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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읽는 세상
"단순 지식은 AI가…교사 역할 바뀌어야"
“이제 단순 지식은 인공지능(AI)이 가르칠 겁니다. 교육의 역할도 이에 맞춰 바뀌어야 합니다.”국가AI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염재호 태재대 총장은 지난달 30일 열린 ‘글로벌인재포럼 2024’의 ‘AX 시대 인재를 위한 인문학’ 특별 대담에서 “교사의 역할이 단순 지식 전달자에서 도덕적 개념을 가르치는 감독자, 중재자로 바뀌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염 총장은 “2029년 AI가 인간 지능을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등 AI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며 “교사의 새로운 역할은 AI 시대 학생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소양을 가르치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염 총장은 AI 시대 인문학의 중요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AI를 사용하고 통제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와 도덕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염 총장은 “브레이크를 걸어 자동차의 움직임을 제어하듯 AI를 통제할 수단이 필요하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철학과 가치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해야 한다”고 말했다.생명공학 투자회사 엑셀벤처매니지먼트의 후안 엔리케스 이사는 “인문학 없는 과학은 있을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급격한 변화로 생겨날 사회적 혼란을 극복할 수단으로 인문학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엔리케스 이사는 AI 기술 확산을 기회이자 위기 요인으로 지목했다. 미국 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를 대표적 사례로 들었다. 엔리케스 이사는 “엔비디아는 직원이 3만여 명에 불과한데 인구 2200만 명인 미국 플로리다주 국내총생산(GDP)의 두 배가 넘는 가치를 창출한다”며 “엔비디아가 한국에 창업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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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의대 증원·N수생 '변수'…올해도 불수능?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17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동안 해오던 공부를 남은 기간 어떻게 정리하느냐, 컨디션 관리는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실이 크게 좌우될 수 있는 시기입니다.올해 수능을 치르는 수험생은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할 것 같습니다. 올해 수능이 ‘역대급 불수능’이라고 불린 2024학년도 못지않은 난도로 출제될 것이란 전망이 많기 때문입니다. 의대 모집 정원이 확대되면서 상위 성적의 N수생(재수생 이상)이 대거 수능을 볼 것이란 게 첫 번째 이유입니다. 국어·수학·영어 기본 과목이 변별력 있게 출제되지 않으면 탐구과목 선택의 유·불리에 따라 대입의 성패가 갈리는 문제가 생겨납니다. 한편으론 지난 6월 모의평가는 작년 수능급으로 어렵게 출제됐다가 9월 모의평가는 너무 쉽게 나오면서 ‘난도 널뛰기’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이번 수능의 난도가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있습니다.수능 전체 성적을 좌우하는 1교시 국어에선 비문학 지문에 대략 여덟 문제(공통영역의 약 24%)가 나오는데요, 올해는 경제·경영 관련 내용이 나올 확률이 높습니다. 과거 2020년, 2022년에 경제·경영 지문이 출제된 이후 2년 연속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죠. 이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올해 대학 정시 모집 요강의 달라진 점과 2028학년도 이후 수능 문제의 변화 등을 4·5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9월 모평보다 어려워진다" 관측이 대세지원 대학별 정시 요강 맞춰 최종 정리를수능에서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제)을 빼겠다는 정부 방침이 올해로 2년째를 맞고 있습니다. 중상위권 학생들이 풀 수 있는 난도로 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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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고급 기술 습득한 근로자 많아져야 경제성장
