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욱의 세계를 바꾼 순간들
근대 국가의 주역, '영혼 없는' 관료주의
‘관료주의’라는 단어는 오늘날 부정적 의미로 주로 쓰인다. 과도한 형식과 규정에의 집착, 시장과 고객에 대한 지향과 배려의 부족, 비인간성, 무차별적 규제와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비효율의 대명사처럼 불린다.하지만 이런 평가는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가 ‘관료제·관료주의(Bürokratie)’라는 용어를 처음 학술적으로 확립했을 때 관점과는 큰 차이가 있다. 베버는 가산제(家産制)적 전근대 국가와 관료제적 근대국가를 여러 측면에서 대비시켰다.베버에 따르면 첫 번째로 가산제 국가는 본질적으로 개인적인 것이지만, 관료제 정부는 비인격적이다. 여기서 ‘비인격적’이라는 것은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이 분리돼 있으며, 특정 개인이 아닌 특정 직책을 보유한 사람에게 복종한다는 의미에서 붙여졌다. 둘째로 가산제적 국가는 아마추어가 운영하고, 관료제 정부는 해당 직무를 위해 훈련된 전문가들이 수행하는 차이가 있다. 관료제 정부하에서 관료는 국왕의 호의가 아닌 능력에 따라 임명되고, 국가로부터 고정 급여를 받으며, 자신만의 업무 원칙을 지닌 존재를 지칭한다.관료제의 세 번째 특성은 서류, 즉 ‘문서 우선주의’다. 가산제 국가는 많은 결정을 비공식적으로 내리는 반면, 관료제에서는 모든 것을 서면으로 기록한다. 넷째로 가산제 국가는 관리들의 업무를 전문화하지 않았지만, 관료제에서 관리들은 정교한 분업을 실행한다. 정치적으로 해결할 문제는 영역의 경계를 신중하게 정의한다. 다섯 번째로 가산제 국가는 관습과 선례에 호소하고, 관료제 정부는 이성과 법을 중시한다. 한마디로 베버에게 관료제는 “역사적 합리화 과정의
-
경제 기타
주가 상승의 온기, 국민에게 고르게 퍼져야
한국 주식시장의 대표 지수인 코스피가 4000, 5000, 6000선을 연이어 돌파했다.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지만, 주변을 돌아보면 그래서 무엇이 달라졌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코스피는 국내 기업의 주가를 종합해 산출한 지수로, 한국 경제의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주요 지표 중 하나다. 코스피 상승은 우리 기업들의 이익이 늘어나고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국민 노후 자금인 국민연금의 수익률 개선에도 긍정적이다.그러나 주가 상승이 곧 국민 생활이 좋아졌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주가 상승 역시 일부 대기업 중심으로 쏠림현상이 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주가 자체보다 기업 실적이 얼마나 뒷받침되느냐가 더 중요하다. 기업과 우리 경제의 지속 성장 가능성이 핵심이라는 의미다.주식이나 주식형 펀드에 투자한 사람은 주가 상승에 따른 자산 증가 효과를 실감하겠지만, 청년층을 비롯해 자산이 많지 않거나 주식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은 치솟는 물가와 취업난 등의 고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코스피가 국민 삶의 만족도를 그대로 대변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세대와 계층을 넘어 전 국민이 고르게 경기 회복을 체감할 수 있을 때 주가 상승도 의미를 지닐 수 있다. 정부는 자본시장 활성화에서 한 걸음 나아가 청년층과 취약층을 위한 고용안정과 자산 형성 지원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 국민 모두의 기회 확대로 이어질 때 코스피 상승이 경제정책의 진정한 성과로 남을 것이다.김은솔 생글기자(부산진여상 3학년)
-
과학과 놀자
마우스 대신 뇌파로…생각만으로 사물 조작
