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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K-푸드'의 진격…문명사적 의미는?
한국 음식, 이른바 ‘K-푸드’가 글로벌 키워드가 되고 있습니다. 방송, 소셜네트워크 등 곳곳에서 K-푸드에 대한 찬사가 쏟아집니다. K-푸드를 좋아해야 가장 힙(hip, 멋진)한 사람으로 비칠 정도입니다.시작은 알다시피 K-팝, K-드라마와 같은 한류 콘텐츠였습니다. 방탄소년단 멤버가 떡볶이와 불닭볶음면을 먹는 모습,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주인공이 김밥을 먹는 장면이 K-푸드에 대한 궁금증과 관심을 촉발시켰습니다. 인스타그램 등에선 ‘#KoreanFood’와 같은 해시태그가 붙은 게시물이 세계적으로 수백만 건씩 공유되고 있어요. 미국레스토랑협회(NRA)는 한식을 ‘2025년 최고의 에스닉 푸드(민족 음식) 트렌드’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음식 종류도 라면이나 치킨에 머물지 않고 고급 한식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미국 음식업계 오스카상으로 통하는 ‘제임스 비어드 상’의 올해 최우수 셰프상은 뉴욕의 한식 파인다이닝(고급 정식) ‘정식’을 경영하는 임정식 씨에게 돌아갔습니다. 로스앤젤레스, 파리, 시드니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도 한식 파인다이닝이 미쉐린 스타(고급 레스토랑 평가 시스템)를 받고 있어요.K-푸드의 선풍적 인기는 인문학적으로, 문명사적으로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음식 문화가 가진 소프트파워(soft power)는 현대 국가의 중요 경쟁력이기도 합니다. 논술시험 등의 대비에 유용한 내용일 듯합니다. 4·5면에서 살펴봤습니다.음식 넘어 세계인 열광시킨 한국 문화자본새 경험 추구하는 '네오필리아' 영향 크죠K-푸드의 전 세계적 인기는 여러 팩트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미국에서 김치는 한인 마트뿐 아니라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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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세상
AI로 재현한 독립운동가들
지난 18일 벨기에 브뤼셀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대한민국 임시정부 특별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이 인공지능(AI) 영상으로 재현한 독립운동가의 연설 화면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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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읽는 세상
나토 "방위비 GDP의 5%로 합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32개국이 국내총생산(GDP)의 5%를 국방비로 지출하기로 잠정 합의한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신 극초음속 중거리미사일 ‘오레시니크’ 양산에 돌입했다고 전격적으로 발표했다.23일(현지 시간)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035년까지 직접 군사비 3.5%, 간접 안보 비용 1.5%를 합쳐 GDP의 5%를 국방에 투입하는 계획이 모든 회원국에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조치는 나토의 군사 역량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구가 반영된 이번 합의는 나토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국방비 확대 조치로 평가된다.하지만 합의를 앞두고 일부 회원국은 부담을 토로했다. 스페인과 벨기에, 슬로바키아 등은 국방비 증액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면제’나 ‘유연성’ 적용을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이에 따라 공동성명 초안에는 당초 “우리는 약속한다”에서 보다 완화된 “동맹들은 약속한다”로 일부 표현이 조정됐다. ‘우리’는 전체 회원국의 단일한 약속을 뜻하지만 ‘동맹’으로 지칭해 국가별 재량을 인정해준 것이다. 뤼터 총장은 “나토에는 예외 조항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회원국 간 입장 차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이 같은 나토의 군비 증강 움직임에 푸틴 대통령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날 크렘린궁에서 군사 고등교육기관 우수 졸업생을 만난 자리에서 푸틴은 “전투 조건에서 성능을 입증한 오레시니크 중거리미사일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미사일은 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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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생글이 통신
