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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쌀 소비 줄어도 생산 늘어…시장 왜곡하는 보조금
더불어민주당이 시장에서 남는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사들이도록 한 양곡법 개정을 재추진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이미 두 차례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다. 쌀값을 안정시켜 농민 소득을 보장한다는 ‘선한 의도’에서 나온 법안이지만, 그러잖아도 전국 쌀 창고에 안 팔린 쌀이 가득한 상황에서 남는 쌀을 세금으로 매입하는 것이 타당한지 논란이 일고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좋은 취지의 정책이지만, 농업 보조금은 시장을 왜곡할 위험이 크다. 稅 감면·저리 대출 등 다양한 보조금보조금이란 정부가 특정 상품의 생산 또는 소비를 늘리기 위해 생산자나 소비자에게 지급하는 금전적 혜택을 말한다. 현금을 직접적으로 지원할 수도 있고, 세금 감면 등 간접적인 지원 방식도 있다. 국책금융기관을 통한 저금리 대출 등 정책금융도 보조금의 한 종류다. 복지 혜택도 넓은 의미의 보조금으로 볼 수 있다.보조금은 시장 실패를 바로잡는 순기능을 할 수 있다. 어떤 재화나 서비스의 시장 균형 거래량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수준보다 적을 경우 보조금을 지급해 거래량을 늘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교육 서비스는 나라를 위해 꼭 필요하지만, 학교 운영에 큰 비용이 들어 시장에만 맡겨두면 충분히 공급되지 않을 수 있다. 이때 정부가 학교법인 등에 보조금을 지원하면 교육 서비스의 공급을 촉진할 수 있다.특정 산업 발전을 촉진하거나 국제 경쟁에서 보호하는 것도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이유다. 한국의 고속 경제 성장도 산업과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과 금융 지원 속에 이뤄졌다. 지금도 세계 각국은 보조금을 산업 정책의 주요 수단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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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이슈 찬반토론
외국인 가사관리사 '최저임금 예외' 둬야 하나
서울시와 법무부가 최저임금 미적용 ‘외국인 가사사용인’ 시범 사업을 준비 중이다. 국내에 체류할 수 있는 비자를 보유한 외국인과 아이가 있는 가정을 연결, 중산층 가구의 양육 부담을 줄여주는 사업이다. 서울시는 시범 사업 참여를 원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5월까지 교육을 진행하고 6월부터 이들을 희망 가정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번에 모집하는 가사사용인은 서울시가 앞서 운영을 시작한 ‘필리핀 가사관리사’와 달리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가사사용인이 개별 가구와 사적 계약을 맺는 구조여서다. 필리핀 가사관리사는 ‘강남 이모님’으로 불렸다. 인건비가 비싸 부유한 가정이 아니면 활용하기 힘들다는 의미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가사사용인’ 제도를 별도로 마련한 이유도 이런 지적을 고려한 것이다. [찬성] 저출산 위기로 국가 소멸할 수도…외국인 최저임금 챙길 때 아냐 2024년 기준 한국의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15~49세 사이에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 수)은 0.75명이다. 이대로 시간이 지나면 국가가 소멸할 수 있는 심각한 위기 상황이다. 아이를 키우는 가정의 부담 줄이기가 정부의 핵심 과제로 부상한 것도 이 때문이다. 양육이 쉬워지면 출산을 결심하는 부부가 늘어날 것으로 보는 것이다.싱가포르, 홍콩 등은 인건비가 저렴한 ‘외국인 이모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외국인 가사관리사는 매달 60만원 안팎의 급여를 받는다. 이 나라엔 최저임금제도가 없다. 홍콩은 입주형 외국인 가사관리사에 별도의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데 월 80만원 정도가 하한선이다.한국은 싱가포르나 홍콩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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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시사경제
경쟁자서 동업자로…포스코·현대제철 '오월동주'
