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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AI강국 만들겠다" 공약은 쏟아지는데…

    대통령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각 당 후보들이 인공지능(AI) 산업 육성을 최우선 경제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공히 ‘AI 세계 3대 강국’을 목표로 삼고 있죠. 민간과 공공의 재원을 끌어모아 100조원대의 대규모 투자를 일으키겠다고 호언합니다. AI 인재를 양성하는 일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는군요. 이대로만 되면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 장밋빛 미래가 펼쳐질 듯합니다. 그런데 그동안은 왜 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을까요?현실은 만만치 않습니다. 최근 한국경제신문은 서울대 등 주요 대학이 전기가 모자라 AI 연구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AI 연구엔 대규모 전력이 필요한데, 한전의 설비 부족과 복잡한 행정절차 때문에 전기 공급이 어렵다는 겁니다. 첨단산업의 심장부에 전기를 공급하는 과제도 송전선로나 송전탑 건설과 관련한 지역 주민과의 갈등에 가로막히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울진 등 동해안 원전에서 생산한 전기를 수도권 공장에 보내기 위한 초고압 직류송전 사업은 경기 하남시의 반대로 계획보다 6년 7개월째 지연되고 있습니다.우리나라는 한때 ‘IT(정보기술) 강국’이었는데, ‘AI 강국’ 반열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위의 얘기 속에 답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AI 강국’으로 우뚝 서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러려면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 등을 4·5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AI 기술리더십이 지속가능 발전 보장해'AI 인재양성 → 기술진보 → 경제성장' 주목근본적인 물음부터 시작해보겠습니다. 인공지능(AI)이 인류 문명을 획기적으로 바꿀 것이란 점에서 ‘AI

  • 대학 생글이 통신

    학과 알짜 정보 원하면 대학행사 참여해보세요

    대입 수시를 준비하는 수험생이 많을 것입니다. 9월 초부터 수시모집 원서 접수가 시작돼 수시전형을 염두에 둔 학생이라면 지금부터 지원 대학과 학과에 대한 윤곽을 잡아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수시지원을 현명하게 할 수 있을까요? 오늘은 제 경험을 바탕으로 예체능계열 입시 준비생을 위한 수시지원 방법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합니다.예체능 학과는 실기 수업과 프로젝트 비중이 높기 때문에 흔히 말하는 대학 서열이나 합격 점수만으로는 그 학과의 참모습을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그 학과가 추구하는 방향성과 실습을 비롯한 수업의 수준, 선후배 관계, 학과 분위기 등입니다. 이 모든 것이 입학 후 여러분의 대학 생활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여러분이 꿈꾸는 미래와도 연결됩니다.대학과 학과에 관한 알짜 정보를 얻고자 한다면 우선 진학을 희망하는 학과가 주최하는 행사에 참여해보기를 추천합니다. 성균관대를 예로 들면 영상학과는 졸업 영화제, 연기예술학과는 졸업 연극, 미술과는 졸업 전시회, 의상학과는 졸업 작품 패션쇼를 개최합니다. 이런 행사에 가 보면 그 학과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공부하는지, 어떤 목표를 추구하는지, 학생들의 실력은 어느 정도인지, 학과 분위기는 어떤지 등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습니다. 공식 홈페이지나 합격 수기만 봐서는 알 수 없는 면을 확인하게 되는 것이죠.두 번째로는 학교 커뮤니티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재학생들과 직접 소통해보는 것입니다. 이때 내신 커트라인, 수능 등급 컷 같은 것을 물어볼 수도 있지만, 그 학과의 실습 분위기와 선후배 간 관계에 대해서도 질문해보면 좋습니다. 재학생들의 솔직한 답

  • 사진으로 보는 세상

    만학도 제자들 "스승님 사랑합니다"

    지난 15일 서울 마포구 일성여자중고등학교에서 열린 스승의 날 행사에서 만학도들이 선생님에게 카네이션을 전달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일성여자중고등학교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제때에 학업을 마치지 못한 40대에서 80대까지의 만학도들이 중고등학교 과정을 공부하는 2년제 학력인정 평생학교이다.  이솔 한국경제신문 기자

  • 교양 기타

    뒷사람의 몫을 남겨두라 [고두현의 아침 시편]

