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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숫자로 읽는 세상

    韓 나랏빚 증가 속도 OECD 4위…'재정위기' 남유럽보다 빨라

    2000년 이후 한국의 나랏빚이 불어나는 속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네 번째로 빠르다는 분석이 나왔다. 유럽의 재정 취약국인 포르투갈이나 스페인 같은 남유럽 국가보다 두 배 이상 증가 속도가 빨랐다. 그런데도 당정은 올초부터 15조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등 ‘나랏돈 풀기’에 속도를 내고 있어 국가신용등급 강등 사태가 현실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기획재정부의 ‘국가부채 규모 증가 국제비교’ 자료에 따르면 2000년 111조2000억원이었던 한국의 국가채무는 2019년 723조2000억원으로 6.5배 커졌다.같은 기간 통계가 집계된 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네 번째로 높은 증가폭이다. 한국 앞에는 라트비아(13.6배), 에스토니아(8.8배), 룩셈부르크(8.1배)밖에 없다.한국의 나랏빚 증가 속도는 미국(3.9배), 영국(4.3배), 일본(1.9배) 등 주요국은 물론 2010년대 초반 재정 위기를 겪은 ‘PIIGS(포르투갈 아일랜드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보다 현저히 빨랐다. 아일랜드는 5.4배, 포르투갈 3.1배, 스페인 3.1배, 이탈리아 1.8배 등이었다.더불어민주당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반정부부채 비율로 따지면 한국이 OECD 평균보다 양호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한국과 비슷한 ‘비기축통화국’끼리 비교하면 부채 비율도 안심할 수준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한국의 2019년 GDP 대비 일반정부부채 비율은 42.2%로, OECD 비기축통화국 14곳 평균(41.8%)보다 높다.서민준 한국경제신문 기자 moran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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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팡 美 공모가 35달러…몸값 72조원 '국내 3위'

    쿠팡이 지난 11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공모가 35달러로 입성했다. 애초 쿠팡이 제시한 희망가격(32~34달러)보다 높은 금액이다. 공모가 기준으로 630억달러(약 72조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기업 가치가 쿠팡을 앞선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약 489조원, 시가총액 기준) SK하이닉스(약 99조원)뿐이다.쿠팡은 미국 현지에서 공모가를 공개하며 계획(1억2000만 주)보다 1000만 주 많은 1억3000만 주(클래스A 보통주)의 신주를 발행한다고 발표했다. 쿠팡은 이번 상장을 통해 45억5000만달러(약 5조1706억원)의 신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됐다.쿠팡은 이날 NYSE에서 종목코드 ‘CPNG’로 거래를 시작했다. 창업자인 김범석 이사회 의장 등 쿠팡 경영진은 상장 첫날 장 마감 후 현지에서 투자 계획 등을 밝힐 예정이다. 쿠팡은 상장 신청 서류에서 “8억7000만달러(약 9874억원)를 투자해 수년 내 7개 지역에 풀필먼트센터를 세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미 투자업계는 쿠팡이 아마존을 벤치마킹했지만 아마존식 물류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은 230만㎡ 규모의 물류시설을 운영하며 세계에서 유일한 전국 하루 배송망을 구현했다. 물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자체 개발한 곳은 글로벌 기업 중에선 쿠팡 외에 아마존, 오카도(영국)뿐이다. 차상균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장은 “쿠팡은 단순 유통회사가 아니라 글로벌 빅데이터 기업”이라고 말했다.박동휘 한국경제신문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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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인당 국민소득 3만1755弗…대만에 추월당할 위기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1.1% 감소하며 3만1000달러대로 내려앉았다. 2019년(-4.3%)에 이은 2년 연속 감소다.한국은행이 지난 4일 발표한 ‘2020년 국민소득(잠정)’을 보면, 지난해 1인당 GNI는 3만1755달러(3747만원)로 집계됐다. 2019년(3만2115달러)보다 1.1% 줄었다. 1인당 GNI는 한 해 동안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총소득을 인구로 나눈 것으로, 국민 생활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대표 지표다. 이 지표가 악화한 것은 작년 실질 경제성장률이 1.0% 하락한 영향이 컸다. 성장률 하락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1.5%) 이후 22년 만이다. 작년 원화 가치가 1.2% 떨어진 영향도 있었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달러로 환산한 국민소득이 줄어든다.한국의 국민소득은 2017년(3만1734달러)에 3만달러 시대를 연 뒤 2018년 3만3564달러까지 올랐다. 하지만 2019년 4.3% 하락한 데 이어 작년에도 줄어 2년 연속 뒷걸음쳤다. 1인당 GNI가 2년 연속 감소한 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2009년 이후 처음이다.최근 2년 연속 부진으로 한국의 1인당 GNI는 대만에 추월당할 위기에 처했다. 대만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대만의 1인당 GNI는 전년보다 9.9% 급증한 2만9230달러였다. 한국보다 2545달러 작다. 2018년만 해도 양국 간 차이가 7142달러에 이르렀던 것을 감안하면 턱 밑까지 쫓아온 셈이다.반면 한국이 이탈리아를 제칠 것이란 예상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월 11일 신년사에서 “작년 1인당 국민소득이 사상 처음으로 주요 7개국(G7)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G7 중 하나인 이탈리아는 2019년 1인당 GNI가 한국과 약 700달러밖에 차이 나지 않았는데, 작년엔 한국이 역전했을 것이란 얘기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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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인당 국민소득 감소는 '쌀독'에서 '쌀'이 줄어든다는 의미

