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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股肱之臣 (고굉지신)
▶한자풀이 股: 넓적다리 고 肱: 팔뚝 굉 之: 갈 지 臣: 신하 신다리와 팔에 비길 만한 신하임금이 신임하는 중신을 이름 - 《서경(書經》순(舜)임금은 고대 중국의 전설적인 제왕이다. 오제(五帝)의 한 사람으로, 효행이 뛰어나 요(堯)임금에게서 천하를 물려받았다. 요순은 덕(德)으로 나라를 다스려 태평시대를 열었다. 유가(儒家)는 요순에게서 다스림의 덕을 배우고자 한다. 순임금이 신하들을 둘러보며 당부했다.“그대들과 같은 신하는 짐의 팔다리요, 눈과 귀로다. 내가 백성을 교화하고 돕고자 하니 아울러 그대들도 도와주시오. 나에게 잘못이 있으면 충고해주고, 그대들은 서로를 공경하고 예의를 지켜주시오. 관리는 백성의 뜻을 짐에게 전하는 게 임무니, 올바른 이치로 선양하고 뉘우치는 자가 있으면 용서하되 그렇지 않은 자는 처벌해 위엄을 보이도록 하시오.” 임금과 신하 사이에 지켜야 할 의리인 군신대의(君臣大義)가 느껴지는 대목으로, 출처는 《서경(書經)》이다.고굉지신(股肱之臣)은 ‘다리와 팔에 비견할 만한 신하’로, 임금이 신임하는 중신(重臣)을 이른다. 고굉(股肱)은 다리와 팔을 뜻하지만 온몸을 이르는 말로도 쓰인다.충성에 관한 고사성어도 많다. 견마지로(犬馬之勞)는 개나 말 정도의 하찮은 힘이란 뜻으로, 임금이나 나라를 위해 충성을 다하는 것을 비유한다. 견마지성(犬馬之誠) 견마지심(犬馬之心)으로도 쓴다. 간뇌도지(肝腦塗地)는 간과 뇌가 다 드러나 땅을 적실 만큼 끔찍하게 죽은 모습을 표현하는 말로, 나라를 위한 희생을 이르기도 한다. 결사보국(決死報國)은 죽을 각오로 나라의 은혜에 보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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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이론이 갖고 있는 모순을 지적하는 비판들, 이론 정립의 밑거름
리드는 … 결과가 발생하기 위해서는 행위자가 양면적 능력을 발휘해야 하며, 행위자의 의욕이 항상적으로 결합해야 한다고 보았다. 리드는 의욕이 정신에서 일어나는 하나의 사건이라고 보았다. 이와 관련해 결과를 발생시킨 양면적 능력의 발휘에 결합한 의욕이 또 다른 양면적 능력의 발휘로 나타난 것이며 그것은 또 다른 의욕을 필요로 한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주장과 관련해 리드는, 의욕과 같은 정신의 내재적 활동은 행위자의 양면적 능력의 발휘인 ‘의욕을 일으킴’과 그것의 결과인 의욕 자체를 구별할 수 없는 것이라고 보았다. 이는 의욕을 일으킴의 경우에는 행위자의 능력 발휘 자체가 의욕이므로 또 다른 의욕이 필요치 않음을 나타낸다. 그런데 의욕과 사건이 항상적으로 결합한다고 보는 리드의 견해에 대해서는 사건의 원인이 행위자가 아니라 의욕이라는 반론이 가능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리드는 항상적 결합만으로는 인과의 필연성을 정당화하지 못한다는 논리로 자신의 이론을 뒷받침했다.리드는 ‘기회 원인’의 문제도 해결해야 했다. 당시에는 중세 철학의 영향으로 어떤 철학자들은 인간의 행동을 비롯한 사건들의 진정한 원인은 오직 신뿐이며, 행위자는 기회 원인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기회 원인은 일상적으로는 마치 원인인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진정한 원인이 아닌 것이다. 리드는 이러한 입장을 경험주의 관점에서 배격했다. 그는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것은 행위자의 의욕과 행위뿐이며 행위에 신이 개입하는 것은 경험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신이 사건의 진정한 원인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리드는 궁극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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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50대의 '향년', 그 어색함에 대하여
