아주 단순해집니다. 우리가 동전 탑을 쌓듯이, 아주 얇은 단면의 넓이들을 바닥부터 꼭대기까지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