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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라고/-라며' 구별해서 쓰기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현장 이탈로 의료 공백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의정 간 만남을 통한 대화만이 사태를 풀 돌파구이지만 의사들은 여전히 정부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① 시민사회는 정부와 의료계가 ‘무책임하다’라며 비판했다. … ② 비대위원장은 윤 대통령과의 만남 이후 자신의 SNS에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다’라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 ③ 전공의들 사이에서는 비대위원장이 대통령과 만난 것 자체를 두고 ‘밀실 결정이었다’라며 반발도 나왔다.” 대통령과 전공의 대표의 만남을 전한 한 신문의 기사문이다.‘-라고’는 인용격조사 … 하나의 동작세 개의 문장에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인용문이라는 것이다. 인용문은 통상 ‘-라고/-라며+서술어’로 연결되는 형식이다. 이 ‘-라고/-라며’의 쓰임새를 모르는 이가 의외로 많다. 가령 “~라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라고 해야 할 것을 “~라며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식으로 잘못 쓰는 경우가 흔하다. 예문에서도 “①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라고 해야 맞는다. ②와 ③은 ‘-라고’ ‘-라며’가 바르게 쓰였다. 이 차이는 어떻게 구별해야 할까?기본형은 “~라고 말했다”이다. 모국어 화자는 이를 절대 “~라며 말했다” 식으로 쓰지 않는다. 그런데 이를 응용해 형태를 바꾸면 헷갈리는 것 같다. 우선 두 말의 정체를 알아야 한다.‘~라고’는 앞말이 직접 인용되는 말임을 나타내는 격조사다. 원래 말한 그대로 인용하는 게 원칙이다. “그는 ‘내가 홍길동이다’라고 말했다&

  • 숫자로 읽는 세상

    TSMC "일본 2공장도 구마모토에 짓는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의 규슈 구마모토 1공장을 찾았다. 최대 10조 원이 넘는 정부 보조금을 지급하는 만큼 고용과 투자의 파급효과를 극대화하려는 목적에서다. TSMC는 1공장과 같은 구마모토 기쿠요마치 지역에 2공장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일본의 ‘반도체 부활’ 움직임이 갈수록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7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지난 6일 TSMC 구마모토 1공장을 방문해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 등을 만났다. 지난 2월에 개소한 이 공장은 시험 생산을 거쳐 올해 4분기 본격적인 상업 생산을 시작한다. 12~28nm(나노미터, 1nm는 10억분의 1m) 수준의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를 월 5만5000장 이상 제조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이 공장 투자비 1조3000억 엔(약 11조5000억 원)의 절반에 달하는 4760억 엔을 지원한다.기시다 총리는 TSMC 구마모토 1공장에 대해 “일본 전체에 큰 파급효과를 미칠 것”이라며 “현지 경제성장이나 임금인상, 고용 확대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1공장의 현지 조달률이 2030년 60%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에 근거한 것이다. 규슈경제조사협회는 구마모토 지역 반도체 관련 설비투자의 경제 효과가 2021년부터 10년간 10조5360억 엔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웨이 CEO는 기시다 총리에게 구마모토 2공장과 관련, “1공장이 있는 기쿠요마치에 건설한다”고 밝혔다. 2공장 건설 계획은 있었지만 구체적인 입지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2공장은 연내 건설을 시작해 2027년 말에 가동할 계획이다. 일본 내에선 가장 첨단인 6nm 수준의 반도체를 생산한다. 일본 정부는 이 공장에도 7320억 엔을

  • 대학 생글이 통신

    생기부 작성, 계열에서 전공으로 좁혀가야

    학생부종합전형을 챙기다 보면 전공 적합성과 계열 적합성이라는 용어를 많이 듣게 됩니다. 전공 적합성이란 지원하고자 하는 전공 분야에 대한 관심과 이해, 노력과 준비 정도를 뜻합니다. 쉽게 말해 특정 학과에 얼마나 관심이 있느냐입니다. 계열 적합성은 이보다 더 폭넓은 개념입니다. 인문, 사회, 의학, 자연 등 전공이 속한 계열에 대한 관심과 이해, 노력과 준비 정도를 의미합니다.생활기록부를 계획할 때 방향성을 정해야 하는데, 예를 들어, 1학년 때 의예과를 가고 싶어 세특 주제를 전부 의사 관련된 내용으로 작성한 학생이 많습니다. 이 경우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3학년까지 내신성적이 어떻게 변동될지 모르고 꿈은 고정된 게 아니다 보니, 언제라도 지망하는 학과가 바뀔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생기부는 한번 기재되면 더 이상 수정할 수 없기에 해당 내용 그대로 대학입시에 반영되고, 그 생기부를 본 교수님들은 자신들의 학과를 낮춰서 썼다고 생각해 부정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한편으론 융합형 인재에 대한 관심이 높고 고교학점제가 시행된 마당이어서 특정 전공에 대한 적합성보다 더 넓은 의미의 계열에 대한 적합도가 더욱 주목받습니다. 무학과 혹은 계열 모집을 하는 대학교가 점점 늘어나는 것, 상위 10개 대학 평가 역량이 전공 적합성에서 계열 적합성으로 바뀐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어요.추가로, 생기부 주제를 계열 단위로 넓게 작성하면 원서 작성 때 득을 볼 수 있습니다. 제 생기부를 예로 들자면, 처음부터 경제학과를 지망했지만 1학년 때는 넓게 잡아 사회계열 관련 세특을 작성했습니다. ‘메타버스로 인한 사회 변화’, ‘러시아 우크라이