"강의실서 배운 마케팅, 대학 축제에 적용해봤죠"
서울대 체육교육과에 진학한 뒤 저는 학문으로서의 체육을 새롭게 바라보게 됐습니다. 체육과 관련한 이론과 실기를 함께 배우면서 체육이 지닌 사회적 영향력에도 관심이 생겼고, 단순한 운동 중심의 개념에서 벗어나 스포츠의 더 넓은 가능성을 탐구해보고 싶어졌습니다.그중 하나가 스포츠 마케팅입니다. 그러던 저에게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 한 브랜드가 있었습니다. 수능 당일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마시던 글로벌 에너지 음료 브랜드를 단순한 소비자의 입장이 아니라 기획자의 시선으로 마주하게 된 것입니다. 이 브랜드의 마케터로 활동하며 스포츠가 마케팅 분야에서 어떤 방식으로 사람들과 연결되는지를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이번 학기 서울대 축제에서 부스를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며 어느 시간대에 관람객이 몰리는지, 동선을 어떻게 구성하고 상품을 어떻게 배치했을 때 시선을 더 잘 끄는지를 분석했습니다. 이후 연세대·한양대 등 다른 대학에서도 행사 운영에 참여하며 각기 다른 분위기와 사람들의 반응을 비교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전략을 조정하는 경험을 쌓았습니다. 강의실에서 배운 스포츠마케팅 이론이 현장에서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도 생생하게 확인하는 기회였습니다. 브랜드 포지셔닝, 소비자 반응 분석 등의 개념을 현장에서 적용하고 실행하며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브랜드 홍보 영상에 출연하고 학교 커뮤니티 게시판을 활용해 브랜드를 알리는 역할도 맡았습니다. 이벤트를 기획하는 수준을 넘어 대학 내에서 브랜드 이미지가 어떻게 형성되고 확산하는지를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기회가 됐습니다. 마케팅이 단순히 상품을 전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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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
"감정·윤리, 경제적 계산에 포함 안돼요"
경제적 효율성은 인문논술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개념입니다. 우리 삶에서 ‘어떻게 하면 가장 적은 비용으로 최대의 만족을 얻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대단히 자연스럽고, 동시에 경제적 사고와 도덕적·정서적 가치가 만나는 지점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꼭 기억해야 할 핵심은 경제적 효율성은 경제적 이익과 비용만 따진다는 점이에요. 감정이나 도덕, 윤리적 만족은 이 경제적 계산 안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이 두 가지를 섞어버리면 개념이 흐려지고, 논리적 분석에서도 실수하기 쉬우니, 반드시 분리해서 이해해야 합니다.경제적 효율성은 소비자잉여와 생산자잉여의 합, 즉 총잉여(total economic surplus)를 최대화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물건을 팔고 사는 사람 모두가 본인에게 이익이 되는 지점을 찾았을 때, 자원이 잘 배분된다고 보는 것이죠. 그런데 시장은 항상 완벽히 작동하지 않아요. 외부효과 같은 제3자에게 영향을 주는 비용(예: 오염)이 있을 때, 시장은 실패하며 정부 개입이 필요해집니다. 인문논술에서는 이러한 개념을 단순히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텍스트나 사례에 적용하며 사고의 폭을 넓히는 능력이 중요합니다.아래에는 상당히 오답이 많이 나오는 문제를 실어두었습니다. 문제를 읽어보고 스스로 풀이해본 후 해설과 예시 답안을 읽으면서 스스로의 생각을 평가해보세요.[문제] [가]를 바탕으로 [나]의 상황을 효율성의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설명하시오.[가] 효율성은 최소 비용으로 최대 만족을 추구하는 경제 행위의 원칙으로 개인 또는 집단의 합리적 선택의 기준이 되어왔다. 사람들이 자유롭게 상품을 거래하는 시장에서, 소비자잉여는 소비자가 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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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길잡이 기타
구조적 완전함, 수학적 아름다움의 결정체