    난을 가꾸는 뜻                                  정섭구 원(畹) 넓이 난초 가꾼 강변 텃밭팔 원(畹)만 그리고 다 마치지 못하였네.세상만사 만족스러운 때 언제 있었더냐나머지 가꾸는 일은 뒤에 오는 사람의 몫.八畹蘭九畹蘭花江上田, 寫來八畹未成全.世間萬事何時足, 留取栽培待後賢.시서화에 뛰어났던 청나라 시인 정섭(鄭燮, 1693~1765)의 시입니다. “대나무를 그리면서 벌과 나비가 수선 떠는 것을 피하려 꽃을 그리지 않았다”던 그의 성정이 그대로 드러난 작품이죠.이 시에 나오는 구원(九畹)은 초나라 시인 굴원의 난초밭 넓이를 말합니다. 시인은 구원 중에서 팔원만 그리고 나머지는 뒤에 오는 사람의 몫으로 남겨놓는다고 노래합니다. 완전무결한 결과만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그 과정에서의 배움, 또는 덕성을 중요히 여기라는 뜻이기도 하지요. 결과 지상주의 사회가 잃어버린 건…누구나 무슨 일을 할 때 완결을 목표로 하지만 미완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과 지상주의 사회에서는 더욱 성과에 집착하게 되죠. 그렇다 보니 과정의 정당성과 노력의 가치보다 요령과 편법이 우대받는 현상까지 생깁니다.많은 사람을 감동케 한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 떠오릅니다. 알다시피 이 영화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팀의 눈물겨운 이야기를 다룬 것이지요.결과 지상주의의 관점에서 볼 때 이들에게 메달의 가능성은 없어 보였습니다. 이미 은퇴하여 아줌마가 다 된 선수들을 불러 모아 급조한 팀인데다, 국가대표 선수라고는 하지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見指忘月 (견지망월)

    ▶한자풀이見: 볼 견 指: 손가락 지 忘: 잊을 망 月: 달 월달은 잊어버리고 손가락만 쳐다본다말단만 보고 핵심을 놓쳐버림을 이름-<능가경>한 불자가 명성 높은 스님을 찾아와 가르침을 전해달라고 청하였다. 하지만 스님이 “나는 글을 알지 못합니다”라고 말하자, 불자가 크게 실망했다. 불자의 표정을 보고 스님이 말했다.“진리는 하늘에 있는 달과 같고, 문자는 그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과 같습니다.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지만, 손가락이 없어도 달을 보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달을 보라고 손가락을 들었더니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만 쳐다보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요.”대승불교의 경전인 <능가경>에 전해오는 이야기다. 견지망월(見指忘月)은 ‘손가락만 쳐다보고 달은 잊는다’는 뜻으로, 말단만 보고 정작 사물의 핵심은 놓쳐버리는 것을 이른다. 달을 보지 않고 손가락만 본다는 것은 본질은 도외시하고 형식과 수단에만 치우친다는 말이다.선종의 주요 가르침 중에 불립문자(不立文字)가 있는데, 이는 언어 문자의 형식에 집착하지 않고 마음에서 마음으로 법을 전하고 깨닫는다는 말로, 견지망월과 뜻이 비슷하다. 마음과 마음으로 뜻이 전해지므로 말과 문자가 필요 없다는 이심전심(以心傳心)도 불립문자와 가르침이 같다. 깨달음을 말이나 글에 의지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견월망지(見月忘指)로 쓰면 형식과 수단보다는 본질을 본다는 뜻으로 의미가 정반대로 바뀐다.‘말꼬리 잡는다’는 우리말은 달은 안 보고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보는 사람과 함의가 이어져 있다. 문맥을 보지 않고 문자 하나에 너무 집착하면 산은 보지 못하고 자잘한

  • 생글기자

    美 FDA "합성 색소 퇴출"…우리 식탁도 바뀔까

    지난 5월 14일은 식품 안전의 날이었다. 식품 안전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2002년에 제정한 날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난달 24일 시리얼과 사탕, 음료 등 다양한 식품과 일부 의약품에 쓰이는 석유계 합성색소를 천연색소로 대체해나가겠다고 발표해 국내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석유계 합성색소는 화려한 색상으로 소비자의 눈길을 끌지만, 영양상 이점이 없고 동물실험에서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와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특히 레드 다이 3, 레드 다이 40 등의 색소는 동물실험에서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됐다.미국 식품 대기업 타이슨푸드는 5월 말까지 모든 제품에서 석유 기반 합성색소를 제거하겠다고 발표했다. FDA가 내년 말까지 여섯 가지 합성색소의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취한 선제적 조치다. 타이슨푸드는 이미 학교 급식용 제품과 주요 제품 대부분에서 합성색소를 제거하거나 다른 원료로 대체했다고 밝혔다. 펩시코도 올해 말까지 인공색소를 전면 제거할 계획이다. 한국에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중심으로 식품 안전 정책이 강화되고 있다. 어린이 대상 식품에서 당류와 나트륨 함량을 낮추도록 권장하는 정책이 시행 중이고, 학교 급식에서는 가공육 사용을 제한하고 천연 식재료 사용을 늘리고 있다. 어린 시절 형성된 식습관은 평생 이어진다. 국민 건강을 위해 식품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고 엄격한 식품 안전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더욱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식품 안전 정책이 필요하다.이동훈 생글기자(Seoul Scholars International 11학년)