  • 교양 기타

    패랭이꽃과 카네이션에 얽힌 이야기 [고두현의 아침 시편]

    패랭이꽃(石竹花)                          정습명사람들은 모두 붉은 모란을 좋아해뜰 안 가득 심고 정성껏 가꾸지만누가 잡풀 무성한 초야에예쁜 꽃 있는 줄 알기나 할까.색깔은 달빛 받아 연못에 어리고향기는 바람 따라 숲 언덕 날리는데외진 땅에 있노라니 찾는 귀인 적어아리따운 자태를 농부에게 붙이네.*정습명(鄭襲明, ?~1151) : 고려 문신.초야에 묻혀 사는 처지를 패랭이꽃에 비유하면서 세속의 모란과 대비시킨 시입니다. 고려 문신 정습명의 오언율시이지요. 패랭이꽃은 꽃 모양이 옛 민초들의 모자인 패랭이를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입니다. 문학작품에서도 소시민을 비유하는 꽃으로 자주 쓰이지요.이 시에서 패랭이꽃은 시인 자신을 의미합니다. 정몽주의 10대조인 정습명은 어려서부터 글을 잘 지었다고 해요. 예종 때 과거에 급제해서 내시(內侍, 이때까지는 문신이 맡았으나 의종 이후 환관이 차지)에 임명됐습니다. 임금의 잘못 바로잡지 못하고 끝내…그러나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이 드물었다고 합니다. 어느 날 그는 이 시 ‘패랭이꽃’을 읊으며 혼자 한숨을 지었습니다. 이를 알게 된 예종이 감탄해 그를 옥당(玉堂, 한림원)에 특별히 천거했지요. 그러니 이 시가 그의 출세작인 셈입니다. ‘파한집’에 이 얘기가 실려 있습니다.그는 예종에 이어 인종의 총애를 받았고, 의종의 태자 시절 스승까지 맡았지요. <삼국사기> 편찬 감독관으로 김부식, 김효충 등과 함께 작업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말년의 인종에게 “의종을 특별히 잘 보필해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어릴 때부터 의종을 가르쳤기에 누구보다 장단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자존감 기르면 자신감 올라…독서·경제관념도 필수

    자존감과 자신감은 비슷한 듯하나 분명히 다르다. <믿음 주는 부모 자존감 높은 아이>의 현승원 저자는 자존감을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에서 꽃피는 열매”라고 정의한다. 자신감은 “외부의 환경과 비교해 내가 우위에 있을 때 깃드는 감정”으로 풀이했다. 어느 것이 더 힘 있을까. 당연히 자존감이다. 자신감은 우위였던 것들이 바뀌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쓰리제이에듀’ 대표 강사인 현승원 저자는 본명보다 ‘존쌤’이라는 애칭으로 더 유명하다. 현재 온·오프라인 블랜디드 지식 공유 플랫폼 기업 (주)디쉐어 의장으로 1000명이 넘는 직원을 이끌고 있다.대학생이던 2005년에 영어 강사로 시작해 영어 교육 사업가가 된 저자는 자신의 성공이 ‘자존감’에서 비롯했다며 자존감을 기르라고 강조한다. 자존감이 강하면 자연스레 자신감이 올라간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학생들에게 강연할 때 “성적이 낮을수록 자신감을 가져라. 현재 성적을 보고 한숨짓지 말고 앞으로 성취할 성적을 상상하며 자존감을 높여라”라고 강조한다. 세금 5억 원 내는 강사 보고 꿈 결정어릴 때부터 공부를 못했다는 그는 대학에 떨어진 뒤 재수하던 어느 날, 인터넷 강사의 “세금을 5억 원이나 냈다”는 말에 정신이 퍼뜩 들었다. ‘대체 1년에 얼마를 벌었길래’라는 생각과 동시에 ‘강사가 되고 싶다’는 꿈이 찾아왔다. 그나마 잘하는 국어 강사가 될까 고민 중일 때 동생이 “영어를 해보는 게 어때?”라는 말에 영어 강사로 목표를 바꾸었다.세상에서 가장 재미없고 지루한 일이 영어 단어 외우기이던 그는 그야말로 피나는 노력을 했