    뉴스를 해설하기 전에 퀴즈 하나를 내볼게요. 세계 여러 나라 중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 이상이고, 인구가 5000만 명 이상이며, 무역액(수출+수입)이 1조달러 이상인 나라는 몇 개일까요? 세 개의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나라는 7개뿐입니다. 그럼 대한민국은 여기에 들어갈까요? 네 당당히 들어갑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이탈리아 그다음이 한국입니다. 몇몇 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은 3만달러 이상이지만 인구가 적거나(스위스 싱가포르 네덜란드), 또 몇몇 나라는 무역액이 1조달러 이상이지만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 이하(중국 등)입니다. 여러분이 사는 대한민국은 ‘헬조선’이 아니라 ‘위대한 나라’입니다. 대한민국은 결코 작은 나라가 아님을 이런 지표를 통해서 객관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1인당 국민소득이 개인의 행복을 규정하지는 않습니다. 행복은 각자에 달려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종교생활을 함으로써 행복을 느끼고, 어떤 사람은 세계를 대상으로 장사를 하면서 행복을 느끼고, 어떤 사람은 새로운 기계를 개발하는 데서 행복을 찾기도 합니다. 행복은 주관적인 개념이어서 그것을 잴 수 있는 객관적인 잣대는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국가 단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국가가 행복한 국가냐고 할 때 그 기준은 모호합니다. 모두가 종교인이라면 아마도 하루하루 예배를 하는 것에서 국민 전체가 행복을 느낄 수 있겠지요.우리는 국가 대 국가를 평가할 때 이런 주관적인 기준보다 객관적인 기준을 적용합니다. 그것이 경제학에서 말하는 거시경제 지표입니다. 거시경제 지표가 좋은 나라일수록 어릴 때 죽는 영아 사망률이 낮고, 질병으로 죽는 비율도 낮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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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웃도어·캠핑용품이 불티나게 팔린다

    아웃도어 의류와 캠핑용품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답답한 ‘집콕’ 생활에서 벗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낮으면서 운동도 할 수 있는 취미로 등산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 현대 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의 아웃도어 매출은 작년보다 40~100%가량 늘었다. 캠핑용품 판매도 2~3배씩 증가했다.롯데백화점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전 점포의 지난달 아웃도어 부문 매출은 전년 동월보다 41% 늘었다. 이달 들어선 증가율이 104%로 뛰었다. 현대백화점에서도 2월 아웃도어 매출이 작년보다 64.1%가량 늘었고, 3월 들어선 103.3% 급증했다. 신세계백화점도 같은 기간 아웃도어 제품 판매가 43.5%, 58.1%의 증가율을 보였다.신세계백화점은 이 같은 소비 트렌드에 맞춰 8일부터 14일까지 ‘밀레’ 제품을 최대 70% 할인 판매한다. ‘노스페이스’, ‘K2’, ‘아이더’, ‘블랙야크’ 등 여러 브랜드를 모아 등산에 입문하는 2030 ‘산린이(등산+어린이를 합친 신조어)’를 위한 온라인 행사도 준비 중이다.산에 올라 소셜미디어에 사진을 올리는 젊은 층과 함께 레깅스 판매도 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에서 지난달 레깅스 등 애슬레저(운동복과 평상복을 겸할 수 있는 옷) 부문 매출은 전년보다 70.2% 증가했다. 배우 수지가 모델로 활동 중인 K2의 2월 매출은 작년보다 70% 늘었고, 이달 들어서도 92%의 증가율을 기록했다.K2 관계자는 “레깅스에 예쁜 양말을 신고 산에 올라 인증샷을 찍는 2030 산린이들의 새로운 문화가 트렌드로 자리잡았다”며 “등산화, 레깅스, 바람막이 재킷 등 봄 신상품 판매가 예상보다 좋다”고 말했다.민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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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주식을 한국에서 매매할 수 있다는 것: 신뢰와 개방성 덕분이죠

