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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양 기타

    (13) '축구 철학자' 요한 크루이프

    네덜란드 축구의 전설크루이프는 왜 전설이 된 것일까요? 오랫동안 아무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던 축구의 기본개념 가운데 몇 가지를 바꾸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혁신가이자 철학자였습니다. 현대 축구는 토탈사커(total soccer)입니다. ‘전원공격 전원수비’가 이 전략의 핵심입니다. 이 개념의 창시자가 바로 요한 크루이프입니다. 그 이전 시대의 축구는 각각의 포지션에 따라 전해진 플레이 영역이 있었습니다. 수비는 절대로 하프라인을 넘어가면 안되고, 라이트 윙은 경기장 왼 편으로 이동하지 말아야 하며 골키퍼는 절대로 페널티 에어리어를 벗어날 수 없다는 식이지요.크루이프는 이렇게 물었습니다. 각자의 영역을 지키며 플레이하면 팀의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지 않겠는가. 예컨대 우리 팀이 수세에 몰린다면 기존의 방식으로는 수비수들이 체력을 더 소모할 수 밖에 없다. 이것은 공격수들의 에너지를 비축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쓰지 못하는’ 것이다. 특정 포지션 선수들의 체력이 바닥나면 팀 경기력 전체가 떨어진다. 다른 선수들은 에너지를 쓰고 싶어도 쓰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는 것이다.바르셀로나팀 진화의 비결효율을 극대화하는 길은 포지션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것이다. 공격수들이 수비에 나서고 경우에 따라서는 최후방 수비수도 상대팀 깊숙이 치고 올라가 공격에 가담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여담입니다만, 오프 사이드 트렙도 토털사커의 부산물입니다. 다만 이 작전은 상대 공격수를 함정에 빠뜨리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좁은 공간에서 경기를 펼쳐 롱 패스보다는 세밀한 축구가 더 유리하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적입니다.세계 축구계는 ‘지나

  • 경제 기타

    무디스, 한국 신용등급 'Aa2' 유지

    ☞신용등급(credit rating)은 채권의 원금과 이자를 약정대로 상환할 가능성을 표시하는 부호다. 신용평가회사(신평사)가 국가나 기업, 금융회사, 개인을 대상으로 조사해 매긴다. 어떤 신용등급을 받느냐는 기업이나 국가, 개인의 채무상환능력이 핵심이다. 기업의 경우 경영관리위험, 산업위험, 사업 및 영업위험, 재무위험, 계열위험 등이 기준이다. 국가는 성장률, 정부부채, 재정적자 등 경제적 요인 외에 정치적 리스크도 평가 기준이 된다.신평사는 각 경제주체의 신용 상태를 전문적으로 평가해 등급을 부여하고 이를 공표하는 업체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3대 신평사로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 그리고 피치가 꼽힌다. 한국에도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NICE신용평가 등 3대 신평사가 있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각각 피치와 무디스가 대주주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채권을 발행하거나 돈을 빌리려는 기업 및 금융회사, 국가는 먼저 신평사로부터 신용등급을 받아야 한다.신용등급은 평가회사마다 다르지만 대략 20단계로 나뉜다. S&P의 경우 가장 높은 등급이 AAA(트리플 A)고, AA+, AA, AA-, A+, A, A-, BBB+, BBB, BBB-, BB+, BB, BB-, B+, B, B-, CCC+, CCC, CCC-, CC, D 등 21단계다. 무디스는 Aaa, Aa1, Aa2, Aa3, A1, A2, A3, Baa1, Baa2, Baa3, Ba1 등으로 표기한다. 이 가운데 BBB-(Baa3) 이상 등급이 투자적격등급, 그 아래는 투자부적격등급으로 분류된다.신평사들은 또 기업이나 국가의 신용등급을 발표하면서 이들 기업이나 나라의 신용등급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것이란 전망 자료도 함께 발표한다. ‘긍정적(positive)’은 향후 신용등급이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며, ‘안정적(stable)’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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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할 사람 없는 '뿌리 산업'

