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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재미난 소설 일곱 편이 만든 '생각의 블랙홀'

    활자가 환영받지 못한다지만 작가들은 의미 있고 재미난 작품으로 쉴 새 없이 독자의 마음을 두드린다. 새로운 작가를 환영하며 지켜보는 독자들이 2024년에 예스24를 통해 선정한 ‘한국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 1위’는 성해나 작가였다.201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성해나 작가는 2024·2025 젊은작가상, 2024 이효석문학상 우수작품상, 2024 김만중문학상 신인상을 받았다. 그동안 소설집 <빛을 걷으면 빛>, <혼모노>, 경장편소설 <두고 온 여름>을 펴냈다.소설집 <혼모노>는 종합 베스트셀러 최상위권에 진입해 독자의 마음을 파고드는 중이다. 올해 3월에 출간해 단 3개월 만에 10쇄를 돌파했다. <혼모노>에는 7편의 단편소설이 실려 있는데, 띠지에 인쇄된 배우 박정민의 “넷플릭스 왜 보냐, 성해나 책 보면 되는데”라는 말처럼 정말 재미있다.혼모노(진짜)와 니세모노(가짜)를 논하는 표제작 ‘혼모노’에는 흥미로운 인물들이 등장한다. 30년간 점을 치고 굿을 해온 문수의 앞집에 스무 살 정도 된 신애기가 이사 온다. 그간 이곳으로 이사 온 무당들이 대부분 몇 달 못 버티고 떠난 음침한 골목인지라 문수는 신애기도 곧 떠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런데 신애기가 문수에게 “신빨이 다했다더니 진짠가 보네. 할멈이 나한테 온 줄도 모르고”라며 조소하더니 살기 어린 눈으로 “하기야 존나 흉내만 내는 놈이 뭘 알겠냐만”이라는 독설을 날린다.진짜와 가짜, 혼모노와 니세모노‘혼모노’ 속에서는 진짜와 가짜가 계속 교차한다. 바나나 우유와 바나나 맛 우유, 보이차 판별법 등도 양념처럼 등장한다. 진짜 따져봐야

  • 생글기자

    홈플러스의 몰락에서 배워야 할 점

    이마트, 롯데마트와 함께 국내 3대 대형마트 중 하나인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 법원으로부터 회생 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승인받았지만, 아직 인수 희망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수익성이 낮은 곳을 중심으로 15개 점포를 폐점하기로 했다.1997년 설립 후 국내 유통산업 발전을 이끌어온 홈플러스의 몰락은 소비 패턴 및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른 결과다. 코로나19 이후 소비자의 구매 패턴은 온라인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했으며, 오프라인 유통 매장의 경쟁력은 크게 약화했다. 대형마트 방문객은 대폭 줄었고, 온라인 장보기 플랫폼이 급성장했다. 홈플러스 역시 이러한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경쟁력이 약해졌다. 이는 잠재적 인수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기도 하다.홈플러스 매장의 47%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53%는 그 외 지역에 분포돼 있다. 이 중 지방 점포는 수도권 인구집중과 지방 소멸 위기로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부산·울산·경남 지역 점포에 근무하는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오프라인 매장 운영에 수반되는 대규모 인력 고용도 홈플러스 인수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는 이유다. 홈플러스는 15개 점포의 문을 닫으면서 해당 점포의 직원들을 인근 점포로 전환 배치해 고용을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대규모 인력 조정이 M&A 시장에서 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홈플러스 사태는 단순히 한 기업의 위기를 넘어 산업 전반의 변화와 인구구조 변동이라는 거대한 흐름이 기업 운영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보여준다..전지민 생글기자(대전관저고 2학년)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진짜' '사실' 남발이 왜곡하는 우리말

