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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이코노미
기술발전·환경변화 불구 대면활동 여전히 계속될 것
여러모로 앨빈 토플러의 미래 예측은 탁월했다. 1970년 출간한 <미래 쇼크>는 그의 이름을 세상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책에서 토플러는 미래 충격을 ‘덜 성숙한 미래가 다가오면서 생기는 어지러운 방향감각’이라고 정의하면서 미래의 가장 중요한 질병이 될지 모른다고 예상했다. 동시에 그는 미래 충격의 유일한 치료법은 미래에 나타날 것들에 대한 명확한 개념이라고 의견을 밝히며 미래학자로서의 자신을 정당화했다.정보화 시대와 도시하지만 모든 예측이 맞아떨어진 것은 아니다. 그중 하나는 정보화 시대의 도래로 인해 도시화 추세가 약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그를 더욱 유명하게 만든 <제3의 물결>(1980)에서 상품의 손쉬운 선적이 도시의 제조업을 교외로 밀어냈듯이, 지식 전달이 한층 쉬워지면 정보 집약적 도시의 여러 산업도 비슷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그 과정에서 컴퓨터가 세상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것이라는 탁월한 예측도 곁들였다.토플러는 정보화가 인구를 분산시킴으로써 사람들의 공간 경험을 바꿔놓을 것이라는 예측으로 규모가 작은 도시 및 시골 생활의 새로운 매력을 강조했다. 현실은 달랐다. 1970년대에도 미국의 도시 인구는 시골보다 증가 속도가 빨랐다. 게다가 <제3의 물결> 출간 이후 20년간 뉴욕,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등을 포함한 많은 도시는 경제 부흥에 힘입어 도시화율이 74%에서 79%로 올랐다. 영국처럼 인구 증가율이 둔한 나라에서도 마찬가지였다.팬데믹과 도시토플러의 예측이 다시 거론된 계기는 팬데믹이었다. 전염병에 대한 공포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제했고, 많은 일이 사무실이 아닌 집에서 이뤄졌다.코로나 이전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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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읽는 세상
사우디, 네옴시티 자금 급했나 '나홀로 감산' 택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생산량을 하루 100만 배럴 추가 감산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주요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도 기존 감산 규모를 내년 말까지 연장하기로 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했다.4일(현지시간) OPEC+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정례 장관급 회의 후 낸 성명에서 사우디가 7월부터 한 달간 추가로 하루 100만 배럴의 원유 생산을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OPEC+ 주요 산유국도 지난 4월 결정한 하루 116만 배럴 규모 감산 기한을 내년 말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올해 3월부터 하루 50만 배럴을 감산한 러시아도 내년 말까지 이 방침을 연장하기로 했다.사우디의 추가 감산 소식에 국제 유가는 장중 급등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유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계속해서 값싼 원유를 시장에 대량 공급하는 데다 세계 경제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사우디, 감산 주도세계 하루 원유 생산량은 약 8900만 배럴로, OPEC와 OPEC+는 이 가운데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사우디는 OPEC+ 내 최대 원유 생산국이며, 세계 원유 생산량의 약 12%를 차지하고 있다. 사우디는 지난해부터 OPEC+에서 감산 흐름을 주도해왔다. OPEC+ 회원국은 지난해 10월 하루 200만 배럴 감산에 합의했다. 또 올 4월에는 일부 회원국이 하루 116만 배럴 규모의 자발적인 추가 감산을 깜짝 발표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현재 사우디 하루 원유 생산량은 약 1000만 배럴로, 7월부터 감산에 들어가면 900만 배럴 수준으로 줄어든다.사우디가 이처럼 연이은 감산을 결정한 것은 자국 내 사정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우디는 네옴 프로젝트 핵심인 친환경 신도시 ‘더라인&rsq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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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이슈 찬반토론
