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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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2) 한국경제의 역사를 보는 눈
국민은행 이사회가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갈등 봉합에 실패했다. 이사회는 다음주 다시 회의를 열고 해결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KB금융지주와 의견을 같이하는 사외이사와 국민은행 감사 간 견해차가 여전해 수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갈수록 강도가 높아지는 금융감독원의 특별검사가 끝날 때까지 갈등이 봉합되지 않을 것이란 비관적 전망도 내놓고 있다. 사외이사, 감사와 평행선 이건호 국민은행장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열린 이사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다음주 감사위원회와 이사회를 열어 다시 논의키로 했다”고 말했다. 다음 이사회는 오는 30일 열릴 예정이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갈등 봉합 방안을 논의하려 했으나, 이사회에 앞서 열린 감사위원회에서 정병기 국민은행 감사가 제기한 전산교체 과정 의혹을 사외이사인 감사위원들이 받아들이지 않아 구체적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국민은행 감사위원회는 정 감사, 오갑수 사외이사(전 금감원 부원장), 강희복 사외이사(전 한국조폐공사 사장), 송명섭 사외이사(중앙대 교양대 교수) 등 4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행장은 “감사위원회에서 결론을 내지 못해 이사회에서 더 논의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감사위원들은 이제 와서 정 감사의 감사보고를 받는 것은 자신들의 결정을 뒤집는 것이어서 상당한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위원들은 지난 19일 정 감사의 감사보고를 받지 않았다. 이들은 특히 정 감사가 19일 금감원에 검사를 요청, 금감원이 특검을 하고 있는 마당에 합의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감사위원들이 합의했다고 해서 금감원이 특검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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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기타
규제 비웃는 외부불경제…괴물로 자라나 일상을 위협하다
영화로 쓰는 경제학원론 '괴물'을 통해 본'외부효과'해결책은… 한강 둔치에서 작은 매점을 운영하는 희봉(변희봉 분)은 두 아들 강두(송강호 분)와 남일(박해일 분), 딸 남주(배두나 분) 그리고 손녀 현서(고아성)와 함께 소박한 삶을 살아간다. 그러나 원효대교에 나타난 정체 모를 괴물이 강두의 딸 현서를 데려가자 평온했던 이들의 삶은 순식간에 지옥으로 변한다. 한강 일대가 위험구역으로 선포되고 현서의 장례식을 치르던 날, 죽은 줄로만 알았던 현서에게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가족들은 접근금지구역으로 폐쇄된 한강 근처 어딘가에 있을 현서를 구하기 위해 강가를 백방으로 뒤지고 다닌다. ‘괴물’은 2006년 개봉 이후 무려 1300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2012년 ‘도둑들’이 기록을 깨기 전까지 6년간이나 ‘한국영화 최다관람객’이라는 타이틀을 유지한 영화다. 최근 ‘설국열차’로 다시 명성을 날리고 있는 봉준호 감독의 최고 출세작이기도 하다. 화려한 컴퓨터그래픽(CG) 기술과 가족애적 코드, 환경오염 그리고 반미 감정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슈를 스크린 속에 담으며 숱한 화제를 뿌렸다. 특히 할아버지 희봉이 괴물에 쫓겨 죽음을 앞둔 순간에도 강두를 향해 ‘어여 가라’는 손짓을 하는 장면은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히며 수많은 관객의 심금을 울렸다. 환경오염은 사회적 비용 초래 영화 초반, 용산의 미군부대 영안실에서 미국인들이 다량의 포름알데히드를 한강에 방출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관객들은 배출된 화학약품이 돌연변이를 일으켜 영화 속 괴물을 만들어 냈다는 사실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폐수로 인한 피해는 현실에서도 종종 볼 수 있다. 오염된 물을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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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1) 왜 한국경제사인가?
