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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기타
(14) 스티븐 킹 '유혹하는 글쓰기'
삶과 창작론이 함께 들어있는 책‘문학여행’을 함께하는 독자 중에는 창작을 꿈꾸는 이가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유혹하는 글쓰기》는 작가를 꿈꾸는 이들을 위해 소개하는 책이다. 대개의 소설은 작가의 자전적 스토리가 투영되어 있다. 작가의 삶과 함께 창작법이 담겨 있는 책이 있다면? 작가가 되고픈 이들에게 그보다 좋을 수는 없을 듯하다.《유혹하는 글쓰기》에는 스티븐 킹의 자전적인 얘기와 창작론, 즐겨 읽는 책 목록까지 들어 있다. 많은 작가가 미국 소설가 스티븐 킹의 영향을 받았는데 특히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를 쓴 정유정 작가는 “습작 시절 내 취미는 스티븐 킹의 책을 찾아 헌책방을 순례하는 것이었다”며 스티븐 킹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음을 피력한 바 있다.스티븐 킹의 작품은 《쇼생크 탈출》 《미저리》 《돌로레스 클레이본》 같은 영화로 만들어져 세계인의 사랑을 받았다. 그는 1997년 20년 동안 전속했던 출판사에서 다른 출판사로 옮길 때 작품 세 편의 선인세로 600만달러(한화 약 60억원)를 받은 초특급 작가다.세계적인 소설가 스티븐 킹의 탄생은 홀어머니의 격려에서 비롯됐다. 초등학교 1학년 때 귓병이 나서 아홉 달 동안이나 침대에서 지낸 스티븐 킹은 결국 이듬해 재입학해야 했다. 병석에 있는 동안 대충 6t쯤 되는 만화책을 읽어 머릿속이 온통 이야기 바다였던 스티븐 킹은 모방작 한 편을 만들어 어머니에게 보여주었다. 어머니는 “기왕이면 네 얘기를 써보라”고 격려해줬고 스티븐 킹은 곧바로 네 편의 이야기를 만들었다. 그러자 어머니는 잘 썼다며 한 편에 25센트씩 계산해 1달러를 책값으로 지불했다.고교 때 교사 이야기를 주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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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기타
(12) 미래에 없어질 직업
미래에 없어질 가능성이 큰 직업은 무엇일까. 현생 인류는 ‘도구를 사용하는 자’다. 도구를 사용하면서 인류는 진화를 시작했다. 이세돌 대(對) 알파고의 대결은 본질상 인간 대 기계의 대결이 아니다. 각각 다른 도구를 사용하는 사람들끼리의 대결이었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계산에 관한 한 인간의 두뇌는 컴퓨터에 비해 말할 수 없이 느리고 부정확하다. ‘바둑이라는 복잡한 계산법’도 예외가 아니라는 것이 이번 대결을 통해 증명됐다. ‘바둑’이라는 분야에 새로운 도구가 출현한 것이다.컴퓨터 편집…언론 직업이 달라져어떤 분야에 압도적인 도구가 출현하면 그 직업은 사라진다. 전문직도 예외가 아니다. 과거 신문사에 ‘문선공’이라는 전문직이 있었다. 컴퓨터로 문서를 편집할 수 없던 시대에 사람들은 신문을 어떻게 만들었을까. 신문사마다 거대한 공간에 ‘제작 및 인쇄시설’을 유지했다. 크기별로 모든 글자를 새긴 각각의 납활자가 있었고, 그날그날 기사제목을 동판에 새기는 장치도 있었다. 문선공(文選工)은 글자 그대로 문자를 뽑아내는 사람이다.기자들과 외부 필자의 육필원고를 보고 알맞은 크기의 활자를 찾아 판을 만드는 인력이다(외부 필자의 원고도 이메일로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필자의 집에 직접 찾아가 받아 오거나 우편을 활용해야 했다) 신문 용지 크기의 판을 활자로 채우는 것이 ‘조판(組版)’이고, 이 판을 이용해 지형(紙型)을 뜨고 지형을 윤전기에 걸어 신문을 인쇄했다. 신문이 8개 면이라면 모든 면을 매일매일 이런 방식으로 제작했다. 신문 발행이 마감시간에 맞춰 촌각을 다투는 일은 예나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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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미국, 환율조작국 초강력 제재 추진…'BHC법' 발효 초읽기
