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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기타

    '지옥 제재'에도 러 경제 호황…데스노믹스의 역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난 지 만 3년이 돼가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부터 강력한 대러 경제 제재를 가했다. 러시아의 돈줄을 죄어 우크라이나에서 물러나게 하겠다는 계산이었다. 그런데 웬걸. 러시아 경제는 침체는커녕 과열을 걱정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옛 소련이 붕괴한 후 사상 최고 호황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어찌 된 일일까.2만 가지 제재에도 끄떡없는 경제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2022년 2월 이후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에 2만 가지에 달하는 경제 제재를 가했다. 이를 두고 ‘지옥 같은 제재’라고 했다. 하지만 3년 가까이 지난 현재 러시아 경제는 지옥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경제성장률은 전쟁 첫해인 2022년 -2.1%로 떨어졌을 뿐 작년 3.6%로 반등했고, 올해도 전년 동기 대비 1분기에 4.1%, 2분기 5.4%, 3분기에 3.1%의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러시아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3.6%로 전망했다. 석 달 전보다 0.4%포인트 높여 잡은 수치다. 전쟁 직전 8%대이던 실업률은 지난 9월 2.4%로 내려갔다. 옛 소련이 붕괴한 이후 최저치다.제재 우회하는 ‘유령 선단’지옥 같은 제재라고 했지만, 서방의 대러 경제 제재엔 구멍이 많이 뚫려 있었다. 국내총생산(GDP) 세계 2위 중국과 5위 인도가 제재에 전혀 동참하지 않았다. 주요 7개국(G7)과 EU 등 27개국은 2022년 12월부터 러시아산 원유 가격을 배럴당 60달러 이하로 제한했다. 이 기준을 지키지 않는 해운사에는 미국과 유럽의 보험 서비스를 받을 수 없도록 했다. 중국과 인도는 이런 조치를 오히려 반겼다. 이 덕분에 러시아산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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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가 불러온 강달러…기축통화 지위 언제까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 가치가 오르는 강달러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내세우는 자국 우선주의가 달러 강세를 촉발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세계경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감소하면서 달러 패권에 대한 도전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은 무역에서 자국통화인 위안화 사용 비중을 높이면서 달러를 위협하고 있다. 달러는 과연 몰락의 길을 걸을 것인가. 위안화는 달러를 제치고 기축통화가 될 수 있을까. 빚을 져도 달러 빚을 진다기축통화란 국가 간 무역 거래와 금융결제에서 기본이 되는 통화를 말한다. 기축통화국은 여러 이점을 지닌다. 외환위기에 대한 걱정 없이 필요에 따라 통화량을 조절할 수 있고, 다른 나라에 대한 금융 제재를 외교적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미국 달러는 두 차례 세계대전을 거치며 기축통화로 부상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미국은 세계 총생산의 50%를 차지하는 압도적 최강대국이자 세계 최대 금 보유국이었다. 1944년 브레턴우즈 회의에서 미국이 금 온스당 35달러로 교환 비율을 정하고, 다른 나라들은 자국 통화의 환율을 달러에 고정하기로 했다. 이를 ‘브레턴우즈 체제’라고 한다.미국이 1960년대 베트남전을 치르면서 달러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자 각국은 달러를 금으로 바꿔달라고 미국에 요구했다. 미국의 금 보유량은 급격히 줄었다. 이에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은 1971년 금 태환 포기를 선언했다. 이로써 브레턴우즈 체제는 무너졌지만, 그 후로도 달러는 기축통화의 위상을 유지했다. 국제 결제의 45%가 달러로 이뤄진다.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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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통 대기업이 '올·다·무' 유치 열 올리는 까닭

