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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규제 부작용 '金사과'…소비자는 누가 지키나

    정부의 잇단 가격 안정 대책에도 ‘금(金)사과’로 대변되는 과일값 강세가 꺾일 줄 모릅니다. 지난달 25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12만3838원에 도매 거래된 사과(부사, 특품, 10㎏)는 1년 전 같은 날에 비하면 두 배 반(148%) 올랐어요. 건강에 좋다는 ‘아침 사과’를 부모님이 챙겨주기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죠.이런 현상은 재배면적 기준으로 국내 5대 과일에 속하는 배·감귤·복숭아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딱 한 품목, 포도 가격만큼은 안정을 유지하고 있어요. 1년 전에 비해 19% 정도 오른 가격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국내 작황이 어떻든, 수입을 통해 공급을 신축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품목이냐 아니냐가 이 같은 차이를 만들었죠. 포도는 칠레·페루·호주·미국 등지에서 1년 내내 수입되는 반면, 사과·배 등은 국내 농가 보호를 위해 검역을 명분으로 수십 년째 수입이 묶여 있습니다.농산물가격 급등을 뜻하는 애그플레이션 시대에 식량안보는 과거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은 자국 산업 보호에도 열을 올리고 있죠. 이런 때에 농산물 시장을 완전히 개방하긴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파생되는 농산물가격 급등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소비자도 생산자와 함께 중요한 경제의 축입니다. 소비자의 이익, 후생은 생산자 이익만큼 중요합니다. 지금의 과일 수입 규제가 과연 공정하고 합리적인 선택인지 4·5면에서 살펴봤습니다.수입 제한해 사과·배 가격 2~3배 뛰었지만연중 수입' 포도값 안정, 와인은 선택 폭 넓혀수입 자유화 또는 규제가 과일 품목별로 어느 정도 값에 영향을

  • 과학과 놀자

    존재 가능성에 무게…우주신호 등 분석 활동

    매년 4월 1일이 되면 세계인들은 피오키오가 된다. 만우절! 공식적으로 거짓말을 즐길 수 있는 날이다. 그런데 최근 과학계에서 역대급 거짓말이 들통났다. 만우절이 아니었는데도 말이다. 어쩌면 조금은 식상한 말, ‘외계인이 나타났다!’. 멕시코에서 벌어진 때아닌 외계인 논란,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2023년 가을, 멕시코 의회에 이상한 물체가 나타났다. 오래된 미라 같은 시체 한 구였다. 납작한 얼굴에 한껏 위로 올라간 눈, 지나치게 앙상한 팔다리와 몸뼈, 손가락은 3개인 데다 머리뼈가 뒤쪽으로 뻗어나온 것이 마치 영화 를 연상케 했다.역시나 이 시체를 내보이며 외계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등장했다. 멕시코 언론인이자 자칭 ‘UFO 연구가’인 하이메 마우산은 “지금으로부터 한 6년 전인 2017년, 페루 나스카 인근 모래 해안 깊은 곳에서 이것을 포함한 시체 여러 구를 발견했다”고 주장했다.사실 이 지역은 이미 외계인 출현과 연관성이 높은 곳이다. 넓다란 대지에서 미스터리한 문양이 발견된 곳이기 때문이다. 거미와 고래, 원숭이 등의 그림은 물론 소용돌이, 직선 같은 기하학 무늬까지 다양한데, 그림 하나의 크기가 약 100~300m에 달할 정도로 커서 누가 어떻게 만들었는지 알 수 없었다. 게다가 종종 실제 인간 미라가 발견되기도 한 곳이었다.그래서일까. 일단 ‘나스카 지역에서 발견한 미라’라는 점이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그는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법으로 계산했을 때 이 시체가 약 1000년 전의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또 지구상에 알려진 어떤 종과도 관련 없는, 인간이 아닌 존재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그 중 1구는 암컷으로, 몸 안에 알이 있었다는 설

  • 영어 이야기

    지갑을 열다 'loosen the purse strings'