최근 들어 한국사 학습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대입 수능 시험에서도 한국사는 필수과목으로 지정될 정도이다. 생글생글은 사회의 역사 학습 분위기에 발맞추어 <경제학자가 본 한국사> 시리즈를 싣는다. <경제학자의 한국사>는 정치 사회 사건 중심으로 기술된 기존 역사서와 달리 경제를 중심으로 역사를 서술함으로써 역사를 보다 폭넓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필자 김재호 교수는 현재 경제사학회 편집위원으로서 경제사학자들의 논문을 학회지에 게재하는 일을 책임지고 있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총 34회 중 1~17회) 1. 왜 한국경제사인가? 2. 한국경제를 보는 눈 3. 한국경제사의 흐름: 시대구분 4. 선사시대: 농업의 시작 5. 고대국가의 경제와 재정 6. 우리나라에 노예제시대가 있었는가? 7. 고대의 교역과 화폐 8. 우리나라 중세는 서양의 중세와 어떻게 다른가? 9. 고려시대의 재정과 경제 10. 조선 건국의 의미: 단절과 연속? 11. 조선시대의 인구변동: 장기순환 12. 중세 농업의 발전방향: 소농경영을 향하여 13. 중세의 토지소유: 국유와 사유? 14. 조선전기의 재정제도: 공납제 15. 조선왕조 장기지속의 정치경제학 16. 대동법 - 공납제의 개혁 17. 조선시대의 화폐제도 경제학과 한국사가 무슨 관계가 있지? 경제학은 누구나 잘 아는데, 한국경제사는 대부분 생소할 것 같다. 경제학 교수 중에도 경제사(Economic History)와 경제학설사(History of Economics)를 혼동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경제사는 경제의 역사이고, 한국경제사는 한국 경제의 역사이다. 사람의 활동 영역을 보통 정치, 경제, 사회, 문화로 나누는데, 그 중에서 경제에, 그것도 과거의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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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기타
잉여인간 없애라!…무한궤도 달리는 인구론의 비극
영화로 쓰는 경제학원론 설국열차 -맬서스'인구론'의 한계 “아, 18주년 기념으로 18명 더 살려주도록!”(윌포드)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인류는 기온을 낮춰주는 화학 약품 CW-7을 만든다. 79개국 정상들이 CW-7을 살포하기로 결의하고 온 지구에 약품을 뿌리지만 부작용으로 인류는 새로운 빙하기를 맞이하게 된다. 모든 세상이 꽁꽁 얼어버린 2031년, 인류는 17년째 거대한 기차에서만 살아가고 다. 이 기차는 CW-7의 부작용을 예상한 윌포드(에드 해리스 분)가 만든 것으로 세계에 걸친 43만8000㎞ 철로를 따라 1년에 지구를 한 바퀴씩 돌고 있다. 윌포드는 이 설국열차의 1인자로 부유층이 탑승한 머리칸부터 무임승차자들이 있는 꼬리칸까지 열차 전부를 지배한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의 설정이다. 영화는 꼬리칸 최하층민이 커티스(크리스 에번스 분)를 중심으로 반란을 일으켜 윌포드가 타고 있는 엔진룸까지 전진하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꼬리칸 주민의 반란은 이들을 향한 차별과 탄압에 맞서기 위한 행위다. 이들은 열차에 무임승차했다는 이유로 맨 뒤칸에서 간신히 목숨을 연명하는 처지다. 앞쪽에 사는 사람들이 갓 잡아올린 생선으로 만든 초밥과 신선한 과일 등을 먹는 반면 꼬리칸 주민은 바퀴벌레를 갈아 만든 단백질 블록으로 끼니를 때운다. 균형과 질서 위한 학살 이 영화의 잔인한 반전은 사람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열차의 한 칸씩 나아갔던 그 모든 행위가 열차의 존속을 위해 유도된 행동이었다는 점이다. 커티스는 마침내 100칸의 기차를 지나 윌포드가 살고 있는 마지막 엔진룸에 도착한다. 하지만 정작 윌포드는 여유롭게 스테이크를 구우며 커티스를 맞는다. 어리둥절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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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기타