    ☞ 지난 2월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고인 12.6%까지 치솟는 등 청년 실업 문제가 심각하지만 일부 업종의 경우 일할 사람이 없어 애를 태운다. 주조 용접 열처리 금형 도금 등 이른바 ‘뿌리산업’에선 정반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 산업은 산업의 기초 역할을 한다고 해서 뿌리산업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뿌리산업의 인력 부족률(인력 수요 대비 부족 인원 비율)은 2012년 4.6%에서 지난해 11.5%로 뛰었다. 내년에는 14.1%로 높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 이들 업종을 영위하는 기업이 대부분 중소기업이어서 임금은 청년들의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일(작업)은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 업종에선 새롭게 일할 근로자는 물론 숙련된 기술을 지닌 근로자를 구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그래서 이들 중소기업이 파견근로제를 허용해달라는 것이다.파견근로는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뒤 고용 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 계약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즉 파견회사 소속이면서 일은 다른 회사에서 하는 것이다.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은 파견근로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기업들이 파견근로자를 쓸 수 있는 업무와 기간을 제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파견근로는 컴퓨터, 경영재정, 특허, 방송 등 32개 업무, 파견근로자를 쓸 수 있는 기간도 최장 2년으로 제한된다.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는 엄격히 파견근로가 금지되고 있다.뿌리산업의 중소기업들은 파견근로를 제한한 현행 파견법이 파견근로 형태로라도 일하고 싶은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없애고,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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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스티븐 킹 '유혹하는 글쓰기'

    삶과 창작론이 함께 들어있는 책‘문학여행’을 함께하는 독자 중에는 창작을 꿈꾸는 이가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유혹하는 글쓰기》는 작가를 꿈꾸는 이들을 위해 소개하는 책이다. 대개의 소설은 작가의 자전적 스토리가 투영되어 있다. 작가의 삶과 함께 창작법이 담겨 있는 책이 있다면? 작가가 되고픈 이들에게 그보다 좋을 수는 없을 듯하다.《유혹하는 글쓰기》에는 스티븐 킹의 자전적인 얘기와 창작론, 즐겨 읽는 책 목록까지 들어 있다. 많은 작가가 미국 소설가 스티븐 킹의 영향을 받았는데 특히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를 쓴 정유정 작가는 “습작 시절 내 취미는 스티븐 킹의 책을 찾아 헌책방을 순례하는 것이었다”며 스티븐 킹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음을 피력한 바 있다.스티븐 킹의 작품은 《쇼생크 탈출》 《미저리》 《돌로레스 클레이본》 같은 영화로 만들어져 세계인의 사랑을 받았다. 그는 1997년 20년 동안 전속했던 출판사에서 다른 출판사로 옮길 때 작품 세 편의 선인세로 600만달러(한화 약 60억원)를 받은 초특급 작가다.세계적인 소설가 스티븐 킹의 탄생은 홀어머니의 격려에서 비롯됐다. 초등학교 1학년 때 귓병이 나서 아홉 달 동안이나 침대에서 지낸 스티븐 킹은 결국 이듬해 재입학해야 했다. 병석에 있는 동안 대충 6t쯤 되는 만화책을 읽어 머릿속이 온통 이야기 바다였던 스티븐 킹은 모방작 한 편을 만들어 어머니에게 보여주었다. 어머니는 “기왕이면 네 얘기를 써보라”고 격려해줬고 스티븐 킹은 곧바로 네 편의 이야기를 만들었다. 그러자 어머니는 잘 썼다며 한 편에 25센트씩 계산해 1달러를 책값으로 지불했다.고교 때 교사 이야기를 주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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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미래에 없어질 직업

