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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양 기타

    누명으로 사형선고, 탈옥중 죽은 흑인 톰…순수한 아이들이 깨뜨리는 백인우월주의

    미국 고등학생들의 필독서100주 동안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켰고, 2년 만에 500만 권 이상이 팔린 작품. 미국에서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힌 것은 물론 성경 다음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바꿔놓는 데 이바지한 책. 지난 2월19일 9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하퍼 리가 쓴 ‘앵무새 죽이기’가 바로 그 책이다. 이 작품은 그녀가 34세였던 1960년 발표한 장편소설로 1961년 소설부문 퓰리처상을 받았다.2000년 온라인 도매회사 ‘플레이 닷컴’이 ‘모든 시대에 걸쳐 가장 훌륭한 문학작품’을 조사했을 때 ‘앵무새 죽이기’가 1위에 올랐다. 이 작품은 여전히 미국 고등학생들이 읽어야 할 도서목록에 들어있다. 첫 번 째 작품이 세계 40여 개 국에 번역되고 출간 56년이 지난 지금도 식지 않는 인기를 누리는 건 실로 부럽고도 놀라운 일이다.변호사 아버지 아래에서 1930년대 초등학교를 다닌 하퍼 리가 보고 듣고 겪은 일이 ‘앵무새 죽이기’에서 세밀하고 정감있게 펼쳐진다. 미국 독립선언문과 헌법에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창조되었다’고 되어 있지만 1930년대 미국 사회는 흑인에 대한 차별이 심했다. 요즘도 ‘흑인 차별 뉴스’가 나오고 그로 인한 사건이 불거질 정도이니 그 당시는 어떠했겠는가. 여전히 세계가 편견에서 비롯된 갈등으로 들끓어 앞으로도 이 작품이 영향을 끼칠 게 분명하다. 어느덧 다문화 사회로 돌입하여 여러 인종이 함께 살고 있는 우리나라에도 이 작품은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1930년대 미국 백인사회의 기준화자이자 주인공인 진 루이즈 핀치는 소설에서 스카웃이라는 별명으로 등장한다. 이 책에는 스카웃이 초등학교 입학하기 직전부터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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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20세기 세계 50개국 이웃침공으로 패망…감상적 평화주의 경계,국력 키워야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감행했습니다. 국제사회는 신속하게 대응했습니다. 북한 제재법안을 통과시키고, 북한 경제를 고립시켜 북한의 무력도발을 봉쇄하자는 쪽으로 의견 접근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대한민국 정부도 개성공단을 폐쇄했습니다.“전쟁하자는 것이냐”라고?일부 국내외 인사는 ‘그러면 전쟁을 하자는 것이냐’며 ‘아무리 나쁜 평화라도 전쟁보다는 낫다’고 항의했습니다. 그럴싸해 보이고 우리 감정을 울리는 멋진 표현이지만, 사실 이 발언은 논리적으로 모순입니다. 왜 그럴까요? 평화는 ‘목적’이고 전쟁은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평화를 가져오기 위해 고려 가능한 수단 가운데 하나가 전쟁이라는 뜻입니다. 수단과 목적을 동일선상에 놓고 그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는 것은 논리적으로는 애당초 성립 불가능입니다. 비교의 층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The weather of Korea is very mild, Japan is same’이라는 문장이 있다고 합시다. 문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을지 몰라도 논리적으로는 그릇된 표현입니다. ‘한국의 날씨(weather of Korea)’와 일본(Japan)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문장을 논리적으로 바꾸려면 ‘Japan’을 ‘weather of Japan’ 혹은 ‘that of Japan’으로 고쳐야 합니다. 그래야 ‘한국의 날씨=일본의 날씨’를 비교하는 구조가 성립합니다.전쟁 대신 나라 판 매국노는 애국자?평화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은 없습니다. 하지만, ‘평화’라고 해서 다 같은 ‘평화’가 아니라는 것도 문제입니다. 만약 다른 나라가 우리를 공격하겠다고 했을 때 대한민국이 그에