실력+매스컴= 슈퍼스타…실력×관객수×언론 노출빈도=몸값
영화로 쓰는 경제학원론 '미스터 고'를 통해 본 슈퍼스타 경제학 “원하는 돈이 10억이라고? 거기에 0 하나 더 붙여!”“100억이요?”“거기에 0 하나 더! 그게 우리 목표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 홀로 전통의 룡파 서커스단을 이끄는 15세 소녀 웨이웨이. 야구광이었던 할아버지 덕에 서커스보다 야구를 더 잘하는 45세 고릴라 미스터 고는 웨이웨이의 유일한 가족이다. 할아버지의 도박 빚 10억원을 그대로 물려받은 웨이웨이. 사채업자들이 ‘돈을 갚지 않으면 미스터 고를 내놓으라’고 협박하자 웨이웨이는 큰돈을 벌어주겠다는 에이전트 성충수(성동일 분)의 제안을 받아들여 한국에 가기로 결심한다. 돈을 벌어 43명의 고아 단원들과 다시 서커스를 할 생각밖에 없는 웨이웨이에게 성충수는 “더 큰돈을 벌 수 있게 해주겠다”고 약속한다. 슈퍼스타의 탄생 한국에 도착한 다음날 미스터 고가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잠실 구장 타석에 들어서자 상대팀 NC 다이노스 감독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해설자들도 마찬가지다. “단순한 해프닝이죠. 늦었지만 팬들을 위한 이벤트 아니겠습니까. 저 고릴라가 여기가 동물원인지 야구장인지 알기나 하겠어요?” 하지만 미스터 고는 모두의 걱정을 비웃듯 시속 158㎞짜리 강속구를 받아친다. 새까맣게 솟아오른 공은 그대로 전광판을 때린다. 대한민국 프로야구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진 것이다. 미스터 고는 여유 있게 1, 2, 3루를 거쳐 홈으로 돌아온다. 이 놀라운 타격 이후 대한민국은 미스터 고에 열광하기 시작한다. 미스터 고는 타석에 서는 족족 홈런을 터뜨리고, 이 덕에 시즌 초반 꼴찌였던 두산은 본격적으로 선두권 다툼에 합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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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기타
암시장에서도, 최고가격제로도 구할 수 없을 때 당신의 선택은…
영화로 쓰는 경제학원론 마이 시스터즈 키퍼 소녀 케이트(소피아 바실리바 분)가 백혈병에 걸리자 가족들의 삶에는 커다란 변화가 찾아온다. 엄마 사라(캐머런 디아즈 분)는 딸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성공한 변호사의 삶마저 포기하고 오직 케이트에게 집중한다. 하지만 케이트의 병세는 점점 악화돼 가고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은 조직이 일치하는 사람을 찾아 골수이식을 받는 것뿐이다. 기증 대기자가 수없이 밀려 있는 상황에서 케이트 가족이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자신들이지만 불행히도 이들의 조직은 맞지 않는다. 이때 의사는 부모보다도 형제의 유전자가 일치할 확률이 높다고 귀띔한다. 국내에는 ‘쌍둥이별’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된 소설을 영화화한 ‘마이 시스터즈 키퍼’의 앞부분이다. 이 영화는 아픈 언니의 치료를 위해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동생 안나(아비게일 브레스린 분)가 자기 몸의 권리를 찾기 위해 부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안나는 제대혈, 백혈구, 줄기세포, 골수 등을 케이트에게 주며 유년시절 대부분을 회복실에서 보내게 된다. 맞춤형 아기를 선택한 사라 2009년 개봉된 ‘마이 시스터즈 키퍼’는 ‘맞춤형 아기’가 부모를 고소한다는 다소 충격적인 소재를 다루며 개봉 전부터 이목을 끌었다. 처음부터 누군가를 살리기 위한 의도로 아이를 낳고, 아직 의사표현을 할 수 없는 아이의 조직을 이용하는 것이 옳으냐를 두고 많은 논란이 일었다. 안나는 피소 사실을 알고 흥분하는 엄마에게 “내 몸에 대해선 내가 결정하고 싶다”고 따진다. 장기이식은 공급은 제한적인 데 비해 수요가 절대적으로 큰 재화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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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기타
