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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姑息之計 (고식지계)

    ▶한자풀이姑: 시어미 고息: 아이 식之: 갈 지計: 셈할 계부녀자나 어린아이가 꾸미는 계책근본책이 아닌 임시변통을 이름  -<시자(尸子)> 등고식(姑息)은 두 가지 뜻이 있다. 하나는 ‘잠시 숨을 쉰다’는 의미로, 우선 당장에는 탈이 없고 편안히 지내는 것을 비유한다. 또 하나는 부녀자와 어린아이를 아울러 이르는 말로 쓴다.전국시대 시교(尸校)가 지은 <시자(尸子)>에는 “은나라 주왕은 노련한 사람의 말을 버리고 부녀자나 아이의 말만 사용했다(紂棄老之言 而用故息之語)”는 구절이 있다. 널리 보는 지혜가 아니라 눈앞의 이익만 좇는 사람들의 말을 들으면 화를 가져온다는 뜻이다.주왕은 은나라 마지막 임금으로 술을 좋아하고 음란했으며, 가혹하게 세금을 거둬 백성들의 원망을 산 인물이다. 시교는 진(秦)나라 재상 상앙의 스승으로, 유가(儒家)·묵가(墨家)·법가(法家) 사상을 두루 아울렀다.<예기(禮記)> 단궁편에는 “증자가 말하기를, 군자가 사람을 사랑할 때는 덕으로 하고 소인이 사람을 사랑할 때는 고식으로 한다(君子之愛人也以德 細人之愛人也以姑息)”는 구절이 있다. 군자는 덕으로 사랑하므로 오래가고 소인은 목전의 이익을 두고 사랑하기 때문에 오래가지 못한다는 뜻이다.고식지계(姑息之計)는 ‘부녀자나 어린아이의 계책’이란 뜻으로, 근본적 해결책이 아닌 임시방편이나 당장에 편한 것을 택하는 걸 비유한다. 남존여비(男尊女卑) 사상이 깔린 한자성어다.바늘로 꿰매듯 임시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미봉책(彌縫策),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괸다는 하석상대(下石上臺), 제 귀를 막고 방울을 훔친다는 엄이도령(掩耳盜鈴), 신발을

  • 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비율을 고려한 글 읽기, "얼마를 곱해야 하지?"

    13. 윗글을 바탕으로 <보기>를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보기>갑의 재산으로는 A 물건과 B 물건이 있었으며 그 외의 재산이나 채무는 없었다. 갑은 을에게 A 물건을 무상으로 넘겨주었고 그로부터 6개월 후 사망했다. 갑의 상속인으로는 갑의 자녀인 병만 있다. A 물건의 시가는 을이 A 물건을 소유하게 되었을 때는 300, 갑이 사망했을 때는 700이었다. 병은 갑이 사망한 날로부터 3개월 후에 을에게 유류분권을 행사했다. B 물건의 시가는 병이 상속받았을 때부터 병이 을에게 유류분 반환을 요구했을 때까지 100으로 동일하다.(단, 세금, 이자 및 기타 비용은 고려하지 않음.)① A 물건의 시가 상승이 을의 노력과 무관한 경우 유류분 부족액은 300이다.② A 물건의 시가 상승이 을의 노력과 무관한 경우 유류분 반환의 대상은 A 물건의 3/7 지분이다.③ A 물건의 시가가 을의 노력으로 상승한 경우 유류분 부족액은 100이다.④ A 물건의 시가가 을의 노력으로 상승한 경우 유류분 반환의 대상은 A 물건의 1/3 지분이다.-2023학년도 9월 평가원 모의고사- 을의 노력과 무관한 경우…을의 노력으로 상승한 경우‘경우’에 따라 달라지는 결과에 관한 글은 판정도로 정리하며 읽으라 했다. ‘경우’에 해당하는 것이 판정의 기준이 될 것이다. 이 문제에서는 ‘노력’의 상관성 여부가 그것이다. 이와 관련한 지문의 내용을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무상 처분된 물건의 시가가 변동하면 유류분 부족액을 계산할 때는 … 상속 개시 당시의 시가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 다만 물건의 시가 상승이 무상 취득자의 노력에서 비롯되었으면 이때는 무상 취득 당시의 시가를 기준으로 계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보라해', 규범의 틀지움에 일격을 가하다

