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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

    옥석을 가리는 비판적 사유…논리적 공격을

    지난 시간(생글 3월 27일자, 16면)에 설명했던 핵심 3유형 기억하나요? 설명형, 비판형, 요약형입니다. 오늘부터는 3회에 걸쳐 비판형에 대해 다루려고 합니다. 논술고사에서 가장 많이 출제되는 유형일 뿐만 아니라, 답안 간 편차가 심한 유형이기도 합니다.비판은 옳고 그름을 가리거나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일입니다. 따라서 비판의 결과 ‘옳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도 있습니다. 대다수는 비판에서 문제점을 지적하므로 그른 것을 찾으면 거의 틀리지 않겠지만, 늘 주의하고 있어야 합니다. 비판적 사유는 제시문의 관계에 따라 다시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거의 모든 대학에서 비판 유형 문제를 출제하기 때문에 비판의 물음은 형태가 다양할 것입니다. 이를 크게 분류하면 제시문의 성격과 서로의 관계에 따라 사고하는 방식, 글감을 모으는 방식이 다소 다릅니다. 그래서 세 유형을 각각의 사례와 함께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살펴보고자 합니다.우선 이번에는 ‘논리에 기초한 논리 공격’을 다루겠습니다. 가장 일반적인 경우입니다. 여러분은 상대방의 주장을 지적할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예를 들어 한 친구가 피자가 좋은 음식이라고 주장했다고 합시다.-갑 : 피자는 좋은 음식이야.-을 : 그건 틀린 생각이야. 피자는 좋은 음식이 아니거든.위와 같이 대화하면 서로 논리적으로 설득되거나 타협할 가능성은 줄어들고 상대를 비방하거나 힐난하는 감정적인 상황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우리는 이성과 이성에 기초한 논리를 가진 사유의 존재입니다. 따라서 논리를 생각해볼 수 있지요.-갑 : 피자는 좋은 음식이야.-을 : 왜?-갑 : 피자는 건강에도 좋고, 맛도 있거든.-을 : 음…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南風不競 (남풍불경)

    ▶ 한자풀이南: 남녘 남  風: 바람 풍  不: 아니 불  競: 다툴 경남풍지역 풍악은 미약하고 생기가 없음세력을 크게 떨치지 못함을 이르는 말-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춘추시대 말엽 제후들은 진나라를 중심으로 노나라 위나라 정나라 등이 연합세력을 구축해 제나라를 치려고 포위하고 있었다. 이런 어수선한 틈을 타 정나라의 대부(大夫) 자공(子孔)은 남쪽의 초나라 군대를 끌어들여 다른 대부들을 내쫓고 권력을 장악하려 했다.자공은 초나라로 사자를 보내 지원을 요청했다. 초나라 강왕(康王)은 군대를 파견해 자공을 돕자고 했으나 재상 자경(子庚)은 생각이 달랐다. “나는 즉위한 지 5년이 됐지만 다른 나라에 군대를 파견한 적이 없소. 백성들이 나에게 안일만을 탐해 선군의 유업을 잊고 있다고 할지 모르니 이 점을 헤아려주시오.”“소신은 생각이 다르지만 명을 받들겠습니다. 다만 여의치 않으면 큰 패배로 왕께 불명예가 되지 않도록 군대를 회군시킬 것입니다.”자경은 내키지 않았지만 명을 어길 수 없어 군대를 이끌고 정나라로 공격해 갔다. 정나라는 용장 정백(鄭伯)이 제나라를 정벌하러 가고 없어 자전(子展)과 자서(子西)가 남아서 지키고 있었지만 자경의 계략을 미리 알고 단단히 방비하고 있는 터였다. 자경은 불과 이틀을 싸우다 물러가게 됐는데, 불운하게도 퇴각길에 큰비가 내리고 설상가상(雪上加霜) 한겨울이어서 얼어죽는 말과 병사가 속출해 거의 전멸 상태가 됐다.제나라와의 싸움터에서 초나라 출병 소식을 들은 진나라의 악관(樂官) 사광은 태연했다. “별로 큰일은 없을 것이다. 내가 간혹 남방(南方)의 노래와 북방(北方)의 노래를 부르는데,