    미래에 없어질 가능성이 큰 직업은 무엇일까. 현생 인류는 ‘도구를 사용하는 자’다. 도구를 사용하면서 인류는 진화를 시작했다. 이세돌 대(對) 알파고의 대결은 본질상 인간 대 기계의 대결이 아니다. 각각 다른 도구를 사용하는 사람들끼리의 대결이었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계산에 관한 한 인간의 두뇌는 컴퓨터에 비해 말할 수 없이 느리고 부정확하다. ‘바둑이라는 복잡한 계산법’도 예외가 아니라는 것이 이번 대결을 통해 증명됐다. ‘바둑’이라는 분야에 새로운 도구가 출현한 것이다.컴퓨터 편집…언론 직업이 달라져어떤 분야에 압도적인 도구가 출현하면 그 직업은 사라진다. 전문직도 예외가 아니다. 과거 신문사에 ‘문선공’이라는 전문직이 있었다. 컴퓨터로 문서를 편집할 수 없던 시대에 사람들은 신문을 어떻게 만들었을까. 신문사마다 거대한 공간에 ‘제작 및 인쇄시설’을 유지했다. 크기별로 모든 글자를 새긴 각각의 납활자가 있었고, 그날그날 기사제목을 동판에 새기는 장치도 있었다. 문선공(文選工)은 글자 그대로 문자를 뽑아내는 사람이다.기자들과 외부 필자의 육필원고를 보고 알맞은 크기의 활자를 찾아 판을 만드는 인력이다(외부 필자의 원고도 이메일로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필자의 집에 직접 찾아가 받아 오거나 우편을 활용해야 했다) 신문 용지 크기의 판을 활자로 채우는 것이 ‘조판(組版)’이고, 이 판을 이용해 지형(紙型)을 뜨고 지형을 윤전기에 걸어 신문을 인쇄했다. 신문이 8개 면이라면 모든 면을 매일매일 이런 방식으로 제작했다. 신문 발행이 마감시간에 맞춰 촌각을 다투는 일은 예나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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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환율조작국 초강력 제재 추진…'BHC법' 발효 초읽기

    ☞ 나라 간 돈의 교환비율인 환율은 외국과의 거래에 영향을 줌으로써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환율이 적정 가치보다 과도하게 낮으면(즉, 통화가치가 과도하게 높으면) 외환위기를 당할 수도 있다. 반대로 환율이 적정 가치보다 과도하게 높으면(즉, 통화가치가 과도하게 낮으면) 수출이 늘고 수입은 줄어 경기가 활성화될 수 있다. 그래서 어느 나라 정부든 늘 환율에 관심을 갖고 있다.미국은 기축통화국이다. 기축통화는 세계의 상거래와 금융거래에서 사용되는 통화라는 뜻이다. 미국은 또 외국과의 교역에서 매년 막대한 적자를 보고 있다. 미국이 수출하는 것보다 수입하는 게 많아서다. 미국 정부는 그런데 무역적자의 주요한 원인 중 하나가 교역상대국의 환율조작이라고 생각한다. 교역 상대국이 환율을 의도적으로 높여(통화가치를 의도적으로 낮춰) 수출을 늘리고 수입을 억제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 정부(재무부)는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환율을 조작하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조사해 환율보고서를 부정기적으로 발간한다. 만약 환율을 조작하는 걸로 미국 정부가 판단하면 무역제재 등 제재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그래서 세계 각국은 미국이 환율보고서에서 자국의 외환시장을 어떻게 평가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운다.BHC 법안은 환율조작국에 강도높은 보복조치를 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미 미국 의회를 통과해 오바마 대통령의 서명 절차만 남겨 놓고 있다. 공식 명칭은 ‘베넷-해치-카퍼(Bennet-Hatch-Carper)’ 수정법안으로 ‘2015 무역촉진법’(Trade Facilitation and Trade Enforcement Act of 2015)의 제7장 환율조작 부분을 지칭하는 용어다. 법안을 공동 발의한 마이클 베넷(Michael 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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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록체인'은 장부를 분산해 관리하는 기술

