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

    서강대, 제시문 활용해 큰 줄기의 답변 구상해야

    오늘은 서강대 인문논술 편입니다. 서강대는 계열별로 차이를 보이는데, 영어제시문이나 수리논술이 출제되지는 않지만 계열별 출제 주제의 특성 차이는 분명합니다.100분에 1800자(900자 분량의 두 문항)이므로, 다른 학교에 비해 분량이 적은 편이고 제시문도 난해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서강대 인문논술의 합격답안 만들기는 꽤 어렵습니다. 왜 그럴까요? 학교는 이렇게 말합니다. (8개년간 발표 자료 참조)“합격에 못 미치는 중간 구역에 속하는 답안은 논술 문항에서 제시된 요구조건에 의지한 기계적인 단락 구성을 취하는 답안이다. 논술 문제의 요구조건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고 하더라도, 각각의 단락이 전혀 연결되지 않는 등의 글쓰기는 답안에 깊은 생각을 담은 것으로 볼 수 없다. 또한 요약할 부분이나 강조할 부분을 구분하는 데 실패하고 그저 완성하기에 급급해 보이는 답안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한편 제시문에서 나온 어휘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문제다. 제시문을 반복해서 말할 뿐 별다른 고민 없이 단어를 사용한다면 문제 상황에 대해 어떤 내용도 자신의 생각으로 밝히지 못하는 셈이다.”즉 자신의 생각과 어휘가 뚜렷하게 반영된, 완성된 융합형 글쓰기를 요하고 있습니다. 대신 수리논술도 없고 지문도 짧아 진입장벽이 낮으므로 뜻이 있는 학생들은 노력해 자기 학교로 만들어보면 좋겠습니다. 이번에는 서강대 2021학년도 인문계열 기출논제 두 세트 중 첫 번째 문제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매번 그렇듯 스스로 문제를 풀어보고 답변을 구상하며 가능하면 글쓰기도 도전해보세요. [문제1] 제시문 [나], [다], [라] 각각의 내용에 근거하여 [가] 현상의 문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알이백'은 왜 소통 실패를 불러오나?

    박정희 대통령의 서거일이 10월 26일에서 12월 6일로 바뀔 수 있을까? 기억에도 아스라해지는 이 사건을 역사는 ‘10·26 사태’라고 부른다. 그런데 실제로 이날이 12월 6일로 둔갑하는 일이 벌어졌다. 2007년 17대 대통령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다. 당시 한 방송사는 야당의 대선 후보 청문회 소식을 전하면서 “십이륙(10·26) 사태 직후”라는 언급을 했다. 이를 자사 인터넷 사이트에 활자로 옮기면서 ‘12·6 사태 직후’라고 입력한 것이다.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 사이트에도 잘못된 표기가 그대로 전송되는 ‘사태’를 빚었다. ‘RE100’은 낯선 말…읽는 법 정해지지 않아커뮤니케이션에서 발음의 불완전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표기에 비해 의미 전달의 정확성이 떨어져 말하는 이도, 듣는 이도 늘 신경 써야 한다. 20대 대선 TV 토론회에서도 그런 일이 일어났다. 한 후보가 “알이백”을 불쑥 꺼내든 것이다. 상대 후보가 “네?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라고 하자 그는 또 “알이백”이라고 말했다. 상대 후보는 결국 “알이백이 뭐죠?”라고 되물었다.이날 토론회에서 당황스러움은 한순간이었지만 정작 지켜보던 시청자들은 오랫동안 곤혹스러움이 이어졌다. 토론회가 끝나고 나서도 한동안 인터넷상에서 갑론을박이 전개됐다. ‘알이백’…, 설마 당구 200 치냐고 물은 것은 아니겠지? 나중엔 시중에 이런 우스갯소리마저 돌았을 정도다. 메시지의 불완전성으로 인해 커뮤니케이션에 실패한 사례다. 메시지를 ‘문법(공통의식 또는 구성원 간 약속)’에 기초해 작성하지 않으면 수신자가 해독에

  • 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이율배반적인 문제 상황…해결법 제시하는 '모형'들

    정책 딜레마는 비교 불가능한 가치나 대안에 대해, 어느 하나의 대안을 선택하면 선택되지 않은 대안이 주는 기회 손실이 크기 때문에 선택이 곤란한 상황을 말한다. … 정부는 정책 딜레마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꾸준히 탐색해 왔다.‘합리 모형’은 정책 목표와 수단 사이에 존재하는 인과 관계의 적절성 등을 확보하여 딜레마 상황에서 최적의 대안을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충분한 시간, 예산, 정보 등이 의사 결정자들에게 주어지면 모든 가능한 대안을 검토할 수 있으므로 합리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족 모형’은 합리 모형이 전제하는 상황은 오지 않기 때문에 최적 수준의 결정보다는 만족할 만한 수준에서의 결정을 강조한다. 선택 상황에 놓인 의사 결정자들의 신속한 결정은 그 결정의 도덕적 속성이나 논리적 속성과는 무관하게 정책 결정의 불확실성을 제거하여 사회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본다. 어떤 결정을 하든지 능률적인 방향으로 자원을 배분할 수 있는 시장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이다.정책 딜레마의 지속은 사회 전체의 비용을 급격히 증가시킨다. 충분한 예산과 정보가 갖춰질수록 검토해야 할 시간은 무한대로 늘어나기 때문에 현실에서는 딜레마 지속으로 인한 비용 역시 대폭 증가한다.이런 점에서 만족 모형은 주어진 시간과 예산이 부족하여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지는 결정이 아니라 딜레마 상황의 지속에 빠지지 않으려는 의사 결정자들의 전략으로 채택될 수 있다.- 2022학년도 3월 교육청 전국연합학력평가 -정책 딜레마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 ‘합리 모형’…‘만족 모형’인간은 문제 상황(과제)

