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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이익 쌓아두면 불이익 주는 '기업소득환류세'
☞ 기업소득환류세는 기업이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이익의 80% 이상을 투자나 배당, 임금 인상분 등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미달 금액의 10%를 법인세로 추가 징수하는 일종의 사내유보금 과세제도다. 자기자본 500억원 이상(중소기업 제외)이거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규모 기업집단) 소속 기업에 한해 2015년부터 3년간 한시적으로 시행하고 있다.최경환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도로 신설된 환류세는 기업의 내부 자금이 가계로 흐를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 시행됐다. 기업이 이익을 과도하게 내부에 쌓아두지 말고 투자를 하든지 배당이나 임금을 늘리는 데 쓰든지 하라는 얘기다. 시행 첫해 상당수 기업은 투자나 임금 확대보다 배당 확대를 선택했다. 작년 상장사 총배당금액(보통주 기준)은 20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3.1% 늘어났다. 반면 설비투자나 고용 실적은 오히려 소폭 후퇴했다. 지난해 설비투자 증가율은 5.2%로 1년 전(5.8%)보다 0.6%포인트 떨어졌다. 전체 취업자 수는 33만7000명 늘어나는 데 그쳐 전년(53만3000명)보다 20만명 가까이 줄었다. 환류세제와 함께 도입된 배당소득증대세제도 배당 쏠림 현상을 부추겼다. 배당소득증대세제는 고배당 상장기업에 투자한 소액주주의 배당 원천징수세 부담을 기존 14%에서 9%로 낮춰주고, 대주주에게도 25%의 단일 분리과세 세율을 적용하는 혜택을 준다.그렇다면 왜 배당만 큰 폭으로 늘어나고 투자나 임금은 증가하지 않았을까? 이에 대해 증권사 관계자는 “미래 불확실성이 커져 쉽게 투자처를 정하지 못하다 보니 배당을 늘려 그동안 소홀히 했던 주주가치를 높이고 환류세도 회피한 기업이 많았다”고 분석했다.정부는 배당보다 투자와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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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주택연금 3종세트' 나온다
☞ 주택연금은 주택을 맡기고 매달 연금 형태로 노후 생활자금을 받아 쓰는 상품이다. 우리나라 은퇴자들이 대부분 부동산 형태로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정부가 2007년 7월 도입했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론)이 주택을 살 때 금융회사로부터 빌리는 대출이라면 주택연금은 소유하고 있는 주택을 맡기고 대출 형식으로 매달 일정액을 받으니 일종의 역모기지론으로 볼 수 있다.주택연금 가입자는 생존 동안 가입 당시 집값 평가액 한도 내에서 연금 등의 방식으로 대출을 받고 사망하면 담보주택을 팔아 그동안의 대출 원리금을 한꺼번에 상환한다. 주택연금 대출은 은행이 해준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대출에 따른 상환을 보증한다. 대출원리금 상환은 담보로 제공된 주택가격 범위 내다. 대출원리금이 주택가격을 넘어서면 공기업인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차액을 떠안게 된다. 반대로 주택가격이 대출원리금을 넘어서면 대출금을 상환하고 남은 주택 처분액은 유족에게 상속된다.주택연금의 장점은 평생 거주를 보장하며 은퇴한 뒤 자녀들의 눈치 볼 필요 없이 당당한 노후 생활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상환 압박이 없는 것도 매력이다. 주택연금 가입요건은 △부부 모두 만 60세 이상 △부부 기준 1주택 △시가 9억원 이하인 주택이다.그런데 이번에 정부(금융위원회)가 새로운 주택연금 ‘3종 세트’를 내놨다. 4월25일부터 주택금융공사 전국 지점이나 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 농협 기업 등 주요 은행에서 상담한 후 신청할 수 있다.신주택연금 3종 세트는 △이미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주택연금을 받기 힘든 노인을 돕기 위해 주택연금 일시 인출 한도를 높여 주택담보대출 상환 부담을 덜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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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기타