  • 교양 기타

    일상의 지겨움을 몰아내려는 주인공 야자키…천사같은 마츠이를 즐겁게 해주려 어떤 일을…

    1969년의 경험을 담은 ‘69’소설이 선물인 이유는 뭘까? 바쁜 일상 속에서 비슷한 생각을 하고 반복된 일만 하는 우리를 뒤흔들기 때문일 것이다. 가슴을 아프게 헤집거나, 뭔가 유쾌해서 미치게 만들거나, 잊고 있었던 감성이 뻥 터질 듯 부풀어 오르거나, 소설은 일상적이고 보편적이고 규범적인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분을 맛보게 해준다. 일본 작가 무라카미 류의 ‘69’는 이 모든 것을 담은 소설이다.명사들에게 기억에 남는 소설, 재미있게 읽은 소설 몇 편을 추천해달라고 할 때 빠지지 않는 작품이 바로 ‘69’이다. 소설가들에게는 읽는 순간 이야기를 만들고 싶은 추억이 마구 떠올라 독서가 힘들어지는 그런 책이다.‘69’라는 제목은 작가가 고등학교 3학년이던 1969년에 겪은 일을 담은 데서 기인했다. 무라카미 류는 후기에서 ‘이 책은 내 주위에서 일어난 일을 일부 기록한 것’이라고 밝혔는데 ‘비틀즈와 롤링 스톤스의 노래가 유행하고, 히피들이 사랑과 평화를 부르짖었고, 파리에서는 드골 정권이 물러났고, 베트남 전쟁은 여전히 계속되던 때’가 바로 1969년이다. 작가의 고향 나가사키현 사세보시는 미해군의 원자력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호가 입항하면서 미국문화에 빠르게 잠식당한 곳이다.공부보다 페스티벌에 관심가는 10대1969년은 1년 넘게 계속된 격렬한 학생운동으로 인해 도쿄대의 입시가 중지된 해이기도 하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했으나 6·25 전쟁 특수로 경제가 회복된 일본은 이념 대립으로 사회가 몹시 혼란스러웠다. 무라카미 류도 1969년 고등학교 옥상에서 바리케이트를 치고 데모를 하여 무기정학을 받았다. 이런 시대적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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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가의 야성적 충동이 경제 살린다" 등

    ☞ 중국의 경기 하강, 유럽과 일본 경제의 불안, 원자재값 약세에 따른 신흥국들의 위기…. 요즘 세계 경제의 단면들이다. 2008년 미국발(發)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는 살얼음판을 걷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계 각국의 정부와 중앙은행들은 정부 지출을 확대하고 천문학적인 돈을 풀며, 금리를 낮추는 방식으로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응하고 있다. 몇몇 나라에서는 정책금리(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의 기준으로 삼는 금리)를 마이너스로까지 떨어뜨렸다. 그런데도 경기는 좀체 살아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2013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로버트 실러 미국 예일대 교수는 이런 상황을 어떻게 진단할까. 그는 2000년 미국의 ‘닷컴 거품’과 2007년까지 이어진 ‘부동산 거품’을 미리 예측한 것으로 유명한 학자이기도 하다. 실러 교수는 한국경제TV와 한경미디어그룹이 서울 롯데호텔에서 연 ‘2016 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에서 “각국이 장기 침체를 막기 위해 금리를 마이너스 수준까지 내렸지만 경기는 회복되지 않으면서 공포심리가 확산하고 있다”며 “항생제를 다 썼는데도 병이 낫지 않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그는 ‘심리적 공포’가 세계 경제를 침체 국면으로 내몰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경기 둔화와 유럽의 금융 부실 우려 등이 겹치면서 좀처럼 사용하지 않는 ‘장기 침체’란 단어에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있다”며 “불안한 미래 때문에 소비자가 지갑을 열지 않고, 기업은 다시 투자를 줄이는 악순환의 늪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러 교수는 최근 스위스 덴마크 일본의 중앙은행 등이 잇따라 마이너스 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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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사업·독일 군인·영국 공직자 '존경', 21세기 직업 급변…자기 적성을 찾아라