강성노조에 굴복하는 정부는 실업률을 끌어내릴 수 없다
영화로 쓰는 경제학원론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의 외로운 투쟁 구부정한 허리와 하얗게 센 머리카락. 힘없이 달달 떨리는 손목. 왜소한 체구의 노파다. 주변엔 늘 그를 보호하기 위해 고용된 젊은이들이 서성인다. 이들의 허락을 받지 않고선 노파는 외출 한번 맘대로 할 수 없다. 우유 한 통을 사러 동네 슈퍼마켓에 다녀온 날, 그는 어김없이 야단(?)을 맞는다. “또 몰래 나갔다 오셨어요? 그러시면 안 되는 분이잖아요!” 타지에 사는 아들에게 전화해도 돌아오는 것은 “바쁘다”는 쌀쌀맞은 답뿐이다. 노파를 유일하게 웃게 해주는 것은 이따금 집에 들르는 늙은 남편이다. 피에로 흉내를 내며 장난을 거는 남편은 아직도 소년 같아 보인다. 남편은 외로워하는 그를 부드럽게 토닥인다. “마거릿, 당신은 정말 멋졌어. 세상을 바꿔놓은 여자야.” 영화 ‘철의 여인’(2012)은 전 영국 총리인 마거릿 대처(메릴 스트리프 분)가 은퇴 후 쇠약해진 모습부터 먼저 비춘다. 두 개의 노동시장 “엄마! 저 옥스퍼드에 합격했어요!” 딸이 내민 대학 합격장을 잡으려던 어머니는 이내 고개를 돌려버린다. “손이 축축해 합격장을 만질 수가 없구나.” 마거릿은 가난한 식료품점 딸이었다. 어머니는 늘 손에 물이 마를 날이 없었다. 마거릿은 생각했다. “엄마처럼 컵만 씻으면서 인생을 끝낼 순 없어.” 그는 신분 상승을 꿈꿨다. 그것도 세상을 바꾸는 정치인이 되겠다는 포부였다. 식료품점 주인이나 파출부처럼 새로운 기술을 배울 수 없고, 보수나 사회적 대우도 빈약한 1차 노동시장에서 인생을 보낼 수는 없다는 생각이었다. 신분 상승을 위해선 전문직 경영인 법조인 정치인 등 전문성과 숙련도를 필요로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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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기타
경제적 합리성의 한계, 안개 속 최선이 안개 밖 최악으로
영화로 쓰는 경제학원론 미스트-이성적 판단의 오류 “탕, 탕, 탕, 탕.” 1m 앞도 보이지 않는 짙은 안개 속에 왜건 승용차 한 대가 서 있었다. 안개가 소리마저 삼켜버린 듯한 지독한 정적을 깨고 네 번의 총성이 울렸다. 잠시 후 한 남자가 운전석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생존자였다. 시간을 잠시 앞으로 돌려보자.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는 이세계(異世界)에서 온 괴물로 가득 차 있었다. 설상가상 자동차 연료까지 떨어졌다. 이제 살아남을 가능성은 제로. 다섯 명의 사람들은 괴물의 먹이가 되기보다 인간답게 죽자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권총 실탄은 4발뿐. 남자는 먼저 자신의 아들을 포함해 다른 4명을 총으로 쏴 죽였다. 그리고 모든 것을 포기한 채 차 밖으로 나섰다. 하지만 바깥 상황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도시 전체를 뒤덮었던 안개가 서서히 걷히기 시작한 것. 숨어 있던 생존자들이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내면서 영화는 주인공뿐만 아니라 관객까지 망연자실하게 만든다.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영화 ‘미스트’(2007년)의 마지막 장면이다. 원작은 스티븐 킹의 중편소설 ‘안개’로, ‘쇼생크 탈출’ ‘그린 마일’ 등을 만든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이 영상으로 옮겼다. 대부분의 장면이 원작과 동일하지만 결말만큼은 새롭게 만들어냈다. 원작은 주인공이 주유소 건물 안에서 안개로 뒤덮인 바깥을 바라보며 지금까지의 상황을 설명한 수기를 마무리하는 것으로 끝나는 ‘열린 결말’이었다. 하지만 다라본트 감독은 이를 살짝 비틀어 지금까지 나온 어떤 영화보다 ‘찝찝한 결말’을 관객에게 선사했다. 어쨌든 주인공인 데이비드 드레이턴(토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