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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사 이슈 찬반토론

    외국인 돌봄 도우미 '차등 임금' 불가피한가

    저출산·고령화가 심화되면서 육아와 간병에 어려움을 겪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다락같이 오른 최저임금이 가사도우미 쪽으로도 파장이 미치는 것이다. 한국은행과 KDI 공동 세미나에서 발표한 연구 자료에 따르면, 하루 10시간 이상의 전일제 가사·육아 도우미를 쓸 경우 월평균 264만 원이 들어간다. 30대 가구 중위소득 509만 원의 절반을 웃돈다. 실정이 이렇다 보니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한국은행이 나서 외국인 인력에 대해서는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필리핀 근로자 등을 돌봄 인력으로 도입하는 홍콩·대만·싱가포르보다 한국의 비용이 4~6배에 달하는 현실에 “오죽하면 중앙은행까지 나섰겠나”라는 평가가 나왔다. 외국인 활용을 유인할 수 있는 돌봄 도우미 차등 임금, 불가피해졌나.[찬성] 획일적 최저임금, 홍콩 4배·싱가포르 7배…가사도우미 비용 너무 커 출산 기피한국 가사도우미 인건비가 높다. 시간당 임금이 1만1433원(2022년, 한국은행 집계)에 달한다. 싱가포르 외국인 가사도우미(1721원)의 6.6배, 홍콩(2797원)·대만(2472원)보다도 4배나 높다. 싱가포르 등은 모두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도입해 쓰면서 적은 부담으로 가사와 육아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필리핀 근로자들은 이 임금으로도 이들 3국에서 육아 업무를 잘 해낸다. 이들 나라는 업종별 최저임금을 차등화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노동시장의 다원화다.한국의 저출산 문제는 국가적 재앙으로 인식된다. 지난 20여 년 간 수백조 원의 천문학적 돈을 투입해도 개선되기는커녕 초저출산율은 불명예스러운 세계 1위가 계속된다. 지방에서는 인구절벽으로 인한 지역

  • 학습 길잡이 기타

    모든 도형의 기본…각 알면 천문학적 길이도 잴 수 있어

    수학 교과서는 난도와 위계를 따져 단원을 구분합니다. 이 중 많은 학생이 어려워하는 단원을 꼽자면 삼각함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번에는 삼각함수의 도입 부분에서 교과서와 문제집에는 생략된 흥미로운 맥락을 살펴볼까 합니다.먼저 생각해볼 것은 ‘왜 삼각형인가’입니다. 삼각형은 중·고등학교 기하학에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모든 다각형은 대각선을 만들어 삼각형으로 쪼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삼각형을 안다는 것은 모든 도형을 안다는 말과 다르지 않기에 합동, 닮음, 피타고라스의 정리, 삼각비, 삼각함수 등 많은 단원이 삼각형과 관련되어 있는 것입니다.이어서 생각해볼 것은 삼각비, 삼각함수의 등장 배경입니다. 그 바탕에는 삼각형의 닮음이 있습니다. 두 삼각형이 닮기 위해서는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그중 AA닮음은 의외로 강력한 조건입니다. 두 개의 각만 같다면, 작은 삼각형의 길이를 이용해 천문학적인 길이를 앉은 자리에서 종이와 연필만 가지고도 추론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별 생각 없이 푼 문제 중 하늘에 떠 있는 비행기의 높이, 두 섬 사이의 거리처럼 직접 재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대상을 종이 위에 각이 같은 삼각형을 그려냄으로써 손쉽게 근삿값을 구할 수 있습니다.직각삼각형으로 한정한다면 한 각만으로도 삼각형 길이의 비를 알아내 실제 길이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삼각형으로 쪼개진 수많은 다각형도 유한번의 계산을 통해 (이론적으로는) 완벽하게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비율을 정확하게 계산해놓는 것이 중요한 일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빗변과 높이의 길이의 비(sin), 빗변과 밑변의 길이의 비(c

  • 숫자로 읽는 세상

    교대 졸업해도 2명 중 1명은 임용 탈락

    교육대학교를 졸업하더라도 2명 중 1명은 임용고시에 탈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점점 더 가속되는 저출생 영향으로 교사 임용 규모가 줄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지난 9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은 교육부를 통해 전국 10개 교육대학과 한국교원대 등 11개 대학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수치가 확인됐다고 밝혔다.먼저 2024학년도 전국 10개 교육대학 및 교원대학교를 졸업한 학생은 총 3463명이었다. 이 가운데 임용에 합격한 학생 수는 1792명으로, 전체의 51.7%에 불과했다.학교별로 살펴보면 10개 교대 가운데 서울교대가 62.01%로 가장 높은 합격률을 보였으며, 대구교대는 57.10%, 전주교대 53.9%, 진주교대 52.82%, 부산교대 52.58% 순으로 나타났다. 경인교대와 청주교대, 춘천교대의 경우 합격률이 절반도 되지 않았다.이런 현상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신규 초등교사 채용이 줄었기 때문에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강 의원은 분석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이화여대 초등교육과를 제외한 전국 12개 교대의 평균 임용률은 62.1%(2020년 기준)였다. 2년 새 임용률이 10%p가량 줄어든 것이다.강 의원은 “교원 수급에 대한 교육 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동시에 과밀학급 해소와 기초학력 보장 등 양질의 공교육을 위해 적정 교원 수를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라고 말했다.연합뉴스

