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생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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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초보 교사의 천방지축, 그 속에서 빛나는 의리
일본의 셰익스피어로 불리는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은 경쾌한 리듬과 유머를 바탕으로 권선징악과 같은 전통적이고 보편적인 가치에 기반을 둔다. 빠른 템포와 리듬감이 있는 문체가 책 읽기를 즐겁게 하는데, <도련님>이야말로 재미와 의미가 넘쳐나 책장이 줄어드는 게 안타까울 지경이다. <도련님>은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마음>과 함께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 소설이다.1867년생인 나쓰메 소세키는 도쿄제국대학 영문과를 졸업하고,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영어 교사로 일했다. 1900년 국비 유학생에 선발되어 영국으로 유학 갔다가 신경쇠약에 빠진 그는 귀국 후 도쿄제국대학의 강사로 재직하면서 정신 질환을 앓았다. 치유의 한 방편으로 소설 쓰기를 시작해 ‘일본 국민 작가’에 오른 그의 작품은 “일본적 감수성과 윤리관으로 서구 근대의 기계문명과 자본주의를 비평적으로 바라보며 인간세계를 조명한다”는 평가를 받는다.말썽만 피우던 도련님“나는 어릴 때부터 천성적으로 타고난 덤벙거리는 기질 때문에 실수만 해왔다”로 소설이 시작된다. 아버지와 어머니로부터 “이 녀석은 변변한 인간이 못 될 게 뻔해”, “너 같은 놈은 꼴도 보기 싫다”는 말을 듣지만 할머니 하녀 기요는 “도련님은 솔직하시고 좋은 성격을 가지셨어요”라고 칭찬한다. 늘 야단만 맞는 나는 기요에게 아첨하지 말라고 했지만 그녀를 깊이 의지한다.나는 졸업한 지 8일 만에 교장이 권한 시골 중학교로 향한다. 교사가 될 생각도, 시골로 갈 마음도 없었지만, 덤벙꾼 기질이 발동한 나는 태어나서 줄곧 살아온 도쿄를 떠나 시코쿠에 도착한다. “구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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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이슈 찬반토론
외국인 대상 '건강보험 상호주의' 도입해야 하나
국민건강보험 가입자의 국적이 다양해지고 있다. 내국인 신규 가입자는 2020년 29만4000여 명에서 지난해 26만2000여 명으로 감소했다. 저출생의 영향이다. 반면 외국인 가입자들은 꾸준히 느는 추세다. 같은 기간 중국인은 3만여 명에서 5만6000여 명으로, 베트남인은 1만3000여 명에서 5만9000여 명으로 증가했다. 일각에선 외국인 가입자가 늘어나고 있는 점을 고려해 ‘건강보험 상호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인에게 자국의 건강보험 문호를 열어주는 국가에서 온 외국인에게만 건보 가입 자격을 주자는 법안을 발의했다. 한국인을 홀대하는 나라에서 온 외국인에게 건보 혜택을 줄 이유가 있느냐는 취지다. 외국인에겐 내국인보다 높은 보험료율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찬성] 중국인 적자 지속…부정수급도 급증 재정 '빨간불'…기준 차별화 불가피 건강보험은 전 국민이 가입할 수 있는 공적 보험이다. 합리적인 비용으로 높은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같은 증상으로 여러 병원을 방문하는 ‘의료 쇼핑’이 문제가 될 정도로, 소비자의 의료비 부담이 작다. 공적 보험이 없어 매년 수백만 명이 의료채무로 파산하는 미국과 천양지차다.한국의 자랑인 건보가 최근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들어온 보험료는 83조9520억원이었지만, 빠져나간 급여비는 95조2529억원에 달했다. 11조원이 넘는 적자를 정부가 세금으로 메웠다. 건보 적자 폭은 향후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 병원에 갈 일이 잦은 노인 인구 비중이 늘고 있어서다. 늘어나는 외국인 가입자도 건보의 재정을 악화시킬 수 있는 불안 요소다.얼핏 보기에 외국인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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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AI가 돌리는 공장, 경제 지형 어떻게 바꿀까