  • 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

    민주주의의 꽃? 형식적 절차?…선거를 다시 묻다

    오늘날 민주주의의 핵심이라 불리는 ‘선거’는 단지 대표자를 뽑는 절차일까요? 선거가 실질적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제도인지, 아니면 그저 형식적 절차에 불과한지는 오랫동안 논쟁의 대상이 되어왔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선거제도에 대한 신뢰와 실제 기능 사이의 간극을 비판적으로 성찰해보고자 합니다.먼저 제도 전반에 대한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관점에서는 선거가 민주주의 사회의 핵심 제도임을 역설합니다. 법과 질서가 무너질 때 발생하는 불신의 결과는 마피아나 카르텔과 같은 사적 네트워크의 팽창이라는 형태로 나타나며, 이것은 사회의 예측 가능성과 안전을 위협합니다. 이런 점에서 신뢰받는 선거제도는 단지 정치적 대표자를 고르는 도구가 아니라, 공적제도에 대한 시민의 신뢰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기제이며, 정치적 통합과 사회 안정의 근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릴 만큼 선거는 시민의 정치적 권리를 실현하고 제도에 대한 신뢰를 심화하는 장치로 작용한다는 것입니다.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이러한 선거제도가 과연 실제로 민주주의를 구현하고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 시각도 존재합니다. 선거라는 형식은 유지되지만 그 실질이 정치 엘리트에 의해 독점되거나 특정 계층의 접근만이 가능해지는 순간, 민주주의는 껍데기만 남게 됩니다. ‘국민의 지배’라는 이름 아래 정치적 결정권이 소수에 집중되고, 유권자는 제한된 후보 중 수동적으로 선택하는 들러리로 전락하는 것이죠. 이는 선거가 본래 취지와 달리, 권력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형식 논리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정당 공천, 선거자금, 후보자 난립 등의

  • 학습 길잡이 기타

    0 '부재' 1 '존재'…이 사이서 수많은 수학적 사유 시작

    오늘은 수학에서 가장 작고 단순한 두 수, 0과 1에 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우리가 너무나 익숙하게 사용하는 수인 0과 1은 수학적 사고의 출발이자 끝입니다.먼저 1을 살펴봅시다. 1은 우리가 처음 배우는 수이면서 셈의 출발점입니다. 하나의 사과, 하나의 의자처럼 현실 세계에서 ‘하나’라는 개념은 너무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집니다. 하지만 수학에서 1은 단순히 ‘하나’라는 양을 넘어 기준이 되는 수입니다. 어떤 수에 1을 곱해도 그 수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연산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죠. 수학에서는 이처럼 어떤 수의 본질을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수를 특별히 주목합니다.단위의 정의에서도 1은 중심이 됩니다. 1m, 1초, 1g처럼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고 재는 수많은 방식은 이 ‘1’에서 출발합니다. 즉 1은 단지 ‘하나’를 넘어 세상의 구조를 형성하는 기본 단위입니다. 1이라는 수는 어떤 사물의 수량을 셈하는 것뿐 아니라, 어떤 개념의 기준을 세우는 도구로도 작동합니다. 모든 수가 1을 몇 번 더한 것이냐는 방식으로 이해될 수 있다는 점에서, 1은 자연수 체계의 뼈대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그렇다면 0은 어떨까요? 0은 ‘없음’을 뜻하는 수입니다. 하지만 이 ‘없음’은 단순히 비어 있다는 의미를 넘어, 수학적으로는 매우 정교하게 다뤄지는 개념입니다. 고대 바빌로니아에서는 자리 표시용 기호로 비어 있는 공간을 표현했지만, 정수 체계 속에서 ‘없음’을 하나의 수로 인정한 것은 7세기 인도에서였습니다. 분수 개념도 고대 이집트에서 이미 사용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0의 등장은 상대적으로 매우 늦은 시기였죠. 이는 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