  • 커버스토리

    '그림자 세금' 부담금, 얼마나 문제길래…

    정부가 세금과는 별개로 특정 공익사업에 쓰려고 부과하는 부담금 91개 가운데 32개를 폐지하거나 감면하겠다고 최근 발표했습니다. 국민 생활 구석구석에 숨어 있어 ‘그림자 세금’이라 불리고, 기업 경영에도 적지 않은 부담을 주는 ‘준조세’로 인식되던 부담금의 개선 방안이어서 눈길을 잡아끕니다. 부담금은 지난 20여 년간 11개 줄어드는 데 그쳤는데요, 왜 그동안 정리를 안 했나 싶기도 합니다.청소년에게도 정말 반가운 소식입니다. 대표적 부담금인 ‘영화상영관 입장권 부담금’(입장권 금액의 3%)이 폐지되기 때문입니다. 청소년이 각종 할인을 받아도 극장에서 영화 한 편 보는 데 1만~1만1000원은 듭니다. 그중 500원의 부담금이 포함됐다는 사실을 모르고 지나칠 때가 많습니다. 영화산업 발전을 위한다는 부담금을 청소년 등 영화 관객이 내야 했는지 의문입니다.이 밖에도 부과 목적이나 적절성 등에서 의문을 남기던 부담금이 많이 줄어듭니다. 해외로 나갈 때 내야 하는 출국납부금은 목적이 개발도상국 질병 예방이라고 합니다. 이 납부금은 1만1000원에서 7000원으로 낮아집니다. 유효기간 10년인 복수여권 발급 때 붙는 국제교류기여금은 한국국제교류재단 운영 기금으로 쓰이는데, 이것도 1만50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인하됩니다. 모두 청소년도 내야 하는 부담금입니다.부담금은 왜 만들어졌고, 세금과는 어떤 점에서 다르며, 국민경제에 왜 부담을 주는지 등을 4·5면에서 살펴봤습니다.수혜자로부터 공익사업 재원 걷는 부담금시장원리엔 맞지만 현실 적용 쉽지 않아부담금이란 특정 공익사업에 드는 비용을 그 사업과 관련된 사람이나 기업 등에 부담시키기 위해 매

  • 영어 이야기

    사람이나 대상의 기호·요구에 맞출때 'cater to'

    Foreign high-end car brands are eager to offer new and exclusive experiences to their customers in South Korea, the fastest-growing luxury car market in the world thanks to wealthy Koreans’ voracious appetite for rare and expensive cars.Mere mass-market luxury cars cannot satisfy super-rich Koreans. Luxury for them is something hardly accessible to the crowd.To cater to such demands, a trio of European upscale car brands - Maybach, Bentley and Rolls-Royce - are readying to wow their Korean customers with novel experiences.Mercedes-Maybach is currently building the world’s first Maybach-exclusive showroom in Seoul on a plot previously occupied by the old headquarters of SM Entertainment. Mercedes-Benz displays Maybach cars together with its regular non-Maybach models in one showroom across the world.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럭셔리 자동차 시장인 한국에서 남들이 갖지 못한 비싼 차에 대한 부유층의 강한 열망에 맞춰 외국 고급 자동차 회사들은 새롭고 독특한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한국 슈퍼리치들에게 럭셔리는 대중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그 무엇이기 때문에 대중적 럭셔리 자동차만으로는 그들의 욕구를 채울 수 없을 것이다.이러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유럽의 고급 자동차 브랜드인 마이바흐, 벤틀리, 롤스로이스는 한국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기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메르세데스-마이바흐는 현재 SM엔터테인먼트의 옛 서울 사옥 부지에 세계 최초로 마이바흐 전용 전시장을 짓고 있다. 벤츠는 모든 나라에서 마이바흐와 그 외 다른 벤츠 자동차 모델을 벤츠 전시장 한 곳에 함께 전시하고 있다. 해설고급 수입차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우리나라는 외국 고급 자동차 회사의 주요 시장으로 부상했습니다. 한국은 벤츠 자동차가 가장 많이

