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관점도 주장, 주장은 다양한 문장 구조로 표현된다

    8. <보기>는 동양 역사가들의 견해이다. <보기>를 바탕으로 (가), (나)를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 기 >ㄱ. 대부분 옛일의 성패를 논하기 좋아하고 그 일의 진위를 자세히 살피지 않는다. 하지만 진위를 분명히 한 후에야 성패가 어긋나지 않을 수 있다. 이는 역사 서술의 근원인 자료를 바로잡고 깨끗이 한다는 뜻이다.ㄴ. 고금의 흥망은 현실의 객관적 형세인 시세의 흐름에 따르는 것이며, 사림(士林)의 재주와 덕행으로 말미암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므로 천하의 일은 시세가 제일 중요하고, 행복과 불행이 다음이며, 옳고 그름의 구분은 마지막이라고 하는 것이다.ㄷ. 도(道)의 본체는 경서에 있지만 그것의 큰 쓰임은 역사서에 담겨 있다. 역사란 선을 높이고 악을 낮추며 선을 권면하고 악을 징계하는 것이다.① ㄱ의 관점에 따르면, 『신어』에 제시된 진의 멸망 원인에 대한 지적은 관련 내용의 진위에 대한 명확한 판별 이후에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겠군.② ㄱ의 관점에 따르면, 『고려사』 편찬 과정에서 고려의 용어를 고쳐 쓰자고 한 의견은 역사 서술의 근원인 자료를 바로잡고 깨끗이 하자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군.③ ㄴ의 관점에 따르면, 『치평요람』에 서술된 국가의 흥망은 그 원인이 인물들의 능력보다는 객관적 형세인 시세의 흐름에 있다고 보아야겠군.④ ㄷ의 관점에 따르면, 『신어』에 제시된 진에 대한 비판은 악을 낮추고 징계하는 것으로 볼 수 있겠군.⑤ ㄷ의 관점에 따르면, 『치평요람』 편찬과 관련한 세종의 생각에서 학문의 근본은 도의 본체에, 현실에서 학문의 구현은 도의 큰 쓰임에 대응하겠군.-2022학년도 6월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 …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反哺報恩 (반포보은)

    ▶한자풀이 反 : 돌이킬 반哺 : 머금을 포報 : 갚을 보恩 : 은혜 은먹이를 돌려드려 은혜에 보답함자식의 깊은 효심을 비유하는 말  - 조선시대 가객 박효관(朴孝寬)의 시조까마귀 새끼는 자라서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줌으로써 키워준 은혜에 보답한다고 한다. 조선시대 가객(歌客) 박효관(朴孝寬)은 이런 얘기를 빗대 시조를 지었다.뉘라서 까마귀를 검고 불길한 새라 하였는고반포보은(反哺報恩)이 그 아니 아름다운가사람이 저 새만 못함을 못내 슬퍼하노라반포보은(反哺報恩)은 먹이를 돌려드림으로써 은혜에 보답한다는 뜻으로, 깊은 효심을 이르는 말이다. 이 시는 박효관이 그의 제자 안민영과 함께 편찬한 《가곡원류》에 실려 있다. 《가곡원류》는 김천택의 《청구영언》, 김수장의 《해동가요》와 함께 조선시대 3대 가집(歌集)으로 뽑힌다. 박효관은 조선 말기 악공으로 시와 노래, 술과 거문고 그리고 바둑으로 일생을 보낸 풍류객이다.반포지효(反哺之孝)도 자식이 자라서 부모를 봉양함을 이르며, 반포보은과 뜻이 같다. 백유의 효심을 일컫는 백유지효(伯兪之孝), 겨울에는 따뜻하게 하고 여름에는 시원하게 한다는 동온하청(冬溫夏), 저녁에는 잠자리를 돌봐드리고 아침에는 문안을 드린다는 혼정신성(昏定晨省)은 모두 자식의 지극한 효(孝)를 이르는 말이다.효자애일(孝子愛日). 효자는 날을 아낀다고 했다. 자식이 공양하고자 해도 부모는 마냥 기다려주지 않는다. 풍수지탄(風樹之歎)은 ‘나무가 고요하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는다’는 뜻으로, 부모에게 효를 하고자 해도 이미 돌아가셔서 그 뜻을 이룰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이다. 풍목지비(風木之悲)로도 쓴다.공자의 제자

