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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읽는 세상
마트 주말휴업 폐지…대구가 첫 물꼬 텄다, "배달시장 쑥쑥 크는데, 출점 제한 의미있나"
대구가 2012년 시작돼 10년간 이어진 대형마트 의무휴업 ‘족쇄’ 제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지역 소상공인 단체와의 협의를 거쳐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일요일에서 평일로 바꾸기로 했다.의무휴업일 지정 권한을 가진 지방자치단체와 별개로 정부 차원에서도 관련 규제 완화를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구가 쏘아 올린 대형마트 규제 완화 ‘신호탄’이 전국으로 확산할지 관심이 쏠린다.대구시는 19일 대구 산격동 산격청사에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 추진 협약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전국상인연합회 대구지회, 대구지역 슈퍼마켓협동조합, 한국체인스토어협회 소속 관계자가 참석해 대구 지역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의 평일 전환에 협력하기로 했다.시 관계자는 “의무휴업일 평일 이동은 대구에서 영업 중인 대형마트와 골목상권 관련 이해당사자들이 상생안을 마련한 뒤 곧바로 시행에 들어갈 것”이며 “이르면 내년 1월, 늦어도 3월 전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마트가 한 달에 두 번 의무적으로 쉬도록 하는 것은 2012년 개정한 유통산업발전법에 관련 내용이 담겼다. 이후 10년간 업계에서는 “의무휴업일 지정은 유통 환경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구시대적 규제”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대구시의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 완화 결정을 주목하는 건 유통업계뿐만이 아니다. 2013년부터 10년 가까이 강력한 출점 규제를 받고 있는 음식점, 제과점 등도 규제 완화 목소리를 높이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 CJ올리브영 등 직영 위주 대형 브랜드 매장의 출점을 규제하는 &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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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세상
미국 뉴욕 할렘 고교서 김치 담그기
뉴욕한국문화원은 한국관광공사 뉴욕지사와 공동으로 지난 20일 미국 뉴욕 할렘의 데모크라시프렙 공립학교 학생 50명을 대상으로 김치 담그기 체험 행사 ‘Let’s Make Kimchi Together!’를 열었다. 데모크라시프렙 공립학교 학생들이 김치를 담그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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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법을 무시하는 사회…법다운 법이란 무엇일까
<정글북>을 쓴 러디어드 키플링은 “법이 없는 종족은 열등하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사는 복잡다단한 세상에 법이 없다고 생각해보면 키플링의 말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남의 것을 빼앗아도 되고, 타인의 신체를 해쳐도 되고, 허락 없이 주거지를 침입해도 되는 사회는 틀림없이 열등할 겁니다. 법의 보호가 없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평화롭게 생산하고 소비할 수 없을 터이니 문명은 퇴보를 면치 못할 겁니다.우리는 키플링의 말에서 아쉬운 점 하나를 발견합니다. 그는 왜 “법은 있지만 지키지 않는 종족은 열등하다”고 덧붙여 놓지 않았을까요? 아마도 키플링은 오늘날처럼 법을 경시하는 풍조가 만연해질지 몰랐을 겁니다. 법 위에 군림하려는 권력자들, 목적을 위해 불법·편법·떼법에 기대는 사람들, 자기는 언제나 예외여야 한다는 압력단체들, 목적이 숭고하면 수단은 상관없다는 투쟁가들을 그가 목격했다면 틀림없이 ‘법의 위기’를 말했을 겁니다.실은 법이 만능인 것도 문제입니다. 무엇이든 법으로 뚝딱 정해 그때그때 사용하는 ‘입법 만능주의’는 법을 풀빵이나 소시지처럼 하찮게 대하도록 만듭니다. 국회가 너무 많은 법을 만든다면 누가 법을 존중하겠습니까?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19대 국회에서 1만6000여 개, 20대 국회에서 2만3000여 개의 법이 발의됐다고 합니다. 키플링이 살아 있다면 “법을 너무 많이 만드는 나라도 열등국가”라고 하지 않았을까요. 법이 흔들리는 현장과 법철학 속으로 가봅시다. 