    청소년기 가장 큰 고민 중의 하나가 진로와 적성입니다. 어떤 직업을 가지고 어떤 인생을 살아가야 하나, 내가 진정 좋아하는 일이 무엇일까, 잘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 혹은 아무 것도 없어 걱정이다, 같은 고민이지요. 단기적으로는 특성화 고등학교나 대학의 학과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가 있고 장기적으로는 인생 전체가 걸려있다고 생각하니 고민의 크기가 엄청납니다. 고민의 크기를 키우는 요인은 또 있습니다. 누구에게 조언을 구하거나 과학적 분석, 예컨대 심리검사나 적성검사를 하더라도 정답이 뚜렷하게 떠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초기 선택, 즉 청소년기에 진로를 결정하면 나중에 경로를 바꾸기가 쉽지 않고, 직업을 바꾸더라도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고정관념도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합니다.소망과 적성이 다르다?누구든 ‘성향’이나 ‘적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확실합니다. 사람의 성격유형을 16가지로 나누는 MBTI 테스트도 있고 현실주의자, 이상주의자, 낭만주의자, 휴머니스트, 실천주의자 성향 등 다섯 갈래로 성격을 구분하는 검사지도 있습니다. 각각의 성향에 어울리는 직업군도 분명하게 존재합니다. 그런데 본인의 소망이 적성과 다른 경우가 문제가 됩니다. 갈등이 생기는 것이지요. 법륜 스님은 최근의 저서 <행복해지고 싶지만 길을 몰라 헤매는 당신에게>에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하고 싶은 일이 여럿인 경우, 예를 들어 화가를 할까 수도생활을 할까 망설이는 경우,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하나를 하면 다른 하나를 아예 포기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절에 들어와 불상제작이나 단청그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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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서 가장 비참한 나라 베네수엘라"…차베스의 '퍼주기 복지'가 파탄 불러 등

    “세계서 가장 비참한 나라 베네수엘라”…차베스의 '퍼주기 복지'가 파탄 불러◆고통지수 160…베네수엘라의 추락 남미 최대의 산유국 베네수엘라가 ‘세계에서 가장 비참한 나라’에 꼽히는 수모를 겪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 물가상승률과 실업률로 산정한 베네수엘라의 고통지수가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고 4일 보도했다. 베네수엘라의 주력 수출 품목인 원유 가격이 곤두박질친 가운데 물가는 치솟았기 때문이다.-2월6일 한국경제신문☞ 베네수엘라가 세계에서 국민이 가장 살기 힘든 나라로 꼽혔다. 땅덩이는 우리나라보다 10배 가까이 넓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원유를 갖고 있는 베네수엘라가 왜 이처럼 고통스러운 땅으로 추락했을까? 잘 알다시피 그건 차베스라는 포퓰리스트(대중영합주의) 정치인 때문이다. 베네수엘라는 우리에게 반면교사 역할을 하고 있다.급속한 인플레이션과 경제 붕괴는 베네수엘라를 세계에서 가장 비참한 나라로 만든 주된 이유로 꼽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고통지수는 159.7로, 2위인 아르헨티나(39.9)에 비해 네 배 가까이 높다. 남아프리카공화국(32.0), 그리스(27.0)가 그 뒤를 이었다. 경제 고통지수(misery index)는 미국 경제학자 아서 오쿤(Arthur Okun)이 고안한 것으로 간단한 수치로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경제적 삶의 어려움을 나타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CPI)에 실업률을 더해 구한다. 물가와 실업률은 서민 생활과 가장 밀접한 경제지표다. 고통지수가 높을수록 사는 게 팍팍하다는 뜻이 된다. 예를 들어 A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 5%, 실업률은 10%고 B국은 각각 연 1%와 3%라면 A국의 고통지수는 15인 반면 B국은 4다. 따라서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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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83년 여름 나는 지나이다를 만났다네, 태풍같이 지나간 첫사랑…가슴은 저미고

