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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이야기
'존재감이 크다'는 larger-than-life로 표현해요
Volcker was the larger-than-life chairman of the US Federal Reserve from 1979 to 1987. The outspoken economist came to the job with great gravitas. Volcker played the honest-broker role, telling lawmakers and presidents to do their jobs to make the economy more efficient. He did it tactfully, often with a cigar in hand but Volcker got his view across.When Alan Greenspan replaced Volcker at the Fed in 1987, he, too, cajoled government officials on taxes, trade policies and market regulations. We can debate whether unelected economists deserve such power. But Rhee’s more activist disposition could shake up Seoul politics for the better.It’s unclear what Yoon plans to do with Korea’s economy. His talk of “free democracy and a market economy” and “integration and prosperity” and a “virtuous cycle of sustainable development and fair welfare” sounds like a checklist of things consultants told him to say.1979년부터 1987년까지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을 지낸 볼커는 존재감이 뚜렷한 인물이었다. 자신의 견해를 거침없이 표현하는 경제학자였던 그는 매우 진지하게 의장 직무를 수행했다. 볼커 의장은 대통령과 국회의원들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면서 그들이 미국 경제를 더 효율적으로 굴러가게 하도록 요구했다. 볼커 의장은 종종 한 손에 시가를 든 채 요령껏 정치인들을 설득해냈다.1987년 볼커로부터 바통을 넘겨받은 앨런 그린스펀 의장 역시 세제와 무역정책, 시장 규제 등 이슈를 정부 관료들과 잘 조율하며 매끄럽게 처리했다. 선출되지 않은 경제학자들이 그런 권력을 가져도 되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이창용 신임 한국은행 총재의 최근 적극적인 행보는 한국 정치권을 더 나은 방향으로 자극할 수 있을 것이다.윤석열 대통령이 한국의 경제정책을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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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無愧我心 (무괴아심)
▶한자풀이無 : 없을 무愧 : 부끄러워할 괴我 : 나 아心 : 마음 심내 마음에 부끄러움이 없도록 한다남을 탓하기 전에 나를 돌아봄 - 《명나라 정치가 유기(劉基)》나를 낮추고 상대를 높이는 겸양지심(謙讓之心)은 유가(儒家)의 큰 덕목이다. 맹자는 인간 본성에 네 가지 선한 씨앗이 있다고 했는데, 그중 하나가 겸양지심, 즉 예(禮)다.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인 인(仁),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인 의(義), 옳고 그름을 가리는 마음인 지(智)와 함께 사단지심(四端之心)에 속한다.군자의 손가락은 자신을 가리키고, 소인의 손가락은 남을 향한다. 소인은 일이 잘못되거나 허물이 생기면 그 탓을 남에게서 찾는다. ‘네 탓이오’를 입에 담고 산다. 명나라 정치가이자 시인 유기(劉基)는 이런 소인들에게 따끔한 일침을 놓는다. “어떻게 다른 사람들의 뜻을 다 헤아릴 수 있겠는가. 다만 내 마음에 부끄러움이 없기를 구할 뿐이다.(豈能盡如人意 但求無愧我心)”무괴아심(無愧我心)은 ‘내 마음에 부끄러움이 없도록 한다’는 뜻으로, 남의 허물을 탓하기 전에 자기 스스로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는 의미다. 