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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양 기타

    (25) 김선영 '시간을 파는 상점'

    귀중한 시간, 끝이 있다는 걸 명심‘세상에서 가장 길면서도 짧은 것, 가장 빠르면서도 가장 느린 것, 가장 작게 나눌 수 있으면서도 가장 길게 늘일 수 있는 것, 가장 하찮은 것 같으면서도 가장 회한을 많이 남기는 것, 그것이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사소한 것은 모두 집어삼키고, 위대한 것에게는 생명과 영혼을 불어넣는 그것.’그것은 과연 무엇일까. <<시간을 파는 상점>>의 주인공 온조가 카페 ‘크로노스’ 메인 화면에 올려놓은 문구이다. 시간을 얻는 사람은 만사를 얻는다(디즈레일리). 시간을 지배할 줄 아는 사람은 인생을 지배할 줄 아는 사람이다(에센 바흐). 시간은 인간이 소비하는 가장 가치 있는 것이다(테오프라스토스). 시간을 선택하는 것은 시간을 절약하는 것이다(베이컨).시간에 관한 명언은 수없이 많다. 지금 이 순간도 째깍째깍 시간이 흐르고 있다. 잠시도 쉬지 않고 흘러가는 시간, 공기처럼 무한정 주어진 것 같지만 사실은 그 끝이 있다. 어른들은 ‘세월이 살 같이 빠르다’며 아이들에게 틈만 나면 ‘시간은 금’이라는 걸 강조한다. 그만큼 귀하기 때문이다.이런 귀중한 시간을 파는 상점이 있다면 누구라도 들러보고 싶을 것이다. 인터넷서점에서 검색해보면 실제로 제목에 끌려서 책을 구입했다는 댓글이 많다. 그래서인지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인 이 작품은 2012년 발간한 이래 20만 부를 돌파했다.주인공 온조, 고교 2학년 여학생이다. 소방관인 아버지가 순직하고 엄마와 둘이 살고 있다.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어느 순간, 시간은 돈이 될 수 있으니 시간을 팔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어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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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퇴직·개인연금은 은퇴 대비 '3중 연금'…정부 '상품 다양화'로 노후 준비 돕는다

    ☞ 정부가 개인연금법 제정 방침을 발표했다. 개인연금 상품을 다양화해 국민의 노후 생활 준비를 돕기 위한 것이다. 연금(年金, pension)은 말 그대로 ‘매년 정기적으로 받는 돈’이다. 소득이 있을 때 미리 쌓아뒀다가(저축해뒀다가) 나이가 들어 은퇴 후 받게 된다. 은퇴 후 연금을 받는 사람과 연금이 없는 사람 간에는 하늘과 땅만큼이나 차이가 있다. 수명이 길어지고 있는 요즘 연금 상품 가입은 하루라도 빠른 게 좋다. 개인연금 적립금 규모는 급속한 고령화의 영향으로 2012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100조원 가까이 늘어 3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연금에는 어떤 종류가 있으며 개인연금법에는 무슨 내용이 담길지 알아보자.공적연금은 정부가 관리하는 연금연금은 누가 관리하느냐에 따라 크게 공적연금과 사적연금으로 나뉜다. 사적연금엔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이 있다. 은퇴 후에도 생활비를 걱정하지 않으려면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외에 개인연금도 꼭 갖고 있어야 한다. 이를 ‘세 기둥 연금 체계’(three-pillar pension systems)라고 부른다. 세 기둥 연금 체계는 정부-기업-개인이 역할과 책임을 나눠 노후 생활을 준비하자는 뜻이 담겨 있다.공적연금은 정부가 관리하는 연금이다. 공적연금에는 △공무원, 군인, 사립학교 교원 등 특수직을 제외한 모든 국민이 가입 대상인 국민연금 △공무원이 가입하는 공무원연금(공립학교 교원 포함) △사립학교 교원이 가입하는 사립학교교직원연금(사학연금) △군인이 가입하는 군인연금 등이 있다. 국민연금(1988년 도입), 공무원연금(1960년), 군인연금(1963년), 사학연금(1975년)은 ‘4대 사회연금’이라고 불린다. 공적연금은 법률(국민연금법,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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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 마하마드 알리 타계