    ☞ 은행이나 증권 등 금융회사들은 거래내역을 담은 장부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게 큰 일 중 하나다. 만약 거래내역이나 장부가 외부에 유출되면 금융시장에 막대한 혼란이 벌어지게 된다. 그래서 외부의 해킹 등을 막기 위해 원장(Ledger: 회계정보를 일정한 형식으로 기록·취합한 장부)을 한곳에 모아 관리하는 신뢰할 수 있는 제3의 기관(TTP: Trusted Third Party)을 설립하고 해당 기관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는 중앙집중형 방식으로 원장을 보관해왔다. 중앙집중형 서버에 거래기록을 보관하는 이 방식은 막대한 돈이 들었다.그런데 최근 블록체인 기술로 대표되는 분산원장 기술이 발전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개개인의 거래 기록을 마치 레고 블록처럼 분산 보관해 관리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분산원장(Distributed Ledger) 기술은 거래정보를 기록한 원장을 특정 기관 중앙 서버가 아닌 P2P(Peer-to-Peer) 네트워크에 분산, 참가자가 공동으로 기록하고 관리하는 기술을 뜻한다. 분산원장 기술은 중앙집중형 방식에 비해 △효율성 △보안성 △시스템 안정성 △투명성 측면에서 장점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대표적인 분산원장 기술이 블록체인 기술(blockchain security technology)이다. 블록체인은 한마디로 ‘분산된 공공 거래 장부’다. 전자화폐 비트코인처럼 거래 당사자 A와 B가 전자상으로 거래하면 각자 서로의 장부에 거래 내역이 남는다. 이때 각각의 거래는 고유의 비밀번호를 얻게 되고, 거래 기록은 뒤따라 생성되는 블록에 담긴다. 과거의 모든 거래 정보가 담긴 블록은 그다음 블록과 끊임없이 연결된다. 가장 최근에 연결된 블록이 체인 방식으로 늘어져 모든 거래 정보를 지닌다.블록체인은 누적된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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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고정욱의 '까칠한 재석이가 달라졌다'

    한국 청소년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담아‘문학은 또 다른 역사책’이라는 말이 있다. 사실을 그대로 기록하는 것이 역사라면 소설은 작가의 눈으로 재해석한 삶이다. 데카르트는 “양서를 읽는 것은 과거 몇 세기의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앞세대 소설가들이 살면서 겪고 상상한 일들이 후세대 사람들의 삶을 풍성하게 한다. 21세기 초반 대한민국의 중·고등학생들은 다음 세대에 어떤 모습으로 보여질까. 힘겨운 입시준비, 연예인을 추종하며 외모를 가꾸기에 열을 올리는 모습, 왕따와 폭력이 드리운 어두운 그늘쯤이 될 듯하다.현재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담았다고 평가받는 ‘까칠한 재석이’ 시리즈가 20만부를 돌파했다. 고정욱 작가가 2009년 발표한 <까칠한 재석이가 사라졌다>가 사랑받으면서 <까칠한 재석이가 돌아왔다>(2012년) <까칠한 재석이가 열받았다>(2014) <까칠한 재석이가 달라졌다>(2015년)까지 모두 4권이 발간됐다. 고정욱 작가는 시리즈를 10권까지 이어가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문화일보에 단편소설이 당선돼 소설가가 된 고 작가는 성인소설을 쓰다가 동화작가로 변신, <아주 특별한 우리 형> <안내견 탄실이> <가방 들어주는 아이> 등 200권이 넘는 동화를 발간했다. 400만부에 이르는 판매량을 올린 베스트셀러 작가인 그는 전국 학교와 도서관의 ‘초청 1순위 인기 강사’다. 고 작가는 현장에서 만난 청소년들이 꿈도 없이 현실에 무기력하게 떠밀려가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청소년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써주고 싶다. 지금 이 순간 청소년으로 살아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