    우리는 해외 주식을 한국에서 사고 팔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두 가지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하나는 매매를 이어줄 수 있는 온라인 결제시스템입니다. 다른 하나는 두 나라 사이의 매매를 가능케 하는 신뢰, 약속, 개방 시스템입니다. 전자는 하드웨어, 후자는 소프트웨어인 셈입니다. 국가 간 거래는 하드와 소프트 웨어 위에서 이뤄지는 것이지요. 재화와 서비스의 거래가 자유롭지 못한 국가들도 있습니다. 우리는 개방적인 국가입니다만 북한과 같은 나라는 문을 닫고 살기 때문에 교환과 거래가 원활하지 않습니다.이 기사는 한국 투자자들이 해외주식을 많이 매매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막대 그래프 높이를 보면 당장 알 수 있습니다. 주식 거래액이 3개월 사이에 크게 늘었습니다. 수치는 윗 기사를 참고하시고요. 우리 투자자들은 테슬라라는 미국 기업의 주식을 좋아하는군요.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향후 성장성이 기대되는 기업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주가가 오를 것으로 보고 매수를 늘린 것이지요. 테슬라는 주식 발행수와 현재 가격을 곱한 시가총액이 삼성전자를 웃돕니다. 일론 머스크라는 이름을 들어보셨는지요. 바로 이 회사 창업자입니다. 우주 여행 사업을 꿈꾸고, 우주선 로켓을 재사용하는 기술을 상용화 하려는 기업가입니다. 운전자 없이 운행하는 자동차를 만드는 데도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초기 자동차 소비자들은 전기차를 우습게 여겼지만 지금 많은 소비자들이 테슬라 차를 찾고 있습니다. 헨리 포드가 자동차를 싼 값에 내놓겠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믿지 않았던 것처럼, 초기 전기자동차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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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해외주식 거래 56조 최대…서학개미, 테슬라·팔란티어 샀다

    지난달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거래액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거래액(매수 결제액+매도 결제액)은 497억2950만달러(약 55조9954억원)였다. 전월 대비 35% 증가한 수준이다. 이는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1년 이후 최대치다. 작년 11월 23조8836억원→12월 34조547억원→올 1월 41조4381억원 등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다만 매수와 매도가 동시에 늘면서 순매수액은 줄었다. 지난달 순매수액은 3조6019억원으로 전월 대비 38% 줄었다.2월 순매수액은 테슬라가 3426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팔란티어(2884억원)와 유니티소프트웨어(2252억원)가 뒤를 이었다. 팔란티어는 빅데이터 분석 기업으로, 주로 정보기관 등을 상대로 사업한다. 유니티소프트웨어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게임업체다.거래액으로도 테슬라가 4조5400억원으로 1위를 지켰다. 게임스톱이 2위로 3조3780억원을 기록했다. 기존 주도주에 대한 선호가 이어지는 가운데 단기 차익을 노린 매매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항홀딩스 거래액은 9770억원으로 가장 많이 거래한 종목 6위에 올랐다. AMC엔터테인먼트는 9548억원으로 7위를 기록했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해외 투자라는 게 국내 경제의 모멘텀(동력)이 약화되는 가운데 일어나는 대체적인 투자”라며 “유동성 장세가 펼쳐진 이후 한쪽으로 쏠림 현상이 크게 나타나고 있는데 게임스톱, 테슬라 열풍, 비트코인 열풍 등도 그런 연장선 중 하나로 보인다”고 말했다.포모(FOMO)증후군의 일환으로 급등주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포모증후군은 자신만 흐름이나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 같은 심각한 불안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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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랫폼은 '승자독식' 시장…네이버-카카오 "양보는 없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역사는 IT 플랫폼 경쟁의 과정으로 요약된다.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이사회 의장은 첫 만남도 그렇다. 이 GIO는 1999년 인터넷 검색 서비스를 운영하는 네이버컴을 창업했다. 앞서 김 의장은 1998년 온라인 게임 유통업체인 한게임커뮤니케이션을 설립했다. 두 회사는 모두 수익을 낼 수 있는 일정 규모의 이용자를 확보하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삼았다. 한게임은 서비스 개시 3개월 만에 회원 수가 100만 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무료라서 돈은 제대로 벌지 못했다.반면 네이버컴은 기술력과 돈은 있었지만 사용자 증가 속도가 더뎠다. 두 기업은 서로의 부족한 부문을 메우기로 했다. 두 회사의 합병으로 탄생한 NHN(현 네이버)은 인터넷 검색과 게임포털이라는 IT 플랫폼에서 국내 1위 사업자로 올랐다.두 기업 간 경쟁이 ‘국지전’ 성격으로 연기를 피우기 시작한 때는 김 의장이 NHN을 떠나 카카오(당시 아이위랩)를 설립한 2006년이다.스마트폰 확산을 앞두고 네이버와 카카오는 모바일 메신저라는 또 다른 IT 플랫폼에서 경쟁의 열기가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네이버는 네이버톡, 라인 등을 잇따라 내놨지만 카카오톡에 국내 시장을 빼앗겼다. 다만 네이버의 라인은 일본, 대만, 태국 등에서는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등 해외에서 크게 성공했다.김주완 한국경제신문 기자 kjwan@hankyung.com