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제도

고정환율제도의 또 다른 예로는 브레튼우즈(Bretton Woods) 체제가 있다. 1944년 연합국 대표들이 미국의 브레튼우즈라는 곳에 모여 합의한 제도다. 브레튼우즈 체제는 금 1온스를 35달러로 고정한 후 다른 나라의 화폐 가치를 미국 달러에 연동시켜 달러와 각국 화폐 간 환율이 자동으로 고정되도록 했다. 그러나 1960년대 들어 미국 정부의 대외부채가 대폭 증가하면서 달러에 대한 불신이 높아졌고 이에 많은 국가가 앞다퉈 달러를 금으로 바꾸려 들었다. 하지만 미국은 1971년 금 1온스를 달러로 교환해주는 것을 금지하기로 결정하면서 고정환율제도를 근간으로 한 브레튼우즈 체제가 무너졌다.
이에 1976년 킹스턴 회의에서는 외화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자율적으로 환율이 결정되는 변동환율제도를 채택했다. 현재 대부분 국가의 환율은 이 제도를 근간으로 결정된다. 변동환율제도하에서는 정부의 개입 없이 특정 외화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 환율이 오르고 외화의 공급이 늘면 떨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고정환율제도의 작동 원리변동환율제도에서는 외환시장에서 외환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는 균형환율에서 환율이 결정된다. 그런데 고정환율제도하에서는 각 나라가 합의한 환율이 반드시 균형환율과 일치한다는 보장이 없다. 정부가 결정한 환율이 시장의 균형환율에 비해 고평가되거나 저평가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만약 고정환율이 균형환율보다 낮게 설정되면 외환의 초과수요가 발생하는데, 이런 상황은 원화 가치가 고평가된 경우다. 이 상태에서 고정된 환율을 그대로 유지하려면 중앙은행은 초과수요에 해당하는 달러를 외환시장에 공급해야 한다. 보유한 외환이 충분하다면 중앙은행은 이와 같은 시장개입을 통해 상당 기간 그 환율을 유지할 수 있지만, 결국에는 언젠가 외화가 고갈되는 상태에 이를 것이다. 원화가 고평가된 상황에서는 달러에 대한 투기적 수요도 급증하므로 중앙은행이 보유한 외환은 외환 투기를 하는 사람들 때문에 고갈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앙은행은 두 가지 정책 중 하나를 선택할 것이다. 하나는 환율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외환에 대한 초과수요 자체를 원천적으로 줄이는 정책으로 국내 이자율을 올려 외환 공급을 늘리는 것이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고정환율을 시장 균형 수준으로 일치시켜 외환시장이 균형되도록 만드는 방법이다. 이처럼 고정된 환율을 올리는 것을 원화의 평가절하(devaluation)라고 한다. 평가절하는 변동환율제도에서의 환율상승이 아닌 고정환율제도에서 고정된 환율을 상승시킨 것을 의미한다. 변동환율제도의 정부개입현실에서 변동환율제도를 채택했다고 할지라도 외환시장을 통한 환율결정 과정에서 정부가 환율의 변동을 무조건 방치하지는 않는다. 환율이 지나치게 큰 폭으로 변동하는 경우 수출입이나 금융시장에 큰 변동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국내 경제 전반에 미치는 불안정성을 막기 위해 중앙은행과 정부는 종종 외환시장에 개입해 급격한 환율 변동을 막기 위해 노력한다. √ 기억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