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생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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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기타
백거이가 10대에 쓴 놀라운 시 [고두현의 아침 시편]
옛 언덕의 풀 이별 노래백거이언덕 위에 우거진 풀들해마다 한 번 시들었다 무성해진다네.들불을 놓아도 다 타지 않고봄바람 불면 다시 돋아난다네.방초는 멀리 뻗어 옛길을 덮고맑은 하늘 푸른 빛은 황폐한 성까지 닿네.또 그대를 떠나보내니이별의 슬픔 가득하다네.賦得古原草 送別離離原上草 一歲一枯榮野火燒不盡 春風吹又生遠芳侵古道 晴翠接荒城又送王孫去 萋萋滿別情당나라 시인 백거이(白居易)가 10대 시절에 쓴 시입니다. 원문 제목은 ‘부득고원초송별’인데, ‘초(草)’라는 제목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백거이가 15세, 혹은 18세 때였다고 합니다. 시험을 보러 수도 장안(長安)에 처음 갔다가 당시 이름난 시인인 고황(顧況)을 찾아갔지요. 고황은 소년의 이름이 ‘거이(居易)’인 것을 보고 이에 빗대어 “장안의 쌀값이 비싸니 살기가 어려울 텐데(長安米貴 居住不易)”라며 조롱했습니다. 그러나 백거이가 이 시를 보여주자 “이런 재주가 있다면 살아가기가 쉬울 것(有才如此 居亦容易)”이라며 감탄했다고 합니다. 이때의 칭찬 덕분에 소년 백거이의 이름이 널리 퍼졌지요.들불을 놓아도 풀은 다 타지 않는다시 원문에 나오는 ‘야화(野火)’는 들판의 마른 풀을 태우기 위해 지르는 불을 가리킵니다. ‘야화소부진 춘풍취우생(野火燒不盡 春風吹又生)’은 들불을 놓아도 풀은 완전히 다 타 없어지지 않고 봄이 되면 다시 파릇파릇 돋아나는 것을 묘사한 것이죠. 간결하면서도 깊은 함의를 지닌 이 구절이 바로 이 시의 백미입니다.이 명구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소인(小人)은 제거해도 다 사라지지 않아 마치 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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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놀자
'장-뇌 신경회로'에 타격…음식 트라우마 만들기도
가을 문턱에 들어서도, 여전히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 이어지는 덥고 습한 날씨는 식중독균이 쉽게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때문에, 음식 섭취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한 연구에 따르면 한 번의 식중독 경험이 단순 배앓이로 끝나지 않고, 음식에 대한 평생 공포로 이어질 수 있다.식중독은 기온이 높은 여름에 많이 발생한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한여름 같은 더위가 늦가을까지 지속되며 계절에 상관없이 음식 섭취에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식중독 사례는 총 204건, 환자 수는 7788명에 달한다. 7~9월에만 환자 4542명이 발생했는데, 이는 전체의 52% 수준이다.식중독을 가장 많이 유발하는 원인은 살모넬라균이다. 닭, 달걀 등에서 발견되는 살모넬라균은 체내에 들어오면 위에서 사멸하지 않고 장까지 도달해 장 점막 상피세포에 붙어 세포 내로 침투한다. 이 과정에서 분비되는 독소가 세포 내 신호전달을 교란하고, 장 점막에 염증을 유발한다. 그 결과 면역반응이 활성화되며 발열과 복통, 설사 반응이 나타나는 것이다.살모넬라균 외에 장염비브리오, 황색포도상구균 등도 식중독의 원인이다. 세균 외에 노로바이러스, 로타바이러스 등 바이러스도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바이러스는 극소량으로도 감염을 일으킬 수 있어 집단 발생으로 번지기 쉽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식중독 발생 위험이 높은 음식을 주의해야 하고, 어느 때보다 음식을 충분히 가열 조리한 뒤 섭취해야 한다.흔히 식중독을 유발하는 음식으로 달걀, 채소, 조개 등이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이스크림처럼 냉동 보관된 차가운 음식도 한번 녹았다면 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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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원의 수리 논술 강의노트
정수 다루는 문제는 기본정의부터 확실하게
수리논술의 기본 출제 범위에는 고교 과정뿐 아니라 초·중등 과정에서 학습한 기초과정도 들어가는데, 원·삼각형 등 기본 도형의 성질과 함께 주로 자연수를 다루는 정수에 관련한 내용도 중요하게 포함된다. 정수를 다루는 문제에는 약수·배수·최대공약수·소수 등에 관한 중요한 성질이 담겨 있으며, 고1 과정의 순열·조합과도 연계되어 이미 여러 차례 수리논술에도 출제된 바 있다. 정수 관련 문제를 올바르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본 정의를 확실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래 예시 문항과 학습 포인트 등을 통해 해당 내용을 점검해보도록 하자.▶정수 문제의 해결전략◀1. 기본 정의를 확실하게 익힐 것.- 약수와 배수, 최대공약수와 최소공배수, 서로소와 소수의 정의2. 제시문의 내용과 문항 간 연계된 맥락을 파악할 것.- 제시문의 기본성질로부터 순차적인 문제 해결의 흐름을 잘 따라갈 것.3. 고1 과정의 순열, 조합과의 연계 학습을 통해 순서 세기의 논리를 파악할 것.- 정수의 성질 및 순서 세기의 논리를 통해 수의 성질을 보다 폭넓게 이해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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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이야기