무괴아심은 《대학》 《중용》에 나오는 신독(愼獨)과도 맥이 닿는다. 신독은 홀로 있을 때도 도리에 어그러지지 않게 스스로 삼가는 것을 뜻한다. 마음을 들춰봐도 부끄러움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율곡 이이는 신독을 배움의 시작으로 봤다.가고가하(可高可下)의 직역은 ‘높아도 가하고 낮아도 가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는 벼슬이 높아도 거만하지 않고 낮아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비유적 표현이다. 그러니 가(可)는 부끄럽지 않고 떳떳한 마음이다. 높아도 오만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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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호칭할 때의 "-님", 지칭할 때의 "-님"
“향후 모든 보고서, 문서 등에서 법무부 간부를 호칭할 때 ‘님’자 표현을 사용하지 말 것.” 최근 내부망으로 전달된 법무부 장관의 지시사항이 외부로 알려져 화제가 됐다. 공지문에선 ‘장관님→장관, 차관님→차관’을 예시로 들었다. 이 문구는 잘 들여다보면 정확히는 ‘보고서나 문건에서 간부를 지칭할 때’, 즉 호칭이 아니라 지칭할 때 그렇게 하라는 것으로 해석된다. 윗사람 부를 때 ‘님’ 붙이는 게 우리 어법호칭어와 지칭어는 구별된다. 호칭어는 부르는 말이다. 순우리말로 ‘부름말’이라고도 한다. 지칭어는 가리킬 때 쓰는 말이다. 대개는 호칭어가 그대로 지칭어로 쓰이지만 말이 달라질 때도 있다. 가령 혼인한 사이에서 남편이 아내를 부를 때 기본적인 호칭어는 “여보”다. 이는 혼인 기간이나 나이에 관계없이 일반적으로 쓰는 부름말이다. 하지만 대화 중 남편이 자기 아내를 가리킬 때는 “당신”이 되고, 다른 사람에게 말할 때는 “아내는~” 또는 “집사람은~”이라고 해 호칭어와 지칭어가 달라진다.‘님’의 경우도 호칭할 때와 지칭할 때의 쓰임새가 조금 다르다. ‘님’은 성(姓)이나 이름 다음에 붙여 그 사람을 높여 이르는 말이다. 경어법상 흔히 쓰는 ‘씨’보다 높이는 의미를 담고 있다. “홍길동 씨” 하는 것보다 “홍길동 님”이라고 부르면 더 존대하는 느낌을 준다. 이때의 ‘씨’와 ‘님’은 의존명사라 윗말과 띄어 써야 한다는 점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일상에서는 “선생님” “부장님” “교수님” 하고 부를 때가 많다. 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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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문장은 정보들 간의 관계를 보여주는 수단, 그 구조를 이해하자
[가] 한(漢) 초기 사상가들의 과제는 진의 멸망 원인을 분석하고 이에 기초한 안정적 통치 방안을 제시하며, 힘의 지배를 숭상하던 당시 지배 세력의 태도를 극복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과제에 부응한 대표적 사상가는 육가(陸賈)였다.(중략)그는 진의 단명 원인을 가혹한 형벌의 남용, 법률에만 의거한 통치, 군주의 교만과 사치, 그리고 현명하지 못한 인재 등용 등으로 지적하고, 진의 사상 통제가 낳은 폐해를 거론하며 한 고조에게 지식과 학문이 중요함을 설득하고자 하였다.[나] 집현전 학자들은 원(元)까지의 중국 역사와 고려까지의 우리 역사를 정리하였다. … 또한 올바른 정치의 여부에 따라 국가의 운명이 다하고 천명이 옮겨 간다는 내용을 드러내고자 기존 역사서와 달리 국가 간 전쟁과 외교 문제, 국가 말기의 혼란과 새 국가 초기의 혼란 수습 등을 부각하였다.이러한 편찬 방식은 국가의 흥망성쇠를 거울삼아 국가를 잘 운영하겠다는 목적 이외에 새 국가의 토대를 마련하려는 의도가 전제된 것이었다. … 유교적 시각에서 고려 정치를 바라보며 불교 사상의 폐단을 비롯한 문제점들을 다각도로 드러냈고, 이를 통해 유교적 사회로의 변화를 주장하였다.7. 윗글에서 ‘육가’와 ‘집현전 학자들’이 공통적으로 드러내고자 한 내용에 해당하는 것만을 <보기>에서 있는 대로 고른 것은?ㄱ. 옛 국가의 역사를 거울삼아 새 국가를 안정적으로 통치하도록 한다.ㄴ. 옛 국가의 멸망 원인은 잘못된 정치 운영에 있지 않고 새 국가로 천명이 옮겨 온 것에 있다.ㄷ. 옛 국가에서 드러난 사상적 공백을 채우기 위해 새 국가의 군주는 유교에 따라 통치하도록 한다- 2022학년도 6월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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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각하'를 밀어낸 토박이말 '님'의 힘
