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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 기타

    암시장에서도, 최고가격제로도 구할 수 없을 때 당신의 선택은…

    영화로 쓰는 경제학원론 마이 시스터즈 키퍼 소녀 케이트(소피아 바실리바 분)가 백혈병에 걸리자 가족들의 삶에는 커다란 변화가 찾아온다. 엄마 사라(캐머런 디아즈 분)는 딸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성공한 변호사의 삶마저 포기하고 오직 케이트에게 집중한다. 하지만 케이트의 병세는 점점 악화돼 가고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은 조직이 일치하는 사람을 찾아 골수이식을 받는 것뿐이다. 기증 대기자가 수없이 밀려 있는 상황에서 케이트 가족이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자신들이지만 불행히도 이들의 조직은 맞지 않는다. 이때 의사는 부모보다도 형제의 유전자가 일치할 확률이 높다고 귀띔한다. 국내에는 ‘쌍둥이별’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된 소설을 영화화한 ‘마이 시스터즈 키퍼’의 앞부분이다. 이 영화는 아픈 언니의 치료를 위해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동생 안나(아비게일 브레스린 분)가 자기 몸의 권리를 찾기 위해 부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안나는 제대혈, 백혈구, 줄기세포, 골수 등을 케이트에게 주며 유년시절 대부분을 회복실에서 보내게 된다. 맞춤형 아기를 선택한 사라 2009년 개봉된 ‘마이 시스터즈 키퍼’는 ‘맞춤형 아기’가 부모를 고소한다는 다소 충격적인 소재를 다루며 개봉 전부터 이목을 끌었다. 처음부터 누군가를 살리기 위한 의도로 아이를 낳고, 아직 의사표현을 할 수 없는 아이의 조직을 이용하는 것이 옳으냐를 두고 많은 논란이 일었다. 안나는 피소 사실을 알고 흥분하는 엄마에게 “내 몸에 대해선 내가 결정하고 싶다”고 따진다. 장기이식은 공급은 제한적인 데 비해 수요가 절대적으로 큰 재화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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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성노조에 굴복하는 정부는 실업률을 끌어내릴 수 없다

    영화로 쓰는 경제학원론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의 외로운 투쟁 구부정한 허리와 하얗게 센 머리카락. 힘없이 달달 떨리는 손목. 왜소한 체구의 노파다. 주변엔 늘 그를 보호하기 위해 고용된 젊은이들이 서성인다. 이들의 허락을 받지 않고선 노파는 외출 한번 맘대로 할 수 없다. 우유 한 통을 사러 동네 슈퍼마켓에 다녀온 날, 그는 어김없이 야단(?)을 맞는다. “또 몰래 나갔다 오셨어요? 그러시면 안 되는 분이잖아요!” 타지에 사는 아들에게 전화해도 돌아오는 것은 “바쁘다”는 쌀쌀맞은 답뿐이다. 노파를 유일하게 웃게 해주는 것은 이따금 집에 들르는 늙은 남편이다. 피에로 흉내를 내며 장난을 거는 남편은 아직도 소년 같아 보인다. 남편은 외로워하는 그를 부드럽게 토닥인다. “마거릿, 당신은 정말 멋졌어. 세상을 바꿔놓은 여자야.” 영화 ‘철의 여인’(2012)은 전 영국 총리인 마거릿 대처(메릴 스트리프 분)가 은퇴 후 쇠약해진 모습부터 먼저 비춘다. 두 개의 노동시장 “엄마! 저 옥스퍼드에 합격했어요!” 딸이 내민 대학 합격장을 잡으려던 어머니는 이내 고개를 돌려버린다. “손이 축축해 합격장을 만질 수가 없구나.” 마거릿은 가난한 식료품점 딸이었다. 어머니는 늘 손에 물이 마를 날이 없었다. 마거릿은 생각했다. “엄마처럼 컵만 씻으면서 인생을 끝낼 순 없어.” 그는 신분 상승을 꿈꿨다. 그것도 세상을 바꾸는 정치인이 되겠다는 포부였다. 식료품점 주인이나 파출부처럼 새로운 기술을 배울 수 없고, 보수나 사회적 대우도 빈약한 1차 노동시장에서 인생을 보낼 수는 없다는 생각이었다. 신분 상승을 위해선 전문직 경영인 법조인 정치인 등 전문성과 숙련도를 필요로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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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적 합리성의 한계, 안개 속 최선이 안개 밖 최악으로