    South Korean travelers are loosening their purse strings on the occasion of the Lunar New Year, with overseas travel sales for one of the biggest holiday seasons almost completely sold out.Southeast Asia and Japan are the most popular destinations for Koreans. They account for 54% and 30%, respectively, of overseas travel bookings for the holiday season up to now. According to Hanatour, its travel sales for the Jan 21-24 holidays have increased by 70 times compared to the previous year’s level.Some 15,000 customers have signed up for its overseas travel packages or tickets. Hanjin Travel’s charter flights arranged for golf tours in Kagoshima, Japan were fully booked.“Travel demand will likely reach 90% pre-pandemic levels, or more, this year. We will shift to more aggressive sales strategies than we did for last year’s winter season,” said an industry official.최대 휴가철 중 하나인 설 명절을 맞이해 한국 여행객이 지출을 늘리면서 해외여행 상품이 거의 완판됐다.동남아시아와 일본은 한국인에게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로, 이번 휴가철 해외여행 예약의 각각 54%와 30%를 차지했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1월 21부터 24일까지 여행 상품 매출은 전년 대비 70배 증가했다. 약 15000명의 고객이 해외여행 패키지 또는 항공권을 구입했다.한진 여행사가 일본 가고시마 골프 여행 상품으로 준비한 전세기는 이미 예약이 다 찼다.업계 관계자는 “올해 여행 수요가 팬데믹 이전의 90% 또는 그 이상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작년 겨울 휴가철보다 더 공격적인 영업 전략을 펼 계획”이라고 말했다.해설올해 설 연휴에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했다는 기사의 일부입니다. 예문 첫 부분에 ‘지갑을 열다’ ‘지출을 늘리다’의 의미로 ‘loosen the purse strings’라는 표현

  • 숫자로 읽는 세상

    '수도권 공화국' 심화…첨단산업 몰려 'GDP 70%'

    서울, 경기, 인천을 제외한 비수도권 지역의 경제성장 기여도가 30% 밑으로 추락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생산성이 높은 산업을 중심으로 ‘수도권 집중’이 심화하며 지역 간 불균형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한국은행은 지난달 25일 ‘생산·소득·소비 측면에서 본 지역 경제 현황’ 보고서에서 지역별 경제 성과를 2001~2014년과 2015~2022년으로 나눠 비교 평가했다. 이 기간 서울, 인천, 경기 지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기여도는 51.6%에서 70.1%로 18.5%p 상승했다. 같은 기간 비수도권 기여도는 48.0%에서 29.9%로 18.1%p 하락했다.이 기간 한국의 성장률이 연평균 4.2%에서 2.5%로 1.7%p 떨어진 가운데 비수도권의 성장률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과 경기는 각각 0.6%p, 1.6%p 하락했다. 경북 성장률은 4.8%에서 0.1%로 4.7%p 떨어졌고, 울산은 2.8%에서 -0.6%로 3.4%p 역성장했다.한국은행은 성장 산업이 수도권에 집중돼 이런 불균형 성장이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수도권은 반도체·바이오 등 성장성 높은 첨단기업이 모여들고 있지만, 비수도권은 중국과의 경쟁 심화 등으로 부진한 자동차·화학제품·기계산업 등이 포진했다는 설명이다.소비도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격차가 커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소비를 많이 하는 청년 인구가 대도시로 이동해 비수도권에서 소비 성향이 낮은 고령 인구 비중이 커진 영향이다. 부족한 소비 인프라도 소비 성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 간 1인당 소득격차는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부의 대규모 이전지출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이예림 한은 과장은 “비수도권 지역의