    무하마드 알리(1942년 1월17일~2016년 6월3일)가 세상을 떠났다. 복싱 열기가 사그라진우리나라에서는 잘 감지할 수 없지만, 전 세계 언론은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이 사나이를 추모한다.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은 “알리는 신의 영역에 들어섰던 유일한 복서였다”고 했다. 1999년 새로운 밀레니엄을 앞두고 ‘20세기 최고의 스포츠맨’을 뽑는 전 세계 스포츠평론가 투표에서도 알리는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펠레였다) 무엇이 알리를 스포츠를 넘어선 위대한 인물로 만든 것일까. 그의 생애를 관통하고 있는 키워드, ‘혁신’ 때문이다. 그의 일생은 경기 안팎을 넘어서며 혁신을 통해 사회와 만나고 역사와 조우한다.20세기 최고의 스포츠맨먼저 알리가 이룩한 경기 테크닉의 혁신에 대해 살펴보자. 그는 헤비급이라는 체급에 스피드와 풋워크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이를 실제로 구현한 복서다. 스피드와 풋워크는 알리 이전에도 널리 쓰이던 기술이다. 하지만 헤비급에 통용되던 개념은 아니다. 스피드와 풋워크는 순발력의 산물이다. 순발력을 기르면 파워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알리 이전의 헤비급 복서들은 거의 모두가 파워를 기르는 데 훈련시간을 투자했다. 펀치력은 체중에 비례하지만, 맷집은 체중에 비례하지 않는다. 프로복싱 헤비급은 한계체중이 없는 무제한급이다. 스피드를 이용해 점수를 많이 벌어 놓아도, 결정적인 한 방이면 경기가 끝난다. 확률상 모든 선수가 파워를 증강하는 데 힘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알리는 불가능해 보이는 곳에서 길을 열었다. 그는 선수 생활 내내 상대방의 몸통을 거의 공격하지 않았다. 오직 안면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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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진국형 펀드상품 쏟아진다

    ◆ 펀드상품 혁신방안  일반 투자자도 500만원만 있으면 헤지펀드(전문투자형 사모펀드)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여러 사모펀드에 나눠 투자하는 재간접 공모펀드를 통해서다. 헤지펀드 투자 진입장벽(최소 금액)이 1억원에서 500만원으로 낮아지는 효과가 기대된다. 금융위원회는 '제4차 금융개혁추진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이같은 내용을 담은 '국민 재산 증식을 지원하기 위한 펀드 상품 혁신방안'을 마련했다고 29일 발표했다. -5월30일 한국경제신문☞ 정부가 펀드 상품 혁신 방안을 내놨다. 예금이나 적금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으면서도 상대적으로 투자위험은 낮은 새로운 펀드 상품을 대거 허용했다. 지금처럼 회사만 다르고 내용은 똑같은 ‘붕어빵 펀드’로는 국민의 재산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본 것이다. 펀드 혁신 방안은 △규제를 풀어 새로운 펀드 상품들이 탄생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기관과 거액자산가 중심인 부동산과 실물자산 펀드에 일반인들도 손쉽게 투자할 수 있게 하며 △은퇴 시점에 맞게 투자자산을 자동으로 배분해주는 펀드 상품을 활성화하겠다는 게 골자다.새로운 펀드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시행령이 개정된 후 이르면 연말쯤 선보일 전망이다.펀드란?펀드(Fund)는 전문가들에게 돈의 운용을 맡기는 대표적 간접투자 상품의 하나다. 은행이나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금융회사가 고객으로부터 돈을 모아 다양한 자산에 투자, 위험(리스크)을 분산하면서 수익을 올려 그 결과를 투자자에게 배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자본시장법상 명칭은 ‘집합투자기구’다. 펀드가 가진 최대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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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

