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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급등락하는 '가격 발작'…소비·생산 힘들어져요
가격이 춤추고 있습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아파트 가격이 급락하고, 국제 가스와 석유 가격이 급등·급락을 반복하고, 매우 낮았던 금리가 천정부지로 오르고, 햄버거·떡볶이·짜장면 같은 외식 물가가 크게 올랐습니다. 우리는 가격이 단기간에 크게 요동치는 ‘가격 발작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야겠습니다. 한 치 앞을 예상하기 어렵게 하는 가격 급변동은 지구촌 경제가 극도로 불안한 상태에 놓여 있음을 말해줍니다.우리가 보는 것은 가격이라는 숫자지만 이 숫자 안에는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정보가 들어 있답니다. 경제학을 배우지 않은 사람도 ‘가격이 하는 역할’을 어렴풋하게나마 짐작할 수 있는 거죠.여러분은 혹시 ‘가격이 없는 세상’을 상상해본 적이 있는지요? 모든 재화와 서비스에 가격이 없다면 우리는 살 수 있을까 하는 겁니다. 가스·아파트·햄버거·떡볶이·금·석유·비트코인 가격이 없는 세상 말이죠. 써도 써도 남아도는 풍족한 천국에서는 가능할지 모릅니다. 희소성이 존재하지 않으니 가격이 붙지 않을 겁니다.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가격은 무엇을 얼마나 소비하고 생산해야 할지를 알려주는 정보 덩어리입니다. 생산요소 가격과 생산물 가격을 보고 기업과 가계는 경제활동을 조절하죠. 가격은 사람들을 화나게 만들기도 합니다. 가격이 부리는 마술을 공부해 봅시다.매일 만나는 가격, 너는 도대체 누구니?가격 안에는 수많은 정보가 들어있어요우리가 매일 만나는 것 중 하나가 가격입니다. 버스·지하철을 탈 때도 가격, 군것질할 때도 가격, 참고서를 살 때도 가격을 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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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읽는 세상
불붙는 전기차 '치킨게임'…테슬라 이어 포드 참전
미국 전기차 시장 1위 기업인 테슬라에 이어 2위 포드가 가격을 내렸다. 테슬라가 시작한 전기차 가격 인하 ‘치킨 게임’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흐름이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전기차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현대자동차·기아도 가장 중요한 시장인 미국 내 가격 책정에 난제를 떠안게 됐다. 가격 인하 압력에 직면한 완성차업계가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적극적인 원가 관리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차값 인하로 테슬라에 맞불31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포드는 30일(현지시간) 미국 시장에서 머스탱 마하-E 가격을 1.2~8.4% 내렸다. 일반 모델은 4만6895달러에서 4만5995달러로, 익스텐디드 레인지 모델은 6만9895달러에서 6만3995달러로 인하했다.포드가 전기차 가격을 내린 것은 테슬라에 대항하기 위해서다. 이번에 차값을 내린 마하-E는 테슬라 모델 Y와 비슷한 크로스오버 형태 차종이다. 앞서 테슬라는 차값을 내리면서 모델 Y 또한 6만6000달러(기본형)에서 5만3000달러로 약 25% 인하했다. 이 조치로 모델 Y는 IRA의 세단 세액공제 기준인 5만5000달러 아래로 내려가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마하-E 판매 목표를 작년 7만8000대에서 올해 27만 대로 세 배 이상 올려 잡은 포드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이다. 마린 자자 포드 전기차사업부문 최고소비자책임자(CCO)는 가격 인하 직후 “우리는 그 누구를 만나도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수익성 높은 테슬라가 유리포드는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 약 7%로, 1위 테슬라(65%)에 이어 2위 브랜드다. 그 뒤를 기아(5%), 현대차(4%), 쉐보레(4%) 등이 잇고 있다. 테슬라가 일으킨 전기차 시장 가격 전쟁에 2위 브랜드까지 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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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담합을 막기 위해 리니언시 제도를 활용해요
