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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기타

    글로벌 금융사들 '한국 탈출' 러시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줄줄이 한국을 떠나고 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제일생명을 인수해 한국에 진출했던 독일 알리안츠(Allianz)그룹이 짐을 싸고 있다. 2012년 11월 이후 한국에서 철수했거나 사업을 축소한 글로벌 금융사가 10여곳에 달한다. 2012년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의 철수를 필두로 2013년 HSBC가 소매금융에서 손뗐고, ING그룹은 ING생명을 팔고 떠났다. 2014년 SC그룹이 SC저축은행과 SC캐피탈을 매각했다. 지난해에도 씨티그룹이 씨티캐피탈을 팔고 RBS가 한국 지점을 폐쇄하고 철수했다. 올 들어서도 바클레이즈, 골드만삭스 등이 은행업 면허를 반납했다. 남은 외국계 금융회사도 몸집 줄이기가 한창이어서 선진국 금융회사들의 ‘엑소더스’는 계속될 전망이다.왜 세계적인 금융사들이 한국을 탈출하고 있는 것일까? 첫째는 한국에서 사업을 하기가 너무나 어렵기 때문이다. 알리안츠그룹은 지난 17년간 한국에서 2억4400만유로(약 3210억원)의 손실을 봤다. 그중 절반인 1600억원의 손실이 2012년 이후 발생했다.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의 위기는 초기 외국인 경영진의 전략 부재, 고금리로 판매한 저축성 보험의 역마진에도 원인이 있다. 하지만 경영진의 정상화 노력에 반대해온 노조의 행태가 더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알리안츠 노조는 회사를 압박해 2000~2005년 매년 7~14%(2004년은 동결)의 기록적인 임금 인상을 얻어냈고 2008년 초엔 성과급제 도입에 반대하며 234일간 초장기 파업을 벌였다.노조 반대로 구조조정이 지연되면서 고정비 중 인건비 비중이 국내 23개 생명보험회사 가운데 최고인 52%까지 치솟았다. 자산이 16조6954억원인 알리안츠생명의 점포 수는 206개, 임직원은 1178명이다. 자산 규모가 비

  • 교양 기타

    불우한 환경과 장애 짝사랑의 굴레 속에서

    영국 작가 서머싯 몸의 대표작 《인간의 굴레》는 《달과 6펜스》와 함께 세계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작품이다. 불우한 환경과 장애라는 이중고 속에서 스스로 굴레를 만들기도 하고, 남이 만든 굴레 속에 빠져 들어가기도 하는 주인공의 삶은 100년이 지난 현재 젊은이의 행보처럼 생생하다.1915년 발간된 이 작품은 분량이 많아 두께나 가격을 부담스러워하는 이들이 많았다. 몸은 “소설가는 자기의 생활을 위해서 일하는 직업이므로 그가 글을 쓰는 시대의 일반적인 출판 방식을 따를 수밖에 없다”며 1950년 축약판을 냈다.그는 이 작품을 사무엘 버틀러의 《인간의 길》에 영향을 받아 쓴 반(半)자서전적인 소설이라고 밝히면서 “어차피 소설은 허구이며 그 속에 있는 사실들도 저자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 집필과 함께 과거의 괴로운 기억들을 잊을 수 있게 됐다”고 했다.저자 서머싯 몸과 ‘인간의 굴레’ 주인공 필립은 얼마나 닮았을까. 몸은 8세 때 어머니, 10세 때 변호사인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 목사인 숙부의 집에서 자란다. 17세 때 하이델베르크대에 유학하고, 18세 때 런던에서 회계사 견습생으로 2개월 근무한 뒤 성 토마스병원 부속 의학교에 입학한다. 23세에 의사 면허를 취득했고, 첫 장편소설 《램버스의 라이자》를 발표한 뒤 좋은 작가가 되기 위해 동경하던 스페인으로 떠난다. 극작가로도 활동한 그는 1965년 91세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쉬지 않고 작품을 발표했다.마음이 온통 헝클어지다《인간의 굴레》 주인공 필립은 발이 굽어 걸을 때마다 쩔뚝이는 장애인이다. 어릴 때 의사였던 아버지와 병약한 어머니를 잃어 목사인 백부 집에 오게 된다. 아이가 없어 필립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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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기는 자기 정체성 확립 시기