    첫사랑은 하늘의 선물‘첫사랑’만큼 아련한 단어가 있을까. 첫사랑은 이뤄지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다. 언제 첫사랑을 했느냐는 질문에 딱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그것만큼 무미건조한 일은 없을 것이다. 머리가 아득해지고 숨이 막힐 것 같은 첫사랑의 기억이야말로 하늘의 선물이 아닐 수 없다.모든 것이 너무 빠르고 쉽고 가벼운 세태다. 빨리 왔다가 사라진다 하더라도, 강렬한 첫사랑이 찾아오는 것이야말로 인생의 기쁨이다. 이반 투르게네프의 <첫사랑>에 등장하는 주인공 블라디미르 페트로비치도 16세에 딱 한 달간 엄청난 첫사랑의 열병을 앓고 성숙해진다.투르게네프는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와 함께 러시아 문학의 3대 거장으로 꼽힌다. <첫사랑>은 투르게네프의 대표작으로 작가의 경험이 그대로 녹아 있다. 투르게네프의 아버지는 1000명의 농노를 거느린 6세 연상의 부유한 여지주와 결혼했다. 못생긴 데다 포악한 어머니와 아버지가 늘 다퉜는데 <첫사랑>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부모도 비슷한 삶을 산다. 침착한 남편의 사랑을 얻지 못해 안절부절못하는 10세 연상의 어머니가 등장한다.16세 소년과 21세 여인1818년 태어난 투르게네프가 쓴 2세기 전 첫사랑 이야기, 진부하기는커녕 읽다 보면 함께 사랑의 홍역을 치르게 될 것이다. 이뤄지지 않은 첫사랑의 기억이 있다면 함께 아파하고, 아직 첫사랑이 찾아오지 않았다면 곧 다가올 그 만남을 상상하며 가슴 떨릴 것이다.<첫사랑>의 주인공 블라디미르는 ‘심장이 마구 뛰면서 젊은 피가 용솟음치고, 가슴 속에 우스꽝스러운 동경이 가득 차 있고, 모든 것에 놀라움을 느끼면서 끊임없이 뭔가를 기다리는 16세 소년&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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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확한 역법은 옛날 임금의 통치력 상징…양력설 1896년 도입·음력설과 충돌하다

    설 연휴가 지났습니다. 좋은 시간 보내셨는지요? 설은 음력 1월1일, 새해 첫날입니다. 음력은 달의 차고 기욺을 기준으로 한 달을 정하는 역법을 말합니다. 이슬람 지역에서 널리 쓰이며 순태음력, 혹은 회회력이라고 합니다. ‘회회’는 이슬람을 뜻하는 단어입니다.회회력은 이슬람 역법조선왕조실록 세종조에 보면 ‘장사를 하러 입국한 회회노인이 천문지식을 전해주었다’는 기록을 비롯해 여러 문헌에 회회가 등장합니다. 국제교류가 왕성하던 고려시대 기록에는 ‘회회’에 대한 문헌이 자주 보입니다. 수도인 개경(지금의 개성)은 몽골 사람이 운영하는 몽골식 만두가게(쌍화점)가 있고 페르시아산 유리를 파는 회회인이 있었을 만큼 국제도시였습니다.동아시아에서 널리 쓰이던 역법은 같은 음력이라도 태음태양력이라고 합니다. 달의 차고 기욺에 더해 계절의 변화, 즉 태양의 일주까지를 고려한 역법입니다. 음력은 한 달이 29~30일입니다. 1년 열두 달 354일입니다. 3~4년에 한 번 윤달을 두어 이 차이를 조정합니다. 윤달은 2월에 올 수도 있고 3, 4월에 올 수도 있습니다. 정월과 12월을 빼면 언제라도 가능합니다.조선시대 사림파 영수였던 김종직이 지은 한시에 ‘윤이월 스무하룻날 길 가는 도중에 눈바람을 만나다’는 대목이 있고 도종환 시인은 ‘사람에게 걸었던 그리움마저 허전하고 허전하고 하 허전해서 몸도 따라 하염없이 저무는 윤삼월’이라고 노래했습니다. 박목월 시인의 작품 ‘윤사월’에는 ‘송화가루 날리는 외딴 봉우리 윤사월 해 길다 꾀꼬리 울면’이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1896년 7월21일 독립신문에는 ‘작년 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