경제는 노동과 자본의 투입량이 증가하거나 기술의 진보로 성장한다. 그중에서 노동과 자본의 투입이 늘어나 경제가 성장하는 것을 ‘양적성장’이라고 하고, 기술이 발전해 성장하는 것을 ‘질적 성장’이라고 부른다. 성장회계(growth accounting)는 경제성장의 정도를 요인별로 분해해 각 요인이 경제성장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측정하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성장회계는 경제성장 요인을 노동, 자본, 기술로 한정해 노동과 자본의 투입, 기술 발전이 경제성장에 기여한 정도를 측정한다. 물론 노동과 자본의 투입, 기술 진보도 중요한 경제성장 요인이지만 최근에는 이 세 가지 요인 외에 인적자본(human capital)도 또 다른 성장 요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주는 기존의 성장회계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점차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인적자본의 개념과 특징에 대해 살펴보겠다. 인적자본과 노동경제학에서 말하는 노동은 사람의 신체만을 중심으로 하는 개념이다. 따라서 생산에 투입된 사람이 10명이 있다면 투입 노동이 10명이고, 각 노동자의 개인적 능력은 고려하지 않는다. 실제 생산에 투입된 노동자의 생산성에는 차이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는 개인의 능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생산에 함께 투입된 자본의 양과 질에 차이가 나거나 한 나라의 기술 수준이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인식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노동자 개인의 능력에 차이가 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래서 최근엔 경제성장 요인으로 신체 중심의 개념인 노동과 개인의 능력을 나타내는 인적자본을 분리해 인적자본을 별도의 경제성장 요인으로 보고 있다. 인적자본과 자본인적자본이 경제성장 요인으로 새롭게 등장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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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시사경제
삼성·ASML 실적 뚝…업황 위축 신호인가
“반도체 시장은 꺾일 일만 남았다.” “아니다. 성장 여력이 더 남았다.”이른바 ‘반도체 겨울론’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되살아나던 반도체 업황이 고점에 도달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다. 2021년 ‘반도체 겨울이 온다(Memory winter is coming)’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해 증시를 발칵 뒤집어놓은 모건스탠리가 3년 만에 다시 반도체 겨울론에 불을 지폈다.모건스탠리 “D램 수요 위축, HBM은 공급과잉”반도체 겨울이란 상승과 하락 사이클을 반복하는 세계 반도체 시장 전반의 업황이 하강기에 접어드는 상황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 중 하나인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겨울은 항상 마지막에 웃는다(Winter always laughs last)’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스마트폰·PC 수요 감소로 D램 가격이 하락하고, 인공지능(AI) 시대에 주목받는 최신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역시 공급과잉을 맞게 될 것이란 내용이다. 모건스탠리는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54% 낮추고(26만→12만원) 투자 의견도 하향(비중 확대→비중 축소)하는 등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이후 국내외 반도체 기업이 3분기 실적을 속속 공개하고 있는데, 몇몇 업체가 시장의 기대를 밑돌면서 반도체 겨울론에 기름을 붓기도 했다. 세계 1위 반도체 장비 기업인 네덜란드 ASML은 3분기 수주(26억 유로)가 예상치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크리스토프 푸케 ASML 최고경영자(CEO)는 “반도체 수요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고객사들이 투자를 일부 미루고 있다”며 “수요 부족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1위 메모리 기업인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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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태양광·풍력 공급 의무화로 국민 부담 7조 더 늘어
지난 5년간 한국전력 산하 5개 발전 공기업의 신재생에너지 의무 공급량 달성을 위해 투입된 국민 부담이 7조원을 넘어섰다. 문재인 정부 당시 탈원전 등을 목적으로 강화된 ‘신재생공급 의무화제도(RPS)’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2024년 10월14일자 한국경제신문한국의 전력 공급을 책임지는 한국전력 자회사들이 정부가 제시한 신재생에너지 발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민간 발전 사업자들에게 매입한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가 지난 5년간 7조원에 달한다는 내용의 기사입니다. 정부가 2050년까지 인간 활동에 따른 탄소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는 사실은 많이들 알고 있을 것입니다.전국에 태양광발전소가 난립하면서 전기 생산 원가는 늘고 국민 부담도 증가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런데 RPS부터 REC까지 알 수 없는 용어에 혼란스러운 독자가 적지 않을 텐데요, 오늘은 탈도 많고 말도 많은 RPS 등 한국 신재생에너지 보급 정책의 현실과 과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국내 신재생에너지 시장은 2002년 발전차액지원제(Feed in Tariff, FIT)를 도입하면서 시작됐습니다. FIT 제도는 생산한 전기의 거래 가격이 에너지원별로 정부가 정한 ‘기준 가격’보다 낮을 경우 차액을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제도입니다. 