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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제러드 다이아몬드 '총 · 균 · 쇠'

    『총·균·쇠』의 저자 제러드 다이아몬드는 『제3의 침팬지』 등 진화론적 관점에서 다룬 인류학 저서를 통해 인류의 기원과 발전,그리고 미래에 대한 차분하고 날카로운 관점을 제시해왔다.특히 『총·균·쇠』에서는 해박한 인문·사회·지리·생물학적 지식을 이용해 인류의 발전 과정에서 발생한 문명 격차의 원인과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그러나 저자가 스스로 밝히는 이런 집필 목적 외에도 행간에서 읽히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통시적 통찰의 양과 질이 만만치 않다.인간의 자유로운 창의력이 역사 발전의 힘인지,아니면 환경이 가능하게 하고 또 강요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볼 필요가 있다.또 서양 문명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하는 자신의 민족에 대해 종족적 열등감이나 반발적으로 국수주의적 태도를 가진 사람도 이 책을 읽어봐야 한다.그런가 하면 교과서에 나오는 아놀드 토인비의 '도전과 응전의 역사'로서의 인간 발전 법칙도 핵심적인 논리로 등장한다.그런 까닭에 이 책은 비교적 최신 서적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세대의 인류에게 던지는 메시지'로서 고전의 의미에 부합하는 명저로 평가받는다. 1.의문의 시작 ◆원문 읽기얄리는 그날 나에게 했던 것처럼 이미 많은 백인들에게 질문을 퍼부었고,나 역시 수많은 뉴기니인들에게 질문한 경험이 있었다. 우리는 둘 다 뉴기니인들이 적어도 유럽인들에게 지지 않을 만큼 똑똑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무튼 그 순간 얄리는 아마도 그런 것을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는 다시금 그 번뜩이는 눈빛으로 나를 찌를 듯이 바라보면서 이렇게 물었다."당신네 백인들은 그렇게 많은 물품들을 발전시켜 뉴기니까지 가져 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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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카프카 '변신(Die Verwandlung)'

    1.벌레로 변하다! 악몽과 같은 현대인의 삶가족의 생계를 위해 부지런히 일하던 한 남자가 있다.그는 출장가기로 한 날 아침에 일어나 자신이 벌레로 변한 것을 본다.아무도 그가 왜 벌레로 변했는지 알 수 없지만,누구도 그 이유를 캐거나 그를 원래대로 돌아오도록 만들려 노력하지 않는다.벌레로 변한 주인공도 그의 가족도 현실을 외면하고 숨기기에만 급급할 뿐이다.오랫동안 가족과 직장을 위해서 일만 하던 남자는 처음으로 혼자서 시간을 보내는 법을 배운다.인간의 언어를 상실한 주인공은 오직 행동으로 말할 수밖에 없지만,그의 행동을 이해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벌레로 변하기 전에도 그는 무자비한 사회 안에서 무력할 수밖에 없었고,생활의 무게에 눌린 개인으로서 현실은 악몽과 같았을 것이다.이제 그것을 알게 되었을 뿐이다.그는 가족에게 수치와 괴로움을 주지 않기 위해 벌레로서의 삶에 적응하려 노력한다.얼마간은 적응하는 듯 보인다.그러나 비록 벌레의 껍질을 쓰고 있지만 인간으로 지내던 시절의 기억을 고스란히 갖고 있고,가족과 소통하지 못함을 괴로워하기 시작한다.결국 주인공은 여동생의 바이올린 연주에 감동해 가족에게 다가갔다가 파국을 맞는다.변신 전 가장 가까웠던 여동생은 오히려 앞장서 그의 죽음을 재촉한다.그는 세계와의 소통에 실패하고 가족의 몰이해 속에서 결국 무의미한 죽음을 맞는다.2.벌레로 살다가 죽다카프카의 '변신'에서 특이한 점은 주인공이 처음부터 이미 변신한 벌레의 모습으로 등장하여 내내 벌레의 몸으로 살다가 끝내 벌레의 존재로 숨을 거둔다는 것이다.변신 전의 원래 모습은 회상을 통해 그의 기억 속에만 존재할 뿐이다.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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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장 자크 루소 '인간 불평등 기원론'

