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폐쇄적 비자 정책은 세계적 협력과 교류 확대에 역행한다. 인재의 자유로운 이동을 제한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미국의 산업 혁신을 저해해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생글기자 코너] 부메랑으로 돌아올 미국의 비자 제한 정책
지난 9월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에 세운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불법 체류자 단속을 실시, 한국인을 포함해 470여 명을 체포했다. ICE는 불법 고용 혐의로 이들을 체포, 구금했다고 발표했다. 조사 과정에서 합법 비자인 H-1B 비자를 가진 사람도 체포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전문직 취업 비자인 H-1B는 매년 약 8만5000건만 발급되며 이 중 2만 건은 미국 내 석사 이상 학위 소지자에게 우선 배정된다. 이 때문에 한국인 근로자는 대부분 전자여행허가제(ESTA)나 관광·방문 비자인 B1, B2를 이용해 취업하는 편법을 썼다.

이번 사건은 미국의 이민 정책 변화와 관련이 있다. 미국은 기술 인력을 확보하는 방식을 종래의 외국인 고용에서 자국 내 인재 양성으로 전환하는 중이다. 지난 6월에는 하버드대학의 신규 외국인 유학생에 대한 비자 발급이 6개월간 중단됐다. 또 4월 이후 미국 국무부는 인도, 중국, 한국 등에서 온 학생들의 비자 약 6000건을 취소했다. 그 영향으로 다른 나라로 방향을 돌리는 유학생도 늘었다. 영국의 유학 비자 발급 건수가 44% 늘었다.

미국의 폐쇄적 비자 정책은 세계적 협력과 교류 확대에 역행한다. 인재의 자유로운 이동을 제한하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자국민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산업 혁신을 저해해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세계 각국이 자국 이기주의에 매몰돼 벽을 세우기보다 문턱을 낮추며 함께 발전해야 할 때다.

전지민 생글기자(대전관저고 2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