태양광, 풍력, 조력, 바이오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자가 생산된 전력을 한국전력에 판매하면 기준가격과 전력 거래 가격에서 발생하는 차액을 전기료의 3%가량을 모아 만든 전력기반기금으로 보전해주는 것입니다.여기서 우리나라의 발전 사업자는 일단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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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읽는 세상
'연 7% 이상' 초고속 성장…젊은 인도, 아직 배고프다
‘넥스트 차이나’로 주목받아온 인도가 이제는 ‘비욘드 차이나’를 향해 가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 생산가능인구와 정보기술(IT) 분야 등의 인재를 앞세워 중국을 대체하는 글로벌 생산 기지와 백오피스로 급부상했다. 2027년 미국과 중국에 이어 3대 경제 대국에 오르고, 이후 중국까지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21일 ‘타임스오브인디아’에 따르면 아난타 나게스와란 인도 수석경제자문은 올해 인도 경제가 전년 대비 6.5~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도는 2021년 8.7%, 2022년 7.2%, 2023년 8.2%로 매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인도는 1991년 경제개혁 이후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정보기술(IT) 산업 발전, 제조업 현대화, 인구 증가 등이 인도의 성장 동력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인도 국내총생산(GDP)은 3조5700억 달러로 세계 5위였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00년 500달러 수준에서 지난해 2612달러로 다섯 배 이상 증가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7년이면 인도가 독일과 일본을 제치고 세계 3위 경제 대국으로 등극할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2037년이면 인도가 중국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했다.이를 뒷받침하는 것은 젊은 인구다. 유엔 집계 결과 인도는 지난해 중국을 넘어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약 14억4000만 명)가 됐다. 특히 인도는 중위연령(인구 분포상 한가운데 연령)이 28세이고, 인구의 42.7%가 25세 미만인 ‘젊은 국가’다. 이들이 제공하는 풍부한 노동력과 소비력이 정부의 제조·서비스업 육성 정책과 맞물리며 인도는 가파른 경제성장을 거듭해왔다. 여기에 정부의 제조업 육성 전략이 더해져 생산 기지로서의 매력이 커졌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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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경상흑자 무조건 좋다?…내수 침체돼도 발생
한국은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다. 연간 수출액이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을 넘는다. 수출이 잘돼 경상수지와 무역수지가 흑자를 기록하면 일반적으로 경제 상황이 좋은 것으로 평가한다. 올해도 경상수지와 무역수지는 대규모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경상수지와 무역수지는 반드시 흑자여야 하는 것일까. 경상수지와 무역수지의 차이는 무엇일까. 경상수지와 무역수지는 별개?경상수지와 무역수지 중 포괄하는 범위가 더 넓은 것은 경상수지다. 무역수지는 상품 수출입 금액만 집계하는 데 비해 경상수지엔 상품 수출입에 더해 여행·운수 등 서비스 거래와 해외투자에 대한 배당·이자 등이 포함된다. 따라서 상품 수출입이 적자를 내더라도 여행수지가 흑자거나 해외 주식 또는 채권에 투자해 얻는 배당·이자 소득이 높으면 경상수지는 흑자를 낼 수 있다.경상수지의 범위가 더 넓지만 그렇다고 경상수지가 무역수지를 포함하는 개념은 아니다. 두 가지는 별도 개념이다. 집계 기관도 경상수지는 한국은행, 무역수지는 산업통상자원부로 다르다. 다만 경상수지의 세부 항목 중 무역수지와 비슷한 개념이 있다. 상품수지라는 항목이다. 상품수지도 무역수지와 마찬가지로 상품 수출입을 나타낸다. 하지만 집계 방식과 대상에 차이가 있다.국내 조선사가 해외 선사에서 주문받아 배를 만드는 것을 예로 들어보자. 국내 조선사가 선금, 중도금, 잔금을 나눠 받으면 상품수지에는 그때그때 받은 금액이 수출로 반영된다. 그러나 무역수지엔 배를 완성해 해외 선사에 넘길 때 수출로 집계된다.국내 기업의 해외 법인 수출도 상품수지와 무역수지 간 차이를 일으키는 요인이다. 삼성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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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세상
영국 사로잡은 ‘경주 황금 보검’
세계 3대 박물관으로 꼽히는 영국박물관이 지난 9월말부터 개최한 '실크로드' 전에서 동서양 문화교류를 보여주는 '경주 계림로 보검'을 전시하고 있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이 보검이 1973년 경주에서 신라의 옛무덤들을 발굴하던 도중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