☞ 나라 간 돈의 교환비율인 환율은 외국과의 거래에 영향을 줌으로써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환율이 적정 가치보다 과도하게 낮으면(즉, 통화가치가 과도하게 높으면) 외환위기를 당할 수도 있다. 반대로 환율이 적정 가치보다 과도하게 높으면(즉, 통화가치가 과도하게 낮으면) 수출이 늘고 수입은 줄어 경기가 활성화될 수 있다. 그래서 어느 나라 정부든 늘 환율에 관심을 갖고 있다.미국은 기축통화국이다. 기축통화는 세계의 상거래와 금융거래에서 사용되는 통화라는 뜻이다. 미국은 또 외국과의 교역에서 매년 막대한 적자를 보고 있다. 미국이 수출하는 것보다 수입하는 게 많아서다. 미국 정부는 그런데 무역적자의 주요한 원인 중 하나가 교역상대국의 환율조작이라고 생각한다. 교역 상대국이 환율을 의도적으로 높여(통화가치를 의도적으로 낮춰) 수출을 늘리고 수입을 억제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 정부(재무부)는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환율을 조작하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조사해 환율보고서를 부정기적으로 발간한다. 만약 환율을 조작하는 걸로 미국 정부가 판단하면 무역제재 등 제재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그래서 세계 각국은 미국이 환율보고서에서 자국의 외환시장을 어떻게 평가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운다.BHC 법안은 환율조작국에 강도높은 보복조치를 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미 미국 의회를 통과해 오바마 대통령의 서명 절차만 남겨 놓고 있다. 공식 명칭은 ‘베넷-해치-카퍼(Bennet-Hatch-Carper)’ 수정법안으로 ‘2015 무역촉진법’(Trade Facilitation and Trade Enforcement Act of 2015)의 제7장 환율조작 부분을 지칭하는 용어다. 법안을 공동 발의한 마이클 베넷(Michael 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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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블록체인'은 장부를 분산해 관리하는 기술
☞ 은행이나 증권 등 금융회사들은 거래내역을 담은 장부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게 큰 일 중 하나다. 만약 거래내역이나 장부가 외부에 유출되면 금융시장에 막대한 혼란이 벌어지게 된다. 그래서 외부의 해킹 등을 막기 위해 원장(Ledger: 회계정보를 일정한 형식으로 기록·취합한 장부)을 한곳에 모아 관리하는 신뢰할 수 있는 제3의 기관(TTP: Trusted Third Party)을 설립하고 해당 기관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는 중앙집중형 방식으로 원장을 보관해왔다. 중앙집중형 서버에 거래기록을 보관하는 이 방식은 막대한 돈이 들었다.그런데 최근 블록체인 기술로 대표되는 분산원장 기술이 발전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개개인의 거래 기록을 마치 레고 블록처럼 분산 보관해 관리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분산원장(Distributed Ledger) 기술은 거래정보를 기록한 원장을 특정 기관 중앙 서버가 아닌 P2P(Peer-to-Peer) 네트워크에 분산, 참가자가 공동으로 기록하고 관리하는 기술을 뜻한다. 분산원장 기술은 중앙집중형 방식에 비해 △효율성 △보안성 △시스템 안정성 △투명성 측면에서 장점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대표적인 분산원장 기술이 블록체인 기술(blockchain security technology)이다. 블록체인은 한마디로 ‘분산된 공공 거래 장부’다. 전자화폐 비트코인처럼 거래 당사자 A와 B가 전자상으로 거래하면 각자 서로의 장부에 거래 내역이 남는다. 이때 각각의 거래는 고유의 비밀번호를 얻게 되고, 거래 기록은 뒤따라 생성되는 블록에 담긴다. 과거의 모든 거래 정보가 담긴 블록은 그다음 블록과 끊임없이 연결된다. 가장 최근에 연결된 블록이 체인 방식으로 늘어져 모든 거래 정보를 지닌다.블록체인은 누적된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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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기타
(13) 고정욱의 '까칠한 재석이가 달라졌다'