    요즘 유통업계에서는 ‘올다무’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통한다고 한다. 올리브영, 다이소, 무신사의 줄임말이다. 롯데·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은 최근 백화점, 복합 쇼핑몰을 새로 열 때마다 이 세 브랜드를 모시기 위해 공을 들인다. 올다무가 손님을 많이 끌어들여 다른 매장까지 활성화하는 ‘키 테넌트(핵심 점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경제학에서 말하는 외부효과의 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올다무 외에도 외부효과는 우리 일상 곳곳에서 나타난다.주택가 편의점의 또 다른 역할외부효과란 한 개인이나 기업의 행위가 제3자의 경제적 후생에 영향을 미치지만, 그에 대한 대가나 비용은 지급되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외부효과엔 긍정적 외부효과와 부정적 외부효과가 있다.올다무가 주변 상권을 살리는 것은 제3자에게 이득을 주는 긍정적 외부효과의 사례다. 주택가 골목의 편의점이 24시간 영업하면서 심야 시간 주민들의 안전한 귀가를 돕는 것도 긍정적 외부효과라고 할 수 있다. 경제학 교과서에는 과수원과 양봉업자의 사례가 자주 나온다. 양봉업자의 벌이 사과나무의 수분을 도우면 사과 생산량이 증가하고, 벌은 과수원에 핀 꽃에서 꿀을 채취할 수 있다. 공장에서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행위는 부정적 외부효과의 전형적 사례다. 공장 활동으로 인해 제3자가 피해를 입어도 그에 대한 보상은 대부분 이루어지지 않는다. 공사장에서 발생하는 소음 탓에 주변 주민들이 생활에 지장을 받는다면 그 또한 부정적 외부효과라고 할 수 있다. 부정적 외부효과는 종종 사회적 갈등과 분쟁의 원인이 된다.외부효과와 시장실패외부효과는 시장이 효율적 자원배분에 실패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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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솟값·외식비 다 올랐는데…물가상승률은 1%대?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1.3%로 집계됐다. 두 달 연속 1%대이자 3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물가상승률이라고 한다. 그러나 정부 발표에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장을 보다 보면 ‘헉’ 소리가 난다. 외식 가격도 꾸준히 오르는 추세다. 그런데 물가상승률은 낮아지고 있다니 어떻게 된 것일까. 주부의 물가, 직장인의 물가정부가 발표하는 공식 물가 지표와 개개인이 실생활에서 느끼는 체감물가 사이엔 차이가 있다. 통계청이 조사하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 7월 전년 동월 대비 2.6%에서 8월 2.0%, 9월 1.6%, 10월 1.3%로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체감물가는 다르다. 한국은행은 매달 ‘물가 인식’을 조사한다. 일반인이 1년간 물가가 얼마나 올랐다고 생각하는지를 조사하는 것이다. 지난 7월 3.6%에서 8월 3.5%, 9월 3.4%, 10월 3.3%로 큰 변화가 없다. 마트에서, 식당에서, 공공요금 고지서에서 느끼는 물가상승률도 1%대는 아니다.공식 물가와 체감물가의 차이는 많은 부분이 심리적·주관적 요인에서 비롯한다. 소비자물가지수는 458가지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을 조사해 산출한다. 반면 소비자 개개인은 연령, 직업, 가족 구성원 등에 따라 주로 구입하는 품목이 다르다. 따라서 어떤 품목을 많이 구입하느냐를 토대로 체감물가에 차이가 생긴다.주부는 어느 날 장을 보러 갔다가 배춧값이 두 배가 된 것을 보고 물가가 두 배로 뛰었다고 생각한다. 직장인은 7000원이던 김치찌개가 9000원으로 오른 것을 보고 ‘3%는 무슨, 20%는 더 올랐구먼’이라고 판단한다.또 사람들은 물가가 내린 것보다 오른 것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1년 전과 비교해 치킨 가격이 크게 올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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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0만 관중 프로야구…실적도 '홈런' 쳤을까

    올해 한국프로야구(KBO)는 사상 처음으로 연간 관중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정규리그 720경기에 1088만7705명이 입장해 지난해보다 34.4% 증가했다. 종전 최고 기록이던 2017년 840만688명을 가볍게 넘어섰다. 포스트시즌 경기도 매진 행진 중이다. 그렇다면 기업으로서 프로야구단의 경영 실적은 어떨까. 흥행만큼이나 프로야구는 돈이 되는 사업일까.흥행 대박, 존속 능력엔 의문KBO 10개 구단의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라는 말이 다소 무색해진다. 작년 10개 구단의 총매출은 6150억원, 평균 615억원으로 중소기업 수준에 그친다. 기아 타이거즈, LG트윈스, KT 위즈, 한화이글스 등 네 곳이 영업적자를 냈다. 흑자 구단 중에서도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는 영업이익이 각각 3억3000만원과 5억6000만원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전년도인 2022년에는 6개 구단이 적자였다.키움 히어로즈를 제외한 9개 구단은 결손금을 안고 있다. 야구단을 운영하면서 돈을 까먹고 있다는 뜻이다. 기아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 한화이글스는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즉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SSG랜더스의 작년 감사보고서엔 다음과 같은 주석이 달려 있다.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180억원 초과합니다. 기업 존속 능력에 의문을 제기합니다.”모기업 지원을 빼면 사정은 더 나빠진다. 프로야구 경기를 보면 선수 유니폼, 헬멧, 모자 등에 그룹 계열사 이름이 들어간 것을 볼 수 있다. 그렇게 제작하고 광고비 명목으로 돈을 받는 특수관계자 거래다. 모기업이 없는 키움 히어로즈 외에 9개 구단은 특수관계자 매출이 전체의 30~50%에 이른다.뉴욕 양키스 > KBO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는 다르다. 뉴욕 양키스의 작년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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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상흑자 무조건 좋다?…내수 침체돼도 발생