    현대문명에 가해진 4대 충격이라는 말이 있다. 위에서 아래로 가해진 충격은 기독교와 이슬람, 밑에서 위로 가해진 충격은 공산주의, 밖에서 안으로 향한 충격은 자연과학, 안에서 밖으로 향한 충격은 심리학이라는 것이다. 심리학은 인간이 인간의 내면, 즉 정신세계를 체계적 논리적으로 탐구한 첫 번째 학문적 시도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적지 않다. 그렇다면, 청소년기의 심리적 특징은 무엇일까.중요하고 위험한 삶의 세 시기심리학자 에릭 에릭슨에 따르면 우리 삶에는 중요하고 위험한 세 시기가 있다. 영유아기, 청소년기 그리고 중년기다. 다른 시기들은 조금 관리가 부족해도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이 세 시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삶이 어려워진다. 영유아기는 무한한 돌봄을 받아야 하는 시기다. 인간의 유아는 다른 포유류에 비하면 매우 연약하다. 예컨대 말은 태어나자마자 바로 걷는다. 인간은 주변의 섬세한 관리가 없다면 생존을 이어갈 수 없다. 생존에 성공한다 해도 누군가가 적절하게 돌봐주지 않으면, 다시 말해 살아가는데 필요한 친밀감을 형성하지 않으면 평생을 성격장애로 살아갈 확률이 높다. 인생의 8단계 숙제 중 신뢰현성, 자율성 발휘, 주도성 갖기를 완수해야 하는 시기다. 예컨대 부모가 이이를 강압적으로 대한다고 하자. 아이는 생존을 위해 자율성과 주도성을 포기하고 ‘말 잘 듣는 아이’를 연기한다. 아이를 힘으로 누르는 부모는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않은 어른이기 쉽다. 술 중독, 도박 중독 등 중독(addiction)에 빠진 경우는 영유아기의 주도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경우다.청소년기는 자기정체성을 확립하는 시기다. 이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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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민 원격진료 시행' 일본 vs '시범사업만 28년째' 한국

    ☞ 원격의료는 말 그대로 병원의 의사가 ICT(정보통신기술)를 활용해 환자들을 직접 보지 않고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병원이 없는 섬이나 벽지, 거동이 불편한 노인 환자들이 병원에 가지 않고도 집에서 간편하게 진찰과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일본은 4월부터 전 국민을 대상으로 원격진료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원격의료 행위는 불법이다. 환자에게 크게 편리할 것이 분명한 원격의료 서비스가 왜 일본에선 되는데 우리는 안되는 것일까?일본은 이전까지 섬, 산간 지역 등 의료 낙후 지역 거주민에게만 원격진료를 허용했다. 대상 질병도 고혈압, 당뇨 등 9가지로 제한을 뒀다. 하지만 고령화로 인해 병원에 직접 가지 못하는 노인층 인구가 늘어나면서 규제를 전면 없앴다. 관련 산업을 수출산업으로 육성하고 일자리를 늘려보자는 생각도 작용했다. 세계 원격의료 시장은 2020년 40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일본 민간업체들은 원격의료 전면 도입에 맞춰 발빠르게 관련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의료정보 개발업체 엠알티(MRT)와 옵팀(OPTiM)은 원격의료 서비스 ‘포켓 닥터’를 내놓았다. ‘포켓 닥터’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스마트 기기를 이용해 의사의 진료와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스마트기기를 이용해 혈압, 혈당 등을 측정한 생체 데이터나 환부를 촬영한 사진을 의사에게 보내면 원격으로 진료를 받는다. ‘포켓 닥터’에 참여한 의료기관은 총 1340곳. 일본 내 의료기관 중 1% 정도지만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포트 메디컬’ ‘앰큐브’ 등의 서비스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일본 정부는 이와 함께 집에서 치료