영화 ‘아바타’에서 주인공은 캡슐에 들어가 멀리 떨어져 있는 외계 육체 아바타를 생각만으로 조종한다. 영화 ‘업그레이드’에서는 전신마비 환자인 주인공이 인공지능 칩 ‘스템’을 이식받아 신체 기능을 회복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뇌와 컴퓨터가 정보를 주고받는 설정은 더 이상 상상 속 이야기가 아니다. 인간의 뇌와 컴퓨터를 직접 연결하는 기술(Brain-Computer Interface, BCI)이 최근 눈부신 속도로 발전하며 인류의 삶을 바꿀 준비를 마쳤다.2024년 미국 신경기술기업 뉴럴링크는 놀라운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사고로 사지가 마비된 환자가 별도의 물리적 조작 없이 오직 생각만으로 비디오게임 ‘마리오 카트’를 플레이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는 환자의 뇌 피질에 이식된 ‘텔레파시’ 칩 덕분에 가능했다. 이 칩은 뇌파를 실시간 디지털신호로 변환해 컴퓨터에 전달한다. 환자는 이 기술로 온라인 체스를 즐기는 등 일상적인 컴퓨터 조작을 자유롭게 수행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뉴럴링크는 지금까지 사지 마비 환자 20여 명의 뇌에 칩을 이식하는 ‘뇌 임플란트’ 기술을 선보여왔다. 지름 23mm, 두께 8mm의 동전 크기인 텔레파시 칩은 머리카락보다 얇은 전극을 사용한다. 뇌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신경신호를 읽고 자극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올해 뉴럴링크는 시각장애인의 뇌 시각 피질에 전극을 연결해 뇌가 시각을 지각할 수 있도록 하는 제품 ‘블라인드 사이트’의 임상시험도 앞두고 있다. 뇌의 시각 담당 부위에 직접 신호를 전달해 눈이 없어도 사물을 인식하게 돕는 것이 이 기술의 핵심이다. 중국의 BCI 기업도 성과를 냈
-
키워드 시사경제
빚내서 주식 투자하면 안 되는 이유
미국과 이란의 전쟁 여파로 국내외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역대급으로 불어난 ‘빚투’가 부메랑이 될지 모른다는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6000선을 돌파한 전후로 금융회사로부터 빚을 얻어 주식을 산 투자자가 크게 늘었다. 이런 주식은 시장이 휘청이면 강제 처분될 수 있어 금융당국도 모니터링에 나섰다. 증시 활황 속 ‘개미 빚투’ 규모도 신기록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5일 33조7000억원까지 늘면서 역대 최대 규모를 갈아치웠다. 신용거래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금액을 말한다. 이 수치는 미국·이란 전쟁이 증시에 처음 영향을 준 지난 3일부터 사흘 연속으로 기록을 갱신했다.신용거래는 통상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가 많을수록 늘어난다. 대출을 지렛(leverage)로 삼는 만큼 주가가 뛸 때는 고수익을 노려볼 수 있다. 하지만 주식이 담보로 잡히기 때문에 자칫하면 큰 손실을 보게 된다. 담보가 항상 일정 가치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고, 주가 하락 시에는 돈을 더 채워 넣지 않으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팔아 버리는 반대매매가 이뤄진다.반대매매는 하락장에서 지수를 더욱 끌어내리는 기폭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여의도 증시 전문가들은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인터넷 주식 커뮤니티에서도 “더 떨어지면 신용 반대매매로 더욱 하락을 부추길 듯하다” “이게 바닥이 아닐 듯” “빚투 반대매매 몸조심하자”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초단기 빚투’로 분류되는 위탁매매 미수금 역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
-
경제 기타
107년 전 '3·1운동' 재현한 부산 학생들
부산 동구 관내 중·고등학생과 시민 등 800여 명이 3·1운동 107주년을 기념해 지난 11일 동구청 앞 도로에서 ‘부산진일신여학교 의거’ 당시 만세 시위를 재현하고 있다. 태극기를 손에 든 거리 행진 물결이 감동적이다. 부산진일신여학교 의거는 부산 지역 최초의 만세 운동이다. 열흘 앞서 시작된 3·1운동을 부산·경남 지역에 확산시킨 계기로 평가받고 있다. 연합뉴스
-
경제 기타