  • 경제 기타

    '광의의 통화' M2 기준삼는 나라 많아

    현대사회로 들어서면서 화폐의 기능을 수행하는 대상이 다양해졌다. 이에 따라 어느 것까지를 화폐의 범주에 포함해야 하는지에 대한 여러 의견이 생기게 됐다. 화폐의 범위를 좁힐 경우 동전과 지폐 같은 현금만 화폐라고 정의할 수도 있고, 교환의 매개라는 화폐의 기능을 충실히 따르는 경우 현금에 더해 각종 예금도 화폐라 할 수 있다. 화폐의 범위를 정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는 화폐의 양인 통화량을 측정하는 문제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각 나라는 자기 나라의 경제 규모에 맞게 통화량을 유지해야 한다. 시중에 유통되는 화폐가 너무 적으면 교환의 매개 기능을 잘 수행하지 못하고, 너무 많이 유통되면 물가불안을 야기한다. 이 때문에 적정 통화량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통화량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통화량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이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측정 대상을 결정해야 하므로 화폐에 포함해야 할 범위를 정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가 된다.교환을 위한 매개물로 사용하기 용이한 정도를 유동성(liquidity)이라고 부른다. 유동성이 가장 높은 것은 현금이고, 은행예금 잔고도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이용해 물건을 구매할 수 있으므로 유동성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적금이나 채권의 경우 만기가 있기 때문에 교환의 매개물로 바로 사용하기 어려워 유동성이 낮으며, 오래전에 화폐로 사용하던 쌀 같은 상품화폐의 경우 현대 경제에서는 교환의 매개물로서 기능을 완전히 상실했으므로 유동성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유동성이 가장 높은 것은 현금이다 보니 유동성의 정의는 얼마나 빠르게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삼기도 한다.통화지표는

  • 역사 기타

    '천재' 오다 노부나가, 어쩌다 '괴물'이 되었나

    디즈니는 전 세계 영화 팬들과 원수가 되기로 작정한 모양이다. 얼마 전에는 ‘인어공주’를 까맣게 칠해놓더니 이번에는 ‘백설공주’를 가무잡잡하게 그린다고 한다. 돈도 많이 까먹은 거 같던데 계속 ‘고(go)’를 부르는 걸 보면 마케팅 오판이 아니라 신념 혹은 오기로 보인다. 착한 척, 선한 척, 정의로운 척… 대한민국 좌파들의 특징을 디즈니에서 보게 될 줄은 몰랐다.나는 디즈니의 선택을 존중한다. 거슬리는 건 그들의 방식이다. 링컨이 그랬다. 사람들은 배우는 것은 좋아하지만 가르침 받는 것은 싫어한다고. 디즈니는 관객을 가르치려 든다. “페미니즘이 뭔지 친절하게 알려줄 테니까 열심히 배우세요.” 나는 다만 이 교만이 싫을 뿐이다. 성경에도 나온다.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니.그런데 디즈니는 생각해봤는지 모르겠다. 작정하고 사람들을 극장에서 내쫓을 때 돌아 나오는 관객들의 그 참담한 심정을. 어릴 적 본 만화영화의 감동을 실사영화에서 다시 확인하러 들어갔다가 인종문제와 마주쳐야 하는 그 황당함을. 유년 시절의 감동을 자녀와 공유하러 갔다가 낭패를 본 부모들의 허탈한 심경을. 댁들은 이게 폭력이란 생각은 안 드는가. ‘정치적 올바름’을 위해 폭력은 어쩔 수 없다는 건 혹시 캄보디아 크메르루주에게서 배운 것인가. 자라나는 어린이들을 정치적으로 물들이겠다는 것은 문화대혁명에서 배운 것인가. 디즈니의 이런 ‘올바름질’에 대한 후과는 매섭다. 극장에는 손님이 끊기고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도 가입자들이 대거 이탈했다. 경영 악화로 수천 명에 이르는 디즈니 종업원이 해고됐다. 창업자인 월트 디즈니는 인재 경영으로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자기 삶을 살고 싶었던 사람의 이야기