한국 청소년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담아‘문학은 또 다른 역사책’이라는 말이 있다. 사실을 그대로 기록하는 것이 역사라면 소설은 작가의 눈으로 재해석한 삶이다. 데카르트는 “양서를 읽는 것은 과거 몇 세기의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앞세대 소설가들이 살면서 겪고 상상한 일들이 후세대 사람들의 삶을 풍성하게 한다. 21세기 초반 대한민국의 중·고등학생들은 다음 세대에 어떤 모습으로 보여질까. 힘겨운 입시준비, 연예인을 추종하며 외모를 가꾸기에 열을 올리는 모습, 왕따와 폭력이 드리운 어두운 그늘쯤이 될 듯하다.현재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담았다고 평가받는 ‘까칠한 재석이’ 시리즈가 20만부를 돌파했다. 고정욱 작가가 2009년 발표한 <까칠한 재석이가 사라졌다>가 사랑받으면서 <까칠한 재석이가 돌아왔다>(2012년) <까칠한 재석이가 열받았다>(2014) <까칠한 재석이가 달라졌다>(2015년)까지 모두 4권이 발간됐다. 고정욱 작가는 시리즈를 10권까지 이어가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문화일보에 단편소설이 당선돼 소설가가 된 고 작가는 성인소설을 쓰다가 동화작가로 변신, <아주 특별한 우리 형> <안내견 탄실이> <가방 들어주는 아이> 등 200권이 넘는 동화를 발간했다. 400만부에 이르는 판매량을 올린 베스트셀러 작가인 그는 전국 학교와 도서관의 ‘초청 1순위 인기 강사’다. 고 작가는 현장에서 만난 청소년들이 꿈도 없이 현실에 무기력하게 떠밀려가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청소년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써주고 싶다. 지금 이 순간 청소년으로 살아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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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기타
인공지능이 '바둑 계산법' 바꿨다…전략게임이 아니라 계산게임이다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 사이에 벌어졌던 세기의 대결이 끝났습니다. 경기가 벌어지기 전만 해도 ‘바둑은 경우의 수가 무궁무진하고 변화가 무쌍하기에 기계가 인간을 넘어설 수 없는 분야’라고 생각한 분들이 있었습니다. 결과는 반대였습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이런 생각을 하는 분들은 바둑을 전략게임이라고 봅니다. 상대의 생각에 반응하면서, 심리적 체력적인 면까지를 고려하며 종합적인 판단을 내려는 것이 바둑의 본질이라는 것이지요.바둑은 구도의 길이었다바둑을 도(道)나 철학(哲學)의 연장선상에서 파악하는 것입니다. 바둑에는 객관적으로 증명이 불가능한 미지의 세계가 존재하며, 그것을 어렴풋하게 알아가는 것이 바둑 구도자의 공부방법이라는 입장입니다. 이러한 견해는 수 천 년 동안 불변의 고정관념이었습니다. 수 십 년 전만 해도, 바둑 기량의 최전성기는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에 찾아온다는 것이 상식이었습니다. 경험과 판단력이 쌓이고, 원숙한 인생을 살 수 있게 된 후라야 ‘종합적인 전략’을 세울 수가 있을 테니까요. 한국의 이창호 9단(1975년생)이 16세 때 세계대회 결승(1992년 동양증권배)에 오른 것은 그래서 바둑 역사를 바꾸는 혁명적 사건이었습니다.결승상대인 린하이펑 9단(林海峰·1942년생)은 ‘이창호는 내 막내아들보다도 나이가 어리다. 그 점이 나에게 심리적 부담을 준다’라고 했습니다. 좀처럼 상대의 공격을 허락하지 않는 두터운 기풍 탓에 ‘이중허리’라 불리던 린하이펑 9단은 소년 이창호에게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패했습니다.이후로 10 여 년 간 이창호는 세계 바둑계의 독보적인 존재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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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기타
타락한 천사 삼촌이 조카 악마를 가르친다