    ◎장 자크 루소(Rousseau, Jean-Jacques)1712년 부모 없이 자라 정규교육을 받지 못하고 시계 견습공으로 어린 시절을 보냈다.37세에 디종 아카데미의 현상 공모에 당선된 '학문과 예술론'을 출판하며 이름을 날렸고,뒤이어 '인간 불평등 기원론''정치경제론''사회계약론' 등으로 당시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저술가 가운데 한 사람이 되었다.프랑스 혁명을 주도한 로베스피에르가 당시의 전통과 기득권을 전면적으로 부정한 루소를 정신적 스승으로 존경했다는 것은 유명한 이야기다. ------------------------------------------------------------------ 1."인간 사이의 불평등의 기원은 무엇이며, 불평등은 자연법에 의해 허용되는가?"이 질문은 논술시험의 논제가 아니다.18세기 디종 아카데미가 제시한 질문이다.여러분은 이 질문에 어떻게 답할 수 있을까? 루소는 이에 대해 '인간 불평등 기원론'이라는 논문을 통해서 나름대로 답변을 했다.어릴 적부터 가난한 삶을 살 수밖에 없었던 루소는 디종 아카데미가 질문을 던지기 이전에 '인간이 왜 불평등한가'에 대한 나름의 고민을 했을 것이다.가난 때문에 어려서부터 일을 해야만 했고,굶주려야 했던 루소가 자신의 가난과 사회적 불평등에 대해 민감한 감수성을 갖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그런데 루소는 특이하게도 이러한 불평등의 원인을 문명 그 자체로 보고 있다.부자나,귀족 등 특정 계급을 지적한 것이 아니라 자연 상태에서 벗어난 인간의 문명 자체를 비판한다는 점에서 보수와 진보 양쪽 모두에게서 비난을 받았다.당시의 전통과 기득권을 부정하는 것이기에 매우 진보적인 주장이었지만 '과거' 자연 상태로의 복귀를 꾀한다는 의미에서 '보수적 사상'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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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하이데거 '존재와 시간'

    ▣ 마르틴 하이데거(Martin Heidegger,1889~1976)1889년 독일 바덴주(州) 메스키르히에서 태어났다.프라이부르크 대학교에서 신학과 철학을 배웠다.1923년 마르부르크대학교 교수,1928년 현상학으로 유명한 후설 교수의 뒤를 이어 프라이부르크대 교수,1933∼1934년 총장을 지냈으나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나치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전후에 한때 추방당했다가 후에 다시 복직하였다.그의 사색의 대부분은 슈바르츠발트의 산장(山莊)에서 이루어졌다.※참고 도서:Heidegger,Martin,Sein und Zeit,Tubingen 1993(이기상 옮김,존재와 시간,서울,까치,2000) 반갑습니다.생글생글 독자 여러분.먼저 퀴즈 하나! 여기 한 개의 사과가 있습니다.사과의 본질은 눈앞에 놓여 있는 사과 그 자체일까요,아니면 노란 사과,파란 사과,썩은 사과 등을 모두 포함하는 '사과'라는 추상 개념일까요? 그리스의 플라톤 할아버지는 본질은 개별적인 사과가 아니라 개별적인 사과의 특성을 모두 포함하는 추상성으로서의 사과라고 말씀하셨습니다.우리가 감각하는 것들은 겉으로 드러난 '현상'으로 가상에 불과할 뿐이고,그 현상의 배후에 참다운 '본질'인 이데아가 있다고 설명해 주셨습니다.그런데 독일의 하이데거 교수님은 본질과 현상에 대한 플라톤의 이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으신가 봅니다.교수님은 우리에게 보이는 구체적 현상이 바로 세계이고 '현상의 배후에 숨겨진 그 어떤 것'은 없다고 생각하십니다.♣하이데거와 실존주의하이데거는 20세기 독일 실존주의를 대표한다.실존주의는 하나의 이념이라기보다는 여러 철학자들(하이데거,야스퍼스,키에르케고르,샤르트르 등)이 공통적으로 제기하는 주제들을 일컫는 말이다.실존주의는 형이상학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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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리처드 도킨스 '이기적 유전자'