지하철 운행 방해 시위, 확성기 소음 집회…스스로 예외가 되려 할 때 우리는 어떻게 될까퇴임 뒤 경남 양산에서 생활하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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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낯선 할머니와 함께 보낸 따뜻한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를 그린 꽤 많은 작품 가운데 영화로도 만들어진 단편소설 <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소개한다. 이 이야기는 여러 사람에게 선물처럼 다가왔다. 오기 렌이 폴 오스터에게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이야기를 잘 갈무리해 폴 오스터가 신문에 발표하자 웨인 왕이 읽고 ‘스모크’라는 제목의 영화로 만들어 많은 사람이 즐겼기 때문이다.단행본 <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에는 웨인 왕의 서문, 단편소설, ‘스모크’ 제작 과정과 ‘스모크’ 시나리오가 실려 있다. ‘스모크’로 웨인 왕은 1995년 베를린 영화제에서 은곰상을 받았다. 1947년생인 폴 오스터는 ‘떠오르는 미국의 별’이라는 칭호를 받은 순수문학 작가로 대표작은 탐정 소설 형식으로 쓴 <뉴욕 3부작>이다. 유럽 문단, 특히 프랑스에서 주목받는 그의 작품은 20여 개국에서 번역 출간되고 있다. 텅 빈 지갑을 남긴 도둑<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는 ‘나는 이 이야기를 오기 렌으로부터 들었다’로 시작한다. 작가인 나는 브루클린 다운타운에 있는 시가 가게의 오기와 알고 지낸 지 11년이 되었다. ‘뉴욕타임스’에서 ‘크리스마스 아침 자에 실릴 단편소설을 보내달라’고 요청하자 오기에게 뭘 써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한다. 그러자 오기가 “점심을 사면 최고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해주겠다”고 제안한다.오기 렌은 “1972년 여름이었어”라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열아홉 살쯤 된 아이가 가게에 들어와서 책들을 훔쳐 레인코트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오기가 소리를 지르자 그는 산토끼처럼 달아나버렸고 도망하다가 떨어뜨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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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놀자
100년만의 급변 현상…해수면 60m 높아질수도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는 TV 뉴스나 인터넷 기사, SNS 등의 다양한 경로를 통해 지구상 곳곳에서 일어나는 기상이변을 접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발생한 홍수와 가뭄, 폭우와 폭설, 폭염과 한파 등의 기상이변에는 '관측 사상 최초' '역대급' '최악의' '기록 갱신'과 같은 표현이 붙으면서, 안타깝게도 이들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지목한다.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1988년 설립된 이후 5~7년을 주기로 기후변화의 과학적 근거와 정책방향을 제시하는 IPCC 평가보고서(AR)를 발간해왔다. 현재는 제6차 평가보고서(AR6) 작성 주기(2015~2022년)로, 그중에서 기후변화의 과학적 연구를 바탕으로 하는 제1실무그룹의 보고서에 의하면 최근 변화의 규모와 다양한 측면으로 본 현재 상태는 수백 년에서 수천 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전례 없는 수준이다.이 같은 기후 시스템의 변화는 지구온난화에 의한 것으로, 이것을 일으킨 원인이 인간의 영향 때문이라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산업혁명기 이후 인간 활동에 의해 배출된 이산화탄소(CO2), 메탄(CH4), 아산화질소(N2O) 등의 온실가스(GHG)는 지구 온도를 꾸준히 증가시켜왔고, 현재 추정되는 지구 평균 온도의 증가량은 산업화 이전 대비 1.07도에 달한다.지구 평균 온도가 약 1도 올라갔다는 사실은 단순히 ‘지구가 조금 더워졌다’를 의미하지 않는다. 기상이변의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기 전과 비교할 때 더 극단적이고 파괴적인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해수면도 최대 60m나 높아질 수 있다. 지금처럼 화석연료를 남용하는 상태가 계속되고, 전문가들이 티핑포인트(돌이킬 수 없는 순간을 의미)로 단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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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세상
