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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기타

    플라스틱 빗과 바가지 팔아 사업 밑천 마련…라디오사업 위기 이겨내고 전자·화학 성공 일궈

    1961년 새해가 밝았지만 구인회는 걱정이 태산이었다. 라디오 사업을 접어야 할 것 같았다. 플라스틱 사업을 잇는 차세대 먹거리로 야심차게 시작한 사업이었다. 그러나 애써 만든 라디오가 팔리지 않았다. 생산에 들어간 비용은 모두 적자로 쌓여갔다. 이러다간 플라스틱으로 번 돈을 모두 날릴 수도 있었다.■ 기억해 주세요^^지금의 LG와 GS칼텍스는 라디오를 만들었던 금성사와 플라스틱 바가지를 제조했던 락희화학에서 시작됐습니다. 국내 4대 그룹에 드는 LG도 시작은 미미했습니다.플라스틱 사업의 ‘운’구인회는 6·25 전쟁 중에 플라스틱 사출성형 기계를 도입해서 엄청난 성공을 이뤄냈다. 원래는 화장품 병뚜껑을 만들려고 들여왔는데 막상 사용해보니 별 것을 다 만들 수 있는 기계였다. 플라스틱 빗, 플라스틱 바가지 같은 것들이 만들어져 나오자 아낙들이 열광했다. 대나무로 만든 참빗, 박의 열매로 만든 바가지와는 편리함과 내구성이 비교도 안될 정도였다. 구인회의 락희화학은 세기도 힘들 정도로 큰돈을 벌었다.그런데 좋은 날은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이 기업세계의 철칙이다. 돈이 좀 벌린다 싶으면 경쟁자가 등장하기 마련이다. 플라스틱 사업에도 경쟁자들이 등장했다. 가격 경쟁이 벌어져서 락희화학의 수익성이 떨어져갔다.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그러던 차에 우연히 눈에 들어온 것이 라디오였다. 선진국을 둘러보면서 라디오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미국이나 독일, 일본 같은 나라들은 바야흐로 라디오의 전성시대를 맞고 있었다. 우리나라에는 라디오를 만들어본 기술자가 없었다. 기술이라봤자 외국산 라디오를 수리하는 정도의 능력이었다. 그래도 도전하기로 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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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 조지 오웰 '동물 농장'

    반란 일으킨 동물들‘겨우 목숨을 부지할 정도의 먹이만 먹는다. 마지막 순간까지 혹사당하다가 쓸모없다고 여겨지면 바로 그 순간 끔찍하게 죽임을 당한다. 여가를 누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도통 모르고 산다. 도대체 자유가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존스의 농장에서 가장 존경받는 수퇘지 메이저 영감은 참혹한 생활을 하는 동물들을 일깨우기로 작정한다. “인간이야말로 우리의 진짜 적입니다. 인간을 이 농장에서 몰아내는 게 어떻소? 인간만 사라지면 우리는 굶주리며 일하지 않아도 되고, 늦게까지 또는 죽는 순간까지 고된 노동에 시달리다 과로로 쓰러지는 일 따위는 없을 것이오. 우리를 괴롭히는 근본적인 원인이 영원히 뿌리 뽑히는 것이오.”동물들이 이렇게 외치며 반란을 일으킨다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 동물들의 각성을 촉구하며 “반란을 일으킵시다!”라고 외친 메이저 영감이 사흘 후 죽자 농장에서 가장 머리 좋은 돼지들이 비밀리에 움직인다. 몸집이 크고 험상궂은 데다 추진력과 의지가 강한 나폴레옹, 쾌활하고 창의적인 스노볼, 행동이 민첩하고 말재주가 뛰어난 스퀼러, 이 세 마리의 돼지가 메이저 영감의 교훈을 사상으로 정리하고 다듬어 다른 동물들에게 설파한다.조지 오웰은 소비에트 연방을 세운 레닌과 스탈린, 트로츠키 등을 모델로 《동물농장》 스토리를 구상했다. 20세기 초반의 유럽 상황, 러시아 군주제와 소비에트 연방 건립 역사를 알면 독서에 도움이 되겠지만 《동물농장》 그 자체로만 읽어도 재미가 쏟아진다. 북한 체제와 이념 대립이 심각한 우리 사회를 대입해서 읽어도 느끼는 바가 많을 것이다.세 마리의 똑똑한 돼지들이 계획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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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어는 쓰임새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 갖는다