이달 들어 한국 영화계와 문학사에 이정표를 세운 별들이 잇따라 스러져갔다. 지난 7일 ‘원조 한류스타’인 강수연 배우가 세상을 뜬 데 이어 8일엔 ‘저항시인’으로 통하던 김지하 선생이 별세했다. 언론은 앞다퉈 그들의 타계 소식을 전했다. “한국 영화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월드스타’ 강수연 씨가 7일 오후 3시쯤 별세했다. 향년 55세.” “‘타는 목마름으로’ ‘오적’ 등의 작품을 남긴 김지하 시인이 8일 타계했다. 향년 81세.” 50대, 삶을 누렸다고 하기엔 부족한 나이‘누가 언제 어디서 ~으로 별세했다. 향년 OO세.’ 신문·방송의 부고 기사는 대개 이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정형화된 표현 양식이다. 서술어가 ‘사망’에서 ‘별세, 타계, 운명, 작고, 영면, 서거’ 등 상황에 맞게 다양하게 달라질 뿐이다. 종교에 따라 ‘선종(가톨릭), 소천(개신교), 열반 또는 입적(불교)’ 등을 가리기도 한다. 뒤에 ‘향년’이 따라붙는 것도 상투적이다.그런데 두 문장에 쓰인 ‘향년’을 대하는 느낌이 좀 다르다. ‘향년 81세’는 괜찮은데, ‘향년 55세’는 왠지 어색하다.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면 다른 예를 더 살펴보자. 올 들어 전해진 부고다. “국립발레단을 대표하는 유명 발레리나 △△△ 씨가 돌연 사망했다. 향년 31세.” “국내 게임업계 벤처 1세대인 ◇◇◇ 씨가 향년 5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습니다.”‘향년(享年)’이란 한평생 살아 누린 나이다. 죽은 사람의 나이를 가리킬 때 쓴다. ‘향(享)’이 ‘누릴 향’ 자다. 우리는 ‘누리다’를 살아가면서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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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
여러 요구사항의 연결된 맥락 이해하고 개요를 조직해 글을 미리 설계해야
[개요작성]1. 지도란 무엇인가1-1. 지도 규정 : 지리적 사실을 가장한 주관적이며 자기중심적인 정보전달 매체1-2. 이유1 : 지도는 3차원의 지구를 평면으로 옮겨놓는 것, 제작자의 변형이 필연적1-3. 이유2 : 지도는 모든 정보를 담을 수 없으므로 제작자의 목적에 따라 정보가 선택됨1-4. 이유3 : 지도 제작자는 역사, 문화 및 정치적 상황에서 자유롭지 못함2. (나)의 추론방식 정리2-1. 추론 방식 = 정보를 통해 사용처와 관점, 의도, 제작자의 정보까지 체계적으로 추론2-2. 이런 추론방식은 주관적인 지도 속에서 맥락과 의도를 통찰하게 함3. (다)의 A, B지도의 제작자 관점3-1. A지도의 설명3-1-1. 남반구 상단, 호주 중심 = 지도 제작자는 호주인, 자기 거주지역 위주로 세계 재편3-1-2. 태평양을 중심으로 한 환형의 해안지도 = 해로나 해상무역을 중시3-1-3. 해로를 표시하기 좋음 = 태평양을 둘러싼 국가와의 교류 개척을 희망3-2. B지도의 설명 (A지도와의 대조를 강조하기)3-2-1. 북반구 상단 = 지도 제작자는 북반구 거주, 북반구 국가들의 밀접한 관계 중시3-2-2. 북극을 중심으로 원을 그리고 있음 = 지도 제작자는 북극을 중심으로 하는 항공 교류를 염두에 두고 있으며, 특정 국가 중심이 아니라 다양한 국가의 동등한 교류를 구상함3-2-3. 비행기 항로를 표시하기 좋음 = 북극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항로 개척 구상지난 시간에 이야기한 한양대 2021학년도 수시 인문계열 기출문제(2022년 5월 2일자 16면 참조) 풀이를 시작하겠습니다.우선 (가)를 토대로 ‘지도란 무엇인가?’에 대해 답해보도록 하죠. (가)는 지도의 사전적 정의를 소개하면서 지도가 본질적으로 왜곡될 수밖에 없는 이유로 (1)물리적 한계와 (2)지도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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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이야기
beef가 동사로 쓰일 땐 '힘을 키우다'란 뜻이 돼요
