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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기타
1883년 여름 나는 지나이다를 만났다네, 태풍같이 지나간 첫사랑…가슴은 저미고
첫사랑은 하늘의 선물‘첫사랑’만큼 아련한 단어가 있을까. 첫사랑은 이뤄지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다. 언제 첫사랑을 했느냐는 질문에 딱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그것만큼 무미건조한 일은 없을 것이다. 머리가 아득해지고 숨이 막힐 것 같은 첫사랑의 기억이야말로 하늘의 선물이 아닐 수 없다.모든 것이 너무 빠르고 쉽고 가벼운 세태다. 빨리 왔다가 사라진다 하더라도, 강렬한 첫사랑이 찾아오는 것이야말로 인생의 기쁨이다. 이반 투르게네프의 <첫사랑>에 등장하는 주인공 블라디미르 페트로비치도 16세에 딱 한 달간 엄청난 첫사랑의 열병을 앓고 성숙해진다.투르게네프는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와 함께 러시아 문학의 3대 거장으로 꼽힌다. <첫사랑>은 투르게네프의 대표작으로 작가의 경험이 그대로 녹아 있다. 투르게네프의 아버지는 1000명의 농노를 거느린 6세 연상의 부유한 여지주와 결혼했다. 못생긴 데다 포악한 어머니와 아버지가 늘 다퉜는데 <첫사랑>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부모도 비슷한 삶을 산다. 침착한 남편의 사랑을 얻지 못해 안절부절못하는 10세 연상의 어머니가 등장한다.16세 소년과 21세 여인1818년 태어난 투르게네프가 쓴 2세기 전 첫사랑 이야기, 진부하기는커녕 읽다 보면 함께 사랑의 홍역을 치르게 될 것이다. 이뤄지지 않은 첫사랑의 기억이 있다면 함께 아파하고, 아직 첫사랑이 찾아오지 않았다면 곧 다가올 그 만남을 상상하며 가슴 떨릴 것이다.<첫사랑>의 주인공 블라디미르는 ‘심장이 마구 뛰면서 젊은 피가 용솟음치고, 가슴 속에 우스꽝스러운 동경이 가득 차 있고, 모든 것에 놀라움을 느끼면서 끊임없이 뭔가를 기다리는 16세 소년&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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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기타
정확한 역법은 옛날 임금의 통치력 상징…양력설 1896년 도입·음력설과 충돌하다
설 연휴가 지났습니다. 좋은 시간 보내셨는지요? 설은 음력 1월1일, 새해 첫날입니다. 음력은 달의 차고 기욺을 기준으로 한 달을 정하는 역법을 말합니다. 이슬람 지역에서 널리 쓰이며 순태음력, 혹은 회회력이라고 합니다. ‘회회’는 이슬람을 뜻하는 단어입니다.회회력은 이슬람 역법조선왕조실록 세종조에 보면 ‘장사를 하러 입국한 회회노인이 천문지식을 전해주었다’는 기록을 비롯해 여러 문헌에 회회가 등장합니다. 국제교류가 왕성하던 고려시대 기록에는 ‘회회’에 대한 문헌이 자주 보입니다. 수도인 개경(지금의 개성)은 몽골 사람이 운영하는 몽골식 만두가게(쌍화점)가 있고 페르시아산 유리를 파는 회회인이 있었을 만큼 국제도시였습니다.동아시아에서 널리 쓰이던 역법은 같은 음력이라도 태음태양력이라고 합니다. 달의 차고 기욺에 더해 계절의 변화, 즉 태양의 일주까지를 고려한 역법입니다. 음력은 한 달이 29~30일입니다. 1년 열두 달 354일입니다. 3~4년에 한 번 윤달을 두어 이 차이를 조정합니다. 윤달은 2월에 올 수도 있고 3, 4월에 올 수도 있습니다. 정월과 12월을 빼면 언제라도 가능합니다.조선시대 사림파 영수였던 김종직이 지은 한시에 ‘윤이월 스무하룻날 길 가는 도중에 눈바람을 만나다’는 대목이 있고 도종환 시인은 ‘사람에게 걸었던 그리움마저 허전하고 허전하고 하 허전해서 몸도 따라 하염없이 저무는 윤삼월’이라고 노래했습니다. 박목월 시인의 작품 ‘윤사월’에는 ‘송화가루 날리는 외딴 봉우리 윤사월 해 길다 꾀꼬리 울면’이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1896년 7월21일 독립신문에는 ‘작년 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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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10년 만기 국채금리 첫 연 1%대 진입…일본 '잃어버린 20년' 닮아가는 대한민국