삼성 16조·SK 5조 자사주 소각…주주환원 '승부수'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 16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한다. SK그룹 지주사인 SK㈜도 내년 초 5조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한다. 두 기업 모두 보유 자사주를 대거 소각함으로써 주주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삼성전자가 10일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보유 자사주 1억543만 주 중 약 82.5%에 해당하는 8700만 주(우선주 포함)를 올해 상반기에 소각할 계획이다. 소각 물량은 이날 종가 18만7900원으로 환산하면 15조6100억원어치에 달한다.이번 자사주 소각은 2024년 11월에 발표한 1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의 일환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월에 1차 매입한 자사주 3조원어치를 전량 소각한 바 있다. 이번 대규모 추가 소각을 통해 주가 저평가 국면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삼성전자가 10일 사업보고서에서 밝힌 지난해 연구개발(R&D) 분야 투자 규모는 37조7000억원이다. 역대 최고액이다. 기존 최대치였던 2024년 대비 약 7.8% 불어났다.이 같은 대규모 투자는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차세대 반도체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시설 투자 규모는 52조7000억원으로, 애초 계획보다 5조원 이상 늘렸다.삼성전자는 올해 주력이 될 6세대 HBM4 시장에서 적기 공급 확대로 고객 수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HBM4를 세계 최초로 양산·출하한 바 있다. HBM4에 10나노급 6세대(1c) 공정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양산 초기부터 안정적 수율은 물론,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확보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글로벌 빅테크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
-
경제 기타
초중고 인공지능 수업 대폭 확대한다
전국 1000개 이상 초·중·고교가 ‘인공지능(AI) 중점 학교’로 선정돼 3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AI 관련 수업 시수를 최대 두 배로 늘리고, 과목 간 장벽을 허문 융합 교육을 통해 학생들을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할 수 있는 ‘AI 네이티브’로 육성하기 위해서다.교육부는 디지털 전환 시대에 발맞춘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해 전국 1141개 초·중·고교를 AI 중점 학교로 선정하고 운영한다고 지난 9일 발표했다. 국정 과제인 ‘인공지능 디지털 시대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핵심 사업으로 올해는 초 530개교, 중 279개교, 고 319개교, 특수학교 13개교가 선정됐다. 경기가 200개교로 가장 많고, 서울(182개교)·충남(113개교)·인천(107개교)·경북(85개교)·전북(81개교) 등이 그 뒤를 이었다.AI 중점 학교가 다른 학교와 가장 차별화되는 점은 AI 관련 교과 수업이 대폭 늘어난다는 것이다. 초교는 관련 수업 시수를 기존 34시간에서 68시간 이상으로, 중학교는 68시간에서 102시간 이상으로 늘린다. 고교는 자율 선택이던 관련 과목을 필수 과목으로 이수하도록 했다. ‘정보’나 ‘인공지능 기초’를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고, 3년간 매 학기 관련 과목을 편성하도록 해 교육의 연속성을 확보했다.교육은 학생 수준에 맞춰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초교에서는 실과 및 학교자율시간을 활용해 기초적인 AI 원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놀이 중심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중학교에서는 자유학기제와 연계해 진로 탐색과 함께 심화 AI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고교에서는 단순 지식을 넘어 AI 모델을 설계해보는 고난도 탐구 활동을 한다. 국어 수학 과학 등 전
-
시사·교양 기타
우리 마음에도 봄이 활짝!
주니어 생글생글 제200호 커버스토리 주제는 봄입니다. 새 학년이 시작되는 봄은 설렘과 긴장이 교차하는 계절입니다. 겨울이 지나고 기온이 오르며 꽃이 피는가 하면, 일교차가 크고 황사와 미세먼지가 많아 호흡기 질환에 노출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봄의 기상학적 특징을 알아보고 계절 변화가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