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이슈 찬반토론] '지브리 스타일' 열풍…AI 저작권 인정해야 하나](https://img.hankyung.com/photo/202504/AA.40123771.1.jpg)
화풍을 저작권으로 보호하면 창작물의 고유성과 가치를 유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상업적 활용 가능성도 확대된다. 저작권자에 대한 경제적 보상이 창작의 인센티브가 될 수 있다면 인공지능을 둘러싼 기술 혁신이 인간의 창작 활동 자극과 문화 및 관련 산업의 향상을 동시에 이끌어내는 ‘윈윈 효과’를 거둘 수 있다.
AI의 저작물 이용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어렵거나 복잡한 일도 아니다. 저작물의 AI 학습 데이터 이용에 따른 저작권자에 대한 경제적 보상 방법으로 이용행위에 대해 정해진 요율을 적용하는 방법과 저작물이 AI 결과물 생성에 기여한 비율을 산정해 저작권자에게 이익을 배분하는 등 다양한 방식이 논의되고 있다.
AI는 기술 진보에 따른 새로운 현상이다. 이런 기술 진보가 기존의 기본 가치를 침해하지 않도록 새로운 현상에 맞는 규범적 접근은 필연적이다. 화풍을 지식재산으로 인정하고 보호하는 일이야말로 창작자의 권리를 강화하고 기술 발전에 따른 법적 공백을 메우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AI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는 현 상황에서 화풍 보호를 위한 법적 틀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반대] 화풍은 보호받아야 할 표현물 아냐, 예술 다양성 저해…AI 경쟁력 약화화풍은 구체적 표현물이 아니라 스타일이나 아이디어에 가깝다. 저작권법은 고정된 표현물만 보호하며, 스타일 자체를 보호하려는 시도는 법적으로 모호하고 실효성이 떨어진다. 스타일의 유사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주관적이기에 분쟁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화풍을 지식재산으로 보호하면 창작자 간 영감 공유와 협업 또한 제한될 우려가 있다. 예술은 본질적으로 다른 작품에서 영향을 받고 발전하는 과정인데, 특정 화풍을 독점화하면 창작 활동은 오히려 위축될 수밖에 없다.
AI 학습 과정에서 원본 데이터의 지식재산권을 강화한다면 인공지능 발전은 더뎌질 수밖에 없다. AI 모델 훈련에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필수적인데, 저작권을 강화하면 데이터 수집 과정에서 비용이 증가하고, 분쟁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AI 기술의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다. 자동차 사고가 발생하기 때문에 운전을 막거나 자동차 제조를 금지하면 안 되듯, 새로운 기술의 등장이 저작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해서 기술 발전을 가로막는 것은 우둔한 짓이다.
더구나 AI는 국가경쟁력의 핵심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공지능은 단순한 대화나 정보 제공 영역을 넘어 군사, 의료, 법률 등 기술·전문 분야와 시, 소설, 미술, 음악, 영상 등 예술 분야에서도 역할이 확대될 것이다. 이런 와중에 저작권이라는 커다란 장애물을 높이는 것은 미래 국가 발전에도 치명적인 자해행위다. 중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는 AI 훈련 데이터 사용에 관대한 정책을 펼치며 기술 발전을 가속하는 데 비해 우리나라만 홀로 저작권 보호를 강화한다면 AI를 둘러싼 국가 대항전에서 뒤처질 게 불 보듯 뻔하다. AI에 대한 지식재산권 강화는 인공지능 시대의 ‘쇄국정책’에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AI는 혁신과 진보가 누구에게나 혜택을 줌으로써 공익을 키울 것이라는 새로운 균형관을 지향한다. AI를 둘러싼 저작권 문제도 개인의 사익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의 공익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생각하기 - 생태계 지키는 균형 있는 분배 방안 모색을AI의 훈련 데이터 사용은 기술 혁신의 필수 요소다. 그러나 창작자의 권리를 무시한 데이터 활용은 반발을 초래하며, 장기적으로는 창작 생태계 자체를 위축시킬 수 있다. 이는 기존 콘텐츠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성장하는 AI 산업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AI 기술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저작권자와 AI 개발자 간 균형 있는 이익 분배가 필요하다. 지식재산권 보호와 기술 발전 사이에서 균형을 찾지 못하면 글로벌 AI 경주에서 도태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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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연 논설위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