  • 경제 기타

    '반도체 1등 대한민국'에 도전장 내민 중국 정부

    ☞ 중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IT(정보기술) 자동차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거의 대부분의 제조업에서 한국을 뒤따라 잡고 있으나 유독 반도체 부문에선 중국 업체들이 힘을 못쓰고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된듯 하다. 중국 정부의 이같은 ‘반도체 굴기(堀起·떨쳐 일어서는 것)’는 우리에게 심각한 잠재 위협이 되고 있다.중국 정부의 반도체 산업 육성은 국영업체들을 통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XMC는 지난달 28일 허베이성 우한에서 메모리칩 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XMC는 3단계로 나눠 240억달러(약 28조800억원)을 투입한다. 1단계는 낸드플래시 반도체 공장을, 2단계는 D램(RAM) 공장을 짓는다. 마지막으론 부품 공장을 세운다. 낸드플래시는 스마트폰 등에 장착되는 메모리 반도체다. XMC는 특히 ‘3D 낸드’로 불리는 차세대 플래시 메모리도 생산할 방침이다. D램은 개인용 컴퓨터(PC) 등에 주로 들어간다. 240억달러에 달하는 공사비는 중국 정부가 설립한 반도체 기금과 지방정부의 자금 등으로 충당한다. XMC는 허베이성 정부가 2006년 15억달러를 투자해 설립한 회사다. 지난해 미국 플래시 메모리업체 스팬션과 차세대 반도체 공동개발을 위한 파트너십도 맺었다. 칭화유니그룹도 300억달러(약 35조1000억원)를 반도체 생산에 투입할 예정이다. 칭화유니그룹은 지난해 7월 미국 반도체업체인 마이크론을, 10월에는 샌디스크를 인수하려다 미국 정부의 반대 등으로 무산된 바 있다.중국 국영기업들의 투자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반도체에 14조7000억원, SK하이닉스가 6조원 정도를 투자한데 비하면 몇배의 규모다. 이같은 대대적 투자를 중국 정부가 뒷받침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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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리처드 바크 '갈매기의 꿈'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이 문장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에 나오는 거잖아”라고 아는 체하지 않으면 ‘무식한 아이’로 찍힐 정도로 유명한 문구다. 1970년 발표한 《갈매기의 꿈》은 40여개 외국어로 번역돼 4000만부 이상이 팔렸고, 독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청소년 시절에 읽어야 할 책에 반드시 포함되는 《갈매기의 꿈》은 ‘불후의 명작’이라는 수식어를 늘 달고 다닌다.《갈매기의 꿈》을 안 읽었다가는 책을 좋아하는 멋진 파트너와 대화가 통하지 않아 헤어질 수도 있으니 속히 집어 드는 게 좋을 듯싶다. 그리 두껍지 않은 데다 중간에 갈매기 사진이 잔뜩 들어 있어 페이지가 휙휙 넘어간다. 하지만 갈매기 조나단 리빙스턴의 의미심장한 말과 행보는 결코 휙휙 지나칠 수 없을 것이다.소설에는 작가의 삶이 녹아들기 마련이다. 이야기의 뼈대를 만들 때는 상상력을 동원하지만 살을 붙여나갈 때는 세부적인 작가의 경험이 가동되기 때문이다. 꿈과 이상이 높은 갈매기 조나단 리빙스턴이 창공을 높이 날고 의미 있는 행보로 나아가는 모습에 바크가 투영돼 있음을 느끼게 된다.배우고 발견하고 자유롭고공군에 입대해 비행기 조종사가 된 바크는 상업 비행기 조종사로 일하면서 3000시간 이상 비행했으며, 비행 잡지에 글 몇 편을 기고했다. 어느 날 해변을 거닐다가 공중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이끌려 집으로 돌아와 곧바로 쓰기 시작한 작품이 《갈매기의 꿈》이다.조나단 리빙스턴은 나는 것에 관심 없고 선창가와 고깃배 주위를 맴돌며 먹는 것에만 관심 있는 동료 갈매기들에게 실망한다. 그들과 달라지기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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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국제정치의 공격적 현실주의