  • 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

    6월 모의고사 결과 기준 삼아 내게 맞는 대학 준비

    생글생글 독자 여러분, 여름방학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6월 모의고사 결과를 분석하며 올해 논술전형 지원 여부와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여러분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지네요. 이번 호부터 다음 호까지는 올해 인문논술전형에 지원하려는 고3 학생을 대상으로 2023학년도 인문논술 주요 대학의 전형을 소개하고 전략적 방향 등을 정리해드릴 예정입니다. 생글생글과 함께하는 여러분에게 조금이나마 유익한 정보가 되기를 바라며 대치동 현장 강의와 멘토링 경험에 기반해 청사진을 그려드리겠습니다. ■ 수능 최저등급논술전형에 지원하려면 우선 수능 최저등급 달성 가능성을 판단하고 있어야 합니다. 최저 자격은 국어·수학·영어·탐구(1과목)를 개별 과목으로 간주하고, 네 과목 중 정해진 충족 수를 합산해 계산합니다.1) 올해는 탐구 2과목을 평균내 반영하는 학교가 없습니다. (최저 자격 완화)2) 탐구의 두 과목을 각 과목으로 합산할 수 없습니다.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아래는 갑 학생과 을 학생의 수능 성적입니다.중앙대는 올해의 수능 최저등급을 ‘국수영탐(1) 중 3과목 합 6 이내’로 발표했습니다. 갑 학생은 국어(2)+영어(2)+탐구 1과목(생윤·2)으로 중앙대 최저 자격을 충족했습니다. 반면 을 학생은 탐구 1과목(세지·1)+국어(4)+영어(4)로 최선의 조합을 하더라도 중앙대 최저는 충족하지 못합니다. 을 학생은 탐구 두 과목을 갑 학생보다 평균적으로 더 잘했지만 수능 최저를 계산할 때는 자동으로 두 탐구 과목 중 더 잘한 과목 하나만 반영되기 때문에 아쉽게도 최저 자격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한편 숙명여대는 ‘국수영탐(1) 중 2과목 합 5 이

  • 영어 이야기

    '존재감이 크다'는 larger-than-life로 표현해요

    Volcker was the larger-than-life chairman of the US Federal Reserve from 1979 to 1987. The outspoken economist came to the job with great gravitas. Volcker played the honest-broker role, telling lawmakers and presidents to do their jobs to make the economy more efficient. He did it tactfully, often with a cigar in hand but Volcker got his view across.When Alan Greenspan replaced Volcker at the Fed in 1987, he, too, cajoled government officials on taxes, trade policies and market regulations. We can debate whether unelected economists deserve such power. But Rhee’s more activist disposition could shake up Seoul politics for the better.It’s unclear what Yoon plans to do with Korea’s economy. His talk of “free democracy and a market economy” and “integration and prosperity” and a “virtuous cycle of sustainable development and fair welfare” sounds like a checklist of things consultants told him to say.1979년부터 1987년까지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을 지낸 볼커는 존재감이 뚜렷한 인물이었다. 자신의 견해를 거침없이 표현하는 경제학자였던 그는 매우 진지하게 의장 직무를 수행했다. 볼커 의장은 대통령과 국회의원들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면서 그들이 미국 경제를 더 효율적으로 굴러가게 하도록 요구했다. 볼커 의장은 종종 한 손에 시가를 든 채 요령껏 정치인들을 설득해냈다.1987년 볼커로부터 바통을 넘겨받은 앨런 그린스펀 의장 역시 세제와 무역정책, 시장 규제 등 이슈를 정부 관료들과 잘 조율하며 매끄럽게 처리했다. 선출되지 않은 경제학자들이 그런 권력을 가져도 되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이창용 신임 한국은행 총재의 최근 적극적인 행보는 한국 정치권을 더 나은 방향으로 자극할 수 있을 것이다.윤석열 대통령이 한국의 경제정책을 어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無愧我心 (무괴아심)

