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야 놀자
-
경제 기타
세계 경제 '들었다 놨다'…미국 Fed는 어떤 곳?
“인류 역사에서 위대한 발명품 세 가지가 있다. 불, 바퀴, 그리고 중앙은행이다.”20세기 초 미국 배우이자 칼럼니스트 윌 로저스가 한 말이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폴 새뮤얼슨이 자신의 책에 인용하면서 유명해졌다. 중앙은행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그중에서도 미국 중앙은행(Fed)은 세계경제에 광범위한 영향을 끼친다. 오는 15일 케빈 워시 Fed 의장이 새로 취임한다. 전 세계 정책 결정자와 기업, 투자자들은 Fed의 통화정책과 의장의 말 한마디에 촉각을 곤두세운다.‘은행’ 이름 안 쓰는 중앙은행미국 초대 재무장관 알렉산더 해밀턴은 강력한 연방정부와 중앙은행이 새로운 나라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반대가 심했다. 초대 국무장관이자 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이 반대파의 중심이었다.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은 해밀턴의 손을 들어줬다. 그렇게 해서 1791년 미합중국 제1 은행이 탄생했다. 다만 반대파의 영향으로 운영 기간이 20년으로 제한됐고, 재인가도 받지 못했다. 얼마 안 가 미합중국 제2 은행이 등장했지만, 역시 20년 동안만 운영됐다. 미국에서 중앙은행이 오랫동안 자리를 잡지 못한 것은 중앙집권에 대한 거부감과 연방제 전통의 영향이 크다. 뉴욕 등 동부 지역 은행가들에 대한 남부의 반감도 배경에 있었다.19세기 이후 경제 공황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중앙은행의 필요성이 다시 제기됐다. 특히 1907년 공황으로 실업률이 3%에서 8%로 높아졌고, 뱅크런이 일어나 은행들이 줄줄이 파산했다. 당대 최대 금융 자본가 존 피어폰트 모건이 은행가들을 모아 기업과 금융회사에 자금을 지원한 다음에야 위기가 가라앉았다. 위기 때마다 대
-
경제 기타
세금 vs 국채 vs 돈 찍기… 정부가 돈 구하는 3가지 마법과 그 대가 [경제야 놀자]
‘전쟁 추경’으로 불리는 26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해 이 중 일부인 고유가 피해 지원금이 풀리기 시작했다. 정부와 여당은 이번 추경이 ‘빚 없는 추경’이라고 강조한다. 국채를 발행하지 않고 정부 예상보다 더 걷힌 세금, 즉 초과 세수를 활용해 국민 부담을 최소화했다는 의미다. 표면적으로 증세도 없었고 나랏빚이 늘지도 않았으니 ‘착한 추경’이라고도 한다. 정부가 돈을 마련하고 쓸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따져보자.정부가 돈을 버는 세 가지 방법정부가 쓸 돈을 조달하는 방법에는 세 가지가 있다. 세금을 더 걷거나, 국채를 발행해 돈을 빌리거나, 중앙은행을 동원해 돈을 찍는 것이다. 세금을 더 내는 것을 좋아할 국민은 없다. 그래서 정부는 정치적 저항이 적은 수단으로 국채 발행을 택할 때가 많다. 정부가 국채를 발행해 지출을 늘리면 나라 경제의 총수요가 증가한다. 이는 경기를 활성화하는 결과로 이어진다.하지만 이러한 경기부양을 제약하는 요인도 존재한다. 정부 지출 확대는 총수요를 늘릴 뿐 총공급은 증가시키지 못한다. 공급이 고정된 상태에서 수요가 늘면 물가가 오른다. 물가상승은 수요를 가라앉힌다. 또한 물가상승은 장기적으로 임금을 포함한 생산요소 가격을 밀어 올려 총공급을 줄이는 요인이 된다. 정리하자면 정부가 국채를 발행해 지출을 확대하면 단기적으로는 국민소득이 증가하고 물가가 상승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경기팽창 효과는 사그라들고 물가만 높은 수준에서 유지된다.정부가 정치적 부담을 무릅쓰고 세금을 늘리는 경우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때도 국채를 발행할 때와 마찬가지로 단기적 경기팽창 효
-
경제 기타
가성비 찾지 말라고요?…'착한 가격'의 배신..!(⊙_⊙) [경제야 놀자]
“대기 줄이 길어요.” 맛집 리뷰에 올라온 글이 아닌 주유소 방문 후기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석유 가격이 급등한 탓에 기름값이 조금이라도 싼 주유소에 차량 행렬이 길게 이어진다. 정부는 석유 제품 최고가격제를 시행해 가격상승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다. 최고가격제, 즉 가격상한제는 재화 및 서비스의 가격이 급등하거나 시장균형가격이 뭔가 공정해 보이지 않을 때 정부가 손쉽게 꺼내 드는 수단이다. 그러나 가격상한제는 종종 뜻하지 않은 결말을 맞곤 했다. 고대 로마부터 대한민국까지고대 로마제국의 43대 황제 디오클레티아누스는 기독교를 가혹하게 탄압했다. 기독교뿐 아니라 물가에도 단호했다. 전쟁과 토목 공사, 관료 기구 확대로 부족해진 재정을 메우기 위해 돈을 찍었는데, 그로 인해 물가가 빠르게 오르자 서기 301년 가격통제칙령을 발표했다. 가격 상한선을 정해서 어기는 상인은 엄하게 처벌하는 제도였다.대혁명이 일어난 18세기 후반, 프랑스는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시달렸다. 혁명으로 집권한 로베스피에르는 우유와 곡물, 고기, 가죽, 종이 등에 가격상한제를 시행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국은 휘발유, 육류, 의복 등을 대상으로 배급제를 도입했다. 생필품 배급제와 함께 시행한 뉴욕시의 건물 임대료 규제는 지금까지 남아 있다.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은 1971년 8월 “미국 전역의 모든 가격과 임금을 90일간 동결한다”고 선언했다. 얼마 뒤 오일쇼크가 발생하자 1973년 6월 석유 가격상한제를 도입했다. 우리는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0~2022년 마스크와 자가 진단 키트 가격상한제를 시행했다. 가격상한제 효과와 부작용가격상한제는 가격을 즉각