어느 대학에 지원할까…정시 대학입시정보박람회
‘2023학년도 정시 대학입시정보박람회’가 지난 15~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이번 박람회에는 전국 132개 4년제 대학이 참가했다. 박람회장을 찾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임대철 한경디지털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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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기자의 세계사 속 경제사
일본 침략으로 아시아국가 수백만 굶어죽어
일본 혹은 일본인이라고 하면 보통 철저한 준비와 분석 등이 연상된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은 전쟁을 수행할 준비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큰일’을 저질렀다. 전쟁 상대마저도 자신들이 석유, 철강, 중기 등 필수전쟁 수행 물자 수입을 가장 크게 의존했던 미국을 선택하는 우를 범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인력과 물자는 계속 모자랐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무리수는 또 다른 무리수를 불렀다.태평양 전쟁 개시 전 일본군은 자신들이 점령한 지역을 소위 ‘대동아공영권’으로 한데 묶고자 했다. 이는 1920년대 말 육군 장교들이 구상했던 대규모 자급자족적 경제연합체 수립계획에서 나온 것이었다. 일본 정부는 1942년 11월 대동아(大東亞)를 창설해 점령지역 정부와 원활하게 협상하고자 했다. 하지만 실상은 현지의 일본군이 장악해버렸다. 1943년 일본 천황이 주재한 어전회의에서 결정된 ‘대동아지도대망’이란 계획은 “말레이, 수마트라, 자바, 보르네오, 셀베스(뉴기니)를 대일본제국의 영토로 만들어 중요 자원의 공급원으로 개발한다”고 명시했다.일본은 점령지역 인력을 강제노역에 동원하는 형태로 전시 경제를 운영했다. 일본군은 또 점령지에서 군사 활동을 위한 물자 조달 원칙으로 ‘현지 조달주의’를 택했다. 석유, 주석, 고무 등과 같은 주요 군수 물자를 얻기 위한, 사실상의 자원 수탈에 집중한 것이다. 이는 점령지에서 식량 공출과 약탈로 이어졌다. 식량을 빼앗긴 현지 주민들은 심각한 식량 부족에 시달려야 했다. 북부 베트남에선 일본군의 강제 식량 징발로 1944년 말에서 1945년까지 100만 명 이상이 굶어 죽었다.이 같은 현지 조달주의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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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시사경제
'고위험·고수익' 채권 인기 시들…'세계 발행 규모' 1년 새 80%↓
투자부적격 등급 채권을 뜻하는 ‘정크본드(junk bond)’ 시장이 세계적으로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들은 자금을 조달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 금융정보회사 딜로직에 따르면 올 1~11월 세계 채권시장에서 발행된 투자부적격 등급의 채권은 1375억달러(약 178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 감소했다. 정크푸드처럼 자극적이고 맛있다?인스턴트 음식을 흔히 정크푸드(junk food)라고 부른다. 정크는 쓰레기라는 뜻이다. 몸에 해롭다는 건 알지만 맛있어서 먹는다. 채권시장에서는 신용등급 ‘BB+’ 이하인 채권을 정크본드라고 한다. 위험한 건 알지만 수익률이 짭짤해 그 맛에 투자하는 것이다.정크본드는 높은 수익률(high yield)을 제시한다는 뜻에서 ‘하이일드 채권’으로 부르기도 한다. 신용이 나쁘면 더 많은 이자를 약속해야 채권을 팔 수 있다. 정크본드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 상품으로 ‘하이일드 펀드’라는 것도 있다. 최근에는 신용도는 낮지만 기술력과 성장성이 뛰어난 중소·벤처기업이 발행한 채권 등으로도 의미가 넓어졌다.정크본드를 유명하게 만든 사람은 미국 증권맨 출신 마이클 밀컨이다. 1980년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투자부적격 등급 채권에 투자해 ‘정크본드의 황제’라는 수식어를 얻은 인물이다. 당시 밀컨은 재무제표 분석을 통해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에서 우량채권들을 골라내 큰 성공을 거뒀다.신용도가 낮은 기업이 찍어낸 고위험·고수익 채권인 정크본드는 금융시장의 ‘거품’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잣대가 되기도 한다. 정크본드는 투자자들이 리스크(risk)를 적극적으로 감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