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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기타

    무지와 배신의 심리게임…이성과 합리적 사고의 틈을 노린다

    “다른 사람들은 너처럼 추악하지 않아.”(배트맨) 배트맨(크리스천 베일 분)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조커(히스 레저 분)다. 조커는 여느 영웅 영화에서 나오는 악당과는 사뭇 다르다. 이 악당이 원하는 것은 돈도, 명예도, 권력도 아니다. 그가 원하는 것은 ‘인간은 악한 존재’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조커가 처음으로 등장한 배트맨 두 번째 시리즈 ‘다크나이트’(2008년 개봉)의 묘미는 이처럼 조커가 증명하려는 ‘성악설’과 배트맨이 증명하려는 ‘성선설’의 대립에 있다. 영화는 조커를 비롯한 다섯 명의 악당이 은행털이를 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들은 은행에서 훔친 돈을 나누는 과정에서 보다 많은 몫을 차지하기 위해 동료 악당들을 살해한다. 이 모든 것은 조커의 계획에서 비롯됐다. 결과적으로 악당 다섯 명 중 살아남은 것은 조커 한 명이다. 물론 조커의 목적은 돈이 아니다. 돈에 눈이 멀어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인간의 사악함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영화 속에는 이처럼 조커가 설치한 덫에 빠져드는 인간들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등장한다. 조커 최후의 카드는 ‘죄수의 딜레마’ 영화 막바지에는 조커가 인간이 악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최후의 카드로 ‘게임’을 제안하는 장면이 나온다. 조커는 죄수들과 경찰이 함께 타고 있는 배와 일반인이 탄 유람선에 각각 폭탄을 설치한다. 죄수들이 탄 배에는 일반인의 배를 날려버릴 기폭장치가, 일반인이 탄 배에는 죄수들이 탄 배를 폭파시킬 기폭장치가 놓여 있다. 그리고 배에는 조커의 목소리가 담긴 방송이 울려 퍼진다.“오늘 밤 실험의 주인공은 여러분이다. 여러분은 다른 배를 폭파시킬 리모컨을 가지고 있다. 나는 밤 12시

  • 경제 기타

    (3) 한국경제사의 흐름: 시대구분

    경제사의 관점에서 한국사의 흐름은 어떻게 나눌 수 있을까? 연속적인 경제의 변화를 나누는 것은 살아 있는 생선을 토막 치는 것과 같지 않을까? 그래도 큰 고민 없이 나눌 수 있는 것은 첫 번째는 농업의 시작이며, 두 번째는 산업화(공업화)다. 농업의 시작은 식량 획득 방법이 수렵·채집에서 작물재배와 가축사육으로 바뀌기 시작한 것을 의미한다. 동물을 사냥하고 나무열매를 따거나 물고기를 잡고 조개를 주어서 먹을 것을 구하던 사람들이 곡식을 심고 가축을 기르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사에서는 신석기시대 중반에 해당하는 기원전 3000년을 전후한 시기부터 조, 기장, 피와 같은 잡곡이 재배되기 시작하였다. 벼농사는 청동기시대가 시작되는 기원전 1000년부터 이루어졌다고 추측되고 있다. 세계사에서는 기원전 8000년부터 메소포타미아의 ‘비옥한 초승달’ 지역에서 농업이 시작되었는데, 인류학자 Gordon Childe(1892-1957)를 따라서 ‘신석기 혁명’(Neolithic Revolution)이라고 부른다. ↗ 산업화는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전반까지 진행된 영국의 산업혁명에 의해 시작되었는데, 화석연료(석탄)를 사용하는 동력기관(증기기관)으로 기계를 작동시킴으로써 일어난 공산품 생산방법의 근본적인 변화를 뜻한다. 19세기 후반부터는 과학이 산업에 체계적으로 적용됨으로써 산업화는 한층 더 심화되었다. 우리나라가 산업화의 충격을 받기 시작한 것은 ‘개항’(1876)부터라고 할 수 있으며 이를 기점으로 ‘근대’가 시작되었다. 이때부터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 본격적으로 수입되기 시작하였다. 우리나라에서 원동기를 이용한 근대적 공장이 세워진 것은 1900년대부터였지만, 본격적인 산업화는 일본