'주주가치 제고 vs 경영권 위협'…기업 자사주 소각, 강제할 일인가
정부가 기업이 보유한 자기 회사 주식(자사주)을 강제로 소각하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어서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연초 ‘2023년 업무보고’를 통해 ‘자사주 취득·처분 공시 강화 등 제도 개선’에 포함한 것이 발단이었다. 취지는 소액주주 이익 지키기, 주주 이익 환원, 기업 지배력을 키우기 위한 대주주나 경영진의 악용 방지 등이다. 반면 법으로 기업의 자사주 매각을 강제하는 것은 재산권 침해일뿐더러, 소액주주 배려 차원의 주가 상승론은 현실과 떨어진 탁상공론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더구나 기업사냥꾼과 행동주의를 표방한 기업공격 펀드가 갈수록 급증하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의 사실상 유일한 경영권 방어 수단이 없어진다는 차원에서 반대도 있다. 과잉 입법 논란이 커지는 자사주 강제 소각 법제화, 어떻게 볼 것인가.[찬성] 주주가치·주가 올려 소액주주 이익…경영진·대주주 '꼼수 지배력 강화' 방지자사주의 매입·소각은 대표적인 주주 친화적 방안이다. 시장에서 유통되는 자기 회사 주식을 기업이 직접 사들이면 주가 상승 요인이 된다. 주식시장이 발달하는 가운데 증시 활성화가 자본시장 발전과 기업의 자본 조달에 도움 된다는 측면에서 좋은 선택이다. 증시의 주식 분석 잣대인 주당순이익(EPS)이나 자기자본이익률(ROE)도 개선될 수 있다. 한국 증시가 국제적으로 저평가받고 있다는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계기가 된다. 주가 부양 효과가 있어 일반 소액주주 ‘개미’에게 도움이 된다.회사 경영진이나 대주주(지배 주주)가 의도적으로 자기 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키우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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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시사경제
애플 '비전 프로' 출시…MR<혼합현실> 시장 열리나
애플이 혼합현실(MR·mixed reality) 헤드셋 ‘비전 프로’를 공개했다. 애플이 2014년 애플워치 이후 9년 만에 야심차게 내놓은 신제품이다. 1000명 넘는 개발자가 7년 넘게 공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이 제품을 ‘착용형 공간 컴퓨터’로 지칭하며 아이폰 이후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오늘은 컴퓨팅 방식에서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날”이라며 “맥이 개인용 컴퓨터, 아이폰이 모바일 컴퓨팅의 시대를 열었듯 비전 프로는 우리에게 공간 컴퓨팅을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VR과 AR이 만나 … MR로 업그레이드MR은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의 단점을 보완해 한층 진화한 가상세계를 구현하는 기술이다. VR에서는 이용자의 시야가 차단되고 오로지 가상으로 만들어진 세계를 보여준다. AR은 사람이 살아가는 실제 세계를 배경으로 하되 그 위에 부가정보를 얹는다. MR은 실제 공간과 사물을 정밀하게 측정하고, 3차원(3D) 가상 이미지를 더해 사실감을 끌어올린 점이 특징이다. 현실과 가상세계 간 상호작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스키 고글처럼 비전 프로는 이용자가 눈과 손, 음성을 활용해 기기를 조작할 수 있도록 카메라와 센서를 달았다.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작동하는 수십만 개 앱에 똑같이 접속할 수 있다. 예컨대 비전 프로를 착용하고 페이스타임으로 영상통화를 하면 상대방 모습이 실물 크기로 재현되며 나의 표정과 손짓은 실시간으로 반영된다. 다른 사람과 함께 영화를 감상하고, 사진을 둘러보거나 프레젠테이션 준비를 할 수도 있다. 영화를 볼 경우 화면을 30m 길이로 키워 개인 영화관 분위기를 느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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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세상
한국,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 이사국 선출
한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비상임 이사국으로 11년 만에 다시 선출됐다. 한국은 지난 6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총회 비상임이사국 선거에서 투표에 참여한 192개 회원국 중 3분의 2 이상인 180개국의 찬성표를 얻었다. 이에 따라 한국은 2024∼2025년 임기의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이 됐다. 황준국 주유엔대사가 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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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편의점 속 비밀을 찾아서