    금서에서 가장 사랑받는 책으로‘감명깊게 읽은 책’ 추천을 요청받으면 <호밀밭의 파수꾼>을 빼놓지 않는다. 내가 느끼는 감명은 좀 다른 것이다. ‘어떻게 이렇게 재미있게 썼을까?’‘어쩜 이렇게도 감정 표현이 독특할까?’‘대체 이런 발상은 어디서 나온 거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저자 샐린저의 천재성에 질투를 하게 된다.<호밀밭의 파수꾼>은 영화, 문학, 음악 등 문화계 전반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세계적인 뮤지션들이 매혹되었다고 고백한 바 있으며, 엘리아 카잔 감독이 영화로 만들려고 시도했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저자 샐린저가 거절했기 때문이다.이 책은 샐린저가 32세에 쓴 자전적 소설이다. 중학교 때 성적 불량으로 퇴학을 당한 후, 15세 되던 해 밸리 포지 육군 사관학교에 들어갔던 샐린저는 어시너스 칼리지와 컬럼비아 대학 등에서 문예창작 수업을 받았다. 1952년 발표 당시 뉴욕의 풍경이 세세하게 담겨 있는 이 소설을 읽으면 청소년이든 어른이든 주인공 홀든과 함께 뉴욕을 여행하면서 생각에 푹 빠지게 된다.펜시고등학교에서 성적불량으로 퇴학처분을 받은 주인공 홀든 콜필드. 다가오는 수요일에 집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던 열여섯 살 홀든은 일요일 밤에 기숙사를 나와 2박 3일간 뉴욕을 떠돈다. 책은 나오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나 퇴학을 당한 문제아가 주인공인 데다 뉴욕 유흥가를 거침없이 누비는 행보 때문에 중·고등학교에서 금서로 지정했다. 하지만 20세기 최고의 베스트셀러인 이 책은 현재 세계 청소년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홀든의 방황을 통한 간접경험금서로 지정한 것은 어른들의 기우에 불과하다. 홀든이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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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 병자호란과 삼궤구고두례

    자기중심적(self-centered)’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기적(selfish)’이라는 단어와는 어의가 다릅니다만, 부정적인 의미가 깃들어 있기는 매한가지입니다. 모든 상황을 자기 위주로 판단한다는 뜻이니까요. 최근 어느 신문에 ‘세상만사가 광화문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착각해서는 곤란하다’는 글이 실렸습니다. 충분한 정보와 근거 그리고 무엇보다도 객관적 시각을 갖추지 못하고 내리는 결정은 어떤 결과를 불러올까요?“왜 오랑케 국서를 받아왔느냐?”오늘의 주제는 병자호란(丙子胡亂: 1636년 12월~1637년 1월)입니다. 김훈의 소설 <남한산성>에 나오는 바로 그 전쟁입니다. 어떤 사건이 9년 만에 청나라 군대의 재침입을 부른 것일까요. 그것도 황제인 청태종이 직접 군대를 몰고 올만큼 중대한 일이었을까요? 인조 14년(1636) 청나라 2대 황제 홍타이지(태종)의 즉위식이 있었습니다. 장소는 청나라 수도인 성경(盛京), 지금 중국 만주 심양(瀋陽)의 황궁입니다. 주변 각국에서 축하 사절을 파견했고 조선은 나덕현, 이확 두 사람을 보냈습니다. 참석자 모두가 세 번 무릎을 꿇고 아홉 번 절을 하는 삼궤구고두(三九叩頭禮)를 행했는데, 오직 조선 사절 두 사람만은 절을 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명나라 황제만을 인정할 뿐, 청나라를 황제의 나라로 인정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두 사람은 조선을 떠나기 전 조정으로부터 지침을 받은 대로 행동한 것입니다.문제는 이 행동이, 다른 나라의 사절들이 모두 지켜보는 앞에서 청나라 황제를 드러내놓고 모욕한 것과 다름없다는 사실입니다. 청나라 신하들이 조선 사신의 처벌을 주장했지만, 홍타이지는 이들을 용서합니다. 오히려 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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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법 개정 '365일 청문회' 가능해져…"국회 '갑질'로 국정 위축과 기업 경영 차질 우려"