  • 대학 생글이 통신

    생활기록부의 꽃 '세특' 어떻게 채워나갈까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반드시 신경써야 할 것이 있습니다.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즉 ‘세특’입니다. 세특을 채우는 방법과 저만의 꿀팁을 알려드리겠습니다. # 어떻게 채울까?학교별, 과목별로 달라 세특을 채우는 절대적인 방법은 없습니다. 다만 일반적으로 수행평가와 추가 보고서를 통해 세특이 채워지게 됩니다.글쓰기나 발표 수행평가를 한다면 이 내용을 선생님께서 압축해 세특을 채울 수도 있고, 기말 시험이 끝난 뒤 세특을 위해 작성한 보고서를 중심으로 채워질 수도 있습니다. 자세한 건 선생님마다 다르기 때문에 수업에 열심히 참여해 어떻게 채우는지 주의 깊게 듣을 필요가 있습니다. # 세특 간 연계학생부종합전형으로 대학교에 진학한 선배로서 하고 싶은 조언은 세특 간 연계성과 전공적합성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우선 여러 세특을 연계해 내가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 학생인지 어필하는 과정이 필수입니다. 일관성 없이 이 분야, 저 분야 옮겨가며 관심을 보이기보다 전공하고자 하는 한 가지 분야에 집중해 어필해야 합니다. 저는 영문학에 관심이 있었기에 아일랜드 작가 제임스 조이스의 소설을 주로 탐구한 뒤, 조이스의 소설을 다른 시인의 작품과 비교하는 등의 방식을 이용해 세특 간 연계성을 만들어나갔습니다. # 전공적합성대부분 대학교의 학생부종합전형에는 전공적합성, 혹은 계열적합성이 평가 기준으로 명시돼 있습니다. 전공적합성이란 이 학생이 지원한 학과의 전공에 관심이 있는지, 이와 관련된 과목을 충분히 이수했는지를 평가하는 요소입니다. 성적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생활기록부에 전공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보

  • 영어 이야기

    Bite off more than one can chew 는 '무리한 일'

    South Korean chipmakers expressed deep concerns about the detailed guidelines of the US CHIPS and Science Act, saying that they are being forced to bite off more than they can chew to receive US chip subsidies and incentives.Excessive requests to disclose sensitive information, considered business secrets, to the US government could significantly reduce the appeal of receiving state funds to build new facilities in the country, they said.Under the latest guidelines unveiled by the US Commerce Department on Monday, semiconductor firms hoping to access CHIPS Act funding are required to provide detailed revenue and profit projections for their new chipmaking plants.미국 반도체산업 지원을 위한 ‘미국 반도체 과학법’의 세부 지침에 대해 한국 반도체 회사들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미국 반도체 보조금과 우대 혜택을 받기 위한 반도체 과학법의 세부 지침은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받아들이기 힘든 무리한 요구라고 말했다.기업 비밀로 간주되는 민감한 정보를 미국 정부에 공개하라는 과도한 요청은 미국의 국가 자금을 받아 미국에 새로운 시설을 짓는 데 대한 매력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다고 그들은 말했다.월요일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최신 지침에 따르면 반도체 과학법(CHIPS Act)의 자금 지원을 받으려는 회사는 미국에 설립할 반도체 공장의 구체적인 예상 매출과 이익을 제출해야 한다. 해설작년 8월 미국 정부가 제정한 ‘미국 반도체 과학법(US CHIPS and Science Act)’ 또는 ‘반도체 지원법’에 대한 세부 지침이 최근 발표됐습니다.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지으려는 회사가 미국 정부 보조금을 받기 위해 제공해야 하는 세부 조건에 관한 한국 반도체 업계의 반응을 다룬 기사입니다.미국 정부 보조금 지급을 위한 세부 지침에 반도체 업