-
경제 기타
오른다고 믿으면 진짜 오른다? 물가를 조종하는 '기대심리'의 마법 [경제야 놀자]
미국·이란 전쟁의 영향으로 물가에 대한 걱정이 다시 커지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2.2%로 전달(2%)보다 높아졌다. 크게 오른 것은 아니지만, 고유가 영향이 시차를 두고 전기요금과 각종 공산품에 차츰 반영될 것을 감안하면 안심할 수 없다. 더구나 물가 상승세는 한번 시작되면 쉽사리 꺾이지 않는다. 물가가 오르면 앞으로 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되고, 그 기대 자체가 자기실현적 예언이 돼 실제 물가를 끌어올린다.설문조사·채권시장 지표로 측정가계와 기업 등 경제주체들의 물가 상승률에 대한 주관적 전망을 ‘기대인플레이션’이라고 한다. 경제주체들이 예상하는 미래의 물가 상승률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말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라고도 한다.기대인플레이션은 설문조사를 통해 측정한다. 한국은행은 매월 2500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소비자동향조사에서 ‘향후 소비자물가가 얼마나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기대인플레이션을 파악한다. 지난달 조사에서 향후 1년간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7%에서 전달보다 0.1%P 상승했다. 경제주체들이 앞으로 1년간 소비자 물가가 2.7% 오를 것으로 평균적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에서는 뉴욕 연방은행과 미시간대 등이 역시 설문조사를 토대로 기대인플레이션을 측정한다.금융시장 지표로 기대인플레이션을 알아보는 방법도 있다. 미국에서 많이 쓰이는 BEI(Break-Even Inflation)다. BEI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에서 물가연동국채 금리를 빼 산출한다. 물가연동국채는 물가가 상승하는 만큼 원리금도 높아지는 채권이다. 물가상승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
경제 기타
외환보유액 팍팍 줄어드는데…정말 제2의 IMF 올까요? [경제야 놀자]
지난달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39억7000만 달러 감소했다. 외환보유액은 중앙은행과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대외 외화채권의 총액을 말한다. 미국·이란 전쟁 등의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과정에서 환율이 지나치게 오르는 것을 막는 ‘환율 방어’에 외환보유액 일부를 투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은 1997년 12월 외환보유액이 39억 달러까지 줄면서 외국에 진 빚을 갚지 못해 경제위기를 맞았다. 외환보유액 증감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외환보유액은 급격한 자본유출이나 대외 차입 불능 사태에 대비하는 가장 기본적인 안전장치다. 환율 방어에 얼마 썼나?외환보유액은 올 들어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말 4280억5000만 달러이던 것이 지난 3월 말 4236억6000만 달러로 43억9000만 달러 감소했다. 작년 10월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주된 원인은 환율 방어다. 원달러 환율은 작년 말 달러당 1439원에서 지난 3월 말 1530원10전으로 상승했다. 이 과정에서 환율이 너무 급하게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외환 당국이 달러를 팔고 원화를 사들인 것으로 추정된다.외환보유액을 구성하는 통화의 상대적 가치 변동에 따라서도 외환보유액이 감소할 수 있다. 작년 말 기준으로 외환보유액 중 미국 달러화 비중은 69.5%다. 나머지 30.5%는 유로화, 엔화, 파운드화, 위안화 등이다. 외환보유액 규모는 달러를 제외한 다른 통화의 가치까지 달러로 환산해 계산한다. 따라서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 나머지 통화의 달러 환산 가치가 하락해 외환보유액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날 수 있다.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올 들어 1.7% 상승했다. 이를 바탕으로 계산하면 외환보유액 중 달러
-
경제 기타
빚내서 버티는 미국 경제? 그래도 세상은 '킹달러'를 믿는다 [경제야 놀자]
