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샛 경제학

독점 규제 논쟁
지난 9월, 미국 워싱턴 D.C. 연방법원은 온라인 검색 시장의 구글(사진) 독점 해소를 위한 1심 최종 판결에서 “인공지능(AI) 기술 덕분에 시장 경쟁 환경이 변하고 있다”며, 구글의 크롬 브라우저 매각이 불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2020년 미국 법무부가 구글이 검색엔진의 88%를 장악하고 있다며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소송을 제기한 이후 독점을 둘러싼 논쟁은 미국 사회를 뜨겁게 달궜습니다.하나의 기업이 좌지우지?
[테샛 공부합시다] 경쟁할 수 있는 시장환경 조성하면 독점 문제 해결
그렇다면 독점은 무엇일까요? 경제학에서 시장은 공급자의 수와 제품의 동질성 여부에 따라 완전경쟁·독점적 경쟁·과점·독점 등으로 구분됩니다. 독점은 어떨까요? 독점은 어떤 제품의 공급자가 오직 하나인 시장을 의미합니다. 독점이 발생하는 원인에는 정부가 인정한 특허나 허가권 등의 진입장벽, 핵심 생산요소의 독점적 소유, 철도·전력과 같이 대규모 비용이 들어 여러 기업이 하기보다 하나의 기업이 생산하면 오히려 규모의 경제가 커서 시장을 장악하는 자연독점 등이 있습니다. 독점시장의 기업은 유일한 상품 공급자이기에 가격을 정할 수 있는 가격 설정자입니다. 그래서 수요와 공급곡선이 만나는 시장균형점보다 더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어 현실에서 문제가 발생합니다.반독점법과 독점의 두 얼굴정부는 독점적 지위를 가진 기업이 처음에는 시장 균형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경쟁자를 탈락시키고, 이후에는 가격을 높여 소비자 후생을 해칠 가능성에 대해 항상 의심하고 경계했습니다. 한때 미국은 록펠러가 세운 스탠더드오일이 미국 내 석유 생산량의 90% 가까이 차지했습니다. 그래서 “정치에서 전제군주를 원하지 않듯, 경제에서도 독점기업은 원하지 않는다”라며 공화당 존 셔먼 의원이 발의한 셔먼법(1890년)이 제정되면서 반독점법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법으로 스탠더드오일은 34개 기업으로 분할되었습니다. 또한 1914년 가격차별과 끼워 팔기, 독점적 지배력의 남용 등을 금지한 클레이턴법을 제정하고 연방거래위원회(FTC)를 설립하며 독점을 항상 경계해왔습니다.

하지만 반독점법을 둘러싼 논쟁도 존재합니다. 한쪽은 독점기업이 시장지위를 남용해 경쟁자의 진입을 막고, 소비자잉여를 가져갈 수 있다는 점에서 반독점법은 필연적이라고 합니다. 시장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경쟁을 보장하려면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독점적 지위는 기업이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과감한 투자와 연구·개발을 통해 소비자에게 선택받은 결과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또한 이 상태도 시간이 흐르면서 경쟁자가 나타나 지속할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이번 구글에 대한 판결에서도 AI 기술로 시장 상황이 바뀌었다고 언급했습니다. 구글이 확고하게 장악한 온라인 검색 시장이 오픈AI의 등장으로 급변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오픈AI가 자체 웹브라우저를 출시하며 구글 크롬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결국 독점 논쟁도 변화하는 시장에서 경쟁 환경을 조성하고 사회적 후생을 높이려는 노력이 함께할 때 비로소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정영동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