  • 대학 생글이 통신

    고등학교 2학년부터는 플래너 적극 활용해야

    고등학교 2학년 학생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정리하겠습니다. # 플래너 적극 활용하기고등학교 2학년이 되면 1학년 때보다 신경 쓸 일도 많아지고, 공부할 과목과 양도 방대해집니다. 그래서 과목별 수행 평가와 작은 시험 일정을 따로 기록해두지 않으면 수시 학생부종합전형과 교과전형을 준비하는 학생에게 큰 결점이 될 수 있습니다.저는 중요한 시험이나 평가 날짜가 바뀌어 헷갈리는 일을 줄이기 위해 수정하기 쉬운 전자기기에 먼저 중요한 일정을 기록한 뒤 최소 1주일 전 학습 플래너에 옮겨 적는 방식으로 일정을 관리했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번거롭겠지만 습관이 되면 중요한 일을 놓치지 않고 차근차근 수행해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학습 계획을 짤 때도 월별 계획을 먼저 세운 뒤, 한 과목에 편중되지 않도록 주의하며 전체 학습량을 4주간의 분량으로 나누고, 최종적으로는 일일 계획을 수립하는 방식으로 관리했습니다. 공부해야 하는 과목과 양을 세분화하고 전날 저녁과 당일 아침 플래너에 필요한 부분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학습량을 조절한다면 대입이라는 장기전에서 지치지 않고 최선을 다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비교과활동 열심히 참여하기1학년 성적이 만족스럽지 않은 일부 학생은 2학년이 되면서 흔히 말하는 ‘정시파이터’에 도전하곤 합니다. ‘앞으로 2년 동안 비약적으로 성장할 나 자신’을 꿈꾸며 수시보다 정시에 집중하려는 학생이 있다면, ‘그래도 수시는 끝까지 놓지 말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내신 공부는 학교 시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수능과도 연결됩니다. 눈앞에 놓인 문제를 풀고 이해하며 내신 관리를 하다 보면 어느새

  • 대입 전략

    서울대 인문계 이과생 합격률 62.8%까지 상승…수학 이과생 강세 → 남학생 강세로 이어져

    서울대 입시는 최상위권 학생들의 각축장이다. 그해 입시의 전반적인 특징과 쟁점이 뚜렷하게 드러나곤 한다. 통합수능 체제에서도 마찬가지다. 선택과목에 따른 문이과 유불리, 교차지원 등 통합수능의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 때문에 서울대의 입시 결과를 해석하는 것은 올해 입시 흐름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서울대는 통합수능 2년차인 지난해 정시에 교과평가를 도입하는 등 큰 변화를 겪었다. 통합수능 전후 서울대 입시 결과를 분석해본다.현행 수능 국어, 수학은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으로 나뉜다. 예컨대 수학은 수학Ⅰ·Ⅱ를 공통으로 치르고, ‘미적분’ ‘기하’ ‘확률과 통계’ 중 한 과목을 선택해 응시한다. 공통과목으로 문이과 통합교육을 평가하면서도 수험생의 선택권 확대를 보장하겠다는 것이 통합수능의 핵심이다. 이처럼 국어, 수학은 선택과목에 따라 응시 영역이 달라진다. 하지만 성적은 전체 응시생을 통합해 일괄적으로 매긴다는 것이 문제다. 보는 문제가 다른데 평가는 같이 한다.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특히 수학에서 문이과 유불리 문제가 확연하다. 종로학원이 수학 1등급 내 이과생(미적분 또는 기하 응시) 비중을 분석한 결과 2022학년도 85.3%에서 2023학년도 88.9%로 높아졌다. 통합수능 체제에서 수학 1등급 열에 아홉은 이과생이었다는 것이다. 통합수능에서 이과생 강세는 대입 지형을 바꿨다. 이과생들이 수학에서의 강세를 앞세워 인문계 학과로 대거 교차지원했다.서울대 입시 결과는 이 같은 변화를 확연하게 보여준다. 서울대 정시에서 예체능을 제외한 인문계 학과 최초합격생 중 이과생 비중은 2022