현대자동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이 철강과 2차전지 분야에서 폭넓은 협력을 약속하는 업무협약(MOU)을 지난달 21일 맺었다. 현대차 계열사인 현대제철은 미국의 25% 철강 관세를 피하기 위해 루이지애나주에 제철소를 짓기로 했는데, 포스코가 여기에 투자자로 참여하고 철강 제품 일부를 가져다 쓸 계획이다. 국내 철강 1·2위 라이벌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관계가 ‘프레너미(frienemy)’로 재정립되고 있다는 평가다. “美 관세 파고 함께 넘자” 손잡은 1·2위프레너미란 친구(friend)와 적(enemy)을 합친 말로, 경쟁하는 동시에 협력하는 기업 간 관계를 가리킨다. 이 용어는 영국 케임브리지대 심리학 교수인 테리 앱터가 <베스트 프렌즈>라는 책에서 처음 썼다. 친구가 잘되길 응원하면서도 내심 자신이 뒤처지지 않을까 두려워하는 인간의 이중적 심리를 표현하면서다.삼성전자와 애플은 프레너미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한쪽에선 ‘갤럭시’와 ‘아이폰’으로 치열하게 싸우지만 다른 한쪽에선 스마트폰 부품을 만들어주고 공급받는 사이여서다.포스코그룹과 현대차그룹은 1970년대부터 철강 공급사와 고객사로 협력 관계를 맺어왔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현대차가 현대제철을 통해 자동차 강판을 직접 만들기 시작하자 포스코는 강판 원료 공급을 중단하는 등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번 합작은 총 58억 달러(약 8조3000억원)에 달하는 미국 제철소 투자 비용을 조달해야 하는 현대제철과 북미 생산 거점을 마련하고 싶어 하던 포스코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최근 수년 동안 한국 철강업계는 침체의 늪에 빠져 있다. 국내시장에서는 건설 경기 부진에 따른 수요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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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소비 줄고 물가는 하락…투자까지 위축 '악순환'
물가가 오르는 인플레이션(Inflation)과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Deflation)은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매우 중요한 경제 개념입니다. 수능에 디플레이션 관련 지문이 언제 나와도 이상하지 않아요. 디플레이션, 좋은 거 아냐?물건의 가격이 오르는 현상을 뭐라고 하죠? 인플레이션입니다. 반대로 가격이 하락하면? 디플레이션이죠. 흔히 인플레이션은 나쁘고 디플레이션은 좋은 것이라고 착각하기 쉬워요. 하지만 경제에선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과도한 인플레이션도 문제지만, 디플레이션은 사실 더 무서운 현상일 수도 있답니다.디플레이션은 물건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사람들이 소비를 미루고 기업들도 투자나 생산을 줄이며 경기가 침체되는 현상을 말해요. 단순히 가격이 하락한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 그 원인과 하락으로 인한 파생 효과가 경제 전반에 연쇄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죠.수요와 공급을 먼저 생각해볼까요. 우리가 물건을 사려면 돈이 있어야겠죠. 미래 소득이 불안정하다면 당장 소비부터 줄일 겁니다. 소비 수요가 줄어요. 단기적으로 공급과잉 상태가 되면 기업들은 생산을 줄여야겠죠. 생산을 줄이면 기업의 매출과 이익은 떨어집니다. 고용시장이 얼어붙으며 실업이 늘어나고 임금은 더 이상 올려주기 어려워요. 그렇게 근로자의 소득이 떨어지면 또 소비를 줄입니다. 돌고 도는 악순환인 셈이에요. 그래서 디플레이션에서는 나선형으로 경제가 침체한다고 합니다.일본이 1990년대 초부터 겪은 ‘잃어버린 20년’도 디플레이션 문제였답니다. 일본의 부동산과 주식가격이 폭락하자 사람들은 소비를 급격히 줄였어요. 기업들도 투자하지 않고 긴축에 들어갔죠. 물가도 오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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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읽는 세상
52시간 규제·주휴수당 부담…초단시간 근로 사상 최대
경영 환경이 불확실해지면서 채용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비자발적 실직자는 전년보다 8% 증가하고, 일주일에 15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초단시간 임금근로자 수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한국경영자총협회는 28일 발표한 ‘최근 고용 흐름의 주요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최근 고용시장의 주요 특징으로 채용시장 한파 심화, 비자발적 실직자 증가, 초단시간 일자리 증가, 자영업자 감소 등을 꼽았다.먼저 신규 채용으로 분류되는 근속 3개월 미만 임금근로자는 지난해 4분기 12만2000명 줄었다. 2만3000명이 늘어난 2023년 1분기 이후 7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대졸자(19만5000명) 가운데 취업자는 7만7000명으로 39.5%에 불과했다. 졸업을 연기하거나 양질의 일자리가 아니면 취업하지 않는 인구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학사 학위 취득 유예생(1만8000명)은 2021년 이후 가장 많았다.해고, 권고사직, 구조조정 등으로 인한 비자발적 실직자는 지난해 137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8.4% 증가했다.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47만7000명 증가) 이후 4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건설 불황의 여파로 건설업과 부동산업에서 비자발적 실직자가 많이 늘었다.반면 초단시간 일자리 근로자는 지난해 140만6000명으로 1980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많아졌다. 특히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96만6000명)보다 44만 명이나 증가했다. 작년 증가분 69.7%(10만 명)는 기혼 여성이었다. 경총은 “개인 여건에 따라 단시간 근로를 선택하는 경향이 커졌고, 주 52시간 근무제나 주휴수당 부담으로 기업의 단시간 일자리 수요 확대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했다.전체 취업자에서 자영업자가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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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읽는 세상