(14) 팀 보울러 '리버보이'
해리포터를 누르고 카네기 메달청소년기에는 키가 부쩍 자란다. 그렇다면 마음은 언제 자랄까? 아마도 사랑하는 가족과 헤어질 때 성숙해지지 않을까? 청소년기에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헤어질 확률이 높다. 10대는 ‘죽음’을 구체적으로 알기 힘든 나이지만, 살면서 다양한 종류의 이별을 경험하게 된다.《리버보이》는 수영을 아주 잘하는 열다섯 살 소녀 제스가 할아버지와 헤어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진지한 주제이나 무겁지 않은 《리버보이》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깊은 감동을 안겨준다. ‘청소년들과 내면에 어린아이를 숨겨놓은 어른들을 위해 글을 쓰고 싶다’는 팀 보울러의 바람대로.1997년 ‘미스터리한 설정과 서정적인 묘사, 깊은 주제의식’을 높이 산 심사위원단은 만장일치로 제61회 카네기 메달을 《리버보이》에 안기기로 결정했다. 5억권이 넘게 팔린 《해리포터》를 누르는 바람에 유명세를 떨쳤다. 곧이어 미국, 캐나다, 프랑스, 일본 등 21개국에서 판권 요청이 쇄도했고, 우리나라에서는 2007년 출간돼 베스트셀러에 올랐다.이 소설은 청소년소설로는 드물게 죽음이라는 문제를 다루고 있다. 결코 칙칙하지 않게, 너무 가볍지 않게, 지나치게 교훈적이지 않게 이별을 그려냈다.제스의 가족들이 할아버지의 고향으로 여름휴가를 가기로 했을 때 할아버지의 몸 상태가 급격히 나빠진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휴가를 취소하고 할아버지를 병원에 입원시키려고 한다. 하지만 고집쟁이 할아버지의 뜻에 따라 여행을 강행한다. 화가인 할아버지가 고집을 부린 이유는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서이다.가족들은 인적이 드문 강가의 별장에 도착했고, 할아버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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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기타
(13) '축구 철학자' 요한 크루이프
네덜란드 축구의 전설크루이프는 왜 전설이 된 것일까요? 오랫동안 아무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던 축구의 기본개념 가운데 몇 가지를 바꾸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혁신가이자 철학자였습니다. 현대 축구는 토탈사커(total soccer)입니다. ‘전원공격 전원수비’가 이 전략의 핵심입니다. 이 개념의 창시자가 바로 요한 크루이프입니다. 그 이전 시대의 축구는 각각의 포지션에 따라 전해진 플레이 영역이 있었습니다. 수비는 절대로 하프라인을 넘어가면 안되고, 라이트 윙은 경기장 왼 편으로 이동하지 말아야 하며 골키퍼는 절대로 페널티 에어리어를 벗어날 수 없다는 식이지요.크루이프는 이렇게 물었습니다. 각자의 영역을 지키며 플레이하면 팀의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지 않겠는가. 예컨대 우리 팀이 수세에 몰린다면 기존의 방식으로는 수비수들이 체력을 더 소모할 수 밖에 없다. 이것은 공격수들의 에너지를 비축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쓰지 못하는’ 것이다. 특정 포지션 선수들의 체력이 바닥나면 팀 경기력 전체가 떨어진다. 다른 선수들은 에너지를 쓰고 싶어도 쓰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는 것이다.바르셀로나팀 진화의 비결효율을 극대화하는 길은 포지션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것이다. 공격수들이 수비에 나서고 경우에 따라서는 최후방 수비수도 상대팀 깊숙이 치고 올라가 공격에 가담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여담입니다만, 오프 사이드 트렙도 토털사커의 부산물입니다. 다만 이 작전은 상대 공격수를 함정에 빠뜨리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좁은 공간에서 경기를 펼쳐 롱 패스보다는 세밀한 축구가 더 유리하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적입니다.세계 축구계는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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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무디스, 한국 신용등급 'Aa2' 유지
