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平地風波 (평지풍파)](https://img.hankyung.com/photo/202305/01.33492908.1.jpg)
平: 평평할 평
地: 땅 지
風: 바람 풍
波: 물결 파
평평한 땅에 파도가 일다
잘되던 일에 분쟁을 일으킴
- <죽지사(竹枝詞)>
유우석(劉禹錫)은 당나라 중엽의 대표적 시인이다. 학식이 깊고 글 잘하는 인재를 뽑는 박학굉사과(博學宏詞科)에 급제해 화이난 절도사 두우(杜佑)의 막료(정책을 조언하는 참모)가 되었으나 정치 개혁 실패로 변방으로 전직되는 등 중앙과 지방의 관직을 지냈다. 주요 저서로는 <유몽득문집(劉夢得文集)> <외집(外集)> 등이 있다.
그는 지방관으로 있으면서 농민의 생활 감정을 노래한 <죽지사(竹枝詞)> 9수 중 첫수에서 이렇게 읊고 있다.
구당은 시끄러이 열두 여울인데(懼塘十二灘)
사람들은 길이 예부터 어렵다고 말하네(人言道路古來難)
길게 한하는 사람의 마음은 물과 같지 않아서(長恨人心不如水)
예사로이 평지에 파란을 일으키네(等閑平地起波瀾)
칠언절구(한 구절이 일곱 글자로 된 절구)인 <죽지사>는 당시의 민가(民歌)를 바탕으로 지은 것으로, 유우석이 기주자사(夔州刺史)로 부임했을 때 민가에서 흥을 느껴 지은 시다. 구당이란 산은 양쯔강 상·중류에 있는 험하기로 유명한 삼협(三峽)의 하나로, 옛날부터 배로 여행하기가 몹시 어려운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죽지사>는 세 산골의 어려운 뱃길을 오르내리던 뱃사람들 사이에서 불리던 비속한 뱃노래를 유우석이 점잖은 가사로 바꾼 것으로 보인다. 구당에는 여울을 지나면 다시 여울이 나타나 열두 개의 여울이 줄지어 있어 물소리가 시끄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