  • 대학 생글이 통신

    지원 대학 결정 때 선배들 경험담 꼭 들어보길

    본격적으로 입시를 준비하기 전, 학생들은 지원 대학을 결정하면서 많은 고민을 합니다. 갓 3학년이 된 3월 초에는 모든 학생이 그렇듯, 저 또한 서열이 높은 대학에 들어가고 싶은 욕구가 강했습니다. 그런 대학에 합격하면 만족도가 당연히 높을 것이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기대와 실제는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반수를 다짐하며 4~6지망 대학에 입학한 친구들이 학교에 만족하기도 했고, 1~2지망 대학교에 합격해 행복해하던 친구들이 학교에 아쉬움을 느끼기도 했습니다.가장 큰 원인은 대학에 대한 정보 부족이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선배들과의 교류가 부족했던 저희 동기들은 대학교 공식 유튜브와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정보, 해당 학과에 대한 오래된 기사, 출처 모를 소문만을 토대로 대학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 정도 정보로는 실제 대학 생활의 모습을 가늠하기 어려웠습니다.이런 상황에서 대학생 선배들이 후배들을 위해 모교에 방문하는 것은 여러분에게 굉장히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후배들을 위해 얼마 전 모교에 방문했고, 앞으로도 선배로서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합격 수기와 공식 홍보자료 뒤에 가려진 실제 대학 생활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실제 경험을 토대로 한 선배들의 정보가 어떤 전형으로, 몇 등급으로 대학에 합격했는지보다 더 중요합니다. 대학 내 선후배 간 관계,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 학과 커리큘럼, 교수님들이 학생을 대하는 태도, 전공 실습을 위한 환경, 실기 빈도 등 학교생활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세요. 이렇게 다양한 정보를 구하는 노력이 보태질 때 만족스러운 대학 생활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 역사 기타

    그들은 식민지에 공짜로 '독립'을 주지 않았다

    멀리서 봐야 예쁘다. 대충 봐야 사랑스럽다. 세상도 그렇다. 박정희 대통령이 지방 출장을 갔을 때다. 동행한 장관이 멀리 보이는 언덕 위 초가를 보며 말했다. “정말 목가적인 풍경입니다요.” 박정희가 시니컬하게 대꾸했다. “살아봤습니까?” 여름이면 벌레가 들끓고 겨울에는 냉풍이 문풍지의 존재를 무색하게 만드는 삶에 박정희는 진저리를 쳤던 사람이다.물의 도시 베네치아에 놀러 갔을 때다. 가보고서야 왜 그들이 해상 제국에 만족하지 않고 육상 영토를 개척하다 오스만제국을 맞아 붕괴했는지 알 수 있었다. 다녀온 이들은 다 안다. 관광으로 며칠 지내다 오면 모를까 거기가 사람 살 곳인가. 현관문을 열면 바로 물비린내가 진동하는 운하에다 옆집에 놀러 가려고 해도 배를 타야 한다. 당시 베네치아 귀족들은 주말에 정원이 딸린 별장에서 우아하게 지내는 것이 로망이었을지 모른다. 그래서 욕심을 부렸고 화를 불렀을 것이다. 현재 베네치아를 찾는 한 해 평균 관광객은 2000여만 명이다. 베네치아 인구가 6만 정도니까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 300명 중 한 사람만 현지인이다. 다들 거기서 살기 싫은 것이다.멀리서 봐야 멋지다. 대충 봐야 아름답다. 사람도 그렇다. 얼마 전 미국에서 벌어진 흑인 혐오 총격 사건으로 세 명이 사망했을 때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아이 해브 어 드림(I have a dream)” 연설이 다시 불려 나왔다. 백인을 타도하는 것도 아니고 노예의 한을 푸는 것도 아닌, 주인의 아들과 노예의 아들이 형제애를 품고 식탁에 둘러앉았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연설이다. 할아버지의 꿈은 아직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킹의 귀여운 손녀까지 말을 보탤 때는 가슴이 뭉클해졌다.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판매정책' 아니고 '판매전략'이에요

    ‘슈퍼주총 시즌’이 끝났다. 12월 결산 국내 상장법인의 정기 주주총회 일정이 3월 하순께 집중적으로 몰려 있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즈음에 늘 따라다니는 말 중 하나가 ‘주주환원정책’ 또는 ‘주주친화정책’이다. 이와 함께 빠지지 않는 말 중 ‘배당정책’도 있다. 이는 기업 이익을 주주들에게 언제, 어떤 형태로, 얼마나 분배하느냐에 대해 기업이 세운 방침을 말한다. 요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부각되니 ‘기업의 ESG 투자정책’이란 표현도 자주 눈에 띈다. ‘정책’은 정부·정치권에서 쓰는 말주주친화정책, 배당정책, 투자정책… 민간기업에서 사용하는 이런 말을 의심 없이 써도 되는 것일까? 다음 문구를 보면 이들 ‘정책’이 왜 문제가 되는지 알 수 있다. “사회 취약계층을 배려하는 고용정책 운영.” 얼핏 보면 마치 정부의 ‘고용정책’ 가운데 하나를 소개하는 대목 같다. 사실 어느 기업의 ESG 경영 실천 전략의 하나로 제시된 것이다. 그러니 상황에 맞지 않고 어색한 느낌을 준다. “국내에서 고가정책으로 ‘배짱 영업’ 하던 해외 명품 브랜드.” 이때 쓰인 ‘고가정책’은 어색함의 정도가 더하다.이에 비해 다음 문장에 쓰인 정책은 자연스럽다. “정책서민금융 상품 중 하나인 소액생계비대출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났다.” 정부의 ‘외국인 투자정책’이나 ‘금리정책’도 눈에 익숙한 표현이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길까? 정책이란 말의 정체를 알면 이해가 된다.‘정책(政策)’은 “정치적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꾀하는 방책”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