    ▶한자풀이無 : 없을 무愧 : 부끄러워할 괴我 : 나 아心 : 마음 심내 마음에 부끄러움이 없도록 한다남을 탓하기 전에 나를 돌아봄   - 《명나라 정치가 유기(劉基)》나를 낮추고 상대를 높이는 겸양지심(謙讓之心)은 유가(儒家)의 큰 덕목이다. 맹자는 인간 본성에 네 가지 선한 씨앗이 있다고 했는데, 그중 하나가 겸양지심, 즉 예(禮)다.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인 인(仁),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인 의(義), 옳고 그름을 가리는 마음인 지(智)와 함께 사단지심(四端之心)에 속한다.군자의 손가락은 자신을 가리키고, 소인의 손가락은 남을 향한다. 소인은 일이 잘못되거나 허물이 생기면 그 탓을 남에게서 찾는다. ‘네 탓이오’를 입에 담고 산다. 명나라 정치가이자 시인 유기(劉基)는 이런 소인들에게 따끔한 일침을 놓는다. “어떻게 다른 사람들의 뜻을 다 헤아릴 수 있겠는가. 다만 내 마음에 부끄러움이 없기를 구할 뿐이다.(豈能盡如人意 但求無愧我心)”무괴아심(無愧我心)은 ‘내 마음에 부끄러움이 없도록 한다’는 뜻으로, 남의 허물을 탓하기 전에 자기 스스로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는 의미다. 무괴아심은 《대학》 《중용》에 나오는 신독(愼獨)과도 맥이 닿는다. 신독은 홀로 있을 때도 도리에 어그러지지 않게 스스로 삼가는 것을 뜻한다. 마음을 들춰봐도 부끄러움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율곡 이이는 신독을 배움의 시작으로 봤다.가고가하(可高可下)의 직역은 ‘높아도 가하고 낮아도 가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는 벼슬이 높아도 거만하지 않고 낮아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비유적 표현이다. 그러니 가(可)는 부끄럽지 않고 떳떳한 마음이다. 높아도 오만하지 않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호칭할 때의 "-님", 지칭할 때의 "-님"

    “향후 모든 보고서, 문서 등에서 법무부 간부를 호칭할 때 ‘님’자 표현을 사용하지 말 것.” 최근 내부망으로 전달된 법무부 장관의 지시사항이 외부로 알려져 화제가 됐다. 공지문에선 ‘장관님→장관, 차관님→차관’을 예시로 들었다. 이 문구는 잘 들여다보면 정확히는 ‘보고서나 문건에서 간부를 지칭할 때’, 즉 호칭이 아니라 지칭할 때 그렇게 하라는 것으로 해석된다. 윗사람 부를 때 ‘님’ 붙이는 게 우리 어법호칭어와 지칭어는 구별된다. 호칭어는 부르는 말이다. 순우리말로 ‘부름말’이라고도 한다. 지칭어는 가리킬 때 쓰는 말이다. 대개는 호칭어가 그대로 지칭어로 쓰이지만 말이 달라질 때도 있다. 가령 혼인한 사이에서 남편이 아내를 부를 때 기본적인 호칭어는 “여보”다. 이는 혼인 기간이나 나이에 관계없이 일반적으로 쓰는 부름말이다. 하지만 대화 중 남편이 자기 아내를 가리킬 때는 “당신”이 되고, 다른 사람에게 말할 때는 “아내는~” 또는 “집사람은~”이라고 해 호칭어와 지칭어가 달라진다.‘님’의 경우도 호칭할 때와 지칭할 때의 쓰임새가 조금 다르다. ‘님’은 성(姓)이나 이름 다음에 붙여 그 사람을 높여 이르는 말이다. 경어법상 흔히 쓰는 ‘씨’보다 높이는 의미를 담고 있다. “홍길동 씨” 하는 것보다 “홍길동 님”이라고 부르면 더 존대하는 느낌을 준다. 이때의 ‘씨’와 ‘님’은 의존명사라 윗말과 띄어 써야 한다는 점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일상에서는 “선생님” “부장님” “교수님” 하고 부를 때가 많다. 이때

  • 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문장은 정보들 간의 관계를 보여주는 수단, 그 구조를 이해하자