‘나니아 연대기’ 작가가 쓴 악마의 편지우리가 책을 읽는 것은 지식과 지혜를 배우고 감동을 느끼고 싶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쁜 걸 가르치는 책이 있다면? 세상에 그런 책이 있을 리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나쁜 것을 잔뜩 담은 것이 있다. 판타지 문학의 고전 ‘나니아 연대기’의 저자 C.S. 이스가 쓴 ‘스크루테이프의 편지’가 바로 그 작품이다. 지옥 심연숭고부 차관인 스크루테이프 각하가 사랑하는 조카 웜우드에게 보내는 31편의 편지에 인간을 구렁텅이로 빠트릴 계략이 가득 담겨있다. 저자는 악마를 타락한 천사들이라며 선한 천사들과 본질이 아예 다른 존재가 아니라, 그 본질이 부패한 존재들이라고 소개한다.책을 읽을 때는 가능하면 마음을 맡기고 내용에 푹 젖는 게 좋지만 이 책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읽어야 한다. 안 그랬다가는 악마의 유혹에 빨려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첫 장에 ‘이 편지들을 읽는 여러분은 악마가 거짓말쟁이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라는 경고문이 들어있다.70년이 지나도 식지 않는 열기C.S.루이스는 ‘치밀하고 논리적인 정신과 명료하고 문학적인 문체로 뛰어난 저작을 남긴 작가’로 평가받는다. 1942년, 발표하자마자 선풍을 일으킨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는 7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랑받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연극, 라디오극, 뮤지컬, 음반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재구성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연극과 뮤지컬로 제작된 바 있다. 현재 ‘나니아 연대기’를 만든 영화사에서 이 책을 영화로 만들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2013년 C.S.루이스 50주기를 기념해 홍성사에서 ‘내가 써본 스크루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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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노동개혁 밀어붙이는 프랑스 좌파 정부
☞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이끄는 좌파 성향의 프랑스 사회당 정부가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노동개혁에 나서고 있다. 좌파 정부들은 대부분 고용과 해고의 자유를 핵심으로 하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에 극력 반대한다.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삶의 조건을 악화시킨다는 이유에서다. 그래서 좌파 정부의 강력한 정치적 후원자 중 하나가 강력한 노조다. 그런데 왜 올랑드 대통령은 정치적인 입지를 좁힐 수 있는데도 노동개혁을 밀어붙이고 있는 걸까? 그 답은 노동개혁이 일자리를 늘리고 노동자의 생활을 높이는 길이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지난 1월 프랑스 실업률은 10.2%로 독일(4.3%)보다 6%포인트 가까이 높다. 청년 실업률은 사상 최고인 25.9%에 달했다. 그래서 프랑스 정부는 경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여러 정책을 내놓고 있다.프랑스의 실업 문제, 특히 청년 실업난이 이토록 심각해진 주된 이유는 경직된 노동시장과 과도한 정규직 보호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과도한 정규직 보호와 노동시장 규제가 프랑스 청년층과 계약직 일자리의 불안정성을 높이는 부작용을 낳았다”는 것이다.1789년 대혁명으로 중세의 낡은 질서를 허물어뜨린 프랑스는 자유, 평등, 박애라는 인간의 기본권에 대한 인식을 정립한 나라다. 그래서 노동자에 대한 권리 보호도 어느 나라보다 높다. 프랑스 노동법전은 두껍기로 유명하다. 현재 총 3809쪽이다. 10년 전보다 45% 늘었다. 미용사를 위한 단체교섭 부문만 196쪽을 차지한다. 노동조합 가입률은 8%에 불과하지만 금속 가공부터 제빵·제과에 이르기까지 750여개 업종에 걸쳐 노조가 설립돼 있다. 정규직 보호가 워낙 철저하다 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