    지금도 크게 달라지진 않았지만, 한때 ‘원조’를 달고 호객 행위를 하는 식당이 많던 시절이 있었다. ‘원조××식당’ ‘원조◇◇국밥’ 하는 식이다. 하도 ‘원조’가 많다 보니 ‘참원조△△아구탕’ 식으로 차별화하기도 한다. ‘원조’란 어떤 일을 처음으로 시작한 사람한테 쓰는 말이다. 여러 곳에서 스스로 원조임을 주장하니 어디가 진짜인지 알 수도 없고, 맛도 비슷해 손님 입장에선 헷갈릴 뿐이었다. ‘원조’ 남발이 단어 본래의 의미를 헝클어뜨리고 기표(signifiant, 시니피앙)로서의 ‘권위’를 약해지게 만드는 것이다.‘진짜 대한민국’은 부정적 표현우리말에도 이처럼 남발에 의해 본래 의미에서 왜곡된 채 쓰이는 말이 꽤 있다. “진짜 대한민국”이란 구호가 있다. 현 정부에서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부터 내세워온 공식 슬로건이다. 이 말은 구호로 나오기까지 정치적 취지야 이해하지만, 우리 어법에는 그리 좋은 표현이 아니다. 자칫 그동안 이어진 대한민국 성장사 전체가 부정되는 결과를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진짜’는 워낙 일상에서 흔히 쓰는 말이라, ‘진짜 대한민국’도 대부분 별생각 없이 상투적으로 받아들일지도 모른다. 이 말은 문장 속에서 두 가지로 쓰인다. 가령 “진짜 예쁘다(아프다/잘생겼다/힘들다)”처럼 말할 때는 문장 안에서 부사로 사용된 것이다. 이때의 ‘진짜’는 ‘꾸밈이나 거짓이 없이 참으로’란 뜻이다. 다른 하나는 명사로 쓰인 구조다. “너의 진짜 속셈은 무엇이냐?” “진짜 도자기” “진짜 보석이네” 같은 표현이 그것이다

  • 스도쿠 여행

    스도쿠 여행 (911)

  • 최준원의 수리 논술 강의노트

    귀납 추론, 주요 공식 적용…다양한 접근법 찾아야

    논술에서는 주어진 하나의 문제를 해결할 때 논리적 근거만 갖춘다면 다양한 접근 방법과 풀이가 폭넓게 허용되는 만큼 이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여러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때 전략 중 첫 번째는 먼저 귀납적 추론으로 주어진 규칙을 파악해보는 것이다. 가령 문제에서 처음 보는 규칙이나 정의가 나왔을 때 몇 개의 숫자를 대입해보거나 주어진 정의대로 처음 몇 가지 경우를 나열해보면 대체로 규칙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그다음으로는 해당 문제와 연관성이 가장 높을 것으로 보이는 주요 정리나 공식을 적용해보는 방법이 있다. 이 경우 해당 단원에서 가장 대표적인 정리나 공식 등을 사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기하 문제를 미적분으로 풀거나 수열 문제를 순열이나 조합 공식 등을 활용하는 등 단원 간 연계를 토대로 다양한 접근을 해보는 것도 중요한 문제 해결 전략이 될 수 있다.▶ 여러 가지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때의 전략 ◀1. 귀납적추론- 처음 보는 규칙이나 정의가 나올 때- 몇 개의 숫자를 대입해 보거나 경우의 수를 나열하여 규칙을 파악해 보기2. 연관성이 높을 것으로 보이는 교과서의 주요 정리나 공식을 적용해 볼 것.- 예를 들어 미적분 문제에서는 ‘평균값 정리’를, 확률과 통계 문제에서는 중복 조합이나 이항분포의 공식을 문제에 적용해 보기3. 단원 간 연계를 고려하여 다양한 시도를 해볼 것.- 예를 들어 수열 문제에서 주어진 규칙을 나열해볼 때 순열 또는 조합으로 규칙을 파악해 보기

  • 키워드 시사경제

    앨범 7장이 1위…새 역사 쓴 스트레이 키즈

    8인조 보이 그룹 스트레이 키즈가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서 팀 통산 일곱 번째 정상에 등극했다. 빌보드는 지난달 31일 스트레이 키즈의 새 정규 앨범 ‘카르마’가 빌보드 200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 차트에서 앨범 7장을 연달아 1위에 올린 가수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6장의 앨범이 1위를 차지한 방탄소년단(BTS) 기록까지 깼다. 앨범·음원 소비 합산…세계적 권위 인정받아미국의 음악 전문 잡지인 빌보드는 1956년부터 앨범 판매량을 기준으로 하는 ‘빌보드 200’을, 1958년부터는 곡 단위의 싱글 차트인 ‘빌보드 핫 100’ 등을 발표하고 있다. 두 차트는 대중음악 인기 순위로서 세계적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다.빌보드 200은 실물 음반을 비롯한 앨범 판매량, 디지털 음원 스트리밍 횟수를 앨범 판매량으로 환산한 수치, 음원 다운로드 횟수를 앨범 판매량으로 환산한 수치를 합산해 순위를 매긴다. 2017년 JYP엔터테인먼트가 선보인 스트레이 키즈는 2022년 ‘오디너리’를 시작으로 ‘맥시던트’ ‘에이트’ ‘합’ 등의 앨범을 이 차트 1등에 올린 바 있다. 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는 “해외 작곡가나 다른 가수와 피처링하는 데 집중하지 않고 자신들의 색을 지키려 한 노력을 보상받은 것”이라며 “뚝심과 기본기, 음악과 퍼포먼스를 고루 갖춘 매력이 인기의 원동력이 됐다”고 했다.스트레이 키즈가 또 한 단계 도약하려면 보다 대중적인 히트곡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멤버들이 자체적으로 곡 제작에 참여하고, 한국의 정체성을 음악에 녹이려는 시도가 개성을 만들었다&