올 들어 한국 공작기계와 산업용 로봇을 사려는 주문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무인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발 관세전쟁으로 원가 절감 목적의 자동화 투자가 급격히 늘어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2025년 5월12일자 한국경제신문 -미·중 갈등과 관세전쟁 등으로 공급망 리스크가 커지는 가운데 전 세계 제조업체들이 무인·자동화 공장 ‘다크 팩토리’ 구축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입니다. 다크 팩토리는 인공지능(AI)과 로봇, 사물인터넷(IoT)등 첨단 기술을 결합해 공정 100%를 자동화함으로써 사람 없이 불이 꺼진 채 24시간 가동될 수 있는 스마트공장을 의미합니다.다크 팩토리를 가동시키는 핵심 기술이 ‘AI 자율 제조’입니다. AI가 제품의 수요와 공급을 예측해 생산 계획을 세우고, 로봇 팔이 쉼 없이 부품을 조립하고, 센서가 불량품을 찾아내는 것인데요.AI 자율 제조 확산을 두고 학계에선 생산효율 극대화로 인류를 고된 육체노동에서 벗어나게 할 혁신이라는 긍정론과 극소수 근로자와 기업만이 생산성 경쟁에서 살아남으면서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란 우려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AI 자율 제조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경제학적으로 분석해보겠습니다.AI 자율 제조의 도입은 경제학적으로 ‘총요소생산성’ 개선을 통해 ‘공급’에 영향을 끼칩니다. 총요소생산성은 노동과 자본 등 생산요소를 투입한 것 이상의 순수한 기술, 효율성, 제도, 혁신 등으로 인한 생산력 향상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똑같은 양의 자원을 사용해 얼마나 효율적으로 많은 것을 만들어내는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다크 팩토리가 실현되면 생산성은 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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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전략
17개 의대 정시 평균 98.19점 → 97.44점 떨어져…수시는 서울권 제외 하락…메디컬 전반 내림세
2025학년도는 전국 40개 의대(의학전문대학원 포함)의 모집 정원이 전년 대비 1509명 늘면서 의대 입시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에 이르던 해다. 전체 모집 정원이 3058명에서 4567명으로 큰 폭으로 늘면서 의대 최저 합격선은 하락할 것이란 예측이 많았다. 의대가 최상위권 학생을 블랙홀처럼 흡수하면 치대, 한의대, 약대 등 메디컬 학과 전반의 합격선도 연쇄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종로학원이 2024학년도, 2025학년도 2개년 동일 기준 발표 대학으로 의대, 치대, 한의대, 약대의 수시·정시 일반전형 합격선을 분석한 결과, 실제 메디컬 전반의 합격선 하락 추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점수에 맞춰 지원하는 안정 지원 경향이 강한 정시에서 합격선 하락 추세는 더 뚜렷했다. 대학별 발표 성적 기준이 70%컷, 평균, 최저 등으로 달라 대학 간 직접 비교는 힘들지만, 2개년 변화 추이를 살펴보는 데는 유의미할 것으로 보인다.먼저 의대 수시 학생부교과 전형을 살펴보면, 2개년 동일 기준 발표 20개 대학의 합격선을 분석한 결과, 2024학년도 평균 1.24등급에서 2025학년도 1.35등급으로 0.11등급이 하락했다. 권역별로 들여다보면 서울권(3개교)을 제외한 모든 권역에서 합격선 하락이 목격됐다. 경인권보다 지방권 하락 폭이 더 컸다. 경인권(2개교)은 같은 기간 1.00등급에서 1.06등급으로 0.06등급 하락에 그쳤지만, 지방권(15개교)은 1.28등급에서 1.41등급으로 0.13등급이 떨어졌다. 