  • 영어 이야기

    주식 저가 매수할 땐 bargain-hunting…공격 매입할 땐 buying spree라고 표현하죠

    The sliding yen has prompted South Korean importers and households to go bargain-hunting for the Japanese currency, which they believe is near its trough.As of March 25, the balance of yen-denominated deposits at the country's top five retail banks reached its highest level ever of 596.3 billion yen ($4.8 billion) in aggregate, according to banking industry sources on Tuesday.Since the start of this month, Korean companies and individuals have stepped up their buying spree of the yen, which accelerated its downward run to scrape the lowest level in six and a half years against the dollar and a three-year trough to the Korean won this week.Their increased appetite for the yen seems to contrast with that of global investors, who have been fleeing the yen into high-yielding currencies. 해설이번주에는 환율 및 투자와 관련된 표현을 알아볼 수 있는 기사를 골랐습니다. 일본 엔화의 가치가 달러나 원화에 비해 급격히 하락하자, 쌀 때 엔화를 사두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엔화 예금이 불어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입니다.bargain-hunting이라는 표현은 주식이나 암호화폐 같은 자산의 가격이 떨어졌을 때 저가에 해당 자산을 매수하는 행위를 뜻합니다. 백화점 등의 바겐세일을 떠올리면 기억하기 편합니다. 본래 가치에 비해 할인된 가격에 물건을 사는 것과 같은 개념입니다.이와 관련해 buying spree라는 표현도 알아놓으면 좋습니다. spree라는 단어는 흥청망청 돈을 쓰거나 한바탕 일을 저지른다는 뜻입니다. 쇼핑에 많은 돈을 쓸 때 shopping spree라고 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플렉스’ 정도의 의미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투자자들이 어떤 자산을 공격적으로 매입할 때도 이 표현을 많이 씁니다. 또 기업이 인수합병(M&A)을 통해 다른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사들일 때도 buying spree나 shopping spr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가렴주구 (苛斂誅求)

    ▶한자풀이  苛: 가혹할 가  斂: 거둘 렴  誅: 벨 주  求: 구할 구가혹히 세금을 거두고 재물을 빼앗다백성을 괴롭히는 포악한 정치를 이름          - 《예기(禮記)》공자가 제자들을 데리고 태산 기슭을 지나고 있을 때였다. 한 여인이 세 개의 무덤 앞에서 목 놓아 울고 있었다. 수레 위에서 여인의 울음소리를 듣고 있던 공자가 제자 자로에게 그 까닭을 알아보라고 했다. 자로가 여인에게 다가가 물었다. “당신의 울음소리를 들으니 굉장히 슬픈 일을 당한 것 같은데 무슨 일인지요?”여인이 더욱 흐느끼며 답했다. “옛적에 시아버지가 호랑이에게 잡아 먹혔고 제 남편도 호랑이에게 당했는데, 이제 아들이 또 그것에게 죽었습니다.” 자로가 의아해 물었다. “그런데 어찌하여 이곳을 떠나지 않았습니까?” 여인이 이유를 설명했다. “이곳은 세금을 혹독하게 징수하거나 부역을 강요하는 일이 없습니다. 다른 곳으로 가면 무거운 세금 때문에 그나마도 살 수가 없습니다.”자로에게 여인의 말을 전해 들은 공자가 제자들에게 말했다. “잘 들어라.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것이니라.”《예기(禮記)》에 나오는 일화로, 가렴주구(苛斂誅求)는 가혹하게 세금을 거두거나 백성의 재물을 억지로 빼앗는 것을 뜻한다.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는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도 가렴주구와 뜻이 같다. 민생도탄(民生塗炭) 도탄지고(塗炭之苦)도 가혹한 정치를 이르는 말이다.공자는 “정(政)의 의미는 곧 정(正)”이라고 풀이했다. 자신을 바로잡는 일이 남을 바로잡는(正) 일, 곧 정치라는 의미다. 공자에 따르면 지도