누구나 다 아는 브랜드 'household name'
Jollibee Foods, a household name in Southeast Asia’s food market, has been named the preferred buyer of Norang Tongdak, a South Korean fried chicken brand.The deal comes as Korean spicy and sweet flavors continue to attract global palates amid the growing popularity of Korean culture and content.Korean-style fried chicken was ranked the most favorite Korean food among foreign respondents in a 2023 survey conducted by South Korea’s agricultural ministry, followed by Ramen and Kimchi, a traditional Korean dish.It marked its fourth consecutive year that fried chicken topped the list since the survey began in 2020.In 2024, the Philippines-based food chain operator acquired South Korea’s homegrown brand Compose Coffee for 370 billion won in partnership with Seoul-based Elevation Equity Partners.동남아시아 대표 외식 기업 졸리비푸즈(Jollibee Foods)가 한국 치킨 프랜차이즈 노랑통닭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번 거래는 전 세계적으로 한국 문화와 콘텐츠의 인기가 높아지고, 한국 특유의 매콤달콤한 맛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가운데 성사됐다.2023년 한국 농림축산식품부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 응답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한식은 프라이드치킨이고, 라면과 김치가 그 뒤를 이었다. 2020년 해당 조사가 시작된 이후 프라이드치킨이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필리핀에 본사를 둔 외식 기업 졸리비푸즈는 2024년 서울 소재 사모펀드 운용사 엘리베이션 에쿼티 파트너스와 손잡고 국내 브랜드 컴포즈커피를 3700억 원에 인수한 바 있다.해설졸리비(Jollibee)는 필리핀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패스트푸드(fast food) 브랜드입니다. 2024년 한국 컴포즈커피를 인수하며 한국 시장에 진출해 현재 17개 나라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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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교양 기타
세계 도시 대탐험
주니어 생글생글 제175호 커버스토리 주제는 세계의 도시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도시는 경제와 산업, 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합니다. 세계 주요 도시는 더 많은 기업과 인구,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경쟁합니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도시, 생산액이 큰 도시, 인구가 많은 도시, 삶의 질이 높은 도시 등 여러 기준에 따라 각국의 도시들을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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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샛 공부합시다
'가격통제' '총공급곡선 이동 분석' 문항 정답률 낮아
테샛관리위원회는 지난 8월 9일에 시행한 테샛 99회 성적 평가 회의를 열고 부문별 성적 우수자를 확정해 테샛 홈페이지에 공지했다.지난 회차보다 난도 어려워경제이론에서는 가격통제와 관련한 설명으로 옳지 않은 것을 고르는 문항의 정답률이 40%대로 낮았다. 정답은 ②번 “최저임금제를 실시하면 전체 노동자들의 총노동 소득은 증가한다”이다. 최저임금제는 근로자의 임금에 하한(최저가격)을 설정하는 제도로, 시장에서 균형임금보다 높은 최저임금이 적용되면 노동 공급량은 늘어나지만 수요량은 줄어든다. 이에 따라 노동의 초과공급 상태가 되어 비자발적 실업이 발생한다.(①번) 그러나 최저임금제가 실시되더라도 전체 노동자의 총노동 소득은 증가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노동수요가 탄력적인 분야에서 최저임금이 오르면 고용이 크게 감소해 근로자의 소득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가격상한제는 ‘최고가격제’라고도 한다. 