    영화로 쓰는 경제학원론 미스트-이성적 판단의 오류 “탕, 탕, 탕, 탕.” 1m 앞도 보이지 않는 짙은 안개 속에 왜건 승용차 한 대가 서 있었다. 안개가 소리마저 삼켜버린 듯한 지독한 정적을 깨고 네 번의 총성이 울렸다. 잠시 후 한 남자가 운전석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생존자였다. 시간을 잠시 앞으로 돌려보자.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는 이세계(異世界)에서 온 괴물로 가득 차 있었다. 설상가상 자동차 연료까지 떨어졌다. 이제 살아남을 가능성은 제로. 다섯 명의 사람들은 괴물의 먹이가 되기보다 인간답게 죽자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권총 실탄은 4발뿐. 남자는 먼저 자신의 아들을 포함해 다른 4명을 총으로 쏴 죽였다. 그리고 모든 것을 포기한 채 차 밖으로 나섰다. 하지만 바깥 상황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도시 전체를 뒤덮었던 안개가 서서히 걷히기 시작한 것. 숨어 있던 생존자들이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내면서 영화는 주인공뿐만 아니라 관객까지 망연자실하게 만든다.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영화 ‘미스트’(2007년)의 마지막 장면이다. 원작은 스티븐 킹의 중편소설 ‘안개’로, ‘쇼생크 탈출’ ‘그린 마일’ 등을 만든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이 영상으로 옮겼다. 대부분의 장면이 원작과 동일하지만 결말만큼은 새롭게 만들어냈다. 원작은 주인공이 주유소 건물 안에서 안개로 뒤덮인 바깥을 바라보며 지금까지의 상황을 설명한 수기를 마무리하는 것으로 끝나는 ‘열린 결말’이었다. 하지만 다라본트 감독은 이를 살짝 비틀어 지금까지 나온 어떤 영화보다 ‘찝찝한 결말’을 관객에게 선사했다. 어쨌든 주인공인 데이비드 드레이턴(토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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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 풀면 가난 해결?…인플레이션을 몰랐던 살라스의 착각

    영화로 쓰는 경제학원론 인타임을 통해 본 '물가와 통화정책' 커피 한 잔에 4분. 버스비는 2시간. 스포츠카 한 대 59년. 2011년 개봉한 영화 ‘인타임’에서 시간은 곧 돈이다. 지폐와 동전이 모두 사라지고 시간만이 화폐가 된 세상. 사람들은 일해서 시간을 벌고 그 시간으로 밥도 먹고 물건도 산다. 주의할 점은 한 가지. 주어진 시간을 모두 다 쓰고 잔여시간이 0이 되는 순간 심장마비로 사망한다. 시간이 별로 없는 사람들은 하루를 버틸 시간을 노동으로 사거나, 은행에서 빌리거나, 그도 안 되면 훔쳐야 한다. 주인공 윌 살라스(저스틴 팀버레이크 분)는 48시간 이상의 시간을 가져본 적이 없는 ‘시간 가난뱅이’다. 하루 노동으로 하루 수명을 연장하는 그는 이른바 날품팔이다. 그의 유일한 희망은 출근 때마다 점심값 30분을 슬쩍 챙겨주는 어머니(올리비아 와일드 분)뿐이다. 시간이 화폐인 세상 가상현실을 다룬 시나리오를 충실히 이행한 것이겠지만, 살라스를 포함한 영화 속 인물들은 시간을 화폐처럼 쓰는 데 어색함이 없다. 걸인은 “5분만 달라”고 구걸하고, 거리엔 ‘무조건 99초 상점(현실세계로 치면 1000원숍)’이 즐비하다. 살라스의 여자친구(어맨다 사이프리드 분)는 귀걸이를 전당포에 맡기고 받은 24시간이 너무 적다고 투덜댄다. 반면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보유 시간의 일정분을 떼어내 은행에 예금하고 이자 시간을 받기도 한다. 영화 속 시간은 화폐의 세 가지 기능을 갖추고 있다. 물건을 사고팔 때 쓰이며(교환의 매개), 물건의 가치를 표기하고(회계의 단위), 일정 시간을 보관했다가 나중에 쓸 수도(가치의 저장) 있다. 한 가지 다른 점은 현실의 화폐보다 저장 기능이 떨어진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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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가운 공공재에 판타지 입힌 영화적 상상력