과점시장의 기업들은 치열하게 경쟁하지만, 더 큰 이윤을 위해 때로는 협력하기도 한다. 기업이 이익을 위해 서로가 협동하는 것을 담합이라고 한다. 담합은 기업들이 의사결정을 독자적으로 하지 않고 공동으로 하는 행위로, 과점시장에서 생산하는 기업들이 값을 올리고자 하는 강한 공감대가 형성될 때 발생한다. 카르텔이라고 불리는 행위는 담합의 가장 강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과점시장에 있는 모든 기업이 카르텔을 형성한다면 이 시장은 실질적으로는 독점체제가 구축되었다고 볼 수 있다. 담합의 유인기업들이 담합하는 것은 담합을 통해 이전보다 더 큰 이윤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쿠르노 경쟁을 하는 과점시장에서는 기업들이 판매량을 감소시키는 담합을 통해 가격을 높여 이윤을 늘릴 것이고, 베르트랑 경쟁을 한다면 가격을 낮추는 경쟁을 하지 않기로 담합해 담합 이전보다 이윤을 더 확대하게 된다.과점시장에서 산출량 경쟁과 가격 경쟁이 지나치게 발생하면 경쟁하는 기업 모두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다. 따라서 이윤 증가를 목적으로 하는 담합이 과점시장에서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과점시장에서 발생하는 담합은 과점시장 경쟁 못지않게 다양하다. 합법적인 담합에서 불법적인 담합까지 있을 수 있고, 명백하게 합의된 담함에서 암묵적인 담합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담합이 진행된다. 이들 중 가장 강력한 담합이라고 할 수 있는 카르텔을 중심으로 살펴보자. 담합의 불안정기업들이 담합할 유인이 있다고 해서 과점시장에서의 담합이 오래 지속되는 것은 아니다. 담합을 약속한 기업들이 약속을 지키는 상황이라면, 이 약속을 어기고 담합에서 이탈할 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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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혁신을 거듭하는 AI, 어디까지 발전할까
수능에서는 그동안 인공지능(AI) 관련 문제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수능은 시대 변화상을 반영하는 만큼 관련 내용이 언제든 출제될 수 있습니다. AI의 역사, 기술적 개념, 의미 등에 대한 내용을 알고 있다면 실전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수능에서는 기존에 출제되지 않은 생소한 개념이 등장할 땐 개념 설명 지문이 나오는 사례가 많습니다.수능 3등급 받은 AI특히 최근에는 챗GPT라 불리는 대화형 AI 챗봇이 등장해 산업계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오픈AI라는 회사가 만든 AI인데요. 1조 개 단어가 포함된 1750억 개의 매개변수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올해 상반기 매개변수가 100조 개인 차기작도 나온다고 합니다. 이 AI는 단순히 대화만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어떤 정보를 간결한 문장으로 제시하고, 특정 개념을 설명합니다. 아이디어를 내거나 시를 짓기도 하고, 에세이까지 씁니다. 챗GPT에게 수능을 보게 했더니 3~4등급 수준이 나왔다는 실험도 있습니다. AI 기술의 특이점이 오고 있다는 이야기겠지요.AI의 역사AI는 1950년대부터 학계에서 논의됐지만, 본격적인 발전은 2006년 제프리 힌턴 교수가 딥러닝(deep learning) 알고리즘 개발에 성공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딥러닝은 컴퓨터 스스로 외부 정보를 조합, 분석해 학습하는 기능인데요. 명령어를 분석해 결과를 도출해내던 기존 기계적 방법에서 나아가 컴퓨터 스스로 정보를 찾고 이해할 수 있는 단계입니다.2014년 AI 연구원인 이언 굿펠로는 GAN(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이란 방식의 딥러닝 방법을 발명해 또 한번의 혁신을 이뤄냅니다. 생성적 적대 신경망이라 불리는 이 방식은 특정 이미지를 생성하는 모델과 이 모델에서 만든 이미지를 판별하는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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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세상
따뜻함이 그리운 우크라이나 꼬마
한 우크라이나 어린이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이 한창이던 지난달 29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 부차의 한 마을 벽화 앞에서 그림 속 불을 쬐는 시늉을 하고 있다. 이 그림은 이탈리아 출신 거리 예술가 티브이보이 작품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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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이코노미
혁신적 아이디어가 실패하는 이유는?