    ‘관견(管見)’이라는 말이 있다. ‘가느다란 관을 통해 무엇인가를 본다’는 뜻이다. 글자 그대로, ‘시야가 좁고 견문이 넓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이다. 자기의 의견을 겸손하게 드러내는 경우를 제외하고, 대개는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기억해 주세요^^간단한 단어 바로 옆에도 우리가 모르고 지나친 다양한 쓰임새가 있다. ‘가느다란 관’을 버리고 주변을 둘러봐야 보이지 않던 것들이 비로소 시야에 들어오는 법이다.’관견‘은 시야가 좁다는 뜻전후좌우를 살펴봐야 진정한 길이 보이는 것은 동서고금(東西古今)이 공통이다. 사물이나 사람, 사건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간단하고 쉬운 단어 하나에도 우리가 모르고 지나친 다양한 쓰임새가 있다.‘history’는 ‘역사’다. 누구나 아는 단어다. 그런데 어느 맥락에 놓이는가에 따라 이 단어의 쓰임새가 판이하게 변한다. ‘Thank you for your history lesson’은 ‘역사 강의 고마워’라는 뜻이 아니다. 살짝 비꼬는 말이다. ‘뒷북 치지 말라’는 의미다. ‘The rest of it would be history’는 ‘나머지 뒷부분은 뻔한 이야기겠네’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다가 쓸 수 있는 표현이다. ‘흑역사’는 ‘ugly history’다. ‘That’s my ugly history.’‘He will be a history’는 또 다른 의미다. 격투기 경기에서 누군가가 이렇게 인터뷰를 했다면 ‘오늘 내가 반드시 이겨 상대 선수를 역사 속의 인물로 만들어 주겠다, 즉 은퇴 시키겠다’라는 뉘앙스의 말을 한 것이다. ‘One more mistake means you’re history’는 ‘한 번 더 실수하면 넌 끝장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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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9) 안네 프랑크 '안네의 일기'

    ‘노란 별’을 단 안네 가족연일 화창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지만 봄날을 즐길 형편은 아닌 듯하다.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예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나라 안은 대선 정국으로 시끄러운 상황이다. 북한은 핵미사일 협박을 일삼고 미국은 막강한 군사력을 탑재한 항공모함을 한반도 인근 해상에 대기시켜 놓았다.전쟁이란 어떤 것일까. 요즘 전쟁은 단 하루 만에 엄청난 피해를 끼치고 끝나지만 두 번에 걸친 세계대전은 몇 년씩 계속됐다. 1950년에 일어난 한국전쟁도 3년간 이어지면서 많은 사람이 피란을 가고 숨어 지내야 했다.쫓기고 숨어 지내는 불편은 얼마나 클까. 열세 살부터 열다섯 살까지 나치를 피해 숨어 지낸 안네 프랑크가 쓴 《안네의 일기》를 보면 그 고통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1929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태어나 부족함 없이 살던 안네는 1933년 히틀러가 지배하는 나치 정권이 들어서면서 수난을 겪는다. 나치는 인종주의 정책을 펼쳐 유대인에게 무자비한 탄압을 가했다. 안네의 가족들은 나치를 피해 1934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이주한다. 그러나 네덜란드도 1941년 나치에 점령당하고 만다.1942년 6월12일, 열세 번째 생일에 선물받은 일기장에 안네는 ‘키티’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6월14일부터 일기를 쓰면서 아빠, 엄마, 언니와 살고 있고 아빠는 잼을 만드는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자신은 언니가 다니는 유태인중학교에 입학했다는 얘기를 키티에게 자세하게 들려준다. 노란 별을 달고 다녀야 하는 유태인은 전차도, 자동차도 탈 수 없다고 슬퍼하면서도 남학생이 자신을 좋아하며 자신은 수다쟁이라는 걸 알려준다.일기를 쓰기 시작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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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철 "기업인 잡지 말고 공장 지어 경제 기여토록"...박정희, 시멘트·비료·전자·석유화학 민간에 맡겨