☞신용등급(credit rating)은 채권의 원금과 이자를 약정대로 상환할 가능성을 표시하는 부호다. 신용평가회사(신평사)가 국가나 기업, 금융회사, 개인을 대상으로 조사해 매긴다. 어떤 신용등급을 받느냐는 기업이나 국가, 개인의 채무상환능력이 핵심이다. 기업의 경우 경영관리위험, 산업위험, 사업 및 영업위험, 재무위험, 계열위험 등이 기준이다. 국가는 성장률, 정부부채, 재정적자 등 경제적 요인 외에 정치적 리스크도 평가 기준이 된다.신평사는 각 경제주체의 신용 상태를 전문적으로 평가해 등급을 부여하고 이를 공표하는 업체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3대 신평사로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 그리고 피치가 꼽힌다. 한국에도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NICE신용평가 등 3대 신평사가 있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각각 피치와 무디스가 대주주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채권을 발행하거나 돈을 빌리려는 기업 및 금융회사, 국가는 먼저 신평사로부터 신용등급을 받아야 한다.신용등급은 평가회사마다 다르지만 대략 20단계로 나뉜다. S&P의 경우 가장 높은 등급이 AAA(트리플 A)고, AA+, AA, AA-, A+, A, A-, BBB+, BBB, BBB-, BB+, BB, BB-, B+, B, B-, CCC+, CCC, CCC-, CC, D 등 21단계다. 무디스는 Aaa, Aa1, Aa2, Aa3, A1, A2, A3, Baa1, Baa2, Baa3, Ba1 등으로 표기한다. 이 가운데 BBB-(Baa3) 이상 등급이 투자적격등급, 그 아래는 투자부적격등급으로 분류된다.신평사들은 또 기업이나 국가의 신용등급을 발표하면서 이들 기업이나 나라의 신용등급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것이란 전망 자료도 함께 발표한다. ‘긍정적(positive)’은 향후 신용등급이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며, ‘안정적(stable)’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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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일할 사람 없는 '뿌리 산업'
☞ 지난 2월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고인 12.6%까지 치솟는 등 청년 실업 문제가 심각하지만 일부 업종의 경우 일할 사람이 없어 애를 태운다. 주조 용접 열처리 금형 도금 등 이른바 ‘뿌리산업’에선 정반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 산업은 산업의 기초 역할을 한다고 해서 뿌리산업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뿌리산업의 인력 부족률(인력 수요 대비 부족 인원 비율)은 2012년 4.6%에서 지난해 11.5%로 뛰었다. 내년에는 14.1%로 높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 이들 업종을 영위하는 기업이 대부분 중소기업이어서 임금은 청년들의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일(작업)은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 업종에선 새롭게 일할 근로자는 물론 숙련된 기술을 지닌 근로자를 구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그래서 이들 중소기업이 파견근로제를 허용해달라는 것이다.파견근로는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뒤 고용 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 계약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즉 파견회사 소속이면서 일은 다른 회사에서 하는 것이다.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은 파견근로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기업들이 파견근로자를 쓸 수 있는 업무와 기간을 제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파견근로는 컴퓨터, 경영재정, 특허, 방송 등 32개 업무, 파견근로자를 쓸 수 있는 기간도 최장 2년으로 제한된다.