총알은 1초에 400m를 날아간다. 가장 좋은 괘도를 그린다면 3㎞는 충분히 날아갈 수 있다. 총알이 앞으로 나가는 힘은 화약에서 나온다. 방아쇠를 당길 때 폭발하는 힘이 총알을 튀어나가게 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뾰족하게 만들어진 총알의 모양이다. 총알이 날아갈 때 발생하는 마찰력의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총알이 그토록 빠르고 정확하게 날아갈 수 있는 건 화약으로 추진력을 얻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 모양이 공기역학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총알은 자신을 방해하는 마찰력을 줄일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다. 공기역학은 고려하지 않고 엔진의 힘만 생각하면 제대로 날아가는 비행기를 만들 수 없다.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실제로 구현되는 일이 매우 드문 이유도 비슷하다. 아이디어의 매력만 강조할 뿐 이를 가로막는 요인은 고려하지 않는다.맞춤형 소파를 만드는 한 스타트업이 있다. 이들은 디지털로 정교하게 구현된 홈페이지를 이용해 기존 맞춤형 소파 회사보다 75%나 싼 가격에 제작이 가능했다. 자기만의 가구를 갖고 싶어하는 젊은 세대에게 엄청난 환호를 받았다. 하지만 결제 단계에서 모두 주문 버튼을 누르지 않고 사라져버리는 게 문제였다. 이유는 엉뚱하게도 기존 소파에 있었다. 쓰던 소파를 어떻게 처분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새로운 소파의 주문을 막아버린 것이다. 이 무거운 소파를 내가 직접 밖으로 옮길 수 있을지, 쓰레기차가 가져가는 것인지 등에 대한 우려가 새로운 소파 구입을 방해했다. 이처럼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언제나 마찰이 존재한다. 로런 노드그런 캘로그경영대 교수는 이런 마찰을 고려하지 못하면 그 누구도 생각한 적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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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놀자
핵폭탄 개발 후 확산방지 앞장선 '프로메테우스'
2023년 7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펜하이머’ 전기 영화가 개봉된다. 크리스토퍼 놀란은 ‘인터스텔라' 감독으로 유명하다. ‘인터스텔라’ 개봉 당시 일반 상대성 이론을 어떻게 표현하고 스토리에 녹였을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영화를 보러 갔던 기억이 난다. 이 영화는 상당히 흥미로웠고, 대중에게도 과학에 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인터스텔라’를 과학적으로 분석한 책인 <인터스텔라의 과학(킵 손)>이 나올 정도였다. 놀란 감독의 과학에 대한 호기심과 상상력은 다음 영화 ‘오펜하이머’도 기대하게 만든다.영화 ‘오펜하이머’는 물리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1904~1967)의 평전 도서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를 원작으로 한다. 오펜하이머의 삶은 평탄치 않았다. 그는 세계 2차 대전이 발발했을 때 핵무기를 개발하는 맨해튼 프로젝트의 총책임자로 임명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이렇게 개발한 원자폭탄을 미국이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뜨리면서 항복을 끌어내 2차 세계대전이 마무리된다. 하지만 오펜하이머는 원자폭탄으로 인한 참상을 알게 되며, 무차별 대량 살상 핵무기에 반대하는 입장에 서게 된다. 미국은 이후 핵무기로 소련을 공격하는 3차 세계대전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있었기에 오펜하이머는 대량 살상 핵무기 연구의 방향을 틀기 위해 노력한다. 특히 수소폭탄 연구를 방해한다. 이런 오펜하이머가 거슬렸던 정부는 오펜하이머를 스파이로 몰아가며 정치권력에서 내쫓는다. 오펜하이머는 사후인 2022년 12월에야 구소련의 스파이라는 혐의를 벗게 된다.여기서 주요 쟁점이 되는 원자폭탄은 화학반응으로 에너지가 방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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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명철의 한국 한국인 이야기
일본이 간도 영유권 청나라에 넘기는 대신 관리권 확보해 만주 점령·통치 전략 세워
‘간도 영유권 갈등’은 정계비가 세워진 1712년부터 1885년, 1887년의 감계회담과 간도협약을 거쳐 지금까지 한국과 중국 간 매우 민감한 문제로 남아 있다. 간도협약의 문제성을 인식하고 해결하려면 조약의 정당성과 실효성 여부를 검증하고 그 내용과 배경을 국제질서의 재편이란 관점에서 살펴봐야 한다.19세기 말 일본은 조선의 지배권과 구질서의 청산을 두고 벌인 청일전쟁에서 승리했고, 이어 사할린 지역과 조선의 지배권, 만주의 선점을 걸고 러시아와 충돌했다. 독도를 차지한 일본은 미국과 ‘가쓰라-태프트 조약’을 맺고,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뒤 포츠머스 조약을 맺었다. 이어 러시아와 ‘그레이트 게임(Great game)’을 벌이던 영국과 ‘제2차 영·일동맹’을 맺고, 대한제국과는 을사늑약을 맺어 외교권을 박탈했다. 1907년에는 프랑스와 ‘불·일협약’을 맺고, 러시아와는 ‘제1차 러·일협약’을 맺어 러시아가 구축한 철도·항만·탄광 등 만주의 이익을 고스란히 흡수했다. 그런데 1906년 외교권을 박탈당한 대한제국 정부가 일본 통감부에 간도 지역에 사는 조선인을 마적 등으로부터 보호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초대 통감인 이토 히로부미는 1907년 8월 한인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통감부 임시간도파출소’를 용정에 설치하고 육군중좌를 소장으로 파견해 원대한 목표와 행정구역 설정 등 치밀한 계획하에 간도협약을 주도했다.연길청까지 설치한 청나라는 대군을 파견해 강경하게 대응했다. 두 나라는 1909년 1월 협상을 시작해 9월 4일 ‘간도협약(圖們江中韓界務條款)’을 맺었다. 전문 7조로 구성된 협약의 제1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