◆연 1%대로 떨어진 국채 10년물 금리10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21일 사상 처음 연 1%대로 떨어졌다. 중국 성장 둔화와 국제 유가 급락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한 가운데 국내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겹치면서 안전자산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07%포인트 하락(채권 가격 상승)한 연 1.995%에 마감했다. 전날 기록한 사상 최저치(연 2.002%)를 하루 만에 갈아치웠다.-1월22일 한국경제신문☞ 만기가 10년인 장기 국고채 금리(이자율)가 사상 처음으로 연 1%대에 진입했다. 금리가 떨어지면 돈을 빌리는 가계나 기업들에 이익이다. 이자 부담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국고채 10년물(10년 만기) 금리 연 1%대 진입은 우리 경제에 희망보다는 우려를 던져주고 있다. 일본처럼 우리 경제가 장기 저성장이나 장기 디플레이션(경기침체)으로 가는 전주곡으로 해석할 수 있어서다. 왜 그런지 알아보자.국고채 금리란?국고채는 중앙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이다. 정부의 씀씀이(지출)가 세수(조세 수입)를 초과하는 경우 발행된다. 채권(bond)이란 정부, 공공기관(공기업), 기업, 금융회사 등이 비교적 장기로 불특정 다수로부터 거액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일종의 차용증서다. 채권은 만기가 되면 채권에 표시된 원금을 상환한다. 또 정해진 기간마다 약정된 이자를 지급한다. 이자는 돈을 빌리는 대가로 지급하는 금액이다. 금리(이자율)는 빌린 돈(원금) 대비 이자 비율이다. 금리는 보통 △돈의 수요가 공급보다 많을수록 △빌리는 쪽의 신용이 낮을수록 △빌리는 기간이 길수록 높다. 빌려주는 위험(리스크)이 커질수록 금리는 올라간다. 중앙정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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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기타
중·고교에서 전교 5위권 뚱뚱한 아이였던 작가, 다이어트 학교 설정해 10대들의 살을 빼는데…
5명의 여자가 나눌 공통주제는?15세, 25세, 35세, 45세, 55세의 여자. 서로 만난 적이 없는 다섯 명이 막힘없이 나눌 대화 주제를 선택하라면? 단연 다이어트다. 하긴 남성들도 여성 못지않게 다이어트와 패션에 신경 쓰는 시대다. 미국에 갔을 때 ‘국토가 엄청나게 크다는 점’과 ‘뚱뚱한 사람이 많다는 점’에서 놀랐다. 길에서 덩치가 산 만한 여성들과 계속 마주쳤다. 특히 LA 디즈니랜드에 가서 놀이기구도 안 타고 단체로 몰려다니는 뚱뚱한 사람들을 구경했던 기억이 난다.자신이 비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미국에 가면 보통 체형 정도밖에 안 될 것이다. 외국인들은 동양인 중에서 우리나라 여성들이 가장 예쁘고 날씬하다고 입 모아 말한다. 정작 우리나라 여성들은 스스로를 “뚱뚱하고 못생겼다”고 비하한다. 정상 체중의 중학생과 고등학생들도 자신이 뚱뚱하고 못생겼다고 말하기 일쑤다. 나의 소설 《서른아홉 아빠애인 열다섯 아빠딸》에 등장하는 중학교 2학년 문영과 친구들은 화장을 하고 몸매에 신경 쓴다. 그 소설을 쓰기 위해 15세들을 많이 만났는데 한결같이 “우리의 경쟁상대는 대학생 언니다. 언니들이 화장하고 다니니까 우리도 화장을 해서 예쁘게 보여야 한다. 방학 때 성형수술 하고 싶다”고 해서 놀랐다.‘요요’라는 시시포스어린 친구들만 그런 게 아니다. 50대가 돼도 47㎏ 신드롬에 빠져서 세상의 모든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이들이 사는 곳이 바로 대한민국이다. 우리나라 여성들의 다이어트 행렬을 보자면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코린토스의 왕 ‘시시포스’가 떠오른다. 못된 짓을 많이 하여 커다란 바위를 산꼭대기로 밀어 올리는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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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기타
축구에 관한 한 FIFA 입김이 강력하게 작용…올림픽에 나이 제한…월드컵 '최고' 고수전략