  • 역사 기타

    주인 배반하는 대리인의 일탈…국가도 조폭도 막지 못했다

    영화로 쓰는 경제학원론 ‘범죄와의 전쟁’ 통해 본 대리인의 한계 “이 넓은 부산항을 우리 넷이 다 관리한다 아입니까.”1982년 부산. 부산항 세관 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경주 최씨 충렬공파 35대손’ 익현(최민식 분)은 시계 밀수업자에게 이처럼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돈을 요구한다. 그는 전형적인 비리 공무원이다. 밀수를 눈감아 주는 대신 밀수품과 뇌물을 챙긴다. 익현뿐 아니라 영화 속 세관 공무원들은 일상적으로 뇌물을 받는다. 부끄러워하지도 않는다. 서로 “적당히 좀 받아먹어라”라고 농을 건넬 뿐이다.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중앙정부의 대대적 감사가 뇌물 공무원들을 코너로 몰아넣는다. 비리가 고구마줄기처럼 줄줄이 적발되자 그들은 희생양 한 명을 내세워 사태를 덮으려 한다. 결국 익현이 부양가족이 적다는 이유로 대상자로 뽑힌다. 익현은 세 명의 자녀를 두고 있었지만 영화 속 동료들은 그보다 훨씬 많은 부양가족을 두고 있었다.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는 비리 공무원이었던 익현이 건달세계에 들어가 권력과 폭력을 좇아 타락해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주인 vs 대리인 세관에서 쫓겨난 익현은 밀수된 필로폰을 부산 최대 조직의 젊은 보스 최형배(하정우 분)에게 팔아넘기면서 건달세계에 들어간다. 형배는 충렬공파 기준으로 익현의 손자뻘이었다. 영화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온갖 네트워크를 총동원하는 익현이 형배와 가부장적 네트워크로 엮이는 순간이었다. 익현은 형배와 손을 잡자마자 타고난 처세술과 뇌물로 구축한 인맥으로 감옥에 들어갈 뻔한 형배를 구한다. 익현의 능력을 높이 산 형배는 사업(?)을 확장하는 일을 익현에게 맡긴

  • 경제 기타

    (2) 한국경제의 역사를 보는 눈

    국민은행 이사회가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갈등 봉합에 실패했다. 이사회는 다음주 다시 회의를 열고 해결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KB금융지주와 의견을 같이하는 사외이사와 국민은행 감사 간 견해차가 여전해 수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갈수록 강도가 높아지는 금융감독원의 특별검사가 끝날 때까지 갈등이 봉합되지 않을 것이란 비관적 전망도 내놓고 있다. 사외이사, 감사와 평행선 이건호 국민은행장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열린 이사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다음주 감사위원회와 이사회를 열어 다시 논의키로 했다”고 말했다. 다음 이사회는 오는 30일 열릴 예정이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갈등 봉합 방안을 논의하려 했으나, 이사회에 앞서 열린 감사위원회에서 정병기 국민은행 감사가 제기한 전산교체 과정 의혹을 사외이사인 감사위원들이 받아들이지 않아 구체적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국민은행 감사위원회는 정 감사, 오갑수 사외이사(전 금감원 부원장), 강희복 사외이사(전 한국조폐공사 사장), 송명섭 사외이사(중앙대 교양대 교수) 등 4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행장은 “감사위원회에서 결론을 내지 못해 이사회에서 더 논의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감사위원들은 이제 와서 정 감사의 감사보고를 받는 것은 자신들의 결정을 뒤집는 것이어서 상당한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위원들은 지난 19일 정 감사의 감사보고를 받지 않았다. 이들은 특히 정 감사가 19일 금감원에 검사를 요청, 금감원이 특검을 하고 있는 마당에 합의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감사위원들이 합의했다고 해서 금감원이 특검을 중