내신 5등급제 시행…시험 압박감 더 커졌다
육부가 과도한 내신 경쟁을 완화한다는 취지로 올해 고등학교 1학년부터 내신제도를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변경했지만, 시험 압박이 오히려 커졌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지난달 27일 교육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내신 5등급제가 적용되는 전국 고1 학생들은 지난달 말에서 이달 초까지 학교별로 첫 중간고사를 치르는 중이다. 앞서 정부는 학생들이 적성에 맞게 과목을 골라 듣는 고교학점제의 전면 도입에 맞춰 올해 고1부터 내신 평가 체제를 5등급 상대평가로 바꿨다.기존 9등급제에서는 상위 4%가 1등급, 그 다음 7%(누적 11%)가 2등급을 받았는데, 5등급제에선 상위 10%가 1등급을 받게 됐다. 그 다음 24%(누적 34%)는 2등급, 32%(누적 66%)는 3등급, 24%(누적 90%)는 4등급, 10%(누적 100%)는 5등급을 받는다.표면상으로는 상위 10%까지 1등급을 받을 수 있어 상위권 경쟁이 완화된 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학생들은 단 한 번의 실수로 원하는 등급을 받지 못하게 될까 봐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 수가 적은 학교에서는 10% 안에 들기가 체감상 더 어려워 “상위 등급을 받지 못하면 수시 지원이 벌써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학생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한 광역시의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은 “수학 문제를 실수로 2개 더 틀렸고 이번에 1등급을 받지 못할 것 같다”며 “이대로는 원하는 내신을 받을 수 없을 것 같아 학교를 그만두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간고사를 마친 학생들이 시험 문항 오류를 지적하며 학교에 재시험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의약학 계열 수시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은 모든 내신 과목에서 1.0등급을 받아야만 1차 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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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주 4일 일하면 모두 행복해질까?
여야가 오는 6월 3일 치르는 조기 대통령 선거의 주요 공약으로 주 5일제 개편을 꺼내 들었습니다. 국민의힘은 현행 주 40시간의 근로시간은 줄이지 않되, 월~목요일 9시간씩 일하는 식으로 금요일 오후부터 주말을 맞이하는 주 4.5일제를 공약으로 내걸겠다고 합니다. 몰아서 일하는 대신 몰아서 쉬자는 거죠. 더불어민주당은 근로시간 자체를 줄여 주 4.5일제, 그다음은 4일제로 나아가겠다고 이재명 전 대표가 지난 2월 국회 연설에서 밝혔습니다.근로일수 단축은 직장인의 일상을 바꾸는 것은 물론, 여러분의 학교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금요일 오전 수업을 마치고 하교할 수도 있는 거죠. 대선 본선 레이스가 본격 시작되면 근로일수 단축이 국민의 이목을 끌 수밖에 없습니다.지금의 주 5일제는 2004년 대규모 사업장부터 시행했습니다. 주말을 온전히 이틀간 쉴 수 있게 돼 근로자의 여가 활동이 늘어나고, 소비지출 증가로 내수시장이 활성화하는 긍정적 효과를 낳았습니다. 그러나 근로일수가 줄어도 임금 수준을 유지해야 하는 기업으로선 인건비 부담이 적잖이 커졌어요. 근로일수 단축이 근로시간 규제가 될 수 있는 부분도 걱정입니다. 첨단기술 기업의 경쟁력 강화가 화두로 떠오른 세계경제 환경 속에서 지금은 근로시간 규제를 유연하게 적용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경제이론을 통해 본 근로시간의 결정 과정, 우리나라의 주 5일제 도입의 전후, 노동생산성과의 관계 등을 4·5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근로시간 단축, 인간다운 삶 내걸었지만기업 부담 늘리고, 고용 질 악화 부작용도일주일에 며칠을 일하고 며칠을 쉬느냐는 문제는 법률에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 현행 근로기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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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세상
외국인 유학생들 "제 한글 손글씨 예쁘죠?"
지난 22일 오후 부산 사상구 동서대 외국어교육원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글 손 글씨(쓰기) 체험을 하고 있다. 사상구가 4년째 운영하는 외국인 주민 문화예술 체험 활동 프로그램은 올해 관내 대학교 외국인 유학생들이 새롭게 참여하면서 프로그램의 대상과 범위가 더욱 확대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