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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글기자

    남쪽의 별 '어른 김장하'가 주는 울림

    경남 진주에는 50년간 한약방을 운영하며 어려운 이웃과 함께해온 김장하 선생님이 있다. 그는 주변 사람을 도와주면서도 이름이 알려지기를 꺼리며 평생 조용히 선행을 실천한 어른이다. 김장하 선생은 어릴 적 중학교밖에 다니지 못했다. 낮에는 약방 심부름꾼으로 일하고, 밤에는 틈틈이 공부해 19세에 한약사 면허를 취득했다.한 번도 자동차를 사지 않았고, 해진 옷을 개의치 않고 입고 다녔다. 하지만 그의 따뜻한 손길은 곳곳에 가 닿았다. 학비가 없어 진학을 포기할 뻔한 학생들과 지역신문, 장애인 단체, 문화예술인, 그 외 사회적 약자들이 그의 도움을 받았다.그는 “돈이란 것은 똥과 같아서 모아놓으면 악취가 진동하지만 밭에 골고루 뿌려놓으면 좋은 거름이 된다”고 말했다. 자기가 가진 것을 어려운 이웃과 나누며 살아온 사람만이 지닐 수 있는 철학이 드러난다. 그는 1992년 인권운동가 백촌 강상호 선생의 정신을 잇기 위해 형평운동기념사업회를 만들었다. 이 사업회는 차별 없는 사회를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김장하 선생은 타인의 불행을 자신의 일처럼 여기며 손을 내미는 분이었다. 그의 흔적은 단지 후원자로서만이 아니라 누군가의 인생에 커다란 전환점으로 남아 있다.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인가보다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를 고민하게 만든다. 그는 도움을 주며 이렇게 말한다고 한다. “내게 고마워하지 말고, 이 사회에 갚아라.” 남성(南星)이라는 호처럼 그의 행적은 빛나는 별처럼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비추고 있다.김지나 생글기자 (진양고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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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화폐 CBDC가 바꿀 미래 금융

    우리는 다양한 형태의 돈을 사용한다. 지폐와 동전부터 신용·체크카드, 간편 송금 등에 익숙하다. 최근 한국은행이 또 다른 형태의 화폐인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실험하고 있어 주목된다.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형태의 법정통화다. 실물 지폐와 마찬가지로 중앙은행이 가치를 보장한다. 다만, 디지털 형태로만 존재한다. 민간이 발행하고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와 달리 중앙은행이 가치를 보장해 안정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한은이 CBDC 발행을 검토하는 것은 지급 결제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금 없는 사회로 가는 변화에 대응하려는 목적도 있다. 디지털경제 시대에 맞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려는 것이다.CBDC는 몇 가지 장점이 있다. 거래 투명성이 높아져 지하경제를 양성화할 수 있고 금융 범죄 추적이 쉬워진다. 대형 재난으로 금융시스템이 마비된 상황에서도 기본적인 결제가 가능하다. 새로운 금융서비스 개발을 촉진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우려되는 점도 있다. 개인정보 보호 문제다. 디지털화폐를 사용하면 모든 거래 기록이 남아 정부가 국민을 감시하거나 통제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위험이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민간 은행의 예금이 감소해 기업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생길 수도 있다. 시스템 구축 및 운영 비용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CBDC가 도입되면 개인 금융 생활도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편의성이 높아지지만, 디지털기기 사용이 어려운 사람에게는 새로운 장벽이 될 수도 있다.김정은 생글기자 (원주금융회계고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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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 10개 만들기', 교육 격차 해소 첫걸음 돼야