    영화로 쓰는 경제학원론 7번방의 선물을 통해 본 공공재 서비스 성인이지만 6세 아이의 지능을 가진 지적장애인 용구(류승룡 분)는 자신의 하나뿐인 딸 예승(갈소원 분)에게 노란 ‘세일러문’ 가방을 선물하는 소박한 꿈을 갖고 산다. 마트 주차요원으로 일하는 그의 한 달 월급은 고작 63만8800원. 그래도 용구는 차곡차곡 돈을 모은다. 마침내 가방을 사러 가던 날, 용구는 뜻밖에도 여아 유괴 및 성추행 살해에 대한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갇힌다. 1200만 관객을 울린 영화 ‘7번방의 선물’(감독 이환경)은 성남교도소 7번방에 수감된 용구와 같은 방 죄수 5명이 교도소 밖에 홀로 남게 된 예승이를 몰래 교도소 안으로 데려와 함께 생활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교도소 내 등장인물들은 처음에 흉악한 범죄로 사형을 선고받은 용구를 배척하지만 어린아이처럼 착한 그의 심성에 점차 마음을 열게 된다. 나아가 예승이가 교도소 안에 몰래 들어와 아빠와 함께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하지만 용구는 끝내 사형 집행을 피하지 못한다. 용구가 사형장으로 떠나는 날은 공교롭게도 예승이의 생일. “아빠 저를 태어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며 큰절을 올리는 예승이의 마지막 작별인사는 수많은 관객의 눈물을 자아냈다. 영화 속 7번방은 ‘허구’ ‘7번방의 선물’이 이처럼 감성코드를 자극한 배경에는 다소 미화된 교도소의 풍경도 한몫했다. 영화 속에 그려진 교도소의 분위기는 따뜻하고 온화하다. 특히 7번방은 파스텔톤 색상으로 연출돼 마치 동화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방은 볕도 잘 들고 6명을 수용해도 넉넉할 정도로 넓다. 이런 모습은 실제 교도소와는 차이가 있다. 2010년 9월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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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츠비의 호화 파티비용은 마피아의 독점 이익에서 나왔다

    미국 서부에서 대학을 갓 졸업한 닉 캐러웨이(토비 맥과이어)는 ‘성공’을 꿈꾸며 신흥 부자들이 모여 사는 동부 뉴욕 인근의 롱아일랜드로 이사한다. 취업 준비를 위해 증권책자를 뒤적거리던 그는 호화 저택에 살고 있는 이웃 제이 개츠비(리어나도 디캐프리오)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 하지만 뉴욕에 처음 온 촌뜨기인 주인공에게 개츠비는 소문 속의 주인공일 뿐 얼굴 한번 보기도 힘든 존재다. 그러던 어느 날 개츠비에게 파티 초대장을 받는다. 호기심과 설렘으로 한번도 본 적 없는 개츠비의 파티에 참석한 닉. 스크린에 이 영화의 주제곡인 ‘파티에서 좀 논다고 큰일은 안 나요(A Little Party Never Killed Nobody)’가 흐르는 가운데 댄서들의 화려한 춤과 함께 질펀한 술파티가 벌어진다. ◆성공한 금주령은 없다 하지만 영화의 시간적 배경인 1922년이 미국 정부가 금주령을 내린 시기라는 점을 떠올려보면 주말마다 개츠비의 집에서 열렸던 술파티에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등장 인물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술을 마시지만 영화 어디에서도 술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장면은 없다. 금주령은 말 그대로 국가(정부)가 술의 제조·판매를 금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금주령은 대개 실효성이 없었다. 술은 일반 가정에서도 손쉽게 담글 수 있는 품목인 데다 무엇보다 술에 대한 수요가 쉽게 수그러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은 1920년부터 13년 동안 금주령을 시행했다. 알코올 중독 등 술과 관련된 범죄를 줄이겠다는 목적에서였다. ◆독점의 세 가지 경로 오늘 독자 여러분이 공부할 주제는 독점시장의 작동원리다. 1920년대 미국의 금주령은 사실상 마피아에게 주류시장에 대한 독점권을 준 것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