가격상한제의 목적은 물가안정과 소비자 보호다. 어떤 제품에 대해 시장균형가격보다 낮은 수준에서 가격의 상한을 정하면 초과수요가 발생해 해당 제품의 품귀 현상이 나타난다. 이에 따라 암시장이 나타나 사회적 후생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③번) 또한 공급자는 시장균형가격보다 낮은 수준의 가격을 받기에 제품의 품질을 낮춰 판매하는 부작용도 나타난다.(④번) 그리고 가격상한제(=최고가격제)와 가격하한제(=최저가격제)를 실시하면 각각 초과수요와 초과공급이 나타난다.(⑤번)경제 시사는 증시에서 기관투자가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보유 중인 주식을 사고팔아 인위적으로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윈도드레싱’, 나라 살림이 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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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기자
기후위기 대응은 미래를 위한 투자
올여름 우리 사회는 기후위기의 충격에 휩싸였다. 연일 38℃를 넘나드는 폭염과 기록적 집중호우로 전국 곳곳이 피해를 입었다. 경남 산청, 충남 서산 등에서는 폭우로 인한 사망자 24명을 포함해 57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집중호우로 인한 피해액은 약 1조1000억원으로 추산된다. 기후위기가 단순한 자연재해 수준을 넘어 경제를 마비시키는 구조적 리스크로 떠올랐다. 기후학자 마크 라이너스가 경고했듯, 지구 평균기온 상승은 인류 문명의 존립까지 위협한다. 이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제도적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환경부와 경기도가 추진하는 기후보험은 폭염·폭우·산불 등 예측 불가능한 재해로 발생한 피해를 사회 전체가 분담하는 장치다. 농업인, 소상공인, 저소득층과 같이 기후 취약계층을 보호해 우리 사회 및 경제가 굳건히 버틸 수 있는 디딤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금융·보험 시스템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민간 금융권도 함께 노력하고 있다. 은행과 보험사는 폭염과 한파에 대비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냉·난방기 지원 사업을 시행하고, 집중호우 지역에는 희망 하우스를 제공하는 등 사회적 안전망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기후위기는 금융·보험 산업에 새로운 위험 요인인 동시에 혁신과 신시장 창출의 기회로 작용한다.기후위기는 더 이상 환경문제에서 그치지 않는다. 경제와 산업의 안정성을 위협할 뿐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성장의 방향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다. 제도적 안전망과 금융권의 상생 노력이 결합할 때 우리 경제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기후위기 대응은 비용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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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기자
'카공족' 논란…공유 공간은 배려가 우선
스타벅스코리아가 전국 매장에서 개인용 멀티탭과 칸막이, 데스크톱 컴퓨터 등의 사용을 금지하면서 이른바 ‘카공족’ 규제 논란이 일고 있다. 카공족은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커피 한 잔이나 작은 간식을 구매한 뒤 오랜 시간 테이블을 차지하고 앉아 공부한다. 이는 대학가를 비롯해 학교 근처 카페에서 많이 볼 수 있다.이번 규제는 일부 카공족이 카페를 마치 개인 공간처럼 이용해 다른 고객에게 불편을 끼친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다. 서울 시내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테이블에 칸막이를 설치하고 데스크톱을 사용하는 ‘진상 카공족’의 사진이 SNS에 퍼져 많은 사람이 분노했다.이에 대해 “조용히 공부만 하다 가는데 몇몇 사례 때문에 카공족 전체가 비판받는 것은 억울하다”라거나 “내 돈 내고 조용히 공부하는 건데 뭐가 문제냐”고 항변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카페에 지나치게 오래 머물 경우 테이블 회전율이 낮아져 해당 매장의 영업에 지장을 준다. 그만큼 좌석이 부족해 다른 소비자가 이용할 수 있는 여지도 줄어든다.더구나 멀티탭, 칸막이까지 설치해 개인 공간처럼 쓰는 것은 다른 고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그런 행위는 권리가 아닌 민폐다. 물론 ‘진상 카공족’은 카공족 중에서도 일부에 그친다. 하지만 공유 공간에서는 다른 사람을 위한 예의와 배려가 기본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카페는 공부하는 사람과 휴식하는 사람 모두를 위한 공간이다.윤지후 생글기자(글벗중 2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