지방권 중에선 부울경(부산·울산·경남 3개교)의 하락 폭이 0.16등급(1.18등급 → 1.34등급)으로 가장 컸다.의대 수시 학생부종합도 유사한 추세다. 합격선 발표 18개 대학 기준 1.87등급에서 1.95등급으로 0.08등급이 하락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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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홍역-제구실'로 엿보는 우리말 조어법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일까지 신고된 홍역 환자는 모두 52명이다. 이는 지난해 1년간 발생한 환자 49명보다 많은 것으로, 2019년(연간 194명) 이후 6년 만에 최다다.”이달 4일 국내 홍역 환자가 다시 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한동안 화제가 됐다. 우리나라는 2014년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홍역 퇴치국으로 인정받았다. 그런데도 소규모 환자가 계속 생기는 이유는 이들 대부분이 해외에서 유입되어서다.‘제구실’은 환유 통해 탄생한 조어‘홍역(紅疫)’은 1~6세의 어린이에게 많이 발생하는 급성전염병이다. 온몸에 좁쌀 같은 붉은 발진이 돋는다고 해서 붉을 홍(紅) 자와 염병 역(疫) 자를 써서 이름 지었다. 이름에는 병에 대한 단서가 담겨 있다. ‘후진국형 질병’이라고 할 만큼, 의료시설과 후생이 열악하던 지난 시절엔 아주 흔한 병이었다.그런 만큼 우리말에도 그 존재감이 역력히 남아 있는데, ‘제구실’이 그것이다. ‘제구실’이란 ‘자기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나 책임’을 뜻하는 말이다. “제구실도 못 하는 주제에 남의 걱정을 한다” 같은 게 전형적 용법이다. 여기에 더해 ‘어린아이들이 으레 치르는 홍역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도 쓰인다. 아이가 홍역을 앓고 나야 비로소 사람 구실을 한다는, 그만큼 누구나 치러야 하는 역병이라고 해서 생겨난 이름이다.“홍역을 치렀다”라는 관용구에도 이 질병에 대한 무서움이 담겨 있다. 이는 어떤 일에서 ‘몹시 애를 먹거나 어려움을 겪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큰아들의 가출로 온 집안이 홍역을 치렀다”처럼 쓴다. 그러니 홍역의 또 다른 이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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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공인 경제이해력 검증시험 맛보기
자유무역
[문제] 아래 지문에서 자유무역이 가능한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가장 알맞은 개념은?교환이 상대방과 함께해야 하듯, 무역도 상대방과 함께하는 상호작용이다. 개인이 서로 간 거래를 통해 이익을 얻는 것처럼, 두 나라가 무역을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이것이 자유무역을 하는 이유다.① 매몰비용② 비교우위③ 피셔효과④ 레몬마켓⑤ 코즈의 정리[해설] 비교우위란 한 생산자가 다른 생산자보다 낮은 기회비용으로 어떤 재화를 생산할 수 있을 때 그 재화 생산에 비교우위가 있다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한 생산자가 모든 재화 생산에 절대우위를 가질 수 있으나 모든 재화 생산에 비교우위를 가질 수 없다. 비교우위론에 의하면 각국이 비교우위에 있는 재화의 생산에 특화해 이를 서로 교환하면 자급자족할 때보다 더 많은 양의 재화를 소비할 수 있게 된다. 코즈의 정리란 경제학자 로널드 코즈가 처음 제기한 이론으로, 소유권이 잘 확립되고 거래비용이 없을 때 시장 참여자가 자발적인 협상을 통해 외부효과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정답 ②[문제] 총공급(AS)곡선을 좌측으로 이동시키는 충격이 발생했다. 이와 관련한 설명으로 옳지 않은 것은?① 생산요소 비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② 경기부양을 위해 통화량을 증가시키면 물가가 더 상승한다.