    교육 기회의 평등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큰 과제다. 이재명 대통령이 내놓은 ‘서울대 10개 만들기’ 공약은 이런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의미 있는 시도로 평가받는다. 이 공약은 지역 간 교육격차를 줄이고 공정한 교육 기회 제공을 목표로 한다. 교육은 국가 발전의 기초가 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주관하는 PISA 시험에서 최근 우리나라는 5위에 올랐다. 하지만 많은 학생이 유학을 꿈꾸는 미국이 이 시험에서 18위에 머물렀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에서도 매사추세츠주처럼 학업 성과가 뛰어난 지역이 있는 반면, 미시시피 등 일부 주는 평가 점수가 현저히 낮았다. 이와 같은 교육 편차는 우리나라에서도 지역과 사회적 배경에 따라 발생한다. 나는 맹학교에서 체육 보조교사로 봉사하며 시각장애인의 교육 현실을 목격했다. 시각장애인들은 도서관에 비치된 쉬운 영어책조차 점자책과 오디오북이 부족해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오디오북 101권을 제작하기도 했지만, 교육 자료가 부족해 재능 있는 학생들이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정부와 사회는 이러한 교육격차 문제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점자책과 오디오북 보급을 확대하고, 소외 지역 학생들을 위한 온라인 교육, 디지털 교재 지원, 온라인 멘토링 수업 등을 추진해야 한다. 교육격차 해소는 개인이 환경의 한계를 극복하고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이러한 개인의 성장은 결국 국가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다.이동훈 생글기자 (Seoul Scholars International 1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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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족한 부분 채울 기회 제공한 6월 모의고사

    지난 4일 전국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수능 모의고사를 치렀다. 6월 모의고사는 수능을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시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수능을 앞두고 실력을 점검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하지만 결과에 너무 큰 의미를 두기보다는 다음 모의고사와 실전 수능을 준비하는 밑거름으로 삼는 것이 좋다.모의고사 성적이 수능 결과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 모의고사 성적이 예상보다 잘 나온 학생도, 기대에 못 미친 학생도 결과에 너무 휘둘리면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많은 고3 학생이 이번 모의고사를 본 후 자기가 지금 잘하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더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나 역시 모의고사를 보고 느낀 점이 많았다. 중요한 것은 모의고사 성적표에 나온 점수와 등급이 아니라, 이 성적을 바탕으로 어떻게 공부하고 준비해야 할지 해법을 찾는 것이다. 모의고사는 내 실력을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을 돌아볼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또 어떤 부분은 잘되고 있는지 생각해볼 계기가 된다는 얘기다.수능까지 남은 시간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 남은 시간을 어떻게 하면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에 집중해야 한다. 6월 모의고사 결과를 바탕으로 어떤 과목에 더 집중해야 할지 생각해보고, 목표로 하는 등급을 받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보자. 남은 기간에 부족한 부분을 채운다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남승현 생글기자(고려고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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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분별한 복지 지출, 청년 세대에 부담 안긴다

    최근 한국경제신문은 새로 출범한 더불어민주당 정부가 경기 활성화와 복지 확대를 위해 적극적인 재정지출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사는 과거 재정지출 확대가 경제 위기 극복을 도왔지만, 국가 채무 증가와 금리 상승 등의 부작용도 초래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좋은 사례다. 재정 투입을 통해 경제 성장률을 회복할 수 있었지만, 장기적으로는 민간 투자가 위축되는 구축 효과가 발생했다.경제정책에 대한 케인스학파와 고전학파의 논쟁은 잘 알려져 있다. 케인스학파는 1930년대 대공황 때 미국의 루스벨트 정부가 뉴딜 정책 등 적극적인 시장 개입으로 경제를 회복시킨 사례를 강조한다. 반면 고전학파는 1970~1980년대 영국의 대처 정부가 민영화와 규제 완화를 통해 경제를 살린 사례를 들어 정부 개입이 시장의 효율성을 저하한다고 주장한다.이런 논쟁은 복지정책의 방향성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무분별한 선심성 복지는 일시적 소비 진작 효과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국가 재정의 부담을 가중할 수 있다. 빚을 내서 여행을 가거나 쇼핑하면 순간적인 즐거움은 있지만, 이후 빚을 갚기 위한 어려움이 따르는 것과 비슷하다. 일시적 소비 촉진보다는 교육과 같이 장기적으로 개인의 역량을 키우고 경제성장을 도울 수 있는 분야에 지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빠르게 증가하는 나랏빚은 결국 젊은 세대가 떠안아야 한다. 보다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한 복지정책이 필요하다.이동훈 생글기자(Seoul Scholars International 1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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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당화할 수 없는 여성 '명예살인'