아름답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 기준은 시대에 따라 끊임없이 변해왔다.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에 이르러 아름다움은 비례, 균형, 그리고 대칭 속에서 찾을 수 있는 질서로 여겨졌다. 사람들이 가장 아름답다고 여긴 조각상은 고대 그리스의 비너스상과 르네상스 시대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이었다. 이 조각들은 모두 인체의 황금 비율, 균형 잡힌 근육 구조, 자연스러운 역동성을 지니고 있다. 회화에서도 아름다움은 인체뿐 아니라 풍경과 구도 속에 담겼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는 미묘한 비대칭 속 조화를 보여주며,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은 대칭과 원근법을 통해 아름다움의 질서를 구현한다. 건축물에서도 대칭과 비례는 중요한 요소였다. 샤르트르 대성당, 산피에트로 대성당,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 같은 작품들은 구조 전체가 수학적 비례와 대칭 속에서 설계되었고, 그 안에서 인간이 느끼는 시각적 안정감과 경외심을 이끌어냈다.수학자들은 숫자와 도형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아름답다고 여긴 평면 도형은 정다각형이었다. 모든 변의 길이가 같고, 모든 내각의 크기가 동일한 정다각형은 균형과 대칭, 그리고 반복되는 질서를 담고 있다. 이런 구조적 완전함은 조화로움을 통해 수학적 아름다움의 본질을 보여준다. 원 안에 고르게 배치된 점들, 기하학적 구성의 출발점, 자연 속 대칭까지 — 정다각형은 단순함 속에서 가장 높은 조화를 보여주는 결정체였다.하지만 정다각형에서의 탐구는 한계가 있었다. 내각의 크기를 계산하거나, 변의 수를 늘려 어떤 형태로 수렴하는지를 살펴보는 정도였다. 예를 들어, 변이 무한히 많아지면 정다각형은 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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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관점의 언어 : '주변국' vs '이웃나라'
“‘트럼프 2기’와 함께 시작된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은 한 치 양보 없이 전개돼 세계경제를 뒤흔들었다. … 일부 동남아시아 국가는 중국 제품을 떠안아야 하는 압박을 받으면서 신음했다. 수출의존도가 큰 한국 등 주변국이 특히 타격을 크게 받았다.” 지난 5월 미국과 중국이 ‘관세전쟁’을 벌인 지 약 한 달 만에 첫 공식 대화에 나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해설 및 분석 기사들이 잇따랐다. 위 인용문도 그중 한 대목이다. 문장 구성에선 크게 흠잡을 만한 곳이 없다. 하지만 ‘언어의 관점’ 측면에서 옥에 티가 숨어 있다. ‘이웃나라’가 주체적·중립적인 표현‘한국 등 주변국’이란 표현에 주목해야 한다. ‘주변국’은 조심해 써야 한다. ‘관점’이 담긴 말이기 때문이다. 우선 사전적 풀이를 중심으로 살펴보자. ‘주변’은 어떤 대상의 둘레를 말한다. ‘둘레’는 무엇일까? 사물의 테두리나 바깥 언저리다. 그러니 ‘주변국(周邊國)’이란 글자 그대로는 ‘지리적으로 가까이 있는 나라’ 정도가 될 것이다.하지만 말에는 늘 ‘가치’가 개입한다. 나라와 나라 사이를 얘기하면서 ‘주변국’이라고 하면 의식했든 의식하지 않았든 ‘중심국’을 염두에 두고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고려대 한국어대사전>은 ‘주변국’을 “국력이 약하여 강대국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나라”라고 풀었다. 국립국어원의 <우리말샘>에선 ‘주변국가’를 “국제 사회에서 정치, 경제 방면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심 국가의 주변에 위치하거나 정치적·경제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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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기자
남쪽의 별 '어른 김장하'가 주는 울림
경남 진주에는 50년간 한약방을 운영하며 어려운 이웃과 함께해온 김장하 선생님이 있다. 그는 주변 사람을 도와주면서도 이름이 알려지기를 꺼리며 평생 조용히 선행을 실천한 어른이다. 김장하 선생은 어릴 적 중학교밖에 다니지 못했다. 낮에는 약방 심부름꾼으로 일하고, 밤에는 틈틈이 공부해 19세에 한약사 면허를 취득했다.한 번도 자동차를 사지 않았고, 해진 옷을 개의치 않고 입고 다녔다. 하지만 그의 따뜻한 손길은 곳곳에 가 닿았다. 학비가 없어 진학을 포기할 뻔한 학생들과 지역신문, 장애인 단체, 문화예술인, 그 외 사회적 약자들이 그의 도움을 받았다.그는 “돈이란 것은 똥과 같아서 모아놓으면 악취가 진동하지만 밭에 골고루 뿌려놓으면 좋은 거름이 된다”고 말했다. 자기가 가진 것을 어려운 이웃과 나누며 살아온 사람만이 지닐 수 있는 철학이 드러난다. 그는 1992년 인권운동가 백촌 강상호 선생의 정신을 잇기 위해 형평운동기념사업회를 만들었다. 이 사업회는 차별 없는 사회를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김장하 선생은 타인의 불행을 자신의 일처럼 여기며 손을 내미는 분이었다. 그의 흔적은 단지 후원자로서만이 아니라 누군가의 인생에 커다란 전환점으로 남아 있다.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인가보다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를 고민하게 만든다. 그는 도움을 주며 이렇게 말한다고 한다. “내게 고마워하지 말고, 이 사회에 갚아라.” 남성(南星)이라는 호처럼 그의 행적은 빛나는 별처럼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비추고 있다.김지나 생글기자 (진양고 2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