South Korea's Shinhan Financial Group has picked Vietnam’s e-commerce startup Tiki as its first strategic partner in the Southeast Asian country, where Shinhan is aiming to expand its digital services beyond the financial arena.The No. 2 banking group in South Korea said on Monday it has agreed to buy a 10% stake in Tiki for an undisclosed sum to become the latter's third-largest shareholder.With over 20 million customers, Tiki has been leading Vietnam's e-commerce market with fast delivery services for a variety of items from food to insurance products.Other leading Korean banks have been expanding their footprint into Vietnam with an aim of becoming a regional player in Asia. Hana Financial Group has branched out into Vietnam through a stake purchase in a local bank. Last week, its brokerage unit Hana Financial Investment Co. said it had acquired a 35% stake in Vietnam's BIDV Securities for 142 billion won ($114 million) to become its No. 2 shareholder.To beef up non-banking operations across Asia, Hana is looking for new investment targets in Indonesia and Vietnam, while bolstering corporate finance in the US and Europe.신한금융그룹이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첫 번째 전략적 파트너로 베트남의 e커머스 스타트업인 티키를 선택했다. 신한금융은 동남아에서 금융업 이외 산업에서도 디지털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한국의 2위 금융그룹인 신한금융은 티키 지분 10%를 매입해 3대 주주가 된다고 지난 월요일 발표했다. 인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가입자 2000만 명 이상을 보유한 티키는 식료품부터 보험상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며, 빠른 배송 능력을 갖춘 베트남의 선두 e커머스 기업이다.다른 금융사들도 아시아지역 공략을 위해 베트남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현지 은행 지분을 인수해 베트남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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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盲龜遇木 (맹귀우목)
▶한자풀이盲: 맹인 맹 龜: 거북 귀 遇: 만날 우 木: 나무 목눈먼 거북이 물에 뜬 나무를 만나다어려운 상황에서의 뜻밖의 행운 - 《잡아함경(雜阿含經)》《잡아함경(雜阿含經)》은 역자 미상으로, 5세기 전후 번역된 불교 경전이다. 무상(無常)·고(苦)·공(空)·비아(非我) 등 전반적인 불교 교리가 담겨 있다. 이 경전에 앞을 못 보는 거북 얘기가 나온다.아주 깊고 넓은 바닷속에 눈이 멀어 앞을 보지 못하는 거북 한 마리가 살고 있었다. 그 거북은 뭍으로 오르기 위해 수면 위로 떠오르고 가라앉기를 수백 년 반복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어느 날 수면으로 떠오른 거북은 마침 바다 위를 떠다니던 구멍 뚫린 널빤지에 머리가 끼여 뭍으로 오를 수 있었다. 간절히 원하며 쉬지 않고 마음을 닦으면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가르침을 주고자 하는 이야기인 듯싶다.맹귀우목(盲龜遇木)은 ‘눈먼 거북이 나무를 만나다’란 뜻으로, 어려운 처지에서 마주하는 뜻밖의 행운을 이른다.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기회를 뜻하기도 한다. 맹귀부목(盲龜浮木)으로도 쓰며, ‘천 년에 한 번 만난다’는 천재일우(千載一遇)와 뜻이 비슷하다.우연과 연관된 사자성어는 많다. 흔히 쓰는 우연지사(偶然之事)는 말 그대로 ‘우연히 일어난 일’이라는 뜻이다. 공중에 쏴도 과녁을 맞힌다는 사공중곡(射空中鵠), 갈라진 길에서 우연히 만난다는 해후상봉(邂逅相逢), 바라지 않은 복이 뜻밖에 찾아온다는 무망지복(毋望之福), 뜻하지 아니한 때에 우연히 만난다는 불기이회(不期而會), 노루를 쫓다 생각지도 않은 토끼가 걸렸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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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日就月將(일취월장)