요즘 서울 용산의 대통령 집무실 청사 지하 1층에선 아침마다 기자들의 “대통령님~” 소리가 울려퍼진다고 한다. 우리 사회 주요 현안에 대해 대통령의 생각이 어떤지 직접 들어보기 위해서다. 지금은 대통령에 대한 호칭으로 ‘-님’을 쓰는 게 자연스러워졌다. 하지만 그리 되기까진 우리말이 지나온 길에 오랜 ‘질곡(桎梏)의 시간’이 있었다. 권위주의 상징 ‘대통령 각하’, 역사적 유물로어느 언어에서나 ‘이름붙이기’는 중요하게 여긴다. 우리말에선 특히 호칭(부름말)에 ‘목숨 거는’ 일이 잦다. 존대법이 발달한 우리 문화의 특성과도 연관이 있을 것이다.“사회의 지도층 인사들도 ‘각하’라는 용어를 버림 직하다. 그리고 ‘님’ 소리 공부도 좀 해 보아야 한다. … 이 나라의 대통령 ‘님’의 경우에도 그 딱딱한 ‘각하’ 대신에 쓰였으면 좋겠다.” 서슬 퍼런 유신 치하였던 1978년 한창기 선생(1936~1997)이 한 말이다. 자신이 발행하던 《뿌리깊은나무》를 통해서다.그는 서울대 법대를 나와 《브리태니커백과사전》으로 ‘마케팅 신화’를 쓴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렇게 큰돈을 벌어서는 1970~1980년대 월간지 《뿌리깊은나무》 《샘이깊은물》 같은 독보적인 잡지를 창간해 운영했다. 《뿌리깊은나무》는 한국에서 언론이 국한문혼용과 세로쓰기를 당연한 것으로만 여기던 시절 한글 전용과 가로쓰기란 파격을 선보인, ‘대중매체의 혁명’ 그 자체였다. 그 자신도 사업가이면서 국어학자 뺨칠 정도로 우리말에 밝았고 글을 쓸 때는 문법을 철저히 따진 선각자였다.황제의 나라에서 신하들이 황제를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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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개념을 나누는 것은 대상의 차이를 발견했기 때문
육가(陸賈)에게 지식의 핵심은 현실 정치에 도움을 주는 역사 지식이었다. 그는 역사를 관통하는 자연의 이치에 따라 천문·지리·인사 등 천하의 모든 일을 포괄한다는 통물(統物)과, 역사 변화 과정에 대한 통찰로서 상황에 맞는 조치를 취하고 기존 규정을 고수하지 않는다는 통변(通變)을 제시하였다. 통물과 통변이 정치의 세계에 드러나는 것이 인의(仁義)라고 파악한 그는 힘에 의한 권력 창출을 긍정하면서도 권력의 유지와 확장을 위한 왕도 정치를 제안하며 인의의 실현을 위해 유교 이념과 현실 정치의 결합을 시도하였다.인의가 실현되는 정치를 위해 육가는 유교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한에서 타 사상을 수용하였다. 예와 질서를 중시하며 교화의 정치를 강조하는 유교를 중심으로 도가의 무위와 법가의 권세를 끌어들였다. 그에게 무위는 형벌을 가벼이 하고 군주의 수양을 강조하는 것으로 평온한 통치의 결과를 의미했고, 권세도 현명한 신하의 임용을 통해 정치권력의 안정을 도모하는 방향성을 가진 것이었기에 원래의 그것과는 차별된 것이었다.-2022학년도 6월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 통물(統物)과, … 통변(通變)을 제시개념을 나누는 것은 그 차이를 인식했기 때문이라 했다. 하늘과 땅으로 나눈 것은 위와 아래의 차이를 인식했기 때문이고, 남과 여로 나눈 것은 성의 차이를 인식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념을 나눠 설명하는 글에선 그 차이를 파악하며 읽어야 한다. 지문에서도 ‘통물’과 ‘통변’이라는 개념을 설명하고 있는데, 그 차이점은 옆의 도식처럼 정리할 수 있다.이에 따르면 통물은 ‘역사 변화’가 아니라 ‘자연의 이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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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이야기
뭔가를 가지고 있을 때 쓰는 표현 under one's belt