    파키스탄에서는 해마다 수백 명의 여성이 ‘명예’라는 이름 아래 목숨을 잃는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려 했다는 이유로, 소셜미디어(SNS)에 자기 사진을 올렸다는 이유만으로 말이다. 이들의 죽음을 정당화하는 단 하나의 이유는 ‘가문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것이다.이 같은 ‘명예살인’은 대부분 피해자 가족이 저지른다. 아버지, 오빠, 삼촌 등 가까운 가족이나 친척이 사람을 죽인다. 그것이 올바른 일로 여겨지기까지 한다. 인도와 방글라데시, 중동 국가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 이들 나라의 일부 지역에선 여성이 결혼 상대를 스스로 선택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가족이 정한 상대가 아닌 사람을 사랑하거나 이슬람 율법에서 벗어난 행동을 하면 ‘가문의 수치’라는 이유로 살해당한다.2016년 파키스탄의 여성 인플루언서 찬딜 발로치는 SNS 활동이 문제가 되어 오빠에게 살해당했다. 이 사건은 전 세계적으로 큰 충격을 줬고, 파키스탄 내에서도 명예살인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 결과 파키스탄 정부는 명예살인을 처벌할 수 있는 법을 만들었다. 그러나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 법은 피해자 가족이 가해자를 용서하면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게 했다.여성도 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삶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가문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살인과 폭력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여성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 국경을 넘어 타인의 자유와 인권에 관심을 갖는 것이 인류애의 시작이다.김도경 생글기자(대원외고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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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고 거래, '레몬시장' 안 되려면…

    중고 거래 플랫폼이 성장하고 있다. 경기 침체에 따라 새 물건을 구입하기보다 중고 물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중고 시장이 활성화하고 있다. 그러나 중고 시장의 성장세에 비례해 소비자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는지는 의문이 든다.중고 거래 시장에서는 정보의 비대칭이 발생하기 쉽다. 중고차 시장을 예로 들면, 중고차 판매자는 구매자보다 차에 대해 많은 정보를 알고 있다. 침수차와 같이 결함이 많은 차임에도 판매자는 결함을 숨긴 채 시장에 차를 내놓을 수 있다. 차량의 결함에 비하면 시장에 형성된 평균적인 가격이 만족스럽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태가 좋은 중고차를 가진 사람에게는 차의 성능에 비해 시장가격이 낮게 형성돼 있어 차를 내놓지 않으려 할 것이다. 이런 시장을 겉보기엔 맛있어 보이지만, 신맛이 강한 레몬에 빗대 ‘레몬시장’이라고 한다.그러다 보면 결국 시장에는 상태가 안 좋은 차만 많아지고, 품질이 좋은 차는 사라진다. 불완전한 정보를 가진 소비자는 가격에 비해 품질이 낮은 상품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다.판매자가 상품 정보를 독점한 상황에서 소비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전달하지 않고 판매한다면 일종의 사기 행위로 볼 수 있다. 그런 거래가 반복되면 레몬시장처럼 품질이 안 좋은 상품만 나오는 시장실패가 발생할 수 있다.카드 결제를 통해 거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이 같은 시장실패의 위험을 낮추는 방안이 될 수 있다. 나아가 상품 인증제 도입 등 전반적인 시스템을 바꿔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공정한 거래 환경을 조성해나가야 한다.윤상규 생글기자(대일고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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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자력 산업 재도약 계기 될 체코 원전 수주

    총 26조원 규모의 체코 신규 원전 건설 사업 수주가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됐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체코 두코바니Ⅱ 원자력발전사 간 신규 원전 건설 계약이 최종 체결됐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출 이후 16년 만의 성과다. 유럽 시장 첫 원전 수출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계약 규모는 약 26조 원으로 막대한 경제 효과가 기대된다.현지 건설 현장에는 엔지니어와 기술자, 노무자 등 약 3000명이 투입된다. 원전 가동 후 발전 단가는 석탄 발전보다 약 20% 저렴해져 가정 전기요금을 평균 10%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정부는 지난 1월 미국 에너지부와 협력 MOU를 맺어 재정 지원 기반을 확보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보조금으로 전체 사업비의 80% 이상을 충당해 체코 정부의 재정 부담은 크지 않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 같은 구조가 체코 전력 시장을 안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운영·정비를 비롯해 국내 원전 관련 산업에도 수십조 원의 생산유발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형 원전 기술이 유럽의 저탄소 전환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이번 체코 원전 수주는 한국 원전 산업이 탈원전 정책의 충격에서 벗어나 국제 경쟁력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도 기대가 크다. 정부와 한수원, 관련 업계가 인력 양성과 기술 개발에 협력해 한국형 원전이 글로벌 에너지 전환을 선도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홍은정 생글기자(원주금융회계고 3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