  • 숫자로 읽는 세상

    '관세 쇼크' 한국 수출, 대만에 처음 추월 당해

    대만의 지난달 수출액이 처음으로 한국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붐에 따른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수출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다.9일 대만 재정부는 8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34.1% 급증한 584억9000만 달러(약 81조554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또다시 갈아치웠다고 밝혔다. 한국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우리나라 8월 수출액은 584억 달러(약 80조9307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8월 반도체 수출이 작년 동기 대비 37.4%, 전자부품은 34.6% 증가하면서 수출 호조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8월 대미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65.2% 늘어난 196억3000만 달러(약 27조2000억원)로 사상 최대를 나타냈다. 재정부는 올해 대만의 대미국 무역수지 흑자가 1000억 달러(약 138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대만의 1~7월 대미 수출액은 이미 지난해 전체 규모를 넘어섰다.반면 한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 충격이 본격화하면서 8월 대미 수출이 87억 달러를 기록해 작년 동월 대비 12% 줄었다. 올 들어 8월까지 수출액도 812억 달러로 지난해 동기(845억 달러)보다 4.0% 감소했다. 25% 품목 관세를 물어야 하는 자동차 수출이 3.5% 감소했고, 자동차 부품 수출(-14.4%)은 더 큰 영향을 받았다. 관세 50%가 부과되는 철강은 32.1%나 줄었다. 우리 정부는 관세로 교역 조건이 나빠져 대미 무역이 상당 기간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7일부터 대만산 제품에 상호관세 20%를 부과했지만, 반도체 등 대만 주력 수출 품목 상당수는 아직 이 관세를 적용받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 품목관세 부과를 예고했지만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한 TSMC 등 대만 기업에 관세율을

  • 경제 기타

    통화정책, 변동환율제에서 큰 효과 내죠

    지난주 변동환율제도에서 재정정책의 효과를 확대재정정책 중심으로 폐쇄경제와 비교해 살펴봤다. 이번에는 통화정책의 효과를 보겠다.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변동환율제도를 가정하고 확대통화정책 중심으로 폐쇄경제와 비교할 것이다. 변동환율제도를 완전하게 시행하면 환율은 국가의 개입 없이 외환시장에서 달러의 수요와 공급을 통해 자유롭게 결정된다. 이에 비해 고정환율제도는 환율 결정 과정에 국가가 개입하는 방식이다. 이번 주까지는 변동환율제도를 가정하고 거시경제정책의 효과를 찾아보고, 다음 주부터는 고정환율제도 내 거시경제정책의 효과에 대해 살펴보겠다. 폐쇄경제와 통화정책통화정책은 경기변동을 줄이기 위해 중앙은행이 통화량을 조절해 기준금리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경기침체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통화량을 늘리면 기준금리가 하락해 기업의 투자가 증가하므로 총수요가 늘어 경기가 좋아지게 된다. 반대로 경제 호황으로 인플레이션이 심각해지면 중앙은행은 통화량을 줄여 기준금리를 인상한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기업 투자와 총수요가 줄어들고 인플레이션의 정도도 감소한다. 상품이나 자금의 국가 간 이동이 전혀 없는 폐쇄경제의 통화정책 효과는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중앙은행이 경기침체 시 확대통화정책을 펼치면 총수요의 증가를 가져와 GDP와 물가가 상승하면서 침체된 경제 상황에서 벗어난다. 반대로 긴축통화정책을 시행하면 GDP와 물가가 하락해 지나친 호황과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벗어나게 된다. 변동환율제도와 확대통화정책개방경제 국가의 통화정책 효과는 폐쇄경제와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개방경제에서 통화정책을 실시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