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는 엄격히 파견근로가 금지되고 있다.뿌리산업의 중소기업들은 파견근로를 제한한 현행 파견법이 파견근로 형태로라도 일하고 싶은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없애고,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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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기타
(14) 스티븐 킹 '유혹하는 글쓰기'
삶과 창작론이 함께 들어있는 책‘문학여행’을 함께하는 독자 중에는 창작을 꿈꾸는 이가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유혹하는 글쓰기》는 작가를 꿈꾸는 이들을 위해 소개하는 책이다. 대개의 소설은 작가의 자전적 스토리가 투영되어 있다. 작가의 삶과 함께 창작법이 담겨 있는 책이 있다면? 작가가 되고픈 이들에게 그보다 좋을 수는 없을 듯하다.《유혹하는 글쓰기》에는 스티븐 킹의 자전적인 얘기와 창작론, 즐겨 읽는 책 목록까지 들어 있다. 많은 작가가 미국 소설가 스티븐 킹의 영향을 받았는데 특히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를 쓴 정유정 작가는 “습작 시절 내 취미는 스티븐 킹의 책을 찾아 헌책방을 순례하는 것이었다”며 스티븐 킹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음을 피력한 바 있다.스티븐 킹의 작품은 《쇼생크 탈출》 《미저리》 《돌로레스 클레이본》 같은 영화로 만들어져 세계인의 사랑을 받았다. 그는 1997년 20년 동안 전속했던 출판사에서 다른 출판사로 옮길 때 작품 세 편의 선인세로 600만달러(한화 약 60억원)를 받은 초특급 작가다.세계적인 소설가 스티븐 킹의 탄생은 홀어머니의 격려에서 비롯됐다. 초등학교 1학년 때 귓병이 나서 아홉 달 동안이나 침대에서 지낸 스티븐 킹은 결국 이듬해 재입학해야 했다. 병석에 있는 동안 대충 6t쯤 되는 만화책을 읽어 머릿속이 온통 이야기 바다였던 스티븐 킹은 모방작 한 편을 만들어 어머니에게 보여주었다. 어머니는 “기왕이면 네 얘기를 써보라”고 격려해줬고 스티븐 킹은 곧바로 네 편의 이야기를 만들었다. 그러자 어머니는 잘 썼다며 한 편에 25센트씩 계산해 1달러를 책값으로 지불했다.고교 때 교사 이야기를 주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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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기타
(12) 미래에 없어질 직업
미래에 없어질 가능성이 큰 직업은 무엇일까. 현생 인류는 ‘도구를 사용하는 자’다. 도구를 사용하면서 인류는 진화를 시작했다. 이세돌 대(對) 알파고의 대결은 본질상 인간 대 기계의 대결이 아니다. 각각 다른 도구를 사용하는 사람들끼리의 대결이었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계산에 관한 한 인간의 두뇌는 컴퓨터에 비해 말할 수 없이 느리고 부정확하다. ‘바둑이라는 복잡한 계산법’도 예외가 아니라는 것이 이번 대결을 통해 증명됐다. ‘바둑’이라는 분야에 새로운 도구가 출현한 것이다.컴퓨터 편집…언론 직업이 달라져어떤 분야에 압도적인 도구가 출현하면 그 직업은 사라진다. 전문직도 예외가 아니다. 과거 신문사에 ‘문선공’이라는 전문직이 있었다. 컴퓨터로 문서를 편집할 수 없던 시대에 사람들은 신문을 어떻게 만들었을까. 신문사마다 거대한 공간에 ‘제작 및 인쇄시설’을 유지했다. 크기별로 모든 글자를 새긴 각각의 납활자가 있었고, 그날그날 기사제목을 동판에 새기는 장치도 있었다. 문선공(文選工)은 글자 그대로 문자를 뽑아내는 사람이다.기자들과 외부 필자의 육필원고를 보고 알맞은 크기의 활자를 찾아 판을 만드는 인력이다(외부 필자의 원고도 이메일로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필자의 집에 직접 찾아가 받아 오거나 우편을 활용해야 했다) 신문 용지 크기의 판을 활자로 채우는 것이 ‘조판(組版)’이고, 이 판을 이용해 지형(紙型)을 뜨고 지형을 윤전기에 걸어 신문을 인쇄했다. 신문이 8개 면이라면 모든 면을 매일매일 이런 방식으로 제작했다. 신문 발행이 마감시간에 맞춰 촌각을 다투는 일은 예나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