South Korea’s food and beverage conglomerate SPC Group announced Tuesday it has acquired French casual coffee chain Lina’s Dveloppement.The conglomerate’s European holding company SPC Euro bought a 100% stake in Lina’s Dveloppement.SPC Group has a number of internationally recognizable brands under its belt: namely bakery chains Paris Baguette, Paris Croissant, and ice cream parlor BR Korea. Founded in 1989 in Paris, Lina’s offers sandwiches, salads and specialty coffees at outlets in France with overseas operations in South Korea, Colombia and Lebanon. Some 30 Lina’s locations are spread across the four nations with about a dozen in and around Seoul.With the latest acquisition, the SPC Group will ramp up its global expansion. The bakery behemoth will create a sandwich and salad R&D hub centering around Lina’s; and incorporate French skillsets and recipes in the process. The group will direct its brands, such as Paris Baguette and Paris Croissant, to actively adopt the products developed in France.한국의 식음료 기업인 SPC그룹이 프랑스의 캐주얼 커피 체인인 리나스를 인수했다고 지난 화요일 발표했다. 이번 인수는 SPC그룹의 유럽 지주회사인 SPC유로가 리나스 브랜드를 소유한 리나스 데블로프망의 지분 100%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이뤄졌다.SPC그룹은 베이커리 체인인 파리바게뜨와 파리크라상, 아이스크림 체인 BR코리아 등 해외에서도 잘 알려진 브랜드를 여럿 거느리고 있다. 1989년 파리에서 시작한 리나스는 샌드위치, 샐러드, 스페셜티 커피 등을 판매하며 한국과 콜롬비아, 레바논 등에서 해외 사업도 펼치고 있다. 프랑스를 비롯한 4개국에 30여 개 영업점이 있으며 한국엔 서울과 인근 지역에 10여 개의 점포가 있다.SPC그룹은 리나스 인수로 해외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를 위해 프랑스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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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如鳥數飛 (여조삭비)
▶한자풀이如 : 같을 여鳥 : 새 조數 : 셀 삭飛 : 날 비새가 자주 하는 날갯짓과 같다쉬지 않고 배우고 익힘을 비유 - 《논어(論語)》배운 자가 부족함을 안다. 그러니 배운 자가 더 배운다. 세상은 아는 만큼만 보인다.공자는 평생 배우고 익힘을 강조했다. 《논어》는 ‘배우고 익히면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로 시작한다. 공자에게 익힘은 배움의 실천이다. 말만 번지르르한 게 아니라 배움을 몸소 행하는 게 인(仁)이다. 낮잠 자는 재여를 꾸짖는 공자의 말은 준엄하다. “썩은 나무는 조각할 수 없고, 썩은 흙으로 친 담은 흙손질을 할 수 없다. 내가 이제까지는 너의 말만을 믿었지만 앞으로는 너의 행실까지 살펴야겠구나.” 배움의 자세와 지행합일(知行合一)의 뜻이 오롯이 담긴 꾸짖음이다.《논어》 학이편에는 여조삭비(如鳥數飛)라는 말이 나온다. 새가 하늘을 날기 위해서는 수없이 날갯짓을 해야 하는 것처럼 배움도 쉬지 않고 연습하고 익혀야 한다는 뜻이다. 주자(朱子)는 익힐 습(習)을 ‘어린 새의 반복된 날갯짓’으로 풀이했다. 배움과 익힘은 반복된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십벌지목(十伐之木). 열 번 찍어 아니 넘어가는 나무가 없다고 했다. 한걸음에 천 리를 가지 못하고, 날갯짓 한 번으로 하늘로 치솟지 못한다.노력과 연관된 사자성어도 많다.분골쇄신(粉骨碎身)은 뼈가 가루가 되고 몸이 부서진다는 뜻으로, 있는 힘을 다해 노력하는 것을 일컫는다. 남을 위해 고생을 아끼지 않음을 비유하기도 한다. 불철주야(不撤晝夜)는 낮밤을 가리지 않는다는 의미로, 쉬지 않고 어떤 일에 힘씀을 이른다. 백절불굴(百折不屈)은 백 번 꺾여도 굴하지 않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