    지난 15일 부산은 온통 보랏빛 물결이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기원하며 자선 콘서트를 연 것. 언론들은 이날 공연을 주요 기사로 다루며 분위기를 전했다. “보라해 BTS…5만 아미 떼창에 부산은 보랏빛 밤” “방탄소년단 보라해…도시 전체가 보랏빛으로 물든 부산” 수많은 동사·형용사 파생시킨 접사 ‘하다’그런데 방탄소년단 앞뒤로 붙은 말 ‘보라해’가 예사롭지 않다. 자주 붙어다녀 익숙해진 듯하면서도 왠지 낯설다. 우리말이긴 한데 무슨 암호 같기도 하다. 사전엔 나오지 않는다. 어색함이 묻어나는 까닭은 이 말이 통상적인 우리말 조어법에서 벗어난, 독특하게 만들어진 단어이기 때문이다. ‘보라해’를 통해 우리말 조어법의 일단을 엿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접미사 ‘-하다’ 용법과 그 일탈이다.‘보라해’는 ‘서로 믿고 사랑하자’는 뜻으로 쓰는 신조어다. BTS 멤버 뷔가 2016년 팬사인회 때 즉석에서 만들어 널리 퍼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보라해’로 쓰이지만, “옷을 보라하게 입었다” “아미 여러분, 정말 많이 보라합니다” 식으로 활용해서도 쓴다. 동사 ‘보라하다’를 기본형으로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일견하기에도 ‘보라+하다’의 결합으로 이뤄진 말임이 드러난다. 이때의 ‘-하다’는 접미사다. 일부 명사 밑에 붙어 우리말에서 부족한 동사, 형용사를 파생시킨다. 동작명사에 붙으면 그 말을 동사로 만들고, 상태명사에 붙으면 형용사로 바꿔준다. 가령 ‘칭찬하다, 명령하다’ 같은 말은 ‘

  • 영어 이야기

    같은 업종 경쟁자는 counterpart로 표현

    The imminent goal for Naver Cloud is to become the largest provider of cloud services in South Korea. Naver Cloud is South Korea’s top homegrown cloud services provider. While it prides itself on being as competitive as its US counterparts such as Amazon Web Services (AWS), MS Azure, and Google Cloud, AWS is still the industry leader in the country.“The technology and service level of Naver Cloud are now close to those of AWS,” the CEO of Naver Cloud Park Won-ki said. “Going forward, we will rank at least fourth or third place in the global cloud market.”Park pointed to the lack of brand power as the biggest challenge. “Just like shoppers prefer foreign fashion labels over good clothes made at the Namdaemun or Dongdaemun wholesale markets, the same mentality applies to cloud services,” he said. “We just need to advance our technology and finetune the service.”네이버클라우드의 당면한 목표는 한국 시장에서 최대 규모의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이 되는 것이다. 이 회사는 클라우드 부문에서 한국 토종 기업으로서는 1위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미국 기업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클라우드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경쟁하고 있다고 자부하지만 국내 시장 1위는 여전히 AWS가 지키고 있다.박원기 대표는 “네이버클라우드의 기술과 서비스는 AWS와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다”며 “향후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에서도 3~4위까지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부족한 브랜드 파워를 네이버클라우드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았다. 박 대표는 “국내 남대문이나 동대문에서 좋은 옷을 만들어도 소비자는 외국 브랜드를 선호하는 것처럼 클라우드 서비스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어 “기술과 서비스 수준을 높이면서 계속 노력하

  • 최준원의 수리 논술 강의노트

    '확률과 통계' 기초…이산확률변수 기댓값과 분산

    수리논술에서 확률과 통계를 출제하는 많은 대학이 이산확률변수에 대한 문제를 자주 내고 있다. 여러 개념이 혼합되고 공식화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변별력도 어느 정도 확보되기 때문에 그만큼 출제 빈도가 높다.이 개념들은 대부분 중학교 때 배운 평균(기댓값)과 분산에서 자연스럽게 확장되기 때문에 통계의 기초 개념을 확실히 다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기댓값과 분산에서 이항분포까지 연결되는 큰 흐름을 반복해 연습하고 기출 논제를 통해 실전 감각을 길러보자. 포인트분산은 편차제곱의 평균이고 이는 제곱의 평균에서 평균의 제곱을 뺀 값과 같다.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易地思之역지사지

    ▶한자풀이易: 바꿀 역地: 땅 지思: 생각 사之: 갈 지처지를 서로 바꾸어 생각하다상대방의 입장에서 헤아림              - <맹자(孟子)>맹자(孟子)는 치수에 성공한 우(禹), 농업의 신인 후직(后稷), 공자의 제자인 안회(顔回)를 같은 길을 가는 사람으로 평가했다. 그들은 서로의 처지가 바뀌었더라도 모두 같게 행동했을 것이라고 했다. “안회도 태평성대에 살았다면 우 임금이나 후직처럼 행동했을 것이며, 우 임금과 후직도 난세에 살았다면 안회처럼 행동했을 것이다. 처지가 바뀌면 모두 그러했을 것이다(易地則皆然).”역지사지(易地思之)는 <맹자>에 나오는 역지즉개연(易地則皆然)이 줄어든 말로, 입장을 바꿔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한다는 뜻이다. 우는 하(夏)나라 시조로 물을 잘 관리한 것으로 전해지며, 후직은 신농(神農)과 더불어 중국에서 농업의 신으로 숭배되며 순(舜)임금이 나라를 다스릴 때 농업을 관장한 것으로 전해온다.안회는 공자가 “화를 남에게 옮기지 않는다(不遷怒)”며 그의 덕을 칭찬한 인물이다. 맹자는 이들의 시대적 상황이 바뀌었다면 서로의 처지를 헤아려 거기에 합당한 처신을 했을 거라고 말한 것이다.역지사지는 공자의 서(恕)와 뜻이 닿는다. 자공이 스승 공자에게 물었다. “죽을 때까지 행해야 할 덕목이 있습니까.”공자가 지체 없이 답했다. “그것은 서(恕)일 것이다. 자기가 하기 싫은 일은 남에게도 행하지 마라(己所不欲 勿施於人).”서는 상대의 처지를 헤아리는 마음이다.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는 성경 구절과도 뜻이 이어진다.아전인수(我田引水)는 의미가