주니어 생글생글은 제67호 커버 스토리를 통해 편의점의 인기를 경제적 관점에서 살펴봤습니다. 지면에 편의점 내부 일러스트를 펼쳐놓고 상품 진열에 숨은 마케팅 요소를 분석했습니다. 또 편의점의 시작과 발전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했습니다. 내 꿈은 기업가에선 ‘과자 왕국’을 이룬 이양구 오리온(옛 동양제과) 창업주의 삶을 소개했습니다. 주니어 생글 기자들은 ‘나의 베프’를 소개하는 글과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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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탄소배출량 많은 수입제품에 더 높은 관세
수능에서는 종종 환경 관련 비문학 지문이 출제되곤 했습니다. 최근 환경 관련 이슈가 다양하게 나오고 있죠. 그중에서도 ‘탄소국경세(CBAM: 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는 올해 발효를 앞두고 있는 만큼 공부해둘 필요가 있습니다.탄소국경세란탄소국경세는 자국보다 탄소 배출 규제가 약한 국가, 탄소 배출이 많은 국가의 수출 품목에 부과하는 관세입니다. 유럽연합(EU)과 미국이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죠. 선진국들은 그동안 이산화탄소 등을 비롯한 배출가스 규제에 적극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개발도상국들은 상대적으로 둔감했죠. 선진국에 있는 기업들은 어떤 물건을 만들더라도 높은 수준의 환경 규제를 받았습니다. 환경 규제를 맞추려면 각종 설비가 필요하고 또 규제에 맞게 제품을 생산하면 생산 비용도 늘 수밖에 없어요.반면 중국 등 개발도상국에서 만든 물건은 그런 규제에서 자유롭습니다. 상대적으로 더 저렴하게 물건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인 셈이에요. 그러다 보면 친환경적이지 않은 물건이 시장에서 더 잘 유통되는 문제가 발생하겠죠. 일부 선진국 기업은 아예 생산기지를 규제가 약한 지역으로 옮겨버렸습니다. 중국,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으로 말이에요. 이걸 ‘탄소 누출’이라고 표현합니다. 선진국 입장에선 ‘나 혼자 탄소 줄이려니 손해야’라며 칼을 빼든 셈이죠.논의는 예전부터 계속돼왔습니다. 2021년 7월 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에서 기후 대응 법안 패키지(핏포55)를 발표하면서 탄소국경세 시행을 예고했죠. 이후 미뤄지다가 올해 10월부터 잠정 발효하기로 했어요. EU가 역내로 수입하는 제품의 탄소 함유량을 조사, EU의 탄소배출권거래재(E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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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전세·증권·폰지사기…끊이지 않는 이유 뭘까
‘사기 사건’이 잇달아 터져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습니다. 사기는 경제적 이익(돈)을 얻으려고 다른 사람을 속이는 범죄 행위입니다. 아파트나 오피스텔, 빌라(다세대·연립) 등의 전세금을 가로채는 ‘전세사기’가 먼저 불거졌습니다. 서울과 경기 화성, 인천, 부산 등 전국에서 발생한 전세사기로 자신의 전 재산인 전세금을 떼인 피해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연일 언론에 소개됐습니다. 특히 피해자 중 몇 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적인 일까지 벌어져 안타까움을 키웠습니다.전세사기에 이어 주가조작(증권사기) 사건도 터졌습니다. 지난 4월 주식시장에서 몇몇 종목의 주가가 갑자기 폭락하는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특별한 호재 없이 폭등했던 종목들이 돌연 폭락세를 보여 불안감이 커졌습니다. 그 사건을 계기로 해당 종목의 주가를 수년간 불법적인 방식으로 올린(주가조작) 혐의를 받는 사람들이 검찰에 체포됐습니다. 최근엔 수천억원대 ‘폰지사기(Ponzi scheme)’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폰지사기는 큰 수익을 바라는 신규 투자자들의 투자금으로 기존 투자자들에게 수익금을 지급하는 다단계 금융사기 수법입니다.전세사기를 경제학적으로 들여다보면, 정보비대칭이 그 핵심입니다. 우리나라 부동산 임대시장의 독특한 방식인 전세와 정보비대칭을 알아봅시다. 증권사기를 막는 방법에 대한 경제학적 설명을 이해해봅시다.전세시장의 정보 비대칭 해소해야전세사기 피해를 막을 수 있어요전세는 외국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한 주택임대차(집을 빌려주고 빌리는) 방식입니다. 외국에서는 매월 일정 금액(월세)을 내는 게 일반적이죠. 그런데 전세는 집을 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