    ■ 기억해 주세요^^박정희 의장이 5·16 쿠데타 직후 이병철 회장을 집무실로 불러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물었다고 한다. 그 대답이 바로···서울 지하철 4호선 명동역 5번 출구를 나오면 르와지르호텔이 있다. 원래 미나카이백화점이 있던 자리인데 해방 직후 원호처를 거쳐 국가재건최고회의 본부로 쓰이다가 지금은 호텔 건물이 들어섰다. 56년 전 5·16 쿠데타 주동자인 박정희 장군과 삼성물산의 이병철의 운명적 만남이 이곳에서 이뤄졌다.1961년 5월16일 직후, 서울 분위기는 살벌했다. 정권을 장악한 군인들은 기업인들부터 잡아들였다. 명분은 부정축재자 검거였지만 실제로는 가장 큰 기업 오너들이 대상이었다. 이병철도 당연히 포함됐다. 삼성물산, 제일제당, 제일모직을 성공시킨 덕분에 삼성은 재계 1위로 올라서 있었다.일본에 머물다가 소식을 듣고 귀국한 이병철은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명동 메트로호텔(롯데백화점 건너편 명동 뒷골목)에 연금됐다. 그런데 다음날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감옥행을 각오한 이병철이 끌려간 곳은 박정희 장군 집무실이었다. 지금 르와지르호텔이 서 있는 그 자리다. 박정희는 이병철에게 기업인 검거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병철은 부당하다고 답했다. 부정축재자를 처벌하는 것은 좋지만 사업에 성공했다고 해서 다 부정축재자는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국가 주도 경제가 아니었다박정희는 이병철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고 다시 물었다. 이병철은 기업인들을 잡아 가두는 대신 그들에게 큰 공장을 세워서 경제성장에 기여하게 하라고 제안했다. 맞는 말이라고 판단은 박정희는 정책방향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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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르코 폴로의 동방 견문록

    ■ 기억해 주세요^^마르코폴로가 죽기 직전 가톨릭 사제가 동방견문록에서 한 거짓말을 모두 철회하라’고 하자 그는 ‘제가 보고 겪은 것의 절반도 말하지 못했다’라고 답했다죠.우주에는 지구 이외에 생명체가 살고 있는 별이 있을까? 미생물까지를 포함한다면, 답은 99.9% ‘네’다. 그렇다면, 인류 이외의 고등생명체가 살고 있는 별도 있을까? 있을 가능성이 높다. 과학자들의 이야기다. 2017년 2월23일자 네이처지에는 지구에서 39광년 떨어진 곳에서 지구와 비슷한 외계행성 7개가 발견됐다는 기사가 실렸다.우주에 고등생명체가 존재하는지 그렇지 않은지, 언젠가 그들과 우리 인류가 만나게 될는지는 어느 누구도 알 수 없다. 하지만 과거사를 통해 현재 우리의 모습을 유추할 수는 있다. 《동방견문록(東方見聞錄)》을 둘러싼 당대의 논쟁을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동방견문록》은 이탈리아의 마르코 폴로(Marco Polo)가 1271년부터 1295년까지 동방을 여행한 체험담을 기록한 여행 보고서다. 베네치아 상인의 아들이었던 마르코 폴로는 15세에 이탈리아를 떠나 42세에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는 1298년 베네치아 공화국과 제노아 공국 사이에 벌어진 해전에 참전했다 포로로 잡혀 감옥에 갇히는데, 약 3년의 수감 기간 동안 감방 동료였던 루스티첼로(Rustichello)에게 자신의 경험을 구술해 출간한 책이 《동방견문록》이다. 이것이 이 책의 출간 배경에 관한 가장 유력한 설이다.지리 종교 생활 언어 등 묘사책에 나오는 여정은 이탈리아-콘스탄티노플(지금의 이스탄불)-호르무즈 해협-육로로 서아시아 중앙아시아를 거쳐 원(元)나라 도착, 쿠빌라이 칸(세조)을 알현하고 관직을 하사받은 뒤 17년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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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방으로 일본 원목 수입못해 '목재사업 위기'…6·25전쟁 복구에 합판 수요 폭발 '기사회생'