  • 생글기자

    첨단 전자제품, 폐기물 증가 부작용 만만찮다

    현대인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첨단 가전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유튜브와 OTT 서비스를 언제든지 보여주는 초대형 평면 TV, 세탁물의 오염도와 양을 측정해 알맞게 세탁해주는 세탁기, ‘이모님’이란 별명의 식기세척기와 로봇청소기까지… 스마트한 가전제품이 쏟아진다.그러나 이런 첨단 기능에 따르는 부작용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도 있다. 대표적인 게 전자제품의 수명 감소 현상이다. 첨단 가전제품은 다수의 복잡한 전자적 부품과 민감한 센서를 사용하고 있으며, 제조 비용을 절감하려고 철 대신 플라스틱이나 알루미늄을 많이 사용한다. 이러한 2개의 조합은 제품의 초기 불량은 물론 전체 수명에 악영향을 미친다.전자제품의 수명이 줄면 전자제품 폐기물 양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유엔과 세계보건기구(WHO) 등에 따르면 전자제품 폐기물의 양은 유례없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9년 약 5360만 톤이던 세계 전체 전자 폐기물은 2030년 7500만 톤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가전제품 폐기물의 재활용률은 17.4%에 불과하다. 이 과정에서 저개발국의 환경은 더욱 오염될 것이다.전자제품을 생산하는 데 이미 많은 자원이 소모되고 에너지가 사용되었는데, 그 폐기 과정 역시 쉽지 않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새 전자제품에 붙어 있는 친환경 마크와 폐가전제품 무상수거 제도에 안심해서는 안 된다. 고장 없이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진짜 친환경 제품이다. 다행히 이 문제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업들도 이런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제품을 꾸준히 생산할 수 있기를 바란다.최선호 생글기자(청심국제고 3학년)

  • 생글기자

    의료진 부족 문제, 인공지능으로 풀어보자

    의료진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의대 정원 확대가 논란이다. 응급의료시설 혹은 지방의료시설에 의사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을 인공지능(AI)으로 타개해나갈 수는 없을까?AI는 고도로 발달한 컴퓨터인 만큼 인간의 힘으로 불가능한 일을 수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여러 명의 환자를 한꺼번에 관찰할 수 있는 능력이다. 우리나라 병원에선 한정된 의료진이 모든 환자를 꼼꼼히 살피기 어렵다. 가장 위급한 환자부터 챙겨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이런 문제 해결의 대안으로 AI를 고려해보면 어떨까? 미국은 이미 심장병, 뇌졸중, 유방암 감지 등 여러 분야에서 AI를 활용하고 있다.AI는 또 특정 질병이나 증상의 발병 여부를 사람보다 예민하고 빠르게 잡아낼 수 있다. 인간은 질병 진단 때 오진에 대한 부담을 느끼기 마련이다. 그러나 AI는 관찰 결과를 바탕으로 가장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며, 인간 의료진이 갖는 책임감이나 부담감 등의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 그러면 더욱 신속하게 질병을 발견하고 초기 치료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AI를 활용한 건강 앱 등을 이용한다면 병원에 가지 않아도 자신의 몸 상태를 알 수 있다. 환자가 몸에 이상이 생겼을 때 즉시 치료를 받아 암과 같은 큰 병의 발병을 초기에 진압할 수 있는 것이다.물론 의료 영역은 여러 판단을 내릴 때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생명윤리의 기준을 지켜야 한다. AI는 기계이고, 어떻게 학습시키느냐에 따라 생명윤리 면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장애물을 넘어 AI가 인간에게 유용한 도구이자,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김도경 생글기자(대원국제중 3학년)

  • 시사·교양 기타

    AI가 몰고 온 일자리 변화

    주니어 생글생글 제108호 커버 스토리 주제는 인공지능(AI)과 직업의 변화입니다. AI가 여러 분야에서 인간을 대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의사, 변호사, 펀드 매니저 등 다양한 직업이 AI의 등장으로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기술 발달로 사라지는 직업도 있지만, 새로 생겨나는 직업도 있다는 점을 설명했습니다. 꿈을 이룬 사람들에선 오픈AI 공동 창업자 샘 올트먼이 AI 산업의 거물로 떠오른 과정을 소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