    인간은 유전자의 복제욕구 수행하는 '생존기계' ▶리처드 도킨스(Clinton Richard Dawkins,1941~)행동생물학자(ethologist).옥스퍼드 대학 생물학 교수.이기적 유전자(The Selfish Gene) 이론으로 사회생물학 논쟁을 불러일으키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동물들의 행동과 자연 선택(natural selection) 간의 관계를 밝히고 유전자가 진화에 있어서의 주 선택 단위(unit of selection)라는 생각을 대중화하는 데 기여하였다.2005년 미국의 국제외교 분야 전문지 '포린 폴리시'와 영국의 정치평론지 '프로스펙트'가 공동 선정한 '이 시대 최고 지성 100인'에 뽑히기도 하였다.대표 저서 '이기적 유전자' 외에 다른 저서로는 '확장된 표현형(The extended Phenotype)' '눈먼 시계공(The blind Watchmaker)' 등이 있다.-------------------------------------------------------------------- 1.인간-이기적인 생존 기계리처드 도킨스는 정통 다윈주의자다.다윈은 종(species)의 진화는 적자생존의 자연선택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원리를 세웠고 다위니즘은 다윈 이전과 이후를 갈라놓았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과학과 사회 전반에 엄청난 영향을 주었다.도킨스는 이 적자 생존과 자연 선택이라는 개념을 유전자 단위로까지 끌어내려 진화를 설명한 학자다.도킨스에 의하면 다윈에 의해 밝혀진 진화 메커니즘은 자연의 선택이며 유전자의 역사이다.그러므로 유전자 차원에서 동·식물에 대한 분석은 물론 인간에 대한 분석도 이루어져야 한다.유전자 입장에서 본다면 모든 동·식물은 유전자의 자기보존 욕구를 수행하는 생존 기계에 불과하다.인간 또한 유전자가 스스로를 보존해 가기 위해 진화시켜 가는 일종의 생존 기계에 불과하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성공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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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칼 포퍼 ② ‥ 이데아 -> 변증법

    포퍼는 '이성(reason)'에 대한 과신을 버리라고 말한다.이때 이성이라고 하는 것은 단순히 인간의 합리적 추론 능력 자체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인식된 이성',다시 말해 하나의 관념체계를 말한다.추론된 세계관을 하나의 고정불변하는 절대가치로 보아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이다.포퍼는 그런 세계관의 하나로 역사에는 일정한 법칙이 있다고 생각하는 역사주의를 예로 들었다.포퍼가 서구 지성사에서 만악의 근원으로 꼽고 있는 사상의 원조는 전편에서 보았듯이 플라톤이다.플라톤은 현실의 세계는 진리의 모사일 뿐이며 진실한 세계는 조잡한 현실의 너머에 있는 이데아의 세계라고 말했다.이 '이데아'가 이상국가론이 되고,여기에 역사 개념이 들어가면서 헤겔의 변증법이 되고,변증법의 종착역이 마르크스의 공산사회가 되는데 바로 이것이 닫힌 세계라는 것이 포퍼의 고발이다.역사에 종착역이 있다고 보는 이런 관점은 굳이 포퍼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매우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역사는 무언가 인간이 인식할 수 없는 운명의 힘에 의해,혹은 정해진 노정에 따라 진행되며 인간은 그 역사의 무대에서 무언가 엄중한 사명을 받아 수행하는 존재라는 생각은 너무도 광범위한 것도 현실이다.포퍼는 그 대표적인 것의 하나가 민족주의라고 말하고 있다. ◆원문 읽기헤겔은 프러시아의 전체주의적 민족주의의 편을 들었다. 민족주의는 본래 종족적 본능과 정념과 편견에 호소하며 개인적 책임을 집단적 책임으로 대치함으로써 그 책임이 안겨 주는 긴장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우리의 욕망에 호소한다.이것은 근본적으로 평등주의와 인도주의를 지향하는 열린사회와 대립되는 비합리적인 집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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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칼 포터 ① ‥ '유토피아가 곧 닫힌사회' 알아야