  • 역사 기타

    규제 비웃는 외부불경제…괴물로 자라나 일상을 위협하다

    영화로 쓰는 경제학원론 '괴물'을 통해 본'외부효과'해결책은… 한강 둔치에서 작은 매점을 운영하는 희봉(변희봉 분)은 두 아들 강두(송강호 분)와 남일(박해일 분), 딸 남주(배두나 분) 그리고 손녀 현서(고아성)와 함께 소박한 삶을 살아간다. 그러나 원효대교에 나타난 정체 모를 괴물이 강두의 딸 현서를 데려가자 평온했던 이들의 삶은 순식간에 지옥으로 변한다. 한강 일대가 위험구역으로 선포되고 현서의 장례식을 치르던 날, 죽은 줄로만 알았던 현서에게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가족들은 접근금지구역으로 폐쇄된 한강 근처 어딘가에 있을 현서를 구하기 위해 강가를 백방으로 뒤지고 다닌다. ‘괴물’은 2006년 개봉 이후 무려 1300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2012년 ‘도둑들’이 기록을 깨기 전까지 6년간이나 ‘한국영화 최다관람객’이라는 타이틀을 유지한 영화다. 최근 ‘설국열차’로 다시 명성을 날리고 있는 봉준호 감독의 최고 출세작이기도 하다. 화려한 컴퓨터그래픽(CG) 기술과 가족애적 코드, 환경오염 그리고 반미 감정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슈를 스크린 속에 담으며 숱한 화제를 뿌렸다. 특히 할아버지 희봉이 괴물에 쫓겨 죽음을 앞둔 순간에도 강두를 향해 ‘어여 가라’는 손짓을 하는 장면은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히며 수많은 관객의 심금을 울렸다. 환경오염은 사회적 비용 초래 영화 초반, 용산의 미군부대 영안실에서 미국인들이 다량의 포름알데히드를 한강에 방출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관객들은 배출된 화학약품이 돌연변이를 일으켜 영화 속 괴물을 만들어 냈다는 사실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폐수로 인한 피해는 현실에서도 종종 볼 수 있다. 오염된 물을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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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왜 한국경제사인가?

    최근 들어 한국사 학습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대입 수능 시험에서도 한국사는 필수과목으로 지정될 정도이다. 생글생글은 사회의 역사 학습 분위기에 발맞추어 <경제학자가 본 한국사> 시리즈를 싣는다. <경제학자의 한국사>는 정치 사회 사건 중심으로 기술된 기존 역사서와 달리 경제를 중심으로 역사를 서술함으로써 역사를 보다 폭넓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필자 김재호 교수는 현재 경제사학회 편집위원으로서 경제사학자들의 논문을 학회지에 게재하는 일을 책임지고 있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총 34회 중 1~17회) 1. 왜 한국경제사인가? 2. 한국경제를 보는 눈 3. 한국경제사의 흐름: 시대구분 4. 선사시대: 농업의 시작 5. 고대국가의 경제와 재정 6. 우리나라에 노예제시대가 있었는가? 7. 고대의 교역과 화폐 8. 우리나라 중세는 서양의 중세와 어떻게 다른가? 9. 고려시대의 재정과 경제 10. 조선 건국의 의미: 단절과 연속? 11. 조선시대의 인구변동: 장기순환 12. 중세 농업의 발전방향: 소농경영을 향하여 13. 중세의 토지소유: 국유와 사유? 14. 조선전기의 재정제도: 공납제 15. 조선왕조 장기지속의 정치경제학 16. 대동법 - 공납제의 개혁 17. 조선시대의 화폐제도 경제학과 한국사가 무슨 관계가 있지? 경제학은 누구나 잘 아는데, 한국경제사는 대부분 생소할 것 같다. 경제학 교수 중에도 경제사(Economic History)와 경제학설사(History of Economics)를 혼동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경제사는 경제의 역사이고, 한국경제사는 한국 경제의 역사이다. 사람의 활동 영역을 보통 정치, 경제, 사회, 문화로 나누는데, 그 중에서 경제에, 그것도 과거의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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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잉여인간 없애라!…무한궤도 달리는 인구론의 비극

