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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추석엔 '제사'가 아니라 '차례'를 지내는거죠
차례(茶禮) 와 제사(祭祀) 는 형식은 비슷하지만 내용에서는 다르다. 차례는 명절을 맞아 돌아가신 조상을 공경하는 전통예법이다. 이에 비해 제사는 고인의 기일에 맞춰 음식을 바치는 의식으로, ‘기제사(忌祭祀)’ 를 가리킨다. 추석이 다가오자 차례상을 준비하는 주부들의 손길도 빨라지고 있다. 올 추석은 10월4일이다. 음력으로 치면 8월 보름날이다. ‘보름’이란 (음력으로) 그달의 열닷새째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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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길잡이 기타
가을에는 사랑을 하겠어요… I Can't Help Falling In Love With You
The land falls gradually to the river 라고 하면 ‘그 토지는 강까지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다’라는 뜻이 되고, ‘올해 크리스마스는 금요일이다’라는 표현을 영어로 Christmas falls on Friday this year 라고 할 수 있어요. Wise men say only fools rush in 똑똑한 사람들은 오직 바보들만 서두른다고 하죠. But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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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길잡이 기타
너의 지혜는 높여줄 만하건만 지금 내려오는 건 무슨 뜻인가? - 귀록집 -
이 지 족 상 시 래 하 의 爾 智 足 尙, 始 來 何 意. 너 지혜 족하다 높다 시작하다 오다 어찌 뜻 너의 지혜는 높여줄 만하건만 지금 내려오는 건 무슨 뜻인가? - 귀록집 - 조선의 문인 조현명(趙顯命, 1691~1752)이 쓴 ‘봉잠(蜂箴)’에 꿀벌 세 마리가 등장한다. 내가 떡을 먹을 때, 꿀이 그릇에 담겨 있었다. 이에 꿀벌 세 마리가 함께 날아와 멈추었다. 한 마리는 곁에서 핥으며 잠깐 다가오다가 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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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길잡이 기타
단편적인 이야기의 위험성… The danger of the single story
‘하나’라는 뜻을 가진 가장 일반적인 영어 단어는 single 입니다. 그래서 a single bed 는 ‘1인용 침대’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이 단어가 ‘한결같은’이란 뜻도 있어 single devotion 이라고 하면 ‘한결같은 헌신’이 됩니다 Years later, I thought about this when I left Nigeria 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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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천고마비'엔 유비무환 정신 담겼죠
중국인들은 가을이 되면 언제 오랑캐가 침입해 올지 모르니 미리 이를 경계해야 했다. 거기서 나온 말이 ‘추고새마비(秋高塞馬肥)’ 다. 가을( 秋 )이 깊고( 高 ) 변방( 塞 )의 말( 馬 )이 살찌는( 肥 ) 시절이니 흉노의 침입에 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지난주는 추분(9월23일)을 앞두고 막바지 늦더위가 이어졌다. 추분이 지나면 점차 밤이 길어지기 때문에 가을이 왔음을 실감할 수 있다. 맑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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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길잡이 기타
군(君)의 집안에 부족한 것은 '의(義)'뿐이었습니다. -전국책 -
군 가 소 과 유 자 이 의 이 君 家 所 寡 有 者 以 義 耳. 그대 집 바 적다 있다 ~것 써 의롭다 ~뿐 군(君)의 집안에 부족한 것은 ‘의(義)’뿐이었습니다. - 전국책 - 전국책(戰國策)에 맹상군의 식객으로 있던 풍훤(馮, ‘사기(史記)’에는 ‘풍환(馮驩)’으로 나옴)이 백성들의 빚 문서를 태워버린 이야기가 나온다. 맹상군은 풍훤에게 설(薛) 땅에 가서 빚을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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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길잡이 기타
오래 쉬지 못했지만, 닭이 우니 또 발을 싸매네. - 무명자집 -
▶ 조선 후기 문인 윤기(尹, 1741~1826)의 ‘가고 가고 또 가며(行行重行行)’ 2수이다. 가고 가고 또 가고 가다, 저물어서야 비로소 투숙했네. 오래 쉬지 못했지만, 닭이 우니 또 발을 싸매네. 가고 가고 또 가고 가니, 꾀하는 일 무엇인가. 서로 만나 물어보면, 바쁘다는 한마디만 하네. 목표를 향해 쉼 없이 걷고 걷는다. 지친 몸을 이끌고 잠시 몸을 뉘었다가, 알람이 울리면 삐걱거리는 몸을 일으킨다.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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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노숙인은 '이슬 맞고 자는 사람'을 말하죠
'노천'의 한자는 ' 이슬로(露) '이다. 이를 자칫 ' 길로(路) '로 착각하기 쉬우니 조심해야 한다. 한데에 있어서 이슬을 맞고 하늘을 볼 수 있다는 뜻을 담고 있으니 절묘한 작법이다. 지난 9월7일은 절기상 백로(白露)였다. 더위가 물러간다는 처서(處暑) 다음에 든 백로는 본격적으로 가을이 시작하는 때다. 곧이어 추분(秋分·9월23일)이 되면 이때부터 밤의 길이가 낮보다 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