    부산 오륙도 근처에 컨테이너 박스가 가득 쌓여 있는 부두가 있다. 신선대 부두인데 화물선에 컨테이너 화물을 싣고 내리는 곳으로 1991년 완공됐다. 그 전에는 한창 때 세계 최대 합판공장이던 동명목재 공장이 있던 자리다. 1980년 신군부 세력이 뺏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억해 주세요^^부산 신선대 부두에 있었던 동명목재는 세계 최대 합판공장을 운영했다. 석연찮은 이유로 1981년 재산을 빼앗긴 뒤 역사속으로 사라졌다.강석진, 16세 때 가구 공장 취직동명목재 창업자는 강석진이다. 1907년 경북 청도에서 태어났는데 열여섯 살에 부산으로 가서 가구공장에 취직했다. 일에 재미를 붙여 열심히 하다 보니 월급도 제법 많이 받을 수 있었다. 열아홉 살 되던 해에 그동안 모은 돈을 밑천 삼아 가구점 겸 제재소(나무를 톱으로 켜고 다듬는 공장)를 차렸다. 동명이라는 공장 이름은 나중에서 강석진의 아호가 됐다.1945년, 해방의 기쁨도 잠시, 남북이 분단되면서 동명제재소는 치명타를 입었다. 북한 지방과 일본 홋카이도에서 원목을 공급받았는데 이들 지역과의 교역이 끊기면서 원목 공급을 못 받게 된 것이다. 톱밥을 원료로 합판을 만들어 내놨지만 원목이 아니라며 인기가 없었다. 위기가 닥쳤다. 전쟁 기간 동안은 사정이 어려웠다.1953년 7월 전쟁이 끝나자 이런 모든 어려움은 일시에 사라졌다. 부서진 집과 공장, 관공서를 복구하느라 목재 수요가 폭증했다. 원목이 아닌 톱밥 합판이라도 괜찮다는 생각이 퍼져나갔다. 동명목재의 합판은 없어서 못 팔 판이었다. 인도네시아 같은 열대지방에서 나왕 원목을 수입해야 할 정도였다. 강석진은 부산의 큰 기업가로 떠올랐다. 외국에서 수입하는 원목을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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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6)외국문학 번역

    ■ 체크 포인트▷일본어 ‘나와바리’는 ‘지리적 구역’과 달라▷‘그리스인 조르바’의 원래 제목은 뭘까?“번역은 반역이다(Traduttore, traditore).” 이탈리아 경구(警句)다. ‘아무리 노력해도 완벽한 번역은 불가능하다’는 선언이다. ‘정보’는 전달할 수 있더라도 원문 고유의 어투나 뉘앙스를 전달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원문에 쓰인 단어가 그 사회 특유의 ‘역사’나 ‘제도’를 전제하는 경우, 별도의 설명 없이는 번역문이 ‘이해 불가’인 경우도 있다. 인공지능 번역기가 분투해야 할 부분이다.‘나와바리’라는 일본말이 있다. ‘일정한 지역, 혹은 구역’을 뜻하는 단어인데, 우리말에는 적절한 동의어가 없다. ‘지역’이나 ‘구역’은 지리적·공간적 개념이다. ‘나와바리’는 다르다. 이 말에는 ‘상점의 배달 구역, 한 가게의 상권이 미치는 지역’의 의미가 깃들어 있다. 일본 근대화 초기의 경제적 구조와 관념을 바탕에 깔고 있는 말이다. 그래서 일본과는 다른 사회발전 과정을 겪지 않은 한국인들은 이 단어의 원뜻을 일본인 수준으로 체감하기 어렵다. ‘단골’의 어원일 수도 있는 우리말 ‘당골’이 어떤 면에서는 비슷한 말이다. ‘당골’ 혹은 ‘당골판’은 주술사의 담당 구역을 뜻한다.근대화 이전 샤먼은 농경 사회에서 상담사, 병 치료사의 역할을 담당했다.(물론 과학적인 처방을 내린 것은 아니다.) 주민들은 ‘상담료’를 현금으로 내지 않고, 추수가 끝나면 ‘1년 분’ 상담료를 현물로 줬다. 무당이 지역 사회와 나름대로의 &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