    한국은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다. 연간 수출액이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을 넘는다. 수출이 잘돼 경상수지와 무역수지가 흑자를 기록하면 일반적으로 경제 상황이 좋은 것으로 평가한다. 올해도 경상수지와 무역수지는 대규모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경상수지와 무역수지는 반드시 흑자여야 하는 것일까. 경상수지와 무역수지의 차이는 무엇일까. 경상수지와 무역수지는 별개?경상수지와 무역수지 중 포괄하는 범위가 더 넓은 것은 경상수지다. 무역수지는 상품 수출입 금액만 집계하는 데 비해 경상수지엔 상품 수출입에 더해 여행·운수 등 서비스 거래와 해외투자에 대한 배당·이자 등이 포함된다. 따라서 상품 수출입이 적자를 내더라도 여행수지가 흑자거나 해외 주식 또는 채권에 투자해 얻는 배당·이자 소득이 높으면 경상수지는 흑자를 낼 수 있다.경상수지의 범위가 더 넓지만 그렇다고 경상수지가 무역수지를 포함하는 개념은 아니다. 두 가지는 별도 개념이다. 집계 기관도 경상수지는 한국은행, 무역수지는 산업통상자원부로 다르다. 다만 경상수지의 세부 항목 중 무역수지와 비슷한 개념이 있다. 상품수지라는 항목이다. 상품수지도 무역수지와 마찬가지로 상품 수출입을 나타낸다. 하지만 집계 방식과 대상에 차이가 있다.국내 조선사가 해외 선사에서 주문받아 배를 만드는 것을 예로 들어보자. 국내 조선사가 선금, 중도금, 잔금을 나눠 받으면 상품수지에는 그때그때 받은 금액이 수출로 반영된다. 그러나 무역수지엔 배를 완성해 해외 선사에 넘길 때 수출로 집계된다.국내 기업의 해외 법인 수출도 상품수지와 무역수지 간 차이를 일으키는 요인이다. 삼성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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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합과 배신…'카르텔'이 실패하는 이유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에 합의했다.”이런 뉴스가 나올 때마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자원 빈국의 현실을 절감하게 된다. 그런데 최근 OPEC 회원국 중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약속을 깨고 석유 생산을 늘리기로 했다. 사실 OPEC 회원국 간에는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는다. 인도네시아·카타르·에콰도르·앙골라는 불만을 품고 탈퇴했다. 한국과 같은 비산유국 입장에선 다행스러운 일이다. OPEC 회원국이 반복하는 담합과 배신은 과점시장에서 종종 발생하는 카르텔과 그 이면에 숨은 불안정성을 잘 보여준다.누이 좋고 매부 좋은 카르텔과점시장이란 소수의 공급자가 비슷하거나 동일한 상품을 생산하는 시장을 말한다. 철강, 정유 등 초기 투자비가 많고 생산시설 운영에 막대한 고정비용이 들어가는 산업이 대체로 과점 형태를 띤다. 과점시장에선 적게는 2개, 많아도 5개 정도 기업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미국·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가 전 세계 생산량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석유 시장도 과점 사례다.과점시장 생산자는 ‘전략적 상황’에 놓인다. 전략적 상황이란 상대방의 대응을 생각해가면서 나의 전략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을 뜻한다. 예를 들어 LG전자가 냉장고를 대폭 할인하기로 했다고 치자. 이때 LG전자는 삼성전자의 대응을 염두에 두고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삼성전자가 똑같이 할인 판매로 대응하면 LG전자의 할인 효과가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독점시장과 완전경쟁시장에선 이 같은 전략적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 독점기업은 남 눈치 볼 필요가 없고, 완전경쟁시장에선 경쟁자가 너무 많아 남을 신경 쓰는 것이 의미가 없다.과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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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급차단 vs 수요억제…마약퇴치 뭐가 더 효과적?

    한국은 한때 ‘마약 청정국’이었다. 지금은 옛날 얘기다. 유명 연예인부터 10대 청소년, 명문대 재학생까지 마약을 투약하고 유통했다는 뉴스가 줄을 잇는다. 비록 불법이지만, 마약은 시장에서 거래되는 재화의 한 종류다. 마약도 수요와 공급이 상호작용하는 시장 원리를 따른다. 마약 퇴치 정책 역시 수요와 공급 양쪽으로 나눠볼 수 있다. 마약 공급을 잡는 것과 수요를 억제하는 것 중 더 효과적인 해결책은 무엇일까. 마약 단속의 역설공급 억제 정책부터 살펴보자. 마약 단속 인원을 늘리고, 마약 사범의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마약 판매에 수반되는 비용과 위험 부담이 커져 마약 공급이 감소한다. 마약 공급곡선이 왼쪽으로 이동한다. 다만 마약 수요곡선에는 변화가 없다. 이에 따라 마약의 균형 가격은 상승하고, 균형 거래량은 감소한다. 즉 마약 소비가 줄어든다. 하지만 이것만 갖고 마약 공급 억제 정책이 성공했다고 하기는 어렵다. 그 이유는 마약 수요가 가격에 대해 비탄력적이기 때문이다. 마약은 중독성이 강하다. 마약이 비싸졌다고 해서 중독자가 마약을 끊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따라서 마약 공급이 줄어들면 마약 가격은 크게 오르지만, 거래량은 소폭 감소한다. 그 결과 마약 공급업자의 수입은 오히려 증가한다. 마약 중독자들이 마약 구입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절도, 강도 등 범죄를 저지를 위험도 커진다.과거 미국의 금주법이 실패한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술 제조를 금지하자 웃돈을 얹어 거래하는 밀주 시장이 커지고 술 수요는 별로 줄어들지 않았다. 비싼 돈을 주고 밀주를 살 수 없는 가난한 사람들은 공업용 알코올 등으로 술을 만들어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