    “시도 산문도 아닌 글.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인생의 무게 때문에, 슬픔 속에 잠들고 고독 속에 눈뜨는 이들에게 숨 쉬듯 읽히는 글이 되어 전해지길 바랄 뿐이다.”저자의 프로필을 읽고 책을 펼치면 산문을 시처럼 쓴 글귀가 눈길을 끈다. “좋을 때 너무 기뻐해서 길을 잃지 말라. 화날 때 너무 분노해서 길 밖으로 가지 말라. 아플 때 너무 슬퍼해서 길을 포기하지 말라. 신날 때 너무 좋아해서 길에서 놀지 말라.” 이런 문장을 읽으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면서 마음으로 음미하게 된다.기독교출판문화상을 네 차례 수상한 김남준 작가는 총신대학교 교수이자 열린교회 목사로 일하면서 40만 부 넘게 팔린 <게으름>을 비롯해 <영원 안에서 나를 찾다>, <염려에 관하여> 등을 펴냈다.저자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세월이 흐른다는 사실에 오롯이 외로움을 느낀’ 조숙한 아이였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양한 의문을 안고 산다. 저자는 이 책에 삶에 품은 깊은 의문을 하나씩 풀어나간 기록을 진솔하게 담았다.어른이 되고, 목사와 교수가 되고, 작가가 된 이후에도 방황했던 그는 기독교 사상가 아우구스티누스를 만나 많이 울었고, 살아갈 용기를 얻었다고 고백한다. 자신이 겪은 뜨거운 사랑과 외로운 고뇌를 정리하며 종교와 상관없이 인간으로 살아가야 하는 모든 사람과 나눌 이야기를 찾았다.삶의 등불이 된 여덟 문장저자는 아우구스티누스가 쓴 수십 권의 책에서 여덟 문장을 골랐다. <아무도 사랑하고 싶지 않던 밤>에 실린 여덟 편의 글 제목이 바로 그것이다.“내가 날 떠나 어디로 갈까, 나는 무엇이란 말인가, 생각이 가벼울 때 인생이 무겁다, 공간은 주고 시간은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免而無恥 (면이무치)

    ▶한자풀이免: 면할 면  而: 어조사 이  無: 없을 무  恥: 부끄러울 치법을 어기거나 잘못을 저지르고도부끄러워하거나 반성하지 않음            -<논어><논어> 위정편(爲政篇)은 주로 통치자의 덕목을 적고 있는데, 여기에 공자의 이런 말이 나온다.“법제로 다스리고 형벌로 질서를 유지하려 한다면 백성들이 형벌을 면하는 것을 수치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덕으로 다스리고 예로 질서를 유지한다면 잘못을 수치로 알고 바르게 될 것이다(道之以政 齊之以刑 民免而無恥 道之以德 齊之以禮 有恥且格).”이는 법치(法治)보다 덕치(德治)와 예교(禮敎)를 내세우는 유가(儒家)의 통치 원리를 그대로 보여주는 말이다. 한비자의 주장처럼 법을 엄하게 시행하면 나라의 질서는 유지될 수 있다. 하지만 법이나 형벌이 지나치게 엄하면 백성들은 자신의 잘못을 수치로 여기기보다 형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자신의 잘못을 숨기려 들 것이다. 중국 천하를 통일한 진시황이 가혹한 형벌로 질서를 잡은 것이 대표적 예다. 그러나 법보다 덕으로 인도하고 윗사람 스스로가 모범을 보인다면 백성들이 자신의 잘못을 깨닫는 즉시 부끄러움을 느껴 고치려 할 것이라는 뜻이다. 참고로 정나라 재상 자산은 몸소 모범을 보이며 상하간 간극을 줄이고 백성의 생활을 안정시키는 정책으로 5년 만에 나라 질서를 잡았고, 공자는 노나라에 봉직할 때 덕으로 다스려 3개월 만에 질서를 되찾았다고 한다. 도불습유(道不拾遺)는 길에 물건이 떨어져 있어도 주워 가지 않을 정도로 나라를 잘 다스리고 있음을 비유하는 말이다.면이무치(免而無恥)는 법을 어기거나 잘못을 저지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