  • 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조건에 따른 판정 결과, 치밀하게 따져야

    사유 재산 제도하에서는 누구나 자신의 재산을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다. 그러나 기부와 같이 어떤 재산이 대가 없이 넘어가는 무상 처분 행위가 행해졌을 때는 그 당사자인 무상 처분자와 무상 취득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그 결과가 번복될 수 있다. 무상 처분자가 사망하면 상속이 개시되고, 그의 상속인들이 유류분을 반환받을 수 있는 권리인 유류분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무상 처분자는 피상속인이 되고 그의 권리와 의무는 상속인에게 이전된다.유류분은 피상속인의 무상 처분 행위가 없었다고 가정할 때 상속인들이 상속받을 수 있었을 이익 중 법으로 보장된 부분이다. 만약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자녀 한 명뿐이면, 상속받을 수 있었을 이익의 1/2만 보장된다. 상속인들이 상속받을 수 있었을 이익은 상속 개시 당시에 피상속인이 가졌던 재산의 가치에 이미 무상 취득자에게 넘어간 재산의 가치를 더하여 산정한다. 유류분은 상속인들이 기대했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피상속인이 상속 개시 당시에 가졌던 재산으로부터 상속받은 이익이 있는 상속인은 유류분에 해당하는 이익의 일부만 반환받을 수 있다. 유류분에 해당하는 이익에서 이미 상속받은 이익을 뺀 값인 유류분 부족액만 반환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2022학년도 9월 평가원 모의평가- 재산을 자유롭게 처분…무상 처분 행위가 행해졌을 때는…무상 처분자와 무상 취득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그 결과가 번복될…유류분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A하에서 B’와 ‘Aㄹ 때 B’는 A가 만족되면 B가 이뤄진다는 것을 나타내는 문장 구조다. 그리고 ‘A와 무관하게 B. C 때문이다’는 A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矯枉過正 (교왕과정)

    ▶한자풀이 矯: 바로잡을 교 枉: 굽을 왕 過: 지날 과 正: 바를 정구부러진 것을 펴려다 거꾸로 굽는다잘못을 고치려다 되레 더 나빠짐       -<후한서(後漢書)> 등후한의 원강이 지은 오나라 월나라 역사서 <월절서(越絶書)>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원수를 갚고 적을 치는 것은 그 지성이 하늘에 통하지만 잘못을 고치려다가 오히려 정도가 지나친다(子之復仇 臣之討賊 至誠感天 矯枉過直).’<후한서(後漢書)>에도 뜻이 같은 문구가 있다. ‘나라가 잘 다스려지면, 사람들은 부정한 기풍과 혼란을 바로잡기를 바라는데 구부러진 것을 바로잡으면서 마땅한 정도를 지나치기도 한다(復入于矯枉過正之檢).’교왕과정(矯枉過正)은 굽은 것을 바로잡으려다 반대로 굽는다는 뜻이다. 흠을 고치려다 정도가 지나쳐 되레 나쁜 결과를 불러오는 것을 꼬집는 말이다. 교왕과직(矯枉過直)으로도 쓴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다’는 우리 속담과 뜻이 비슷하다. 작은 일에 힘쓰다 큰일을 그르친다는 소탐대실(小貪大失)과도 문맥이 닿는다.쇠뿔을 바로잡으려다 소를 죽인다는 교각살우(矯角殺牛)는 우리 귀에 더 익은 한자성어다. 중국에서는 예전에 종을 처음 만들 때 뿔이 곧게 나고 잘생긴 소의 피를 종에 바르고 제사를 지내는 풍습이 있었다. 한 농부가 제사에 올릴 쇠뿔이 조금 삐뚤어져 이를 바로 바로잡으려다 뿔이 뿌리째 빠져서 소가 죽었다는 고사에서 유래했다. 이 또한 작은 흠을 고치려다 수단이 지나쳐 일을 망치는 것을 비유한다.자공이 스승 공자에게 물었다.“자장과 자하는 누가 낫습니까.”“자장은 지나치고 자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