오늘날 세계경제의 중심이 되는 통화는 미국 달러다. 달러는 국제무역과 금융거래의 기본이 되는 돈, 즉 기축통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 만큼 달러의 흐름과 세계경제는 아주 밀접한 관계에 있다. 최근 미국·이란 전쟁의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500원을 넘나든다. 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 달러, 스웨덴 크로나, 스위스 프랑 등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도 상승했다. 미국은 만성적인 경상수지 적자국이고, 국가채무는 국내총생산(GDP)의 120%에 이른다. 그런데 달러는 왜 이렇게 강할까.무역 거래도 달러, 외환보유액도 달러미국의 패권이 저물어간다는 관측도 있지만,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위는 아직 굳건하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지난 2월 세계무역과 금융 결제의 49.7%가 달러로 이뤄졌다. 2위인 유로화(22.4%)보다 훨씬 높은 비중이다. 더구나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21개국)은 회원국 간 경제력 격차가 크고, 재정이 통합돼 있지 않아 달러 패권에 도전하기엔 한계가 있다.세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 비중을 보면 달러의 위상은 더 압도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전 세계 외환보유액의 56.9%가 달러였다. 이어 유로 20.3%, 일본 엔 5.8%, 영국 파운드 4.5% 순서였다. 외환보유액은 급격한 자본 유출에 대비한 비상금이다. 각국 중앙은행이 비상금의 절반 이상을 달러로 보유한다는 것은 그만큼 달러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는 뜻이다. 중국이 미국과 패권 경쟁을 한다고 하지만 ‘화폐 전쟁’에서는 한참 못 미친다. 중국 위안화의 국제 결제 비중은 2.2%, 외환보유액 비중은 1.9%에 불과하다.위기에 더 강해지는 달러의 역설
-
경제 기타
일 안하고 버는 돈, 불로소득에 대한 오해와 진실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은 불로소득과의 전쟁이기도 하다. “집을 팔고 사는 것은 개인의 자유지만, 그것이 이익이 되게 할지 손실이 되게 할지는 정부가 정한다”는 이 대통령 발언에 부동산으로 돈 버는 시대를 끝내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하지만 자산 투자 없는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상상하기는 어렵다. 불로소득을 어찌하면 좋을까. 주식, 부동산, 복권의 공통점불로소득은 일하지 않고 얻는 소득을 말한다. 주택·상가 등의 임대소득과 양도차익 등 부동산으로 벌어들이는 소득이 대표적 불로소득이다. 주식 배당금과 시세차익, 예금과 채권의 이자소득, 복권 당첨금 역시 불로소득이다. 주식은 기업의 자금조달 수단이라는 점에서 주식으로 얻는 소득은 부동산과 다르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그러나 유통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은 기업의 자금조달과는 무관하다. 불로소득의 수단이라는 점에서 주식과 부동산, 복권은 다르지 않다.불로소득을 곱지 않게 바라보는 사람이 많다. 오래전부터 그랬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돈은 돈(이자)을 낳지 않는다는 ‘화폐 불임설’을 주장했다. 기독교에서는 중세까지도 이자를 죄악시했다.경제학에서는 고전경제학 시대 지주가 얻는 지대(rent)를 설명하면서 불로소득이라는 개념이 생겨났다.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지주 계층은 노동도 수고도 들이지 않으며 어떤 계획이나 사업과도 무관하게 소득이 들어오는 유일한 계층이다” “지대는 많은 경우 소유자가 아무런 주의나 노력 없이 향유하는 소득이다&r
-
경제 기타
미·이란 전쟁이 불러온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최근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는 수준으로 급등했다. 그 여파로 국내 휘발유 가격도 L당 2000원에 가깝게 올랐다. 정부가 사상 초유의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시행했을 정도다. 유가 상승은 업종을 불문하고 비용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제 성장세가 더딘 가운데 물가는 빠르게 오르는 최악의 조합이다.고물가·저성장의 최악 조합경제학자 다수가 동의하는 ‘경제학의 10대 기본 원리’가 있다. 그중 하나가 ‘단기적으로는 물가 상승과 실업 사이에 상충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즉 물가상승률이 높아지면 실업률은 낮아지고, 물가상승률이 낮아지면 실업률은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런 관계를 나타낸 것이 ‘필립스 곡선(Phillips curve)’이다.뉴질랜드 출신으로 영국에서 활동한 경제학자 윌리엄 필립스는 1958년 ‘1861~1957년 영국의 실업률과 명목임금 변화율’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그는 이 논문에서 실업률과 명목임금 상승률 사이에 반비례 관계가 있다는 점을 밝혔다.이후 명목임금 상승률 대신 물가상승률을 집어넣어도 비슷한 관계가 성립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경제학자 폴 새뮤얼슨과 로버트 솔로는 미국에서도 물가상승률과 실업률 사이에 역 상관관계가 존재한다는 점을 입증했고, 이런 관계를 나타낸 그래프에 필립스 곡선이라는 이름을 붙였다.1970년대 들어 세계경제는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함정에 빠졌다. 두 차례 오일쇼크가 계기가 됐다. 기름값이 오르면서 생산비용이 폭등했다. 경기가 급속도로 얼어붙으며 실업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