  • 최준원의 수리 논술 강의노트

    수리논술 해결의 시작은 용어의 '수학적 정의'부터

    본문의 문제에 제시된 ‘변화율’이라는 용어는 항상 ‘순간변화율’ 또는 ‘미분계수’의 의미로만 쓰이며 ‘평균변화율’ 즉, ‘기울기’와는 다른 개념이다.좀 더 정확히는 ‘기울기의 극한’이 ‘변화율’을 의미하며, 다만 이 경우 문제의 조건에서처럼 변화율이 일정하면 그 값이 기울기와 같게 되는 것뿐이다. 이처럼 주어진 용어들의 수학적 정의를 엄밀히 이해하고 그 차이를 정확하게 구분해야 출제 의도 및 문제 전체의 구조를 올바르게 파악할 수 있다. 포인트‘변화율’과 동일한 수학적 의미를 지니는 용어로는 ‘증가율’ ‘순간변화율’ ‘미분계수’ ‘접선의 기울기’ 등이 있다.

  • 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입장의 생각과 일치하면 수용, 일치하지 않으면 거부

    사회의 형성과 지속을 위한 조건이라 할 법은 저마다의 행복을 증진시킬 때 가장 잘 준수되며, 전체 복리를 위해 법 위반자에게 설정된 것이 형벌이다. 이런 논증으로 베카리아는 형벌권의 행사는 양도의 범위를 벗어날 수 없다는 출발점을 세웠다. (중략)인간의 정신에 크나큰 효과를 끼치는 것은 형벌의 강도가 아니라 지속이다. 죽는 장면의 목격은 무시무시한 경험이지만 그 기억은 일시적이고, 자유를 박탈당한 인간이 속죄하는 고통의 모습을 오랫동안 대하는 것이 더욱 강력한 억제 효과를 갖는다는 주장이다. 더욱 중요한 것을 지키기 위해 희생한 자유에는 무엇보다도 값진 생명이 포함될 수 없다고도 말한다.이처럼 베카리아는 잔혹한 형벌을 반대하여 휴머니스트로,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말하여 공리주의자로, 자유로운 인간들 사이의 합의를 바탕으로 논의를 전개하여 사회 계약론자로 이해된다. 형법학에서도 형벌로 되갚아 준다는 응보주의를 탈피하여 장래의 범죄 발생을 방지한다는 일반 예방주의로 나아가는 토대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① …고 보는 공리주의의 입장에서 … 반대 ② …으므로 일반 예방주의의 입장에서 폐지 ③ …이어서 휴머니즘의 입장에서 인정하지 못한다. … ④ …는 이유로 사회 계약론의 입장에서 … 비판… ⑤ …의 관점으로 …을 바라보는 형법학의 입장에서 …는 데 찬성‘입장(立場)’은 당면한 상황을 뜻하는데, 관점 주장 생각 등의 의미일 때가 있다. 또한 ‘보다’가 ‘생각하다’ ‘주장하다’의 의미일 때가 있다. 이 선택지에서도 ‘입장’ ‘(바라)보는’은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20대 대선이 깨우쳐준 '마침표 용법' 한 가지

    예전부터 대통령선거 운동 과정에서 후보들의 한글맞춤법 실수는 약방의 감초처럼 늘 있어 왔다. 이번 대선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지난해 11월 불거져 나온 ‘반듯이/반드시’ 논란은 잘 알려져 있다. 방명록 표기를 둘러싸고 벌어진 이 공방전은 오류 표기가 아닌 것으로 이미 판정 났다. 그보다 새삼 이 얘기를 되짚어본 까닭은 당시 간과하고 지났던 ‘문장부호 용법’ 하나를 살펴보려는 때문이다. 마침표는 ‘연월일’ 대신…맨 뒤까지 찍어야이른바 ‘열에 아홉은 틀리는’ 이 맞춤법 용법은 마침표의 여러 기능 중 하나다. 당시 후보는 정확히 적었기에 논란의 대상에서 비껴나 있었다. 하지만 일반 국민은 틀리기 십상이다. 내용상 누군지 드러나겠지만. 우리 목적이 정치적 관심과는 거리가 있으므로 굳이 실명을 쓸 이유는 없어 보인다.지난해 11월 10일 A후보는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해 방명록을 작성했다. 이때 그는 ‘2021. 11. 10. ○○○’이라고 썼다. 선거가 끝난 뒤 첫 공식행사인 현충원 참배 당시에도 ‘2022. 3. 10. ○○○’이라고 정확히 적었다. 연월일을 적을 때 한글 대신 마침표를 쓰는 것은 문장부호법에 따른 용법이다. 문장부호에 관한 규정은 한글맞춤법 부록으로 수록돼 있는데, 각 부호의 이름과 사용법을 일일이 정해 놓았다. 이 역시 맞춤법의 하나라 당연히 지켜야 할 규범이다.문장부호법에 따르면, 아라비아 숫자만으로 연월일을 표시할 때 글자 대신 마침표로 나타낼 수 있다. 즉, ‘2022년 3월 10일’을 ‘2022. 3. 10.’으로 써도 된다. 이때 주의할 게 ‘일’을 나타내는 마침표를 생략하면 안 된다는 점이다.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