2016년은 하계올림픽이 열리는 해입니다. 현재 카타르에서는 리우올림픽 남자축구 아시아 예선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최종참가국 16개국 가운데 아시아에 배당된 본선진출권은 석 장입니다. 결승에 오른 두 팀은 자동으로 본선에 진출하고 3-4위전 승자가 나머지 한 장의 티켓을 가져갑니다. 대한민국은 지난달 27일 새벽(한국시간 기준) 홈팀 카타르를 3-1로 물리치고 본선 진출권을 획득했습니다. 다른 한 쪽에서는 일본이 후반 직전에 터진 결승골로 이라크를 2-1로 꺾고 본선에 합류했습니다.한국축구, 리우올림픽 본선행그런데 이번 예선전에는 U-23 아시아선수권대회라는 타이틀도 붙어 있습니다. U-23은 23세 이하의 선수만 출전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올림픽의 경우 다른 종목은 모두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참가합니다. 축구만 예외인 셈입니다. 올림픽 축구메달은 정말 값진 것이지만 전문가들은 올림픽 금메달의 가치를 월드컵 8강과 16강의 중간 정도로 평가합니다. 그런데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축구를 특별 대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IOC가 출전선수의 숫자를 제한한다는 점을 다른 칼럼에서 이야기했습니다만, 제한을 두는 것은 경기 종목도 마찬가지입니다. 효율적 진행을 위해 참여를 원하는 모든 경기종목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지요. 육상이나 수영, 체조 등은 퇴출될 일이 없겠지만 다른 종목들은 늘 퇴출의 위협을 마주합니다. 올림픽 정식종목이라는 타이틀 자체가 해당 경기의 국제적 위상을 증명하는 지표이므로, 각 경기단체는 올림픽 정식종목이라는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2010년 6월 로잔에서 IOC 집행위원회가 열렸습니다. 2016년 올림픽 정식종목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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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국제 유가 12년만에 20달러대 추락…역오일쇼크로 세계경제 '비틀' 등
국제 유가 12년만에 20달러대 추락…逆오일쇼크로 세계경제 ‘비틀’◆역 오일쇼크와 세계경제국제 유가의 기준 역할을 하는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이 12년여 만에 배럴당 30달러 선 밑으로 추락했다. 자금사정이 나빠진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산유국들은 한국 주식시장에서 대거 자금을 빼가는 등 역 오일쇼크가 현실화하고 있다. 중동에서 진행하고 있는 건설과 플랜트 등의 프로젝트에서 자금 회수에 차질이 생기고, 사업 자체가 중단될 위기에 처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1월14일 한국경제신문☞ 국제 유가 하락은 경제에 득(得)일까 해(害)일까? 1970년대 두 차례의 오일쇼크나 2008년 여름 유가가 배럴당 145달러까지 치솟은 경험에 비춰보면 당연히 이익이 더 많다고 생각할 것이다. 실제로도 그랬다. 국제 유가 하락은 산유국을 제외하고 세계 경제에 적지 않은 보탬이 됐다. 그런데 최근엔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유가가 급락했는데 오히려 디플레이션(경기침체)을 걱정하는 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역(逆) 오일쇼크(Reverse Oil Shock)’ 현상이다. 역 오일쇼크는 석유 가격이 하락하면서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와 달리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걸까?국제 유가는 최근 1년 새 70% 이상 폭락했다. 2014년 6월20일 배럴당 107.26달러에서 2016년 1월19일 현재 28달러 선이다.2003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30달러 선을 밑돌고 있다. 유가가 이처럼 급락한 이유는 공급은 늘어나는 데 수요는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공급 측면에서 원유 채굴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퇴적암층에 매장돼 있던 셰일오일과 셰일가스 생산량이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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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기타