▶한자풀이 日: 날 일 就: 나아갈 취 月: 달 월 將: 장수 장일취월장날마다 달마다 성장하고 발전하다학업이 갈수록 빠르게 진보함을 이름-《시경(詩經)》《시경(詩經)》은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시집이다. 공자가 은나라부터 춘추시대까지 전해오던 3000여 편의 민요나 고시(古詩)에서 311편을 골라 묶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중 여섯 편은 제목만 전한다. 풍(風)·아(雅)·송(頌)의 3부로 돼 있는데 풍은 황하유역 15개국의 민요고, 아는 주나라 조정에서 부른 노래다. 송은 종묘(宗廟) 제사 때 부른 것으로 춤과 함께 행해졌다. 우리나라 고대 문학에 끼친 영향도 크다.주나라 성왕(成王)에게 신하들이 경계(警戒)의 말을 올리자 성왕은 “나날이 나아가고 다달이 발전하니 배움이 광명에 이르게 되리라(日就月將 學有緝熙于光明)”고 했는데, 이는 《시경》 구절을 인용한 것이다. 자신도 학문에 정진할 것이니 신하들 또한 배움과 행실에 힘써달라는 당부다. 일취월장(日就月將)은 말 그대로 ‘날마다 달마다 성장한다’는 뜻으로, 학문이 갈수록 빠르게 발전함을 이른다. 역사학자들은 2대 성왕과 3대 강왕이 다스리던 주나라 시대를 태평성대로 평가한다.배움과 학문에 관한 고사성어는 많다.수불석권(手不釋卷)은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다’는 뜻으로, 쉬지 않고 학문을 갈고닦음을 이른다. 삼국시대 초나라 건국자 손권의 부하 여몽이 전쟁에서 공을 세워 장군이 됐지만 학식이 부족했다. 손권은 그에게 배움에 힘쓰라고 당부했지만 여몽이 책을 읽을 겨를이 없다고 핑계를 대자 이런 얘기를 들려줬다. “후한의 광무제(光武帝)는 변방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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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부처님오신날'에 담긴 띄어쓰기 정신
올해 ‘부처님오신날’(5월 8일, 음력 4월 8일)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연등회가 3년 만에 재개되는 등 여느 해보다 알차게 치러졌다. 사바세계를 밝히는 형형색색의 등불 중에서도 유난히 연꽃 모양의 등이 눈에 자주 띈다. 그러다 보니 ‘연등’을 연꽃 모양의 등불 정도로 알고 있는 이도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연등의 ‘연’은 ‘연꽃 련(蓮)’이 아니라 ‘불사를, 불붙일 연(燃)’ 자다. 연등회(燃燈會)는 부처의 탄생일을 맞아 등불(깨달음을 상징)을 밝히는 의식이다. 국가무형문화재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종교를 넘어 문화적으로도 중요한 민족 행사로 자리 잡았다. 친근한 순우리말로 ‘석가탄신일’ 대체이날은 불교 의식에서 비롯됐지만 오랜 역사와 함께 우리 문화와 삶에 녹아들어 명절이 됐다. 흔히 ‘초파일’이라고 부르는 게 부처님오신날을 명절로서 부르는 이름이다. ‘초팔일(初八日)’에서 음이 변한 말이다. 이외에도 부처님오신날은 우리말과의 접점이 많다. 우선 아름다운 우리 고유어의 확산 효과를 꼽을 수 있다.지금은 부처님오신날이 공식 명칭이지만, 오랫동안 이날은 석가탄신일 또는 줄여서 석탄일로 불려왔다. 그것이 법정용어였다. “석가탄신일에서 ‘석가’는 샤카라는 고대 인도의 특정 민족 이름을 한자음으로 표기한 것이라 부처님을 가리키는 단어로 적절치 않습니다. 또 ‘석탄일’이란 약칭을 쓰면 자칫 광물인 석탄과 혼동하는 이들도 있지요. 부처님오신날은 순우리말로, 한글화 흐름에도 부합하고 친근감이 있어 좋습니다.” 이런 이유로 불교계는 1960년대부터 명칭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