    안녕하세요? 생글 독자 여러분.오늘 함께 할 인물은 '칼 포퍼'입니다.인류의 대재난이었던 2차 세계대전의 원인으로도 지적되는 전체주의적 정치 체제를 비판하고,사회 구성원들의 합리적인 비판과 토론이 살아있는 '열린 사회'의 중요성을 강조한 과학철학자입니다.플라톤,헤겔,마르크스를 비판했으며 소위 이상사회를 건설한다는 관념적 이념 지상주의가 역설적으로 인류사회 비극의 씨앗이 된다는 점을 냉철한 언어로 비판한 철학자로 유명한 사람입니다.오늘날 세계는 대부분 열린 사회로 이행하고 있지만 북한을 비롯한 일부 국가는 여전히 독재적 권력에 의한 닫힌 사회를 고수하고 있습니다.굳이 북한의 실례가 아니더라도 포퍼의 열린사회론은 서구 사회에서조차 여전히 유효한 철학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열린 사회는 무엇이며 닫힌 사회와 무엇이 다른지 지금부터 알아봅시다. ------------------------------------------------------------------------- 1. 칼 포퍼의 '비판적 합리주의'비판적 합리주의는 칼 포퍼가 제시한 과학철학의 방법론이다.이 방법론은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원리'에 대한 이론 확증 방법을 예로 들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아인슈타인은 '일반 상대성 원리'를 증명하기 위해 1919년 개기일식 때 중력장에 의해 빛이 휘는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만약 관측이 틀리다면 자신의 이론이 거짓으로 판명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관측 결과 아인슈타인은 자신의 이론을 확증받았고,세계적인 과학자로 인정받았다.포퍼는 이런 아인슈타인의 이론 확증 방법이 바로 '과학을 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한다.즉 자신의 주장이 진리가 아닐 가능성을 열어놓는 것이 과학을 하는 기본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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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플라톤 '국가'

    # 플라톤(Platon, B.C.429~B.C.347) 고대 그리스 철학자. 정치에 꿈이 있었으나 소크라테스의 죽음을 계기로 학문과 교육에 전념하였다.B.C.385년경 아카데메이아를 창설하였고, 시칠리아를 방문하여 시라쿠사의 참주(僭主) 디오니시오스 2세를 통해 이상 정치를 실현하려고 시도하기도 했다.플라톤의 사상은 인간의 이성을 강조하는 이성주의와 철인이 국가를 통치해야 한다는 유토피아적인 정치 철학이 골격을 이루고 있다.영국 철학자 화이트헤드는 "서양의 2000년 철학은 모두 플라톤에 대한 주석에 불과하다"고 말했을 정도로 인류의 사상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1. 정의란 무엇인가플라톤에게 소크라테스의 죽음은 '어떻게 하면 정의로운 국가를 실현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을 갖는 계기가 되었다.그의 저서 '국가'는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으로 시작한다.정의는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사회라는 큰 틀 속에서 봐야 한다.사회 정의는 사회 구성원 전체의 행복을 보장하는 유토피아를 통해 실현된다.사회 정의가 실현되지 않는 이유는 인간의 탐욕과 사치 때문이다.그것은 소유를 위한 경쟁과 빈부의 차이를 일으킨다. 그 종말은 혁명이며 민주정치의 등장이다.그러나 민주정치도 중우(衆愚)라는 재난에 빠져 멸망하게 된다.현명한 전문가에 의해 통치되는 사회가 이상적인 사회다.2. 누가 통치해야 할 것인가?올바른 국가의 실현은 각 계급들이 저마다의 역할을 온전히 수행하고,다른 계급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상태에서만 가능하다.그것이 가능하려면 각 계급에 맞는 덕목을 갖추어야 한다.통치계급은 지혜,수호계급은 용기,그리고 시민계급은 절제를 필요로 한다.개인과 국가의 올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