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쉽게 이해하기
Getty Images Bank
Getty Images Bank
원·달러 환율이 IMF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는 뉴스를 보셨을 겁니다. 달러가 오르고 내리는 환율 변화는 어떻게 이뤄지는 걸까요? 쉬운 듯 어려운 환율의 세계를 쉽게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수능에는 환율 관련 지문이 다양한 형태로 출제돼왔습니다. 환율이 왜 중요할까1달러와 한국 원화의 교환 비율을 ‘원·달러 환율’이라고 하지요. 사실 1달러당 얼마 이렇게 표기를 하는 건 달러·원 환율이라 해야 더 정확하지만 통상 원·달러 환율이라 불러요. 원·달러가 올랐다는 것은 달러의 가치가 높아졌단 뜻이죠. 1200원이면 살 수 있던 1달러를 이젠 1400원 주고 사야 한다는 뜻이니까요.

환율은 금리와 주가와 더불어 현 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가격변수로 꼽혀요. 환율을 매개로 수출입, 증권 투자 유출입, 해외여행 공급 및 수요 등이 결정됩니다. 기본 원리적으로는 환율이 상승할 때 수출기업은 수출이 늘어나요. 수입은 줄어들겠죠. 하지만 꼭 그렇진 않아요. 환율이 상승한 배경을 살펴봐야 합니다. 경제 구조가 흔들리고 성장이 둔화하면서 원화가치가 상대적으로 더 떨어진 것이라면, 수출이 늘어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수입 물가 급등으로 내수경기가 더욱 힘들어지죠. 지난 10년간 튀르키예가 보여준 모습이 그런 사례입니다. 환율의 결정 방법한국은 1997년 12월부터 자율변동환율제도를 택하고 있습니다.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는 뜻이죠. 우리가 은행에 가서 환전한다고 칩시다. 점심시간 전과 후에 가격이 당연히 다르겠죠? 실시간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가격이 계속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외환시장이 있습니다. 은행끼리 열리는 시장인데 외환 딜러 간 거래가 이뤄져요. 현재 환율을 놓고 한국 내 은행과 외국인들이 외환시장에서 평가하는 겁니다. 앞으로 원·달러 환율이 오르겠다고 생각하면 달러를 사들이고, 떨어지겠다고 생각하면 달러를 팔겠죠. 은행들은 외국환 중개회사를 가운데 놓고 거래하곤 합니다. 우리가 보는 그 환율이 바로 은행 간 거래 환율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외환시장에서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정해지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결국 경제 상황에 따라 환율이 달라져요. 국제수지나 물가수준, 생산성 등 국가의 경제 기반을 토대로 환율이 결정되는 거죠. 토대가 탄탄하다, 이 나라의 화폐 가치가 높다 판단되면 달러 대비 가치가 높아지죠. 원·달러 환율이 중장기적으로 떨어지는 겁니다. 하지만 경제 기반만 중요한 건 아닙니다.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영향도 받아요. 금리가 낮은 나라에서 돈을 빌려서 금리가 높은 나라에 돈을 맡길 수 있겠죠? 그 과정에서 달러가 유입되고 빠져나가고 하며 변동성이 발생해요. 재정정책은 결국 국민총생산(GDP)에 영향을 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값에 따라 환율이 바뀔 수도 있어요. 환율은 조정 대상일까하지만 시장은 언제나 이성적으로 거래되지 않아요. 과도하게 환율 변동성이 높아지면 어떻게 할까요? 원칙적으로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하진 않지만, 시장 안정화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는 하고 있어요.

먼저 보유 중인 달러를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외환보유액’이라고 합니다. 정부가 외환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해 사용하죠. 이를 ‘미세조정(라인튜닝 또는 스무딩 오퍼레이션)’이라고 부릅니다. 정부가 보유한 달러를 시장에 내다 팔면서 달러에 대한 과수요를 조정하는 겁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000억 달러 이상이고 순대외금융자산은 1조 달러에 이릅니다. 안전판이 견고한 편이죠.

또 다른 방법은 외국은행들이 파생상품에 더 투자할 수 있도록 돈줄을 풀어주는 규제 완화, 한국 돈이 아닌 달러로 돈을 빌려주는 외화대출 규제 완화 등도 환율 관리를 위한 방침 중 하나죠. 다만 환율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조치들은 아주 제한적이고 보수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습니다. 시장의 자율적 가격결정 구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죠. 자칫 미국 재무부 등으로부터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되면 불이익을 받게 됩니다. 한국은 2023년까지 7년 동안 환율 조작이 의심되는 대상인 ‘관찰 대상국’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한국은 환율 조작국은 아니지만, 살표볼 필요가 있단 취지의 ‘관찰 대상국’으로 지난해 말 다시 지정된 상태입니다. NIE 포인트
[수능에 나오는 경제·금융] 경제체력 보여주는 환율…수출과 연관성 약해져
1. 환율이 오르면 수출기업에 유리할까?

2. 환율은 누가 결정하는 걸까?

3. 외환당국은 환율시장에 어떻게 개입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