    영화로 쓰는 경제학원론 설국열차 -맬서스'인구론'의 한계 “아, 18주년 기념으로 18명 더 살려주도록!”(윌포드)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인류는 기온을 낮춰주는 화학 약품 CW-7을 만든다. 79개국 정상들이 CW-7을 살포하기로 결의하고 온 지구에 약품을 뿌리지만 부작용으로 인류는 새로운 빙하기를 맞이하게 된다. 모든 세상이 꽁꽁 얼어버린 2031년, 인류는 17년째 거대한 기차에서만 살아가고 다. 이 기차는 CW-7의 부작용을 예상한 윌포드(에드 해리스 분)가 만든 것으로 세계에 걸친 43만8000㎞ 철로를 따라 1년에 지구를 한 바퀴씩 돌고 있다. 윌포드는 이 설국열차의 1인자로 부유층이 탑승한 머리칸부터 무임승차자들이 있는 꼬리칸까지 열차 전부를 지배한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의 설정이다. 영화는 꼬리칸 최하층민이 커티스(크리스 에번스 분)를 중심으로 반란을 일으켜 윌포드가 타고 있는 엔진룸까지 전진하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꼬리칸 주민의 반란은 이들을 향한 차별과 탄압에 맞서기 위한 행위다. 이들은 열차에 무임승차했다는 이유로 맨 뒤칸에서 간신히 목숨을 연명하는 처지다. 앞쪽에 사는 사람들이 갓 잡아올린 생선으로 만든 초밥과 신선한 과일 등을 먹는 반면 꼬리칸 주민은 바퀴벌레를 갈아 만든 단백질 블록으로 끼니를 때운다. 균형과 질서 위한 학살 이 영화의 잔인한 반전은 사람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열차의 한 칸씩 나아갔던 그 모든 행위가 열차의 존속을 위해 유도된 행동이었다는 점이다. 커티스는 마침내 100칸의 기차를 지나 윌포드가 살고 있는 마지막 엔진룸에 도착한다. 하지만 정작 윌포드는 여유롭게 스테이크를 구우며 커티스를 맞는다. 어리둥절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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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력+매스컴= 슈퍼스타…실력×관객수×언론 노출빈도=몸값

    영화로 쓰는 경제학원론 '미스터 고'를 통해 본 슈퍼스타 경제학 “원하는 돈이 10억이라고? 거기에 0 하나 더 붙여!”“100억이요?”“거기에 0 하나 더! 그게 우리 목표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 홀로 전통의 룡파 서커스단을 이끄는 15세 소녀 웨이웨이. 야구광이었던 할아버지 덕에 서커스보다 야구를 더 잘하는 45세 고릴라 미스터 고는 웨이웨이의 유일한 가족이다. 할아버지의 도박 빚 10억원을 그대로 물려받은 웨이웨이. 사채업자들이 ‘돈을 갚지 않으면 미스터 고를 내놓으라’고 협박하자 웨이웨이는 큰돈을 벌어주겠다는 에이전트 성충수(성동일 분)의 제안을 받아들여 한국에 가기로 결심한다. 돈을 벌어 43명의 고아 단원들과 다시 서커스를 할 생각밖에 없는 웨이웨이에게 성충수는 “더 큰돈을 벌 수 있게 해주겠다”고 약속한다. 슈퍼스타의 탄생 한국에 도착한 다음날 미스터 고가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잠실 구장 타석에 들어서자 상대팀 NC 다이노스 감독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해설자들도 마찬가지다. “단순한 해프닝이죠. 늦었지만 팬들을 위한 이벤트 아니겠습니까. 저 고릴라가 여기가 동물원인지 야구장인지 알기나 하겠어요?” 하지만 미스터 고는 모두의 걱정을 비웃듯 시속 158㎞짜리 강속구를 받아친다. 새까맣게 솟아오른 공은 그대로 전광판을 때린다. 대한민국 프로야구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진 것이다. 미스터 고는 여유 있게 1, 2, 3루를 거쳐 홈으로 돌아온다. 이 놀라운 타격 이후 대한민국은 미스터 고에 열광하기 시작한다. 미스터 고는 타석에 서는 족족 홈런을 터뜨리고, 이 덕에 시즌 초반 꼴찌였던 두산은 본격적으로 선두권 다툼에 합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