    [가] 한(漢) 초기 사상가들의 과제는 진의 멸망 원인을 분석하고 이에 기초한 안정적 통치 방안을 제시하며, 힘의 지배를 숭상하던 당시 지배 세력의 태도를 극복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과제에 부응한 대표적 사상가는 육가(陸賈)였다.(중략)그는 진의 단명 원인을 가혹한 형벌의 남용, 법률에만 의거한 통치, 군주의 교만과 사치, 그리고 현명하지 못한 인재 등용 등으로 지적하고, 진의 사상 통제가 낳은 폐해를 거론하며 한 고조에게 지식과 학문이 중요함을 설득하고자 하였다.[나] 집현전 학자들은 원(元)까지의 중국 역사와 고려까지의 우리 역사를 정리하였다. … 또한 올바른 정치의 여부에 따라 국가의 운명이 다하고 천명이 옮겨 간다는 내용을 드러내고자 기존 역사서와 달리 국가 간 전쟁과 외교 문제, 국가 말기의 혼란과 새 국가 초기의 혼란 수습 등을 부각하였다.이러한 편찬 방식은 국가의 흥망성쇠를 거울삼아 국가를 잘 운영하겠다는 목적 이외에 새 국가의 토대를 마련하려는 의도가 전제된 것이었다. … 유교적 시각에서 고려 정치를 바라보며 불교 사상의 폐단을 비롯한 문제점들을 다각도로 드러냈고, 이를 통해 유교적 사회로의 변화를 주장하였다.7. 윗글에서 ‘육가’와 ‘집현전 학자들’이 공통적으로 드러내고자 한 내용에 해당하는 것만을 <보기>에서 있는 대로 고른 것은?ㄱ. 옛 국가의 역사를 거울삼아 새 국가를 안정적으로 통치하도록 한다.ㄴ. 옛 국가의 멸망 원인은 잘못된 정치 운영에 있지 않고 새 국가로 천명이 옮겨 온 것에 있다.ㄷ. 옛 국가에서 드러난 사상적 공백을 채우기 위해 새 국가의 군주는 유교에 따라 통치하도록 한다- 2022학년도 6월 대학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각하'를 밀어낸 토박이말 '님'의 힘

    요즘 서울 용산의 대통령 집무실 청사 지하 1층에선 아침마다 기자들의 “대통령님~” 소리가 울려퍼진다고 한다. 우리 사회 주요 현안에 대해 대통령의 생각이 어떤지 직접 들어보기 위해서다. 지금은 대통령에 대한 호칭으로 ‘-님’을 쓰는 게 자연스러워졌다. 하지만 그리 되기까진 우리말이 지나온 길에 오랜 ‘질곡(桎梏)의 시간’이 있었다. 권위주의 상징 ‘대통령 각하’, 역사적 유물로어느 언어에서나 ‘이름붙이기’는 중요하게 여긴다. 우리말에선 특히 호칭(부름말)에 ‘목숨 거는’ 일이 잦다. 존대법이 발달한 우리 문화의 특성과도 연관이 있을 것이다.“사회의 지도층 인사들도 ‘각하’라는 용어를 버림 직하다. 그리고 ‘님’ 소리 공부도 좀 해 보아야 한다. … 이 나라의 대통령 ‘님’의 경우에도 그 딱딱한 ‘각하’ 대신에 쓰였으면 좋겠다.” 서슬 퍼런 유신 치하였던 1978년 한창기 선생(1936~1997)이 한 말이다. 자신이 발행하던 《뿌리깊은나무》를 통해서다.그는 서울대 법대를 나와 《브리태니커백과사전》으로 ‘마케팅 신화’를 쓴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렇게 큰돈을 벌어서는 1970~1980년대 월간지 《뿌리깊은나무》 《샘이깊은물》 같은 독보적인 잡지를 창간해 운영했다. 《뿌리깊은나무》는 한국에서 언론이 국한문혼용과 세로쓰기를 당연한 것으로만 여기던 시절 한글 전용과 가로쓰기란 파격을 선보인, ‘대중매체의 혁명’ 그 자체였다. 그 자신도 사업가이면서 국어학자 뺨칠 정도로 우리말에 밝았고 글을 쓸 때는 문법을 철저히 따진 선각자였다.황제의 나라에서 신하들이 황제를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