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선배가 후배에게

수험생 멘탈·건강 관리 (1)

모든 시간을 수능에 대한 생각으로 채우는 건 좋지 않습니다. 오히려 적절히 쉬면서 공부 이외의 것으로 주의를 환기해야 학습 능률을 올릴 수 있습니다.
[대학 생글이 통신] 수험생도 적절히 쉬고 명상해야 학습효과 높아
대부분의 시간을 수능 공부에 할애하는 수험생은 포기해야 할 것이 많습니다. 그러나 시간을 주로 공부하는 데 쓴다고 해서 취미생활을 아예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공부하는 절대적 시간이 많아야 하는 것은 맞지만 모든 시간을 수능에 대한 생각으로 채우는 건 좋지 않습니다. 오히려 적절히 쉬면서 공부 이외의 것으로 주의를 환기해야 학습 능률을 올릴 수 있습니다. 특히 개념을 다 배우고 문제풀이로 실력을 다지는 단계에서 같은 내용을 계속 반복하면 질릴 수 있습니다. 감을 유지하면서도 지치지 않도록 과목별 공부 주기를 잘 설정하고 중간중간 잘 쉬어줘야 합니다. 자신이 어떤 활동을 할 때 생기가 돌고 인생에 대한 욕심이 생기는지를 알아내 취미로 삼으면 공부하는 데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수험생의 삶도 존중받아야 합니다. 시험을 준비하는 시간은 결과의 대가로 희생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으로서 살아가는 인생의 한 부분입니다. 10대 후반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고 진로를 탐색하는 시기입니다. 시험 준비를 이유로 이 시기에 해야 하는 중요한 일을 넘겨버려서는 안 됩니다. 종종 책을 읽으며 세상을 보는 시각을 넓히기도 하고 자신이 걸어온 길과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도 가져야 합니다. 이렇게 자신의 정체성과 가치관의 틀을 세우다 보면 삶의 주체성이 생겨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공부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을 중심에 두는 것입니다. 고3 학생들은 시험 경험이 비교적 많은 재수생들이, 지방에 사는 학생들은 각종 콘텐츠에 대한 접근성이 좋은 수도권 학생들이 막연히 두려울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처지를 잘 모르기에 자신의 상황은 비관적으로, 타인의 상황은 낙관적으로 보기 쉽습니다. 모두가 같은 수험생 위치에 있다는 것을 인식해 남들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의 실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문제집을 풀 때는 전체 정답률을 계산하기보다 한 문제 한 문제를 잘 풀 수 있는지 신경 쓰고, 모의고사를 볼 때는 등급보다 원점수에 신경 쓰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n수생들은 자신이 늦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시험 준비 기간을 버리는 시간이라고 여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1년 동안의 고독은 사람을 깊이 있게 만들기도 합니다. 오히려 인생에 대해 배우고 자신을 다질 기회를 얻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얼마나 빨리 가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입니다. n수 이후에 더 높은 밀도로 남들보다 1년 더 살면 됩니다. 자신에게 조금 너그러운 마음으로 공부에 임해도 됩니다. 하지만 20대 초반에 공부해야 할 다른 것들도 있으니 수능에 너무 긴 시간 매달리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박인서 서울대 인문계열 22학번(생글 14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