    ☞ 국회가 사회적 이슈에 대해 미국처럼 상시 청문회를 열 수 있게 하는 내용을 담은 국회법 개정안이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수시로 국회가 청문회를 열어 이슈 관계자나 전문가들로부터 의견을 듣고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하자는 데는 반대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국회를 이미 통과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청문회란?청문회(Hearing)란 말 그대로 의회(국회)가 사회적으로 중요한 현안이나 이슈에 대해 관계자나 전문가들을 불러 의견을 듣는 자리다. 청문회의 목적은 △복잡하게 얽혀 있는 현안에 대해 사실 관계와 인과 관계를 파악하고 △국가적으로 가장 바람직한 길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청문회는 어떤 목적에서 여느냐에 따라 다양하다. 먼저 법을 만들기 위해 이해관계자 등 여러 사람들로부터 의견을 듣는 입법 청문회가 있다. 입법 청문회에선 때론 이해관계가 다른 집단끼리 갈등이 표출되기도 한다. 나라에 따라선 정부가 총리, 장관 등을 임명할 때 의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때 의회가 후보자들이 과연 그 자리에 적합한 능력과 도덕성 등을 갖추고 있는지를 따지는 게 인사 청문회다. 이 밖에 전기값이나 가스값 폭등 등 정책 현안을 질의하는 정책 청문회, 고위공직자와 정부 부처의 비리를 조사하는 조사 청문회 등이 있다. 청문회는 의회가 정부를 견제하고 정부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강력한 수단의 하나로 꼽힌다.“상임위 결정만으로 청문회 개최 가능”19대 국회는 경제활성화 법안은 내팽개쳐 둔 채 지난 19일 미국처럼 상임위·소위원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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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아를 돕는 선한 마음의 아저씨…우리도 누군가의 키다리 아저씨

    나의 키다리 아저씨는 누구?“나에게도 키다리 아저씨가 있었으면 좋겠다.”어른들도 이런 바람을 갖고 있다. 바쁘고 힘든 세상에 누군가가 나를 지켜보면서 끝없이 응원해주고 도와준다면 신나지 않겠는가. 가정의 달 5월에 ‘나의 키다리 아저씨는 누구일까?’ 생각해보라. 수많은 키다리 아저씨가 떠오를 것이다. 낳아주고 길러주고 올바로 인도해주는 부모님과 선생님이야말로 영원한 키다리 아저씨이다.<키다리 아저씨>의 주인공 제루샤 애벗에게는 그런 부모님이 없다. 끝없이 일을 시키면서 잔소리를 늘어놓는 리펫 원장 아래서 고아원 아이들을 돌보며 사는 일이 따분하기만하다. 어느 날 고아원을 돕는 평의원 중의 한 명이 제루샤를 대학에 보내주겠다고 제안한다. 그간 남자아이들만 대학에 보냈던 평의원은 제루샤가 쓴 글을 읽고 작가가 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4년간 학비 전액과 매달 용돈 35달러를 약속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지 말라는 것과 대학에 다니는 동안 한 달에 한 번 ‘존 스미스’ 앞으로 편지를 보내라는 것 외에 아무 조건도 없다.고아원을 벗어나 여자대학에 입학한 제루샤는 모든 게 꿈만 같다. 자신을 학교에 보내준 평의원을 ‘키다리 아저씨’로 명명하고 자신의 이름도 ‘주디’라는 애칭으로 바꿔 학교 얘기를 세세하게 알린다.한 달에 한 번만 써도 되지만 주디는 며칠에 한 번씩 마음을 담아 편지를 보낸다. 글솜씨를 기르는데 편지만한 게 없다고 생각한 키다리 아저씨의 기대에 저절로 부응한 것이다. 주디는 고아원에서 자라 남의 말도 빨리 못 알아듣고 상식적인 것도 몰라 창피당했던 일까지 가감없이 털어놓는다. 자신이 고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