    북한이 연일 미사일을 발사하며 국제적인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는 물론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도 연일 성명을 발표하며 사태의 전개 방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북한 핵문제는 ‘국제정치’의 문제라는 뜻이다. 한반도에 국한해서 문제를 다루기보다 국제적으로 시야를 확대하면 문제의 본질을 좀 더 선명하게 파악할 수 있을 터이다. 그렇다면 국제 정치에는 어떤 속성이 있을까?‘선악’ 관점은 금물이다우리는 국제정치를 도덕적인 기준으로 평가하는 성향이 있다. 나쁜 나라와 좋은 나라가 대결하고 경쟁하는 곳이 국제정치 무대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뿐 아니라 자유주의자들의 견해가 이와 비슷하다. 하지만 현실은 조금 다르다. 모든 나라, 특히 강대국은 자신의 국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무한 경쟁한다. 그것이 국가의 생존을 위해 가장 효율적인 길이기 때문이다. 국제사회는 합리적인 법규나 질서가 존재하는 곳이 아니다. 그래서 국제정치에는 선악의 문제가 끼어들 여지가 없다. 왜, 무엇 때문에 그런 것일까? 국제정치학자 존 제이 미어셰이머(John J Mearsheimer)의 ‘공격적 현실주의(offensive realism)’ 이론을 따라가 보자.첫째, 국제사회는 무정부 상태다. 난민촌과 같은 무질서, 혼동의 상태라는 뜻이 아니다. 국제체제는 국가보다 상위에 있는 중앙권위체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현실세계에서는 독립국가들의 주권을 통제할 수 있는 상위의 권위가 없다. 즉, ‘정부들을 지배할 수 있는 정부는 없다.’ 국제법이 있기는 하지만, 강제력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정복당하면 ‘끝장’둘째, 강대국은 모두 공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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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익 쌓아두면 불이익 주는 '기업소득환류세'

    ☞ 기업소득환류세는 기업이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이익의 80% 이상을 투자나 배당, 임금 인상분 등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미달 금액의 10%를 법인세로 추가 징수하는 일종의 사내유보금 과세제도다. 자기자본 500억원 이상(중소기업 제외)이거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규모 기업집단) 소속 기업에 한해 2015년부터 3년간 한시적으로 시행하고 있다.최경환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도로 신설된 환류세는 기업의 내부 자금이 가계로 흐를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 시행됐다. 기업이 이익을 과도하게 내부에 쌓아두지 말고 투자를 하든지 배당이나 임금을 늘리는 데 쓰든지 하라는 얘기다. 시행 첫해 상당수 기업은 투자나 임금 확대보다 배당 확대를 선택했다. 작년 상장사 총배당금액(보통주 기준)은 20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3.1% 늘어났다. 반면 설비투자나 고용 실적은 오히려 소폭 후퇴했다. 지난해 설비투자 증가율은 5.2%로 1년 전(5.8%)보다 0.6%포인트 떨어졌다. 전체 취업자 수는 33만7000명 늘어나는 데 그쳐 전년(53만3000명)보다 20만명 가까이 줄었다. 환류세제와 함께 도입된 배당소득증대세제도 배당 쏠림 현상을 부추겼다. 배당소득증대세제는 고배당 상장기업에 투자한 소액주주의 배당 원천징수세 부담을 기존 14%에서 9%로 낮춰주고, 대주주에게도 25%의 단일 분리과세 세율을 적용하는 혜택을 준다.그렇다면 왜 배당만 큰 폭으로 늘어나고 투자나 임금은 증가하지 않았을까? 이에 대해 증권사 관계자는 “미래 불확실성이 커져 쉽게 투자처를 정하지 못하다 보니 배당을 늘려 그동안 소홀히 했던 주주가치를 높이고 환류세도 회피한 기업이 많았다”고 분석했다.정부는 배당보다 투자와 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