아버지는 왜 어릿광대가 돼 웃기고 다닐까…창피해 하던 아들, 뒤늦게 이유를 알고는…
전쟁을 다룬 명작 소설…우리는 왜 없나전쟁을 소재로 삼은 명작 소설은 많이 발표되었다. 미국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한 마거릿 미첼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스페인 내전을 다룬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제1차 세계대전을 다룬 독일 레마르크의 《서부전선 이상없다》와 《개선문》 등 제2차 세계대전을 다룬 작품은 무수히 많다.1950년 발발하여 1953년 휴전한 6·25전쟁은 세계 여러 나라가 참전했고 사상자가 많아 제3차 세계대전에 버금간다고 한다. 하지만 외국과 달리 6·25전쟁 뒤에는 세계인이 함께 읽는 대작이 나오지 않았다.월드컵 4강, 올림픽 10위권, K팝의 세계화, 기능올림픽 우승, 세계적인 음악콩쿠르 우승 등 속속 들려오는 승전보 속에 문학은 제외되어 있다. 오히려 문단의 권력화와 유명 작가 표절사태로 시끄럽기만 하다.가까운 일본이나 중국은 노벨문학상 작가를 배출했으나 한국은 감감무소식인 이유에 대한 분석도 분분하다. ‘한국 문학의 해외 진출이 늦었다, 이념 대립이 심한 가운데 지나치게 어둡고 부정적인 내용 일색이다, 국력이 약했다’ 등 여러 얘기가 많은데 점차 한국 작품이 해외에서 인정받고 있으니 좋은 소식이 들려오길 기대해본다.1차대전 소재…2000년 출간된 소설오늘 소개하는 《처절한 정원》은 세계적인 전쟁 명작들보다 훨씬 늦은 2000년 출간된 소설이다. 서두에 ‘제1차 세계대전 참전용사였으며 광부였던 할아버지와 레지스탕스 요원이었으며 초등학교 교사였던 아버지께 이 책을 바칩니다’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전쟁을 겪지 않은 아들이 쓴 소설이다. 작가 미셸 깽은 1949년 출생했다.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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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기타
민족·평등·국가에 매몰되면 개인자유 파괴…자유주의 사상가 12명을 만나 인생철학 변해
월간조선에 ‘자유주의 사상가 열전’이 연재되던 2002~2003년은 노무현 정부가 출범하고 자칭 진보세력이 한참 기세를 올릴 무렵이었다. 노무현 정부 인사 중에는 “진보세력이 앞으로 20년은 집권할 것”이라고 호언하는 사람도 있었다. 보수우파세력은 의기소침해 있었다. 그런 때에 ‘자유주의 사상가 열전’은 독자들에게 사회주의세력, 좌파세력은 인간성의 본질과 역사의 흐름에 역행하는 반동(反動)세력이며, 자유주의 사상은 당장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결국은 승리할 것이라는 신념을 심어주었다.라인강의 기적을 일군 에르하르트개인적으로 특히 인상 깊게 읽었던 것은 제2차 세계대전 후 독일(서독) 경제장관을 지내면서 ‘라인강의 기적’을 일군 루트비히 에르하르트의 얘기였다. 당시 독일에서는 좌파는 물론 우파인사들 사이에서도 ‘계획경제’와 ‘시장에 대한 정부의 통제’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풍조가 만연해 있었다. 하지만 오이켄과 뢰프케의 ‘질서자유주의’의 세례를 받은 에르하르트는 계획경제를 거부하고 서독 경제가 나아가야 할 길로 자유시장경제를 선택했다. 이후 서독은 전례 없는 자유와 번영을 구가했고, 결국 이를 바탕으로 통일까지 이루어냈다.역사를 보면 아무리 훌륭한 인물이 애를 써도 역사의 흐름을 막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어느 한 특별한 인물 때문에 역사의 물굽이가 확 바뀌는 경우도 있다. 에르하르트가 바로 그런 경우였다.‘자유주의 사상가 열전’ 연재가 월간조선에서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그 무렵 전국경제인연합회로 옮겨가 있던 박종찬 전 자유기업원 N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