  • 대학 생글이 통신

    왜 공부해야 하는지 모를 때 생각해볼 질문들

    “솔직히 왜 공부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시간 낭비 같아요. 수능 공부할 시간에 디자인을 하고 싶어요.” 광고디자인 전공을 희망하는 한 학생이 어느 날 제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아마 많은 학생이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런 고민을 먼저 한 사람으로서 작은 조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공부를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다만 다음과 같은 질문에 대해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내 꿈은 무엇이고, 꿈을 이루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나공부는 재미가 없습니다. 결국 미래를 위해 하는 것인데, 미래에 이루고 싶은 목표가 없다면 공부할 이유도 없습니다.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면 ‘돈 많이 벌기’ 같은 꿈이라도 생길 것입니다. 꿈을 정한 뒤에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봐야 합니다. 애플 광고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면 애플 광고 회사인 TBWA 홈페이지에 들어가보고, 그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포트폴리오를 찾아보며 로드맵을 세워보세요.# 공부를 하면 어떤 점이 좋은가제가 생각한 첫 번째 장점은 명성이 높은 대학교, 자신이 원하는 과에 갈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입니다. 바람직한가를 떠나 현실적으로 좋은 대학에 가면 직장을 구할 때 면접관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남길 수 있습니다. 교수님이 연결해주는 직장의 종류도, 주변 사람들에게 얻는 정보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장점은 꿈을 위해 필요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외국계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 영어 실력을 쌓고, 광고를 만들 때 차용할 수 있는 문학 작품에 대해 배울 수도 있습니다.# 공부를 하지 않으면 어떤 점이 좋은가공부를 하지 않으면 시간이 많이 남습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다시 '독립신문 창간정신'을 새기는 까닭은 …

    “우리신문이 한문은 아니쓰고 다만 국문으로만 쓰난거슨 샹하귀쳔이 다보게 홈이라. 또 국문을 이러케 귀졀을 떼여 쓴즉 아모라도 이신문 보기가 쉽고 신문속에 잇난 말을 자세이 알어 보게 함이라.”(독립신문의 창간사설 중) 임오군란(1882) 갑신정변(1884) 을미사변(1895) 아관파천(1896)…. 열강의 각축으로 조선왕조의 운명이 백척간두에 서 있던 구한말. 1896년 4월 7일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신문 ‘독립신문’이 탄생했다.쉬운 글말 쓰기…독자중심주의 표방독립신문은 한국 언론사(史)뿐만 아니라 국어사적으로도 획기적인 이정표를 세웠다. 창간사설에서 신문 최초로 한글 전용(한문은 아니쓰고 다만 국문으로만 쓰난거슨)과 띄어쓰기(귀졀을 떼여 쓴즉) 도입을 분명히 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상하귀천이 다 보게’ 하고 ‘아무라도 신문 보기가 쉽고 말을 알아보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읽기 쉽고 알기 쉽게’라는, 신문의 글쓰기 원리를 생각할 때 지금 다시 봐도 무릎을 치게 하는 선구자적 혜안이다. 후대 언론인들은 그 정신을 이어받아 4월 7일을 ‘신문의 날’로 삼아 매년 기념하고 있다.하지만 신문언어의 현실은 사뭇 다르다. 신문의 글은 여전히 공급자 위주이고 독자 눈높이에 맞추지 못한다. 자동제세동기, 이주배경인, 그린택소노미, 알이백, 성인지감수성, 사보임, 촉법소년….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용어 몇 가지만 나열해도 신문언어가 얼마나 일상의 말에서 동떨어져 있는지 알 수 있다.한동안 ‘자동제세동기’란 말을 자주 접했다. 5~6년 전쯤 지하철역 등 다중 이용시설에 배치돼 화제가 됐다. 자동제세동기(自動除細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