③ 경기가 침체하지만 물가는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한다.④ 물가안정을 위해 통화량을 줄이면 국내총생산(GDP)은 더 하락한다.⑤ 불경기이므로 재정지출을 증가시키더라도 인플레이션은 일어나지 않는다.[해설] 총공급곡선이 좌측으로 이동하여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을 비용인상인플레이션이라 한다. 이에 대한 요인으로 원유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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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금융 상식 퀴즈
5월 26일 (894)
1. 소비자들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선택하면서 케이블 TV, IPTV 등 기존 유료방송을 해지하는 현상은?① 체리피킹 ② 빈지워칭③ 코드커팅 ④ 쇼트커버링2. 다음 주가지수 중 미국 증시를 대표하는 것을 고르면?① 코스피200 ② S&P500③ FTSE100 ④ 유로스톡스503. 도산, 지급불능 등의 위기에 처한 기업이나 국가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① 그림자금융 ② 구제금융③ 모라토리엄 ④ 디폴트4. 세금을 납부하는 주체와 실제 부담하는 주체가 다른 조세를 뜻하는 말은?① 보통세 ② 목적세③ 직접세 ④ 간접세5. 다음 중 기업이 임직원의 성과에 대한 보상을 주기 위해 활용하는 제도는?① 챕터11 ② 서머타임③ 스톡옵션 ④ 사이드카6. 다음 중 기업이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닌 것은?① CP ② CB ③ ABS ④ IFRS7. D램을 여러 개 쌓아 데이터처리 속도와 용량을 높인 ‘고대역폭메모리’다. 국내 기업들이 강점을 보유한 이 제품은?① HBM ② HR③ HDR ④ HDMI8. 상장사가 주가에 영향을 줄 만한 사안을 정기적으로 또는 수시로 투자자에게 알리도록 한 제도는?① 공모 ② 공시③ 증자 ④ 감자▶정답 : 1 ③ 2 ② 3 ② 4 ④ 5 ③ 6 ④ 7 ① 8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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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기타
주화 속 금·은 비율은 '경제 상황' 알려주는 지표
달도 차면 기우는 법. 영원할 것만 같던 로마제국의 영광도 서서히 빛을 잃었다. 3세기 이후 로마의 영토 확장이 한계에 이르면서 정복을 통한 전리품 유입이 크게 줄었다. 하지만 로마제국의 씀씀이는 변함이 없었다. 대규모 공사와 왕실의 사치를 위한 자금 수요는 끝이 없었다. 또 시민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황제들은 많은 재물을 계속 풀어야 했다. 제정 로마 시기의 ‘경제 위기’를 살피는 지표로 흔히 언급되는 것이 주화에 함유된 귀금속 비율이다.은화인 데나리우스와 금화인 아우레우스에 포함된 금과 은 같은 귀금속의 비율은 지속해서 줄었다. 주화의 액면가치는 그대로 둔 채 크기와 함량을 줄이는 ‘장난’을 쳐서 동일 양의 금속으로 더 많은 화폐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 방법은 돈이 필요할 때 세금을 올리는 방식보다 시민들의 저항도 훨씬 적었다.로마시대에 교환의 기준 역할을 한 것은 무게 3.65g짜리 데나리우스였다. 트라야누스 황제 시대에 데나리우스 은화는 순은 함유량이 90~100%에 가까웠다. 이런 수준이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160년경부터는 은 함유량이 80%로 바뀌었고, 셉티미우스 세베루스 황제 때는 함유량이 지속적으로 줄었다. 193년 77%이던 은 함유량은 194년 66%, 200년 61%로 하락했고, 마침내 55~58% 수준에 이르렀다.카라칼라 황제 시대가 되면 은 함유량이 50%만 넘어도 좋은 은화로 여겨졌고, 로마제국은 결국 새로운 은화인 안토니니아누스를 주조했다. 새 주화는 명목상으론 2데나리우스의 가치를 표방했지만, 실제 가치는 기존 데나리우스화의 1.6배에 불과했다. 무게도 데나리우스화보다 줄어 5.